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관이 이 정도면 벌금 나오고 끝날 거라고 하더라고요."
가벼운 폭행, 음주운전, 모욕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분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실제로 이런 경미한 사건은 정식 재판 없이 서면만으로 벌금을 정하는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공소청 체제에서는 이 과정이 달라집니다.
약식명령 제도 자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48조 이하 약식절차 조문은 이번 개편에서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약식명령 청구 권한도 공소청 소속 검사에게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약식명령에 이르는 앞단, 즉 수사·송치·기소 판단의 과정입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수사 규정(제196조)을 삭제했습니다. 이제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기록에 빠진 사항이 있어도 직접 보충하지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합의 여부나 반성 자료가 빠져 있어도 검사가 피의자를 불러 확인 후 구약식 처리가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그 확인이 '보완수사요구 → 경찰 재조사 → 재송치'라는 우회 경로를 거칩니다. 사건 처리가 길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변호인 조력이 필요한 세 가지 지점
첫째, 경찰 단계에서 정상 자료를 미리 담아야 합니다. 공소청 검사는 송치 기록을 중심으로 구약식·기소유예를 판단합니다. 합의서, 피해 회복 자료, 반성문 같은 유리한 자료가 송치 시점에 이미 기록에 포함되어 있어야 보완수사요구로 인한 왕복 지연을 줄이고 처분 수준도 낮출 수 있습니다.
둘째, 공소청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는 불기소처분이라 전과가 남지 않지만,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확정되면 벌금 전과가 남습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검사에게 유리한 의견서를 제출해 처분 수준을 낮추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셋째, 약식명령을 받은 뒤 7일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약식명령 고지일로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지 결정해야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해도 징역으로 형이 바뀌지는 않지만 벌금 액수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벌금형 집행유예처럼 정식재판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결과도 존재하므로, 7일 안에 득실을 정확히 따져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벌금 정도면 혼자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가 전과가 남거나, 정식재판 청구 시기를 잘못 판단해 벌금이 오르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경미한 사건일수록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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