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고 “불송치” 결정서를 받았지만, 그 뒤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의뢰인분들 중 상당수는 “혐의없음으로 끝났으니 기록은 바로 사라질 것이다”, 혹은 반대로 “수사를 받았다는 기록이 평생 남아 취업이나 임용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두 가지 극단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정서에 적힌 죄명과 결정 유형을 확인해 보면, 기록이 남는 기간이 6개월인 사건과 10년인 사건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에 관한 수사경력자료를 죄명의 법정형에 따라 단계적으로 보존하다가 삭제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 기간은 결정일부터 계산됩니다. 또한 불송치는 확정판결과 달리 고소인의 이의신청이나 검사의 재수사요구로 뒤집힐 수 있어 삭제 시점도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성범죄 불송치 후 수사 기록이 언제 삭제되는지, 죄명별로 보존기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불송치 후 삭제되는 기록은 ‘수사경력자료’이며, 기간은 불송치 결정일부터 셉니다
‘수사 기록’이라고 부르는 것 가운데 법이 보존기간과 삭제 시점을 정해 둔 것은 수사자료표에 담긴 수사경력자료입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지문을 채취하고 인적사항과 죄명 등을 적은 수사자료표를 작성해 경찰청에서 관리합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이 수사자료표 가운데 벌금 이상의 형이 선고된 자료는 범죄경력자료로,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과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관한 자료는 수사경력자료로 구분합니다.
그래서 불송치는 ‘전과’가 아닙니다.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전과기록인 범죄경력자료에 오르지 않고, 수사경력자료로만 남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의 신상정보 등록도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경우에 생기는 것이어서, 불송치 결정만으로는 등록대상자가 되지 않습니다.
보존기간은 불송치결정이 있은 날부터 기산합니다. 결정서를 받은 날이 아니라 결정일이 기준이고, 형사소송법 제245조의6에 따라 고소인에게 통지서가 나가는 날과도 다를 수 있으므로 결정서의 결정일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삭제 대상은 전산입력된 수사경력자료이고, 그 기준 시점은 ‘불송치 결정일 + 죄명별 보존기간’입니다.
2. 보존기간은 죄명의 법정형에 따라 6개월, 5년, 10년으로 갈립니다
같은 불송치라도 법정형의 장기가 길수록 수사경력자료는 더 오래 남습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은 사법경찰관의 혐의없음, 공소권없음, 죄가안됨 불송치결정이 있으면 보존기간이 지난 뒤 수사경력자료의 해당 사항을 삭제하도록 하고, 제2항이 그 기간을 법정형으로 나눕니다.
법정형(法定刑)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장기(長期) 10년 이상의 징역ㆍ금고에 해당하는 죄: 10년 / 법정형이 장기 2년 이상의 징역ㆍ금고에 해당하는 죄: 5년 / 법정형이 장기 2년 미만의 징역ㆍ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 즉시 삭제. 다만, 제1항제1호의 불송치결정이 있는 경우는 6개월간 보존(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
이를 성범죄 죄명에 대입하면 이렇게 됩니다. 형법 제297조 강간(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제299조 준강간·준강제추행, 제298조 강제추행(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은 법정형 장기가 10년 이상이므로 10년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카메라 등 이용 촬영(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은 장기 7년이므로 5년이고, 제13조 통신매체이용음란(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도 장기 2년이어서 ‘장기 2년 이상’에 해당해 5년입니다.
반면 형법 제245조 공연음란(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은 장기 2년 미만이어서 불송치 시 6개월만 보존됩니다. 예를 들어 강제추행 혐의로 2026년 3월에 불송치결정을 받았다면 2036년 3월이 지나야 삭제 대상이 되고, 공연음란이라면 같은 해 9월이 지나면 삭제 대상이 됩니다.
죄명은 결정서에 적힌 죄명이 기준이므로, 어떤 죄명으로 불송치되었는지가 보존기간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3. 보존 중이어도 조회 범위는 제한되고, 이의신청으로 결정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따져야 합니다
불송치는 확정된 무죄가 아니어서 결정이 뒤집히면 기록과 삭제 시점이 모두 달라집니다.
보존기간 중의 기록이 아무에게나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제6조 제1항은 수사경력조회를 할 수 있는 목적을 범죄 수사, 본인 확인 신청,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 확인 등으로 한정하고, 법정형이 장기 2년 미만이어서 6개월만 보존하는 불송치 자료는 범죄 수사·공소제기 여부 결정·재판을 위한 조회에만 쓰이도록 더 좁혀 놓았습니다. 제6조 제3항은 이 범위 밖의 용도로 수사경력자료를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10조 제2항은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더 중요한 변수는 이의신청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6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불송치 결정을 고소인에게 통지해야 하고, 고소인은 다음 기간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1항 및 제2항의 이의신청은 제245조의6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제245조의5제1항제2호에 따른 송부일부터 6개월의 범위에서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이 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제3항).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하고(같은 조 제4항), 검사는 제245조의8에 따라 불송치가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보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불송치 결정은 더 이상 끝이 아니므로, 삭제 시점은 새로 내려지는 검사의 처분이나 재수사 결과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불송치 후에도 결정서 통지 후 3개월(연장 시 최대 송부일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사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움직여야 합니다.
4. 기소유예와 불송치는 보존기간이 달라 결정 유형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잘 끝났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혐의없음인지 기소유예인지 결정 유형이 기록의 운명을 가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흔한 착오는 ‘불기소 = 기록 삭제’라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제8조의2 제2항 제3호 단서는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은 법정형이 짧은 죄라도 5년간 보존하도록 정합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량으로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어서, 같은 ‘기소되지 않음’이라도 혐의없음과 다르게 다룹니다.
결정 당시 만 19세 미만인 소년이었다면 특례가 적용됩니다. 제8조의2 제3항은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은 그 결정일부터 4개월, 검사의 혐의없음·공소권없음·죄가안됨 불기소처분은 그 처분 시까지만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어, 성인보다 훨씬 짧습니다.
또한 수사경력자료의 삭제는 수사자료표라는 전산자료에 관한 규정입니다. 경찰서와 검찰이 보관하는 사건기록 자체의 보존·파기는 별도의 기록 보존 규정을 따르므로, 두 가지를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혐의없음인지, 기소유예인지, 소년인지에 따라 같은 사건에서도 삭제 시점이 4개월에서 10년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5. 결정서 확인부터 이의신청 대응, 삭제 확인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결정서의 죄명·결정 유형·결정일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면 이후 일정이 정해집니다.
성범죄 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고소 접수와 조사 → ②사법경찰관의 불송치 결정과 고소인 통지 → ③이의신청이 있으면 검사(수원지방검찰청)에게 송치되어 재검토 → ④검사가 기소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 불기소하면 그 처분을 기준으로 수사경력자료 보존기간이 정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송치 결정서에서 적용 죄명, 결정 유형(혐의없음·공소권없음·죄가안됨 여부), 결정일을 확인해 제8조의2에 따른 보존기간과 삭제 예정 시점을 계산합니다.
고소인에게 통지서가 나간 날을 확인해 이의신청 기간(통지 후 3개월)이 끝나는 시점까지는 재송치 가능성에 대비합니다.
삭제 예정 시점이 지난 뒤에는 본인 신청으로 수사경력조회를 하여 해당 사항이 실제로 삭제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조회 결과 삭제되어야 할 기록이 남아 있다면 결정서와 계산 근거를 정리해 관할 경찰관서에 정정을 요청할 수 있으므로, 자료를 갖춘 상태에서 변호사와 상담해 일정을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불송치 결정을 받고 나면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 때문에 결정서를 꼼꼼히 읽지 않고 서랍에 넣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죄명과 결정 유형에 따라 기록이 남는 기간이 크게 다르고, 이의신청 기간 동안에는 사건이 다시 열릴 수도 있습니다.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결정서의 죄명이 무엇인지, 보존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이의신청 가능성은 어떤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며 고소한 입장에서도 불송치 통지를 받은 뒤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새로운 증거가 있다면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를 당한 쪽과 피해를 호소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불송치 결정이라도 결정서 한 줄에 따라 이후 일정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결정서를 받았는데 앞으로의 일정이 불확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록과 이의신청 기간이 걸린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불송치를 받으면 수사 기록이 바로 지워지나요?
A. 바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에 따라 죄명의 법정형에 맞춰 6개월, 5년 또는 10년의 보존기간이 지난 뒤 삭제됩니다.
Q. 강제추행 혐의로 불송치되면 몇 년 동안 기록이 남나요?
A. 강제추행은 법정형 장기가 10년이므로 불송치결정일부터 10년간 수사경력자료가 보존됩니다. 다만 이 기간 중에도 조회는 법이 정한 목적으로만 가능합니다.
Q. 불송치 결정을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나요?
A. 되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경우에 등록대상자가 된다고 정하므로, 불송치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Q. 고소인이 이의신청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사법경찰관이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검사가 다시 판단합니다. 통지 후 3개월 안에 신청할 수 있으므로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사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Q. 기소유예와 혐의없음은 기록 보존기간이 같나요?
A. 다릅니다. 법정형이 짧은 죄라도 기소유예는 5년간 보존되고, 사법경찰관의 불송치는 법정형이 장기 2년 미만이면 6개월입니다. 결정서의 유형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삭제되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보존기간이 지난 뒤 본인이 수사경력조회를 신청해 해당 사항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남아 있다면 결정서를 근거로 정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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