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이를 훈육하던 중 손을 대거나 벌을 세웠다가, 학교·어린이집·이웃의 신고로 아동학대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내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종아리를 한두 대 때린 것뿐이다”, “사랑의 매는 부모의 권리 아니냐”, “멍도 안 들었는데 학대일 리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면, 훈육이라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진술 하나하나가 불리하게 해석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학대 여부를 행위자의 선의나 훈육 목적이 아니라 아동의 연령·성향, 행위의 경위와 정도, 반복성, 아동의 상태 변화를 종합해 판단하는 기준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모든 훈계가 학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밝히고 있어, 그 경계선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는 훈육 목적의 체벌이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는지, 어디까지가 학대가 아닌 훈육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신고나 조사가 시작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부모의 징계권은 폐지되어 체벌을 정당화하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훈육할 권리와 의무는 남아 있지만, 때릴 권리는 법에서 사라졌습니다.
과거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그 자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고, 이 조항이 체벌을 허용하는 근거처럼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징계권 조항은 삭제되어 현재 민법 제915조는 ‘삭제’로 남아 있습니다.
현행 민법 제913조는 친권자에게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즉 아이를 가르치고 바로잡는 훈육의 책임은 여전히 부모에게 있지만, 그 수단으로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것을 허용하는 별도의 조문은 더 이상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말도, 어떤 제지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의 위험한 행동을 말리기 위해 팔을 붙잡거나, 잘못을 짚고 일정 시간 생각해 보게 하는 정도는 훈육의 범위에서 다뤄지고, 문제는 그 수단이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나 정신적 가혹행위로 넘어갔을 때입니다. 이 경우 ‘훈육이었다’는 사정은 위법성을 없애는 확정적 방패가 아니라, 여러 사정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징계권이 삭제된 이후 체벌은 ‘권리의 행사’가 아니라, 학대 해당 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2. 아동복지법은 훈육 목적이 있어도 신체적 학대를 금지합니다
아이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발달을 해치면, 이유를 불문하고 신체적 학대입니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는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 등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제17조 제3호는 누구든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와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이 선택적 요건이라는 점입니다. 멍이나 상처가 없더라도 아이의 건강과 발달을 해칠 수 있는 정도의 유형력이라면 이 조항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단순히 때렸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학대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정도와 태양, 아이의 연령과 반응, 반복성을 함께 보게 됩니다.
실무에서는 때린 도구와 부위, 횟수, 아이의 나이가 특히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맨손으로 엉덩이를 한 차례 때린 경우와 허리띠·막대로 종아리나 등을 여러 차례 때린 경우, 머리나 얼굴처럼 위험한 부위를 때린 경우는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영유아라면 같은 강도라도 훨씬 위험하게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피해 아동 진술과 병원 진료기록, 어린이집·학교의 관찰 기록,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훈육이라고 주장하려면 그 경위와 강도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훈육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신체적 학대 여부 판단이 달라지지는 않으며, 정도·도구·부위·연령이 핵심입니다.
3. 말과 벌 세우기도 정도에 따라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정서적 학대는 불쾌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신체 손상이나 방임에 준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합니다.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폭언, 장시간 벌 세우기, 공포감을 주는 격리 등이 여기서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의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하고,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피해아동의 연령·성향,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어린이집 교사가 4세 아동을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높이 약 78cm의 교구장 위에 약 40분 동안 앉혀 둔 행위를 정서적 학대로 인정했습니다. 아이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일주일 넘게 등원하지 못한 사정도 고려되었습니다. 훈육의 이유가 있었더라도 방식과 시간, 아이의 반응이 학대 여부를 갈랐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모든 훈계가 학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2026. 6. 25. 선고 2024도6945 판결에서, 담임교사가 수업을 방해한 학생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며 거친 표현을 쓰고 알림장에 훈계 글을 올린 사안에서, 정서적 학대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여야 한다는 취지로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부적절한 언행이라도 불쾌감을 준 정도를 넘어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할 정도가 아니고, 학대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으면 유죄가 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정서적 학대는 훈육 과정의 부적절한 표현 전부가 아니라, 신체적 학대나 방임에 준하는 강도에 이르러야 인정됩니다.
4. 학대로 판단되면 형량이 무겁고 상습성이 있으면 가중됩니다
처음 한 번의 체벌도 처벌 대상이지만, 반복성과 결과에 따라 형량 구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보호자가 한 아동학대는 아동학대범죄처벌법상 아동학대범죄에도 해당하므로, 형법상 폭행(제260조 제1항, 2년 이하의 징역·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이나 상해(제257조 제1항, 7년 이하의 징역·1천만원 이하의 벌금)와 함께 검토됩니다.
형이 크게 달라지는 지점은 세 곳입니다. 첫째,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범죄를 범하면 아동학대처벌법 제6조에 따라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둘째, 체벌로 아동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키거나 불구·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하면 제5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징역이고, 사망에 이르게 하면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셋째, 유죄 판결 시 법원은 제8조에 따라 2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아동보호사건으로 처리되어 보호처분을 받는 길도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사건을 심리한 결과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관할 법원에 송치할 수 있고(제29조), 초범이고 반성 정도, 아동과의 관계 회복 가능성, 양육 환경 개선 의지 등이 인정되면 이 방향이 검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5.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와 임시조치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아동학대 신고는 누구든 할 수 있고, 학교·어린이집·의료기관 종사자 등 신고의무자는 직무 중 학대가 의심되면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신고가 접수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즉시 조사나 수사에 착수하게 되어 있어, 사건이 매우 빨리 진행됩니다.
통상 ①신고 접수 및 아동보호전문기관·경찰의 현장 조사 → ②행위자 조사(수원 지역이라면 관할 경찰서 아동학대 전담 부서)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 또는 아동보호사건 송치의 순서로 흘러갑니다. 재발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법원에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어(제14조), 재판 전에 아이와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된 훈육 장면이 언제, 어디서, 어떤 경위로, 몇 번, 어떤 도구와 부위로 이뤄졌는지 기억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아이의 진료기록, 학교·어린이집 상담 기록, 평소 양육 상황을 보여주는 메시지와 사진 등 객관 자료를 확보합니다.
조사 전에 진술 내용을 맞춰 두고, 감정적으로 아이나 신고자를 탓하는 진술을 피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사안의 경위와 정도를 정확히 설명하고, 필요하면 아동보호사건 처리와 양육 환경 개선 계획을 함께 준비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훈육 중에 벌어진 일이 학대 신고로 이어지면, “내 아이를 위해 한 일인데”라는 억울함 때문에 오히려 초기 대응이 늦어지거나 감정적인 진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훈육하다 신고를 당한 보호자 입장에서는 선의를 주장하는 것보다, 행위의 경위와 정도를 객관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해 신고를 고민하는 입장에서도 감정적인 판단보다 아이의 상태 변화와 객관적 정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서 다투는 보호자 쪽 사건과 피해 아동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행위도 경위와 자료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멍이나 상처가 없으면 학대가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는 신체에 손상을 주는 경우뿐 아니라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행위도 금지합니다. 다만 행위의 정도와 아이의 연령, 반복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Q. 부모에게는 아직 징계권이 있지 않나요?
A. 민법상 징계권 조항인 제915조는 삭제되었습니다. 보호·교양의 권리의무(제913조)는 남아 있지만, 체벌을 허용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Q. 한 번 때린 것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1회 행위도 폭행·상해나 아동복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경위와 정도, 초범 여부에 따라 아동보호사건 처리나 선처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Q. 아이에게 큰 소리로 혼내기만 했는데도 학대가 되나요?
A.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를 신체 손상이나 방임에 준하는 정도의 행위로 봅니다. 부적절한 표현만으로 곧바로 학대가 되지는 않지만, 반복·장시간·공포감을 준 경우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Q. 학대 신고를 당하면 아이와 바로 분리되나요?
A. 재발 우려가 있으면 검사가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건에서 분리되는 것은 아니며, 사안의 위험성에 따라 결정됩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와 수사기관 조사가 병행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