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을 대체하던 분들이 회사 이직, 파견, 해외 학회 참석, 개인 사정에 따른 결근 문제로 병무청의 확인 연락을 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연구소 일이니 어디서 하든 똑같다”, “며칠 빠진 건 나중에 채우면 된다”, “회사에서 괜찮다고 했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무청이 복무 실태를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가면, 회사의 양해는 병역법상 아무런 효력이 없고 “편입 당시 병역지정업체의 해당 분야에서 복무했는가”라는 기준만 남게 됩니다.
최근 실무는 전문연구요원의 복무를 병역지정업체·해당 분야·의무복무기간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엄격하게 확인하고, 위반이 확인되면 병역법 제41조에 따라 편입취소를 기계적으로 진행하는 흐름입니다. 편입이 취소되면 남은 복무기간을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다시 채워야 하고, 사유에 따라서는 형사처벌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전문연구요원의 어떤 복무 위반이 편입취소로 이어지는지, 취소되면 어떤 불이익이 뒤따르는지, 그리고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법 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편입 당시 업체와 분야를 벗어나 복무하면 편입취소 사유가 됩니다
병역법은 ‘어느 회사에서’와 ‘어떤 분야를’ 모두 편입 당시 기준으로 묶어 둡니다.
병역법 제39조 제3항은 전문연구요원이 편입 당시 병역지정업체의 해당 분야에 복무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예외는 세 가지뿐입니다. 복무 중인 업체가 폐업하거나 선정이 취소된 경우,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기업 부설 연구소 등 대통령령이 정한 다른 병역지정업체로 옮겨 복무해야 하고, 업체 변경·파견·교육훈련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관할 지방병무청장의 승인을 받아 옮길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승인 절차를 건너뛴 경우입니다. 회사가 연구 과제를 다른 부서나 계열사로 돌리면서 “연구원이니 다 같은 연구”라는 이유로 업체나 분야를 바꿔 근무시키는 사례, 또는 기존 연구 분야와 무관한 영업·기획 업무를 상당 기간 맡게 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병역지정업체의 장은 이렇게 편입 당시 업체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게 된 경우 14일 이내에 관할 지방병무청장에게 통보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제40조 제2호), 숨기려 해도 결국 병무청에 드러나게 됩니다.
다만 이 유형은 곧바로 편입취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41조 제1항 단서는 제40조 제2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대통령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편입을 취소하지 않고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은 기간만큼 의무복무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어떤 사유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편입 당시 업체·분야를 벗어난 복무는 원칙적으로 위반이고, 사유에 따라 편입취소 또는 복무기간 연장으로 갈립니다.
2. 무단결근은 8일을 기준으로 연장복무와 편입취소가 갈립니다
의무복무기간 중 통틀어 8일 이상 무단결근하면 편입이 취소됩니다.
제40조 제3호는 의무복무기간 중 통틀어 8일 이상 무단결근한 경우를 신상변동 통보 사유로 정하고, 제41조 제1항 제4호는 이 경우 관할 지방병무청장이 편입을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통틀어’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하루 이틀씩 흩어진 결근도 3년의 의무복무기간 동안 합산해서 8일이 되면 요건이 충족됩니다.
반대로 통틀어 8일 미만의 무단결근은 제41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편입취소가 아니라 결근한 기간의 5배를 연장해서 복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3일을 무단으로 빠졌다면 15일을 더 복무해야 하는 셈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구분 때문에 “7일까지는 괜찮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7일이어도 35일의 연장복무가 붙고 이미 결근한 날들이 합산되고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휴가·연차로 처리된 날, 회사가 정식으로 승인한 휴직 등은 무단결근이 아니므로 결근일수에서 제외됩니다. 결국 분쟁은 “그날이 무단결근이었는가”라는 사실 확인, 즉 근태 기록·휴가 신청 내역·상급자 승인 메시지 같은 자료에서 갈립니다.
8일 미만은 5배 연장, 통틀어 8일 이상은 편입취소이므로 결근일수를 처음부터 합산해서 관리해야 합니다.
3. 근무 장소가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장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관리·감독 관계를 기준으로 파견과 이탈을 구분합니다.
이직이나 파견이 문제되는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쟁점이 “지정업체를 벗어났는가”입니다. 대법원은 구 병역법 시행령 시절의 연장복무 기준을 다룬 사건에서, 전문연구요원이 지방 소재 연구소가 아닌 같은 회사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했더라도 지정업체의 관리·감독 아래 해당 분야 업무를 했다면 다른 업체에서 근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파견할 수 없는 업체에 근무한 때’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근로제공의 장소가 지정업체를 벗어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으로 지정업체의 관리·감독의 범위를 벗어나 지정업체 아닌 다른 연구기관이나 사업체의 관리·감독 아래로 파견된 상태로서 승인이나 신상이동통보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에 한정된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두10988 판결).
이 판결은 개정 전 법령을 다룬 것이라 그대로 오늘의 사건에 대입할 수는 없지만, 형식적 근무지 이동과 실질적 소속 변경을 구분하는 판단 방식은 지금도 참고가 됩니다. 재택근무나 다른 사업장 출장처럼 장소만 달라졌고 지시·감독·평가가 여전히 지정업체에서 이루어졌다면 방어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계열사나 거래처에 사실상 상주하면서 그 회사 팀장의 지시로 그 회사의 업무를 하고, 지정업체에는 급여만 받는 구조라면 실질 소속이 바뀐 것으로 판단될 위험이 큽니다. 결국 파견 전 승인 여부, 파견 공문, 업무일지, 평가·지시 체계가 실질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장소가 아니라 지정업체의 관리·감독이 유지되었는지가 파견과 이탈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4. 편입이 취소되면 남은 복무기간을 다시 채우고, 사유에 따라 형사처벌도 문제됩니다
취소의 효과는 복무기간 재산정이고, 일부 유형은 별도의 형사책임으로 이어집니다.
제41조 제3항에 따라 편입이 취소된 사람은 편입되기 전의 신분으로 돌아가 정해진 복무기간을 현역병으로 입영하거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어 채워야 합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편입한 경우가 아니라 복무 위반으로 취소된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한 남은 복무기간을 복무하게 되며, 현역병으로 입영해야 할 사람 중 남은 복무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형사 문제가 겹칠 수 있습니다. 병역법 제89조의2 제5호는 전문연구요원으로서 편입 당시 병역지정업체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아 편입이 취소된 사람, 또는 의무복무기간 중 통틀어 8일 이상 무단결근하여 편입이 취소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편입취소라는 행정 불이익에 더해 형사절차가 따로 진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외여행도 주의해야 합니다. 병무청장의 허가나 기간연장 허가 없이 출국하거나 허가된 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으면 제41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편입취소 사유가 되고, 제94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문제까지 생깁니다.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이 인정되면 제94조 제1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집니다.
편입취소는 남은 복무기간 재이행으로 끝나지 않고, 유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의 형사책임이 따로 문제됩니다.
5. 통보를 받으면 소명부터 취소처분 불복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처분이 나기 전 소명 단계가 가장 유리하고, 처분 후에는 기한 안에 불복해야 합니다.
통상 ①병역지정업체의 신상변동 통보 또는 병무청 실태조사 → ②관할 지방병무청의 사실 확인 및 소명 기회 → ③편입취소 또는 연장복무 처분 → ④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심판·행정소송(수원 소재 병무청이라면 수원지방법원), 형사 문제가 되면 병무청의 고발·수사 의뢰로 수사기관(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수원지방검찰청) 조사와 기소 시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분에 대한 불복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라는 제소기간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병무청의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역지정업체 편입 당시 서류, 병무청 승인·통보 내역, 파견·전직 공문을 모아 어떤 업체와 분야로 편입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출퇴근 기록, 휴가 신청·승인 내역, 재택근무 기록을 날짜별로 정리해 무단결근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실제 며칠인지 산정합니다.
업무 지시·평가 체계를 보여주는 자료(업무일지, 프로젝트 배정 메일, 급여 지급 내역)를 확보해 지정업체의 관리·감독이 유지되었음을 입증할 준비를 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병무청 소명서를 작성하면 취소 대신 연장복무로 마무리하거나, 취소처분이 나더라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전문연구요원의 복무 문제는 “회사가 알아서 처리해 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병무청 확인이 시작된 뒤에야 문제의 크기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무 위반이 의심되는 전문연구요원 본인의 입장에서는 어떤 자료가 실질 소속과 무단결근 여부를 뒷받침하는지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태 기록, 승인 메시지, 파견 공문이 남아 있을수록 소명과 불복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병역지정업체의 인사 담당자나 대표의 입장에서도 신상변동 통보를 14일 이내에 하지 않거나 승인 없이 업무를 바꾸는 것은 소속 연구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남길 수 있습니다. 회사의 관행이 연구원 개인의 병역 문제로 되돌아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병역법 사건에서 복무 이탈 혐의를 받는 분들과 병무청 처분에 불복하려는 분들을 모두 상대해 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사실을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편입취소와 연장복무의 갈림길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병무청의 확인 연락을 받았거나 복무 위반이 걱정된다면, 소명 기회가 남아 있을 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에서 승인해 준 이직이면 병무청 승인 없이도 괜찮은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병역법 제39조 제3항에 따라 업체를 옮기려면 정해진 사유에 해당해야 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옮기는 경우에는 관할 지방병무청장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동의만으로는 병역법상 효력이 없습니다.
Q. 무단결근 7일이면 취소되지 않고 넘어가나요?
A. 통틀어 8일 미만이면 편입취소는 아니지만 결근 기간의 5배가 연장복무로 붙습니다. 7일이면 35일이 연장되고, 이후 결근이 더해져 합산 8일이 되면 편입취소 사유가 됩니다.
Q. 재택근무나 출장은 복무 위반인가요?
A. 근무 장소가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두10988 판결이 보여주듯 지정업체의 관리·감독 아래 해당 분야 업무를 했는지가 실질 기준이므로, 지시·보고·평가 자료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Q. 편입이 취소되면 처음부터 다시 복무해야 하나요?
A. 복무 위반으로 취소된 경우에는 처음부터가 아니라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한 남은 복무기간을 현역병 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됩니다. 남은 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될 수 있습니다.
Q. 편입취소 처분과 별개로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나요?
A. 병역법 제89조의2 제5호는 업체·분야 미복무나 통틀어 8일 이상 무단결근으로 편입이 취소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행정처분과 별도로 형사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병무청에서 소명 요청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소명서를 제출하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처분 전 소명 내용이 사실관계의 기준이 되고, 취소 대신 연장복무로 정리될 여지가 이 단계에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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