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이탈로 병역을 피하면 입국 제한을 받나요
국적 이탈로 병역을 피하면 입국 제한을 받나요
법률가이드
병역/군형법세금/행정/헌법

국적 이탈로 병역을 피하면 입국 제한을 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어릴 때 이민을 다녀온 청년들이 군대 문제를 앞두고 “차라리 한국 국적을 버리면 되는 것 아니냐”며 국적 이탈을 알아보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국적만 정리하면 병역 의무도 같이 없어진다”, “한국에 들어오지 못할 뿐이지 다른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막상 국적을 이탈하고 나서 부모님 병원 진료나 가족 행사, 취업을 이유로 한국에 들어오려 하면 체류자격이 나오지 않아 입국 자체가 막히는 상황에 놓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행 법령은 병역을 마치지 않은 남성이 국적을 이탈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 재외동포 체류자격 부여를 제한하고 있고, 병역을 기피할 목적이 인정되면 병역법상 형사처벌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입국 제한’이라는 말이 법적으로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국적 이탈이 어떤 요건과 시기에 가능한지, 이탈 이후 한국 입국과 체류에 어떤 제한이 따르는지, 병역기피 목적이 인정될 때의 형사 책임은 어떤지 법 조항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국적을 이탈해도 병역 문제를 피하는 통로는 아닙니다

국적 이탈은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라 요건과 기간이 정해진 신고 제도입니다.

병역법 제3조 제1항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8조는 남성이 18세부터 병역준비역에 편입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병역의무는 국적이 있는 동안 발생하는 의무이므로, 국적을 이탈하는 절차 자체가 병역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국적법 제14조 제1항은 복수국적자로서 외국 국적을 선택하려는 사람이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주소지 관할 재외공관의 장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국적 이탈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국적 이탈은 복수국적자를 전제로 합니다. 외국 국적이 없는 사람이 한국 국적만 버리는 제도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 제한입니다. 국적법 제12조 제2항은 병역법 제8조에 따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사람이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고 정하고, 제14조 제1항 단서는 이런 사람은 그 기간 이내에만 이탈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이 3개월을 넘긴 뒤의 이탈 신고는 조문상 같은 방식으로 열려 있지 않아, 개별 사안별로 가능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또한 국적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이탈 신고를 한 사람은 법무부장관이 신고를 수리한 때에 비로소 국적을 상실합니다. 신고서를 낸 시점이 아니라 수리 시점이 기준이라는 점에서, 신고 이후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수리 전에는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뜻입니다.

국적 이탈은 신고 자격·주소 요건·3개월 기간이 모두 맞아야 가능한 제도이고, 병역의무를 없애는 수단이 아닙니다.


2. 병역을 마치지 않고 국적을 이탈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받지 못합니다

‘입국 제한’의 실체는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부여 제한입니다.

많은 분이 ‘입국금지 명단에 오른다’고 이해하지만, 법 조문에서 병역 미이행 국적 이탈자에게 직접 걸리는 제한은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입니다.

법무부장관은 외국국적동포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한다. 1.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거나 상실하여 외국인이 된 남성의 경우 가. 현역ㆍ상근예비역ㆍ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나. 전시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다.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경우(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제1호).

즉 복무를 마치지 않았고, 전시근로역 편입이나 병역면제처분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국적을 이탈해 외국인이 된 남성에게는 재외동포체류자격(F-4)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재외동포 자격은 자유로운 취업과 장기 체류가 가능한 가장 넓은 자격이므로, 이 자격이 막히면 한국에서의 생활 기반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다만 같은 조항 단서는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 외국국적동포가 41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41세가 되면 자동으로 발급된다는 뜻이 아니라 ‘부여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므로, 그 나이가 되면 신청은 가능하지만 결과는 개별 심사에 달려 있습니다.

이 제한은 재외동포 체류자격에 관한 규정이라는 점도 구분해야 합니다. 단기 방문 등 다른 체류자격으로 들어오는 문제는 사증 발급과 입국 심사의 영역으로,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제1호가 그대로 결론을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병역을 마치지 않은 채 국적을 이탈한 남성은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받을 수 없고, 41세 이후에야 재량으로 부여될 여지가 생깁니다.


3. 출입국관리법상 입국금지는 법무부장관 재량이고, 법원은 비례원칙으로 통제합니다

병역 사유가 곧바로 입국금지를 뜻하지는 않지만, 재량으로 입국을 막을 수 있는 조항은 열려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은 법무부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외국인의 유형을 열거합니다. 이 조항에 ‘병역을 마치지 않고 국적을 이탈한 사람’이라는 유형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제3호의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제4호의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그리고 이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입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제8호입니다.

즉 입국금지는 법률이 자동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이 개별 사안에서 판단해 결정하는 재량 처분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같은 국적 이탈이라도 나이, 이탈 경위, 병역 회피 의도가 드러난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다룬 대표적인 사건이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입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의무를 면탈했다는 이유로 병무청장의 요청에 따라 입국이 금지된 사람이 재외동포(F-4) 사증 발급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입국금지결정 자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니라고 보면서도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을 위반했고 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나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을 ‘병역을 피해 국적을 이탈해도 입국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그 사안의 쟁점은 오래전 입국금지결정에 구속되어 사증 신청을 형식적으로 거부한 것이 적법한가였고, 법원은 사증 발급 여부를 재량 판단과 비례원칙 심사의 대상으로 본 것입니다. 결국 거부되더라도 서면 이유와 사정 변경이 검토되어야 하고, 처분에 이르는 절차가 적법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입국 제한은 자동으로 발생하는 금지가 아니라 재량 판단이며, 그 판단은 절차와 비례원칙의 통제를 받습니다.


4. 병역기피 목적이 인정되면 형사처벌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적 이탈 자체는 적법한 신고이지만, 병역을 피할 목적의 행위는 병역법 처벌 대상입니다.

국적법에 따라 요건을 갖춰 이탈한 것만으로 곧바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병역법은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의 행위를 별도로 처벌합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출국과 관련해서는 병역법 제70조 제1항이 25세 이상 병역준비역으로서 소집되지 않은 사람이 국외여행을 하려면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제94조 제1항은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허가 없이 출국한 사람 또는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합니다. 목적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제94조 제2항에 따라 허가 없이 출국하거나 체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국적법 제14조 제1항의 ‘외국에 주소가 있을 것’이라는 요건입니다. 실제로는 국내에서 생활하면서 외국 주소만 형식적으로 맞추거나, 병역 회피를 위해 출국한 뒤 이탈 신고를 하는 경우 ‘속임수’나 ‘병역기피 목적’ 판단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출국 시점, 체류 실태, 이탈 신고 시기 사이의 시간적 관계를 종합해 목적을 판단합니다.

따라서 이미 출국했거나 국적 이탈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어떤 경위로 언제 무엇을 했는지가 형사 책임의 유무를 좌우합니다. 같은 이탈이라도 법정 기간 안에 정상적으로 신고한 경우와 기간을 놓쳤거나 허가 없이 출국한 경우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됩니다.

국적 이탈 자체는 신고 제도이지만, 병역을 피하려는 목적과 방법이 개입되면 병역법상 징역형 문제로 이어집니다.


5. 국적 이탈부터 입국 문제까지,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탈 신고 이전에 병적 상태와 신고 가능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국적 이탈 이후의 문제는 통상 ①병무청에서 병적 기록과 병역처분 상태 확인 → ②주소지 관할 재외공관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국적 이탈 신고, 수리 시 국적 상실 → ③한국 입국 또는 체류를 위해 재외공관에 사증 발급·체류자격 신청, 거부 시 행정심판이나 서울행정법원 행정소송 → ④병역법 위반 혐의가 문제되면 수사기관 조사와 재판(수원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수원지방검찰청, 수원지방법원)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어느 단계에서든 앞 단계의 기록이 뒷 단계의 판단 자료가 됩니다.

국적 이탈을 검토 중이거나 이미 이탈한 뒤 입국을 준비한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현재 병역준비역 편입 시점과 국적 선택 기간(편입 후 3개월)이 지났는지, 병역 이행 또는 면제·전시근로역 사유가 있는지부터 병적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2. 외국 주소 요건과 출국·체류 경위를 증명할 자료(거주 증명, 출입국 기록, 병무청 국외여행 허가 내역)를 정리합니다.

  3. 이탈 후 입국 목적에 맞는 체류자격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재외동포(F-4)가 제한되는 경우 다른 체류자격으로 신청 가능한지 검토합니다.

이 순서가 뒤바뀌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국적 상실은 수리 시점에 확정되므로, 신고 전 단계에서 형사·행정 문제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치며

국적 이탈 문제는 “아직 시간이 있겠지”, “나중에 정리하면 되겠지” 하며 미루다가 신고 가능한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면 선택지는 크게 줄어듭니다.

국적 이탈을 고민하는 청년과 가족 입장에서는 이탈 이후 한국 입국·체류에 어떤 제한이 따르는지를 먼저 알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탈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미 이탈했거나 출국한 뒤 병역법 위반을 의심받는 입장에서는 “합법적으로 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출국 경위와 목적, 신고 시기가 어떻게 평가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병역 문제와 형사 사건을 다뤄온 변호사로서 병역 이행 전 단계에서 준비하는 쪽과 이미 문제가 발생해 수사를 받게 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접해 왔습니다. 시점 하나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신고를 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적을 이탈하면 곧바로 입국이 금지되나요?

A. 법률이 자동으로 입국을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병역을 마치지 않고 이탈한 남성은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받을 수 없고,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따른 입국금지는 법무부장관이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Q. 41세가 되면 재외동포 비자를 받을 수 있나요?

A.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41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 부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자동 발급이 아니라 재량이므로 개별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Q. 병역준비역 편입 후 3개월이 지나면 국적 이탈이 불가능한가요?

A. 국적법 제12조 제2항과 제1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편입 후 3개월 이내에만 신고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같은 방식으로 신고할 수 없으므로 개별 사안별로 가능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Q. 병역을 피하려고 출국했다면 무조건 처벌되나요?

A. 병역법 제94조 제1항은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허가 없이 출국하거나 체류한 경우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목적 유무와 출국 경위, 허가 여부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므로 개별 사실관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대법원이 유승준 사건에서 입국을 허용한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은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행정절차법 위반이고 비례원칙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본 것이지, 병역 미이행 국적 이탈자의 입국을 일반적으로 허용한다는 취지가 아닙니다.

Q. 국적 이탈을 고민 중인데 변호사는 언제 만나야 하나요?

A. 신고서를 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국적 상실은 수리 시점에 확정되어 되돌리기 어렵고, 이탈 이후의 체류자격과 병역법상 위험을 미리 검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