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게 아니라 예고만 된 물질이라 팔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했다가 수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지정 공고가 나기 전, 예고만 된 단계의 물질에도 판매 금지를 그대로 적용합니다. 더구나 이 단계의 판매는 과태료로 끝나는 행정 위반이 아니라 징역형이 걸린 형사범죄입니다. 이 글에서는 예고임시마약류의 효력이 언제부터 생기는지, 판매 행위가 어떤 조문으로 어느 정도 처벌되는지, 수사 단계에서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임시마약류와 예고임시마약류 — 지정 전후를 가르는 구조
임시마약류는 마약류로 아직 분류되지 않은 신종 물질 가운데, 오용·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해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하는 제도입니다. 근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1항입니다. 지정은 두 군으로 나뉩니다. 1군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거나 마약류와 구조적·효과적 유사성이 있어 신체적·정신적 위해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고, 2군은 의존성 유발 등 위해 가능성이 있는 물질입니다. 1군으로 지정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2군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지정 전에는 반드시 예고 절차를 거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지정하려는 때 지정 사유·명칭·군 구분 등을 14일 이상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고하도록 하고, 실제로 지정한 때에는 이를 다시 공고하도록 정합니다. 이렇게 지정 전에 예고된 물질이 예고임시마약류입니다. 결국 한 물질은 '예고 → 지정 공고'의 두 단계를 거치고, 예고된 날과 공고된 날이 각각 법적 의미를 갖습니다.
예고임시마약류는 '지정 대기 중인 합법 물질'이 아니라, 예고한 날부터 이미 금지 효력이 걸린 물질이다.
효력은 예고한 날부터 — "지정 공고 전"이라는 항변이 막히는 이유
판매자들이 가장 많이 기대는 논리는 "공고 전이니 규제 대상이 아니다"입니다. 그러나 제5조의2 제4항은 예고임시마약류에 대한 효력을 "임시마약류로 예고한 날부터 임시마약류 지정 공고 전날까지"로 정합니다. 즉 예고 기간은 규제의 공백이 아니라 별도로 효력이 부여된 기간입니다. 그리고 금지행위를 정한 제5항은 처음부터 "누구든지 예고임시마약류 또는 임시마약류에 대하여"라고 두 대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급 처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죄형법정주의상 예고일 이전의 거래는 처벌 대상이 아니고, 예고일부터 공고 전날까지의 행위는 예고임시마약류로, 공고일 이후의 행위는 임시마약류로 각각 처벌됩니다. 그래서 수사에서는 판매일이 이 세 구간 가운데 어디에 걸리는지가 먼저 특정됩니다. 예고일 이전에 사들인 재고를 예고 이후에 계속 팔았다면 그 판매는 예고 이후 행위로 평가됩니다. 예고 전에 구매했다는 사정은 책임 판단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 판매 자체를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판매 행위의 법정형 — 1군이냐 2군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제5항 제2호가 금지하는 행위는 매매, 매매의 유인·권유·알선, 수수, 제공 또는 그러할 목적의 소지·소유입니다. '판매'는 이 가운데 매매에 해당하고, 처벌 수위는 물질이 1군인지 2군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1군 임시마약류(예고 포함) 매매 — 제58조 제1항 제8호,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인 경우 — 제58조 제2항,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2군 임시마약류(예고 포함) 매매 — 제61조 제1항 제8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2군에서 상습인 경우 — 제61조 제2항,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미수범은 1군·2군 모두 처벌(제58조 제3항, 제61조 제3항). 1군 판매를 목적으로 한 예비·음모는 10년 이하의 징역(제58조 제4항).
여기서 군 구분은 예고문과 지정 공고문에 적혀 있으므로, 사건에서는 해당 물질이 어느 군이었는지가 형의 하한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같은 판매라도 1군이면 징역 5년 이상이 하한이고, 2군이면 벌금형까지 선택지에 들어옵니다. 또한 예고 이후 2군을 1군으로 바꾸려면 군 구분 변경 사항을 다시 14일 이상 예고하게 되어 있어(제5조의2 제7항), 판매 시점의 군 구분이 무엇이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예고임시마약류 판매의 형량은 예고 단계인지가 아니라, 그 물질이 1군인지 2군인지와 영리·상습 여부에서 갈린다.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 혼동하기 쉬운 두 지점
"예고기간엔 과태료"라는 인식은 법 조문을 보면 맞지 않습니다. 제5항 위반에는 과태료 조항이 아니라 위에서 본 제58조·제61조의 징역형이 직접 적용되고, 예고 기간이라고 해서 처벌이 낮아지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예고 단계가 실제로 달라지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금지행위에 관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리거나 제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제62조 제1항 제5호에는 "예고임시마약류에 대해서는 제외한다"는 괄호가 붙어 있어, 예고 단계의 물질에 관한 정보 제공 자체는 이 조문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이 예외를 판매 광고에까지 넓혀 읽으면 위험합니다. 온라인 게시글로 "구한다, 판다"며 거래를 부추기는 행위는 정보 제공이 아니라 매매의 유인·권유·알선에 해당해 제5항 제2호와 제58조·제61조로 처벌되기 때문입니다. SNS 메신저에서 구매자를 모으고 가격과 수량을 안내했다면, 단순한 정보 제공으로 보기 어렵고 판매 행위의 일부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압수·검사 명령 등 행정 조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방해하는 경우에는 제64조 제16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로 적용됩니다.
수사·재판에서 실제로 다투는 쟁점
예고임시마약류 판매 사건은 마약류 사건보다 쟁점이 구조적으로 더 많습니다. 물질이 법이 정한 대상인지부터 시점, 고의까지 단계별로 다툴 지점이 있습니다.
성분 감정 — 압수한 물품에서 예고 또는 지정된 물질이 검출되었는지, 구조가 유사한 다른 물질과 구별되는지를 감정서로 확인.
행위 시점 — 판매일이 예고일 이전인지, 예고 기간인지, 공고 이후인지를 거래 내역·메신저 기록으로 특정.
군 구분 — 판매 시점에 해당 물질이 1군이었는지 2군이었는지 예고문·공고문으로 확인.
고의 — 해당 물질이 규제 대상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적어도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했는지. 합법 제품이라고 믿었다는 주장은 구입 경위와 표시·광고 내용에 따라 판단.
영리성·상습성 — 판매 횟수·기간·수익 규모에 따라 가중 조항(제58조 제2항, 제61조 제2항) 적용 여부 결정.
가장 현실적인 쟁점은 고의입니다. 판매자가 "식품이다", "연구용이다", "향 제품이다"라는 표시를 붙여 팔았더라도, 법은 물질의 실질을 기준으로 합니다. 제품명이나 용도 표시는 규제 회피를 위한 위장으로 볼 수 있어 그 자체로 면책되지 않고, 오히려 규제 대상임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공급자가 합법 제품이라고 속였고 판매자가 그 설명을 믿을 만한 사정이 객관적 자료로 남아 있다면, 고의 인정 여부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형량 실무 — 감경 가능성, 병과, 몰수·추징까지
법정형이 무겁다고 해서 선고형이 그대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1군 판매의 하한은 징역 5년이지만, 초범이고 판매 규모가 작으며 반성하는 사정이 있으면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으로 형을 낮출 수 있고, 유기징역을 감경하면 그 형기의 2분의 1이 되므로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하한이 징역 2년 6월까지 내려갑니다. 이 정도가 되면 형법 제62조가 정한 집행유예 요건인 3년 이하의 징역 범위에 들어옵니다. 다만 영리 목적·상습으로 제58조 제2항이 적용되면 하한이 10년이라 감경해도 5년이어서 집행유예는 어렵습니다.
형 외의 부담도 따릅니다. 제66조에 따라 제58조 위반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고, 제60조~제64조 위반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징역형에 한해 해당 조문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67조는 범행에 제공한 임시마약류와 시설·장비·자금·운반 수단, 그로 인한 수익금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합니다. 법인이나 개인 사업장의 직원이 판매한 경우에는 제68조의 양벌규정으로 사업주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정 공고가 나기 전이면 판매해도 처벌되지 않나요?
A. 처벌됩니다. 제5조의2 제4항에 따라 예고임시마약류의 효력은 예고한 날부터 지정 공고 전날까지이고, 제5항의 금지행위는 예고임시마약류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고일 이전의 판매만 처벌 대상에서 빠집니다.
Q. 예고임시마약류 판매는 과태료인가요, 형사처벌인가요?
A. 형사처벌입니다. 1군은 제58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군은 제61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예고 기간이라고 해서 과태료로 낮아지는 규정은 없습니다.
Q. 예고 단계 물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기만 해도 처벌되나요?
A. 제62조 제1항 제5호는 정보 제공 행위를 처벌하면서 예고임시마약류는 제외하므로, 정보 제공만으로는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거래를 유인·권유·알선하면 제5항 제2호 위반으로 별도로 처벌됩니다.
Q. 예고 전에 사 둔 재고를 예고 후에 팔았다면요?
A. 처벌 기준은 구입 시점이 아니라 판매 시점입니다. 예고일 이후에 판매했다면 예고임시마약류 매매로 평가됩니다. 재고를 예고 전에 구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정도입니다.
Q. 식품이나 향 제품이라고 표시해서 팔았다면 면책되나요?
A. 표시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법은 제품명이 아니라 물질의 실질을 기준으로 하고, 위장 표시는 오히려 인식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규제 대상인 줄 몰랐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있으면 고의 인정 여부를 다툴 수 있습니다.
Q. 초범이면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
A. 2군은 법정형이 5년 이하라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1군은 하한 5년이지만 작량감경으로 2년 6월까지 내려갈 수 있어 가능성이 있고, 영리 목적·상습이면 어렵습니다. 판매 규모, 수익, 반성, 재범 방지 노력이 함께 판단됩니다.
맺음말
예고임시마약류는 지정 공고를 기다리는 합법 물질이 아니라, 예고한 날부터 매매가 금지되는 대상입니다. 형사처벌은 예고일 이후 판매에서 시작되고, 형량은 1군인지 2군인지, 영리·상습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판매일, 성분, 군 구분, 고의라는 네 가지가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수사가 시작되면 압수된 물품의 감정 결과와 거래 내역이 곧 증거의 중심이 되므로, 초기 진술에서 판매 경위와 인식 정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이후 형량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에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에 앞서 자신의 판매 시점과 물질의 군 구분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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