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매년 예비군 훈련 소집통지서가 나올 무렵이면, 출장·시험·병원 진료·경조사 일정과 훈련일이 겹쳐 “이번 훈련은 미룰 수 없는지” 문의하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아파서 못 가는 건데 말 안 해도 알겠지”, “회사에서 안 보내준다고 하니 그냥 빠지면 된다”, “나중에 사정 설명하면 되니까 일단 불참하자”는 생각으로 연기 신청 없이 훈련일을 넘긴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속 예비군부대에서 불참 사실을 확인하고 고발까지 이어지면, “사정이 있었다”는 말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비군법은 훈련 연기를 정해진 사유가 있고, 정해진 방법으로 신청했을 때에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유가 진짜였더라도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정당한 사유 없는 훈련 불참’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사유를 꾸며 연기를 받으면 그 자체가 별도의 처벌 사유가 됩니다.
아래에서는 예비군 훈련을 연기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연기와 보류는 어떻게 다른지, 신청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연기 없이 불참했을 때 어떤 처벌 규정이 적용되는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훈련 연기는 법이 정한 세 가지 사유에서만 인정됩니다
연기 사유는 질병·장애, 구속 중, 관혼상제·재해 등 부득이한 사유로 한정됩니다.
예비군 훈련 연기의 근거는 예비군법 제6조 제4항입니다. 이 조항은 훈련명령을 받은 사람의 훈련 연기에 관하여 같은 법 제5조 제2항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동원 연기 사유가 그대로 훈련 연기 사유가 됩니다.
동원명령을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람이 원할 경우 동원을 연기할 수 있다. 다만, 고의로 그 사유를 발생하게 한 사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질병이나 심신의 장애로 인하여 동원명령에 응할 수 없을 때 2. 법률에 따라 구속 중일 때 3. 관혼상제, 재해,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동원명령에 응할 수 없을 때(예비군법 제5조 제2항).
첫째는 질병이나 심신의 장애입니다. 감기 기운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훈련에 응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진단서·소견서 같은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실무에서 받아들여집니다. 둘째는 법률에 따라 구속 중인 경우로, 구속영장에 의한 구속이나 수형 중인 경우처럼 신체가 구금되어 있어 출석 자체가 불가능한 때입니다. 셋째는 관혼상제, 재해,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입니다. 본인 결혼, 직계가족의 장례, 화재·수해 같은 재해가 대표적이고,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는 이에 준하는 사정을 말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서 조항입니다. 고의로 그 사유를 발생하게 한 사람에게는 연기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훈련을 피하려고 일부러 일정을 잡거나 사유를 만든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훈련 연기는 ‘정해진 사유’가 있을 때 ‘원하는 사람’이 신청해야 인정되는 제도이고, 고의로 만든 사유는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2. 단순한 업무·시험·출장 일정은 연기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바쁘다는 사정과 부득이하다는 사정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회사 일이 바빠서”, “시험 준비 때문에”, “해외 출장이 잡혀서”도 연기 사유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조문의 문언만 보면 ‘부득이한 사유’는 관혼상제·재해에 준하는 정도의 사정을 뜻하므로, 단순히 업무나 개인 일정이 겹친다는 이유만으로는 연기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다만 사업주 입장에서 알아둘 조문이 있습니다. 예비군법 제10조는 다른 사람을 사용하는 자가 고용한 사람이 예비군 훈련을 받을 때 그 기간을 휴무로 처리해야 하고, 훈련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회사에서 보내주지 않는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 연기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사업주의 법 위반 문제입니다. 이를 어기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리한 처우를 하면 제15조 제8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시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업과 관련해서는 제10조의2가 훈련 관련 학업 보장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학교를 상대로 출석 인정 등 불이익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만 그 시험일이 훈련일과 겹쳐 실제로 응시가 불가능한 사정이라면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신청 전에 사유를 입증할 수험표·시험 일정표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이 바쁘다는 사정은 연기 사유가 아니고, 사업주는 훈련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3. 연기와 보류는 다른 제도이므로 신청 방향을 구분해야 합니다
연기는 한 번 미루는 것이고, 보류는 사유가 있는 동안 훈련 자체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연기와 보류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법적 구조가 다릅니다. 예비군법 제6조 제3항은 외국에 여행 중이거나 체류 중인 사람, 국외를 왕래하는 선박의 선원, 항공기의 조종사와 승무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에 대해 훈련을 보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예비군법 시행령 제15조 제3항은 이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을 시행령 제13조 제1항 각 호의 사람으로 정하고 있는데, 경찰관·교도관·소방관, 군부대에 근무하는 군무원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보류를 받으려는 사람은 예비군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라 보류원서를 소속 예비군중대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면직·퇴직 등으로 보류 사유가 없어지면 그 날부터 14일 이내에 거주지 지역예비군중대장에게 그 사실을 신고해야 하며,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하지 않으면 제15조 제12항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연기는 질병·구속·관혼상제 같은 일시적인 사유로 그 해의 훈련 일정을 뒤로 미루는 제도입니다. 해외 체류가 길어질 예정이라면 연기를 반복하기보다 보류 대상이 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맞고, 반대로 일시적 질병이라면 보류가 아니라 연기로 접근해야 합니다. 신청 서류의 종류가 달라지므로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으면 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일시적 사유는 연기, 해외 체류·특정 직업 등 지속적 사유는 보류로 구분해 신청해야 합니다.
4. 연기 신청은 서류와 기한을 지켜야 인정됩니다
연기원서는 소속 예비군중대장에게 내고, 기한을 넘기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훈련 연기 신청 절차는 예비군법 시행령 제15조 제4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훈련의 보류 및 연기 신청에 관하여 동원 연기 절차인 시행령 제14조를 준용하도록 합니다. 시행령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연기하려는 사람은 명령을 받은 날부터 2일 안에 연기원서를 소속 예비군중대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본인이 낼 수 없는 경우에는 세대주나 가족 중 성년자 또는 고용주가 대신 제출할 수 있습니다.
천재지변이나 급박한 사고로 연기원서를 낼 수 없을 때에는 시행령 제14조 제2항에 따라 구술이나 그 밖의 방법으로 먼저 연기를 신청하고, 사유가 끝나면 지체 없이 연기원서와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신청을 받은 예비군중대장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훈련을 명령한 부대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하므로, 신청은 반드시 소속 예비군중대를 통해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소집통지서는 시행령 제16조 제1항에 따라 훈련소집일 7일 전까지 본인에게 전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고 연기 사유가 있음을 알았다면 즉시 신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질병이라면 진단서나 진료확인서, 경조사라면 청첩장·부고·가족관계증명서, 재해라면 피해 사실 확인 자료처럼 사유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훗날 ‘정당한 사유’를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거짓 신청입니다. 예비군법 제15조 제11항 제2호는 훈련 연기를 받을 때 그 사유를 고의로 발생하게 하거나 거짓된 행위를 한 사람을 3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허위 진단서로 연기를 받으려다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연기원서는 소속 예비군중대장에게 기한 안에 내고, 사유를 증명하는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5. 연기 없이 불참하면 형사처벌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는 훈련 불참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연기 신청을 하지 않고 훈련에 나가지 않으면 예비군법 제15조 제9항 제1호가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이나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6조 제1항에 따른 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이나 훈련받을 사람을 대신하여 훈련받은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예비군법 제15조 제9항 제1호).
사건은 통상 ①소속 예비군부대의 불참 확인 및 고발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출석 요구와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의 처분 → ④정식재판 청구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불참 경위가 참작될 만한 경우 벌금형으로 정리되는 사례가 많지만, 어떤 처분이 나올지는 사유와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불참 이후에라도 대응할 수 있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불참 당시 사유(진단서, 진료기록, 경조사 자료, 출입국 기록 등)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객관적 자료를 지금 확보합니다.
소속 예비군중대에 연락해 불참 처리 상태와 고발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훈련 일정이나 보충 훈련 여부를 문의합니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사유 소명 방향을 정리하고, 필요하면 변호사와 상의한 뒤 조사에 임합니다.
사후에 소명이 가능한지는 결국 ‘그 당시 연기 사유가 실제로 있었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료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마치며
예비군 훈련 문제는 “설마 이 정도로 처벌받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신청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훈련일이 지나고 나서 출석 요구서를 받고서야 사안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훈련을 받아야 하는 예비군대원 입장에서는 사유가 있다면 기한 안에 연기원서와 증빙을 갖춰 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사유가 없다면 훈련을 받는 쪽이 결과적으로 부담이 가장 적습니다.
반대로 직원이 예비군 훈련을 가야 하는 사업주 입장에서도 휴무 처리와 불이익 금지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훈련을 이유로 한 인사상 불이익은 사업주 본인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병역·군형법 사건과 예비군 관련 형사 사건에서 처분을 받는 쪽과 그 사용자 쪽 사정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유의 입증 방식과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훈련 연기나 불참 문제로 걱정이 되신다면, 진술이나 신청 전에 먼저 정리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감기나 몸살로 훈련 당일 아침에 못 가게 되면 연기가 되나요?
A. 질병으로 훈련에 응할 수 없다는 점이 진단서 등으로 입증되면 연기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 기한이 있으므로 급박한 경우에는 구술 등 방법으로 먼저 신청하고, 사유가 끝나는 대로 증빙 서류를 내야 합니다.
Q. 회사가 바빠서 훈련에 못 간다고 하면 연기가 되나요?
A. 단순한 업무 사정은 연기 사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예비군법 제10조는 훈련 기간을 휴무로 처리하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Q. 해외에 나가 있으면 훈련을 어떻게 하나요?
A. 외국에 여행 중이거나 체류 중인 사람은 예비군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훈련을 보류받을 수 있습니다. 보류원서를 소속 예비군중대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귀국 등으로 사유가 없어지면 14일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Q. 연기를 받으면 그 훈련은 안 받아도 되는 건가요?
A. 연기는 그 훈련을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미루는 것입니다. 연기된 훈련은 이후 일정에 따라 받게 되므로 연기 사유가 끝난 뒤의 일정을 소속 예비군중대에 확인해야 합니다.
Q. 연기를 위해 허위 서류를 내면 어떻게 되나요?
A. 예비군법 제15조 제11항에 따라 3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연기를 못 받는 것보다 훨씬 무거운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훈련에 불참했는데 경찰 출석 요구서가 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불참 당시 사유와 증빙이 있는지 먼저 정리하고,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처분의 방향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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