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인기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의 예매가 열리는 순간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표를 선점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면서, 단순 이용자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팔려고 한 게 아니라 내가 가려고 쓴 건데 무슨 죄냐”, “예매 사이트 약관 위반일 뿐 형사처벌까지 갈 일은 아니다”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예매처가 고소하거나 경찰이 계정 접속 기록을 확보해 연락해 오면, 어떤 죄명으로 어떤 형이 가능한지조차 모른 채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기관과 법원은 매크로를 이용한 예매를 업무방해죄의 문제로 접근하되, 위계·위력인지 컴퓨터등 장애 업무방해인지에 따라 성립 요건을 따로 따지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재판매 목적이 있었다면 공연법 위반까지 문제될 수 있어,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형량의 상한이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매크로 예매가 왜 업무방해로 다뤄지는지, 법정형은 얼마인지, 그리고 형량을 가르는 사정과 수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매크로 예매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다뤄집니다
예매처의 ‘공정한 선착순 판매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업무방해죄의 출발점입니다.
예매 사이트는 불특정 다수에게 순서대로 표를 파는 업무를 하고 있고, 이 업무는 사람이 직접 화면을 보고 클릭한다는 전제 위에서 설계되어 있습니다. 매크로는 이 전제를 무너뜨려 사람이 도저히 낼 수 없는 속도로 좌석 선택과 결제 요청을 반복합니다. 수사기관은 이 지점을 예매처의 정상적인 판매 업무에 대한 방해로 봅니다.
형법 제314조는 업무방해를 두 갈래로 정합니다. 제1항은 형법 제313조의 방법, 즉 허위사실 유포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이고, 제2항은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를 방해한 경우입니다. 두 항은 법정형이 같습니다.
실무에서는 제1항의 위계 업무방해를 먼저 검토합니다. 위계란 행위자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업무방해죄는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아도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 2013도5117 판결 등에서 확인된 법리입니다. 매크로 접속이 사람의 정상 접속인 것처럼 예매 시스템을 오인하게 했다면 위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매크로 예매는 ‘공정한 선착순 판매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평가되어 형법 제314조의 적용 여부가 문제됩니다.
2. 컴퓨터등 장애 업무방해는 ‘정보처리 장애’가 실제로 생겨야 성립합니다
매크로를 썼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예매 시스템에 현실적 장애가 발생했는지가 쟁점입니다.
매크로 사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것이 제314조 제2항입니다. 이 조항은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를 방해할 것을 요구하는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그 의미를 밝히고 있습니다.
형법 제314조 제2항에서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이란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를 입력하거나 정보처리장치를 운영하는 본래의 목적과 상이한 명령을 입력하는 것이고,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12194 판결).
같은 판결은 이 죄가 성립하려면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하지만, 그로 인해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취지도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서버가 느려지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등 시스템에 실제 이상이 생겼는지가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예매처의 서버 로그, 같은 시간대 접속 폭주 기록, 예매처가 쓰던 보안문자나 접속 제한 장치가 매크로로 무력화됐는지 등이 증거로 정리됩니다. 시스템 장애를 입증하지 못하면 제2항은 성립하기 어렵지만, 그 경우에도 제1항의 위계 업무방해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제2항은 장애 발생이 요건이고, 장애 입증이 안 되더라도 제1항의 위계 업무방해 가능성은 남습니다.
3. 재판매 목적이 있으면 공연법 위반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부정구매는 ‘기술적 우회’와 ‘재판매 목적’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공연 입장권이라면 공연법 제4조의2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조 제1항 제1호는 정보통신망에서 정보시스템의 보안조치를 기술적으로 우회하는 등 최초 판매자가 정한 공정한 구입 과정을 우회 또는 방해하여 재판매를 목적으로 입장권을 구매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같은 항 제2호는 판매자의 동의 없이 상습 또는 영업으로 구입가를 넘는 금액에 입장권을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부정판매를 금지합니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공연법 제41조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형법 제314조의 법정형보다 낮지만, 매크로로 예매한 뒤 되팔았다면 업무방해와 공연법 위반이 함께 적용되어 형법 제37조의 경합범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연법 부정구매는 ‘재판매 목적’이 요건입니다. 본인이 관람하려고 쓴 경우라면 이 조항은 문제되지 않고, 그때에는 형법상 업무방해 성립 여부가 중심 쟁점이 됩니다. 또한 공연법 제4조의2는 공연 입장권에 관한 조항이므로, 스포츠 경기나 열차표 등은 별도의 법령과 약관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목적이 ‘본인 관람’인지 ‘재판매’인지는 이후 판매 이력, 거래 플랫폼 내역, 보유 계정 수, 구매 수량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 관람 목적이면 업무방해가, 재판매 목적이면 업무방해에 공연법 위반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4. 형량은 법정형 안에서 사용 규모와 이득, 반복성에 따라 갈립니다
업무방해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실제 선고는 개별 사정이 좌우합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제2항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형과 벌금형이 선택적으로 규정돼 있어, 실제로는 사안에 따라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정형은 상한일 뿐이며 구체적인 형은 법원이 정합니다.
법원이 형을 정할 때는 형법 제51조에 따라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합니다. 매크로 사건에서는 통상 다음 사정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매크로를 쓴 횟수와 기간, 선점한 표의 수, 여러 계정을 동원했는지, 되팔아 이득을 얻었는지, 예매처에 실제 시스템 장애가 있었는지, 동종 전과가 있는지,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있었는지입니다.
본인이 쓸 표 한두 장을 위해 한 번 사용한 경우와, 수백 장을 선점해 되판 경우는 같은 죄명이라도 형량이 크게 다릅니다. 특히 재판매로 얻은 수익이 있다면 별도로 몰수·추징 문제까지 생길 수 있고, 사기 등 다른 죄명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범이고 사용 규모가 작으며 반성과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면 형이 가볍게 정해질 여지가 있습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이고, 실제 형은 사용 규모·재판매 이득·전과·피해 회복으로 갈립니다.
5.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절차와 확인 순서를 먼저 잡아야 합니다
첫 진술 전에 매크로 사용 사실과 목적, 재판매 여부를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매크로 예매 사건은 통상 ①예매처의 고소 또는 수사기관의 인지 → ②경찰의 계정·접속 기록 확인과 피의자 출석 요구 → ③피의자 조사 후 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관할 경찰서는 예매처 소재지나 주거지 기준으로 정해지며,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조사받을 수 있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먼저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매크로를 실제로 사용했는지, 사용했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언제부터 몇 회 썼는지 본인 기억과 기기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예매한 표의 수량, 본인 사용 여부, 양도·판매 여부와 그 대가를 거래 내역과 대화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경찰이 어떤 죄명으로 어떤 범위의 혐의를 보는지 출석 요구서와 사건 통지로 확인한 뒤, 조사 전에 변호사와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초기 진술에서 ‘재판매 목적이 없었다’는 점과 ‘시스템에 장애를 줄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입증해야 하는지, 또는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합의와 반성을 통한 선처를 구해야 하는지는 증거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진술 전에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마치며
매크로 예매는 “다들 쓰는데”, “나는 내가 가려고 한 건데”라는 생각 때문에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경찰 연락을 받은 뒤에야 급하게 대응하게 됩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 재판매 목적이 있었는지, 시스템 장애가 실제로 있었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에 따라 같은 매크로 사용이라도 결론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예매 업무를 방해받은 입장에서도 서버 로그, 접속 기록, 부정 계정 목록 같은 객관적 자료를 갖추지 못하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어느 쪽이든 증거 정리가 먼저입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분과 피해를 주장하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를 앞세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경찰 연락을 받았거나 고소를 당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가려고 매크로로 표 두 장만 샀는데도 업무방해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재판매 목적이 없으면 공연법 부정구매는 문제되지 않지만, 형법상 업무방해는 목적과 무관하게 위계 또는 시스템 장애 여부로 판단됩니다. 다만 사용 규모가 작으면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서버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처벌받지 않나요?
A. 컴퓨터등 장애 업무방해(제314조 제2항)는 정보처리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해야 성립하므로 장애가 없으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1항의 위계 업무방해는 장애가 없어도 업무방해의 위험이 인정되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업무방해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314조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선고는 사용 규모, 재판매 이득, 전과, 피해 회복 여부 등을 보고 정해집니다.
Q. 공연 표를 매크로로 사서 되팔면 공연법 위반도 되나요?
A. 정보시스템의 보안조치를 우회해 재판매를 목적으로 구매했다면 공연법 제4조의2 제1항 제1호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고, 업무방해와 경합될 수 있습니다.
Q. 처음이고 반성하면 벌금으로 끝나나요?
A. 단정할 수는 없지만, 초범이고 사용 규모가 작으며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있다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분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면 대량 선점과 되팔이 확인되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연락을 받았는데 바로 조사에 응해도 되나요?
A.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매크로 사용 사실, 목적, 재판매 여부에 대한 첫 진술이 이후 죄명과 형량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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