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위력에 의한 추행이 되나요
동아리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위력에 의한 추행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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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동아리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위력에 의한 추행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학 동아리, 학회, 지역 모임처럼 선후배 관계로 이어진 조직 안에서 벌어진 신체 접촉과 성적 언행이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같은 동아리 선배일 뿐인데 위력이라니 말이 되느냐”, “술자리에서 분위기상 한 행동이고 그 자리에서 싫다는 말도 없었다”고 말씀하십니다. 반대로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은 “선배가 하는 일을 거절하면 동아리에서 지내기 어려워질까 봐 아무 말도 못 했다”고 말씀하십니다. 같은 장면을 두고 양쪽의 기억과 해석이 이렇게 갈립니다.

최근 대법원은 위력에 의한 추행을 판단할 때 행위자의 지위가 아니라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그 행위 자체가 추행인지를 사건별로 따져 보고 있습니다. 선배라는 호칭 하나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지만, 동아리 안에서의 영향력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처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동아리 선배라는 사정만으로 위력에 의한 추행이 되는지, 어떤 사정이 더해지면 처벌 쪽으로 기우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력에 의한 추행이 되지는 않습니다

‘선배’는 호칭일 뿐이고, 법이 묻는 것은 구체적인 관계와 행위입니다.

위력에 의한 추행은 하나의 죄명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는 여러 죄의 묶음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고, 피해자가 미성년자이면 형법 제302조,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이 문제됩니다.

이 가운데 동아리 선배 사건에서 가장 먼저 쟁점이 되는 것은 특례법 제10조입니다. 이 조문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나 감독을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히 나이가 많거나 입회가 빠르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같은 학번의 선배, 친목 위주의 모임 선배라면 보호·감독 관계가 없다고 판단될 여지가 큽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 자체가 폭행에 해당하는 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배라서 위력이다”도, “선배일 뿐이니 아무 문제없다”도 모두 정확하지 않습니다.

선배라는 지위 자체가 아니라, 그 지위가 상대방을 어떻게 눌렀는지가 법적 판단의 대상입니다.


2. 위력은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며 조직 안의 영향력도 포함됩니다

폭행·협박이 없어도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했다면 위력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보고, 그 세력이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먹을 휘두르거나 협박을 하지 않았더라도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경우까지 위력에 포함됩니다.

위력이라 함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위력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고, 이때의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9872 판결).

동아리 사건에서 이 법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보면, 법원은 선배가 동아리 회장이나 학회장처럼 인사·행사 참여·장학이나 진로 추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었는지, 피해자가 신입 회원이어서 거절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느낄 만한 구조였는지, 장소와 시간(MT·술자리·단둘이 있는 공간)이 어땠는지를 함께 봅니다. 위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직장 상사의 지위,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어진 언행, 이후의 업무상 불이익 같은 사정을 종합해 위력을 인정했습니다.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명시적으로 거절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위력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위력은 현실적으로 자유의사가 제압되었을 것까지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행위자 쪽에서는 지위 차이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 평소 대등하게 지낸 관계라는 점, 피해자가 자유롭게 거절하고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 자료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위력은 폭력이 아니라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를 이용했는지로 판단되고,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제압당했을 것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3. 보호·감독 관계가 없으면 다른 죄명으로 판단되고, 미성년자라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업무상 위력 추행이 아니더라도 강제추행과 미성년자 추행으로 처벌될 길은 열려 있습니다.

특례법 제10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

동아리 선배가 단순한 친목 관계의 선배라면 이 조문의 보호·감독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위력 추행으로는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이 남아 있습니다. 강제추행의 폭행은 반드시 때리거나 제압하는 정도일 필요가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 그 자체가 추행행위인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술자리에서 갑자기 껴안거나 신체 부위를 만진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피해자가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라면 형법 제302조가 적용되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조문은 보호·감독 관계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동아리의 신입생이나 고등학생 연합 동아리 같은 경우에는 선배 후배 관계만으로도 위력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하나의 죄명만 보지 않고 관계·연령·행위 태양에 따라 적용 법조를 정하며, 같은 사실관계라도 죄명이 바뀌면 방어 방향이 달라집니다.

선배 사건에서 보호·감독 관계가 부정되어도 강제추행이나 미성년자 추행이 남아 있으므로, 죄명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4. 어느 죄명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와 방어 포인트가 달라집니다

같은 행위라도 관계와 연령에 따라 3년 이하부터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구간이 갈립니다.

형량 구간을 정리하면, 특례법 제10조 제1항의 업무상 위력 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302조는 5년 이하의 징역,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위력 추행이라고 해서 강제추행보다 항상 가벼운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성범죄는 벌금형이 선고되더라도 형사처벌 전력이 남고,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같은 보안처분이 따를 수 있습니다. 재학 중인 대학생이라면 형사절차와 별개로 학교 내 인권센터나 성평등센터의 조사, 징계, 장학·실습·취업 제한 문제까지 함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어 쪽에서는 첫째, 보호·감독 관계의 부존재(실질적으로 대등한 관계였는지), 둘째, 위력의 부존재(거절할 수 있었고 실제로 자유롭게 행동한 정황), 셋째,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이르는지가 핵심입니다. 특히 둘째와 셋째는 당시 메신저 대화, 이후 연락 내용, 현장에 있던 제3자의 진술 같은 객관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합의와 반성은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죄명에 따라 쟁점이 달라지므로, 사건 초기에 어떤 법조로 수사받는지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이 이후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조사 전에 자료 정리가 먼저입니다.

위력 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학교나 단체에 먼저 신고가 들어가 내부 조사가 선행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의 진술서도 이후 형사절차에서 그대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기억에 의존해 즉흥적으로 답하지 말고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동아리 내에서 상대방과 맡았던 직책, 회비·행사·징계 등에 대한 결정권 유무, 학번·나이 차이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호·감독 관계와 위력 쟁점에 대비합니다.

  2. 사건 당일 전후의 메신저·SNS 대화, 통화 기록, 결제 내역, 함께 있었던 사람의 연락처를 확보해 당시 분위기와 상대방의 반응을 객관 자료로 복원합니다.

  3. 학교·단체 차원의 조사 통보나 진술서 요구가 있었다면 제출 전에 내용을 점검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과장된 부분이 없도록 먼저 정리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성범죄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상의하면, 죄명 구조에 맞춘 방어 전략과 합의 시점을 함께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동아리 안에서 벌어진 일은 “같은 모임 사람인데 설마 고소까지 하겠어”라는 생각이나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참았다”는 마음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입장에서는 감정을 설명하는 것보다, 선배의 직책과 영향력, 거절하기 어려웠던 구체적 사정, 당시와 이후의 대화 기록을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위력은 현실적으로 제압되었을 것까지 요구하지 않으므로, 당시 말하지 못했다는 사정이 곧 약점은 아닙니다.

반대로 의심을 받는 입장에서도 “선배라서 억울하다”는 말이나 “분위기상 그랬다”는 설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관계였는지, 어떤 접촉이 어디까지 있었는지 객관 자료로 보여주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장면도 관계와 자료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동아리 선배이기만 하면 위력이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선배라는 호칭만으로는 부족하고, 동아리 내 직책·영향력, 피해자와의 관계, 당시 상황을 종합해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 있었는지 판단합니다.

Q.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싫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위력이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했을 것까지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므로, 거절 표현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업무상 위력 추행은 직장에서만 성립하나요?

A. 아닙니다. 특례법 제10조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므로 동아리·학회 같은 조직도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되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보호·감독 관계가 없다고 인정되면 무죄인가요?

A.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업무상 위력 추행은 성립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후배라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302조는 보호·감독 관계를 요구하지 않고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므로, 미성년자가 관련되면 선후배 관계만으로도 위험이 커집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적용 죄명과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학교 내부 조사와 형사절차가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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