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나 배우자가 병원에서 받아 온 옥시코돈 진통제가 집에 남아 있어, 허리가 아플 때 한두 알 먹었다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의사가 정식으로 처방한 약이고 약국에서 합법적으로 조제된 약이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마약류 관리법은 약의 출처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위해 취급하는가'를 기준으로 책임을 가릅니다. 처방전에 이름이 적힌 환자 본인과 그 약을 대신 먹은 가족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가족 처방약을 복용하거나 보관한 경우 어떤 조항으로 투약·소지죄가 성립하는지, 형량과 대응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옥시코돈은 의약품이면서 '마약' — 마약류 관리법상 분류
옥시코돈은 흔히 '독한 진통제', '암성 통증 약' 정도로 불리지만 법적으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가 정하는 '마약'에 해당합니다. 같은 법 제2조 제2호 라목은 양귀비·아편·코카 잎에서 추출되는 알카로이드와 그와 동일한 화학적 합성품 중 시행령으로 정한 것을 마약으로 규정하고, 시행령 제2조 제1항이 이를 별표 1로 정리합니다. 옥시코돈은 이 마약 목록에 올라 있는 성분이고, 이를 함유한 서방정·속방정 제제 역시 같은 규율을 받습니다.
이 분류가 중요한 이유는 처벌 수위에 있습니다. 같은 마약류라도 향정신성의약품이나 대마와 달리 '마약'은 사용·소지·수수에 대한 법정형이 훨씬 무겁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프로포폴이나 수면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다뤄지지만, 옥시코돈은 마약이므로 소지만으로도 징역 하한이 정해져 있는 죄가 됩니다. 병원 처방이 있었다는 사실이 마약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고, 처방은 특정 환자의 특정 증상 치료라는 범위 안에서만 취급을 허용하는 예외일 뿐입니다.
옥시코돈은 의약품이기 이전에 법적으로 '마약'이고, 처방은 환자 본인의 치료 목적 안에서만 허용되는 예외다.
가족이 받은 처방약을 내가 먹었을 때 — 투약(사용)죄의 성립 구조
마약류 관리법 제3조 제1호는 누구든지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한 마약류의 사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이 법에 따른' 사용이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의료 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하거나 처방하고, 그 처방을 받은 환자가 처방 취지에 따라 복용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처방전에 이름이 없는 가족이 그 약을 먹으면, 의사의 판단을 거치지 않은 사용이므로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한' 사용이 됩니다.
이 위반의 법정형은 제6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통증이 심해서 한 알만 먹었다는 사정, 약이 집에 남아 있었다는 사정은 구성요건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이 죄는 마약임을 알면서 사용했는가가 핵심인데, 약봉지에 마약류 표시가 있고 처방받은 가족이 마약성 진통제임을 설명해 준 경우라면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해열진통제인 줄 알고 먹었고 약 이름을 전혀 몰랐다는 사정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된다면 고의 판단에서 다툼의 여지가 생깁니다.
실무에서는 본인이 먹었다고 인정하지 않아도 소변검사나 모발검사에서 옥시코돈 대사체가 검출되면 사용 사실의 증거가 됩니다. 이때 수사기관은 검출 시점을 기준으로 복용 시기를 역산하고, 같은 시기 처방전 기록과 가족의 복용 기록을 대조합니다. 마약류 취급 내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통합정보관리시스템에 처방·조제 단위로 남기 때문에, 가족 처방 사실은 쉽게 확인됩니다.
사용 — 제3조 제1호 위반, 제60조 제1항 제1호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고의 — 마약성 진통제임을 알고 먹었는지가 핵심 쟁점.
입증 — 소변·모발 검사 결과와 처방·조제 기록의 대조.
처방 사실이 있어도 처방받은 환자 아닌 사람의 복용은 정당화되지 않음.
처방약을 집에 두고 있었다면 — 소지죄와 제4조 제2항 예외의 한계
소지는 별도의 죄입니다. 제4조 제1항 제1호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마약을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수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위반 시 제59조 제1항 제9호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합니다. 벌금형이 선택지로 없다는 점이 투약죄와 다른 부분입니다.
그런데 제4조 제2항 제1호는 '이 법에 따라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투약받아 소지하는 경우'에는 취급자가 아닌 사람도 소지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둡니다. 이 예외의 주체는 처방을 받은 환자 본인이고, 같은 항 제2호도 마약류소매업자(약국)로부터 구입·양수하여 소지하는 경우를 허용하지만 이 역시 처방전에 기재된 사람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환자인 부모가 약을 받아 보관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부모가 사망했거나 치료가 끝난 뒤 자녀가 남은 약을 집에 두고 쓰기 위해 보관하는 경우는 예외 밖에 놓일 수 있습니다.
환자 본인이 아닌 가족이 환자를 위해 약을 대신 수령해 전달하는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대신 약국에서 약을 받아 환자에게 건네는 대리 수령은 환자의 치료 목적에 종속된 행위이므로 일반적으로 처벌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실무의 통상적인 설명입니다. 쟁점은 그 약이 환자에게 전달된 뒤에도 가족이 별도로 보관·관리하면서 자신의 용도로 쓰려고 했는지입니다.
소지의 예외는 처방받은 환자 본인의 치료 범위까지다. 처방받지 않은 사람이 자기 용도로 약을 따로 두면 제59조 제1항 제9호의 소지가 된다.
환자 본인도 책임을 질 수 있다 — 제5조 제2항 '다른 목적' 사용 금지
처방을 받은 환자라고 해서 그 약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5조 제2항은 이 법에 따라 마약류를 소지·소유·운반 또는 관리하는 사람은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처방받은 환자가 자기 통증이 아닌 다른 목적, 예컨대 가족이나 지인의 통증을 덜어 주려고 약을 나눠 주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제5조 제2항을 위반해 마약을 취급한 사람은 제60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이른바 '선의로 나눠 준' 경우에도 구성요건은 충족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건네받은 가족은 앞서 본 것처럼 소지·수수 쪽으로 책임을 지게 되어, 같은 한 번의 나눔이 양쪽 모두에게 형사 문제가 됩니다.
대가를 받고 건넸다면 사정은 훨씬 무거워집니다. 마약을 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한 경우 제58조 제1항 제1호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정하고,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제58조 제2항으로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 중고 거래 앱에서 남은 진통제를 판매하는 행위가 실제로 이 조항으로 의율되는 이유입니다.
어떤 사정이 처분 수위를 가르나 — 수사에서 실제로 보는 지점
가족 처방약 사건은 마약 사범 중에서도 사정이 스펙트럼처럼 넓습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먼저 보는 것은 복용 횟수와 기간, 용량입니다. 통증 때문에 한두 번 먹은 경우와 의존성이 생겨 반복적으로 가족 약을 빼돌려 먹은 경우는 책임의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반복 복용이라면 처방받은 가족에게 약이 모자란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는지, 병원 쪽에서 처방 이력 이상을 포착했는지도 사건화의 계기가 됩니다.
둘째는 취득 경위입니다. 가족이 건네준 것인지, 몰래 가져간 것인지, 처방 자체가 허위 증상으로 받은 것인지에 따라 죄명과 평가가 달라집니다. 셋째는 다른 마약류 사용 전력과 상습성이며, 넷째는 치료 의지입니다. 마약류 관리법 제40조는 마약류 사용자에 대한 판별검사와 치료보호를 둘 수 있게 하고 치료보호 기간은 12개월 이내로 정하므로, 통증 관리 목적에서 시작된 의존이라면 치료보호기관에서 진료받고 있다는 사정은 사건 처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횟수·기간·용량 — 일회성 복용인지 반복적 의존인지.
취득 경위 — 가족의 동의 하에 받았는지, 임의로 가져갔는지.
타 마약류 전력과 상습성 — 가중 사유 여부.
치료 의지 — 치료보호기관 진료, 진단서, 재발 방지 계획.
처방받은 가족의 진술 — 허락 여부와 약 관리 실태.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준비할 것 — 소변검사 이후 진술 단계
수사는 보통 소변 간이검사나 정밀 분석에서 시작합니다. 옥시코돈 대사체가 검출되면 처방 기록이 없는 사용으로 의심받기 때문에, 본인 처방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구분해 설명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가족 처방이라면 처방전, 조제 내역, 약 복용 경위를 설명하는 진술이 먼저 정리되어야 하고, 처음 진술에서 사실관계가 흔들리면 이후 번복이 어려워집니다.
자료 면에서는 복용 시점의 통증 상황을 보여 주는 진료기록, 가족이 약을 어떻게 보관했는지, 가족이 복용을 허락했는지 여부를 정리해 둡니다. 가족 구성원의 진술은 서로 일치해야 신빙성이 생기므로 사건이 시작되면 각자 따로 진술해도 같은 내용이 되도록 사실관계를 사전에 맞춰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처분 단계에서는 초범이고 치료 노력이 확인되는 경우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반적으로 보장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처방받은 옥시코돈을 허락받고 한 알 먹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방받은 환자가 허락했다는 사정은 제3조 제1호의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한 사용'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허락하고 건넨 부모도 제5조 제2항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회성인지, 마약인 줄 알았는지, 치료 의지가 있는지에 따라 실제 처분 수위는 크게 달라집니다.
Q. 가족이 사망한 뒤 남은 옥시코돈을 집에 두고 있는데 소지죄인가요?
A. 제4조 제2항 제1호의 소지 예외는 처방받은 환자 본인 기준이라, 환자가 사망한 뒤 남은 약을 계속 보관하면 소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같은 항의 다른 호와 제13조는 취급자 인계 절차를 두므로, 남은 약은 약국이나 보건소 등을 통해 폐기·반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발견 즉시 반납하면 소지의 고의를 다투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Q. 소지죄는 벌금형이 없나요?
A. 마약 소지는 제59조 제1항 제9호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되어 있어 벌금형이 법정형에 없습니다. 다만 법원은 작량감경이나 집행유예로 처분을 조정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 사정이 선고에 반영됩니다.
Q. 약국에서 가족 대신 약을 받아 전달만 한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거동이 불편한 환자 대신 약을 수령해 그대로 환자에게 전달하는 경우는 환자의 치료 목적에 종속된 행위여서 일반적으로 처벌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전달 후에도 별도로 보관하면서 자기 용도로 쓰려는 경우입니다.
Q. 남은 진통제를 중고거래로 팔면 어떻게 되나요?
A. 마약의 매매는 제5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한 형이 정해져 있습니다. 판매 금액이 적어도 구성요건은 같고,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제58조 제2항으로 형이 더 올라갑니다.
Q. 이미 소변검사에서 옥시코돈이 나왔다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첫 진술 전에 복용 경위와 처방 사실, 가족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처방전·조제 내역과 진료기록을 확보하고 치료보호기관 상담 등 재발 방지 노력을 병행하면 처분 단계에서 의미 있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옥시코돈은 의약품이지만 법적으로 마약이고, 처방은 처방전에 적힌 환자 본인의 치료라는 범위 안에서만 취급을 허용하는 예외입니다. 그 범위를 벗어난 가족의 복용은 제3조 제1호와 제60조 제1항 제1호의 사용죄로, 예외 밖의 보관은 제4조 제1항과 제59조 제1항 제9호의 소지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처방받은 환자가 약을 나눠 준 경우에는 제5조 제2항 위반이 문제될 수 있고, 대가를 받았다면 매매로 훨씬 무거운 제58조가 적용됩니다. 남은 약은 보관하지 말고 반납·폐기하며, 이미 문제가 되었다면 첫 진술 전에 경위와 자료부터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수원지검이나 수원구치소로 이어지는 사건은 초기 대응에서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상담을 일찍 받아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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