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브로커에게 상담만 받아도 처벌되나요
병역 브로커에게 상담만 받아도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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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브로커에게 상담만 받아도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메신저를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해 준다”며 접근하는 이른바 병역 브로커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입영 대상자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얘기만 들어본 거니까 문제될 게 없다”, “돈을 보낸 것도 아니고 병원에 간 것도 아니니 괜찮다”는 생각으로 브로커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화가 길어지면서 착수금을 보내고, 브로커가 알려준 대로 병원 검사를 받고, 그 기록이 남은 뒤에야 “이제 와서 그만두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다가 수사 통보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병역법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브로커의 도움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그와 공모한 사람도 공범으로 함께 처벌합니다. 그래서 상담만으로 처벌되는지, 어느 시점부터 선을 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는 병역 브로커에게 상담만 받은 경우 처벌 여부, 처벌로 이어지는 시점, 이미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법 조문과 실제 판결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단순히 상담만 받은 것만으로는 병역법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처벌 대상은 ‘상담’이 아니라 병무행정을 속이려는 실행 행위입니다.

병역법 제86조가 처벌하는 행위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추는 행위, 신체를 손상하는 행위, 그리고 속임수를 쓰는 행위입니다. 조문 어디에도 브로커와 “대화를 나눈 것” 자체를 처벌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병역법 제86조).

형사법의 기본 구조도 같습니다. 범죄의 준비 단계인 예비·음모는 법에 별도의 처벌 규정이 있을 때만 처벌되는데, 병역법 제86조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병역 면탈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고 견적을 듣는 정도의 문의는, 그 자체로는 병역법 위반의 실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속임수”는 병무청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적극적 행위를 뜻합니다. 실제 병이 없는데 진단서 발급을 위해 증상을 꾸며내거나, 브로커가 알려준 대로 검사를 받는 행위는 이미 상담 단계를 넘어선 것입니다.

상담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실행 행위가 처벌 대상입니다.


2. 상담이 처벌로 넘어가는 시점은 ‘병무행정을 속일 직접적 위험’이 생기는 때입니다

돈을 보내고, 방법을 따르고, 서류를 만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위험해집니다.

사위행위, 즉 속임수에 의한 병역 면탈은 병역 감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병무행정당국을 속여 감면을 받으려는 행위입니다. 법원은 이런 행위가 도망·잠적에 준할 정도로 병역 이행을 면탈하고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 위험이 있는 단계에 이르렀는지를 따져 실행의 착수를 판단합니다. 결국 대화만 오간 단계인지, 실제 준비와 실행에 들어갔는지가 경계선입니다.

실무에서 수사기관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는 전형적인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브로커에게 착수금이나 성공보수를 송금한 경우, 브로커가 짜준 각본대로 병원을 찾아 검사나 진료를 받은 경우, 브로커가 알려준 증상을 호소하거나 검사를 왜곡하는 방법을 실제로 시도한 경우, 그렇게 만든 진단서나 소견서를 병무청에 제출한 경우입니다.

특히 병원 진료 기록과 계좌 거래내역은 나중에 지울 수 없는 증거로 남습니다.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 대화는 삭제해도 브로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브로커가 검거되면 그의 의뢰인 명단이 그대로 수사 단서가 됩니다.

대화에서 그친 시점과, 송금·시도·제출로 넘어간 시점은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단계입니다.


3. 브로커와 함께한 사람은 공범으로 같은 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역법 위반은 브로커만의 책임이 아니라 의뢰인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병역 브로커는 대부분 직접 병역을 면탈하는 당사자가 아니므로, 처벌은 공범 법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형법 제31조는 교사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형법 제31조 제1항).

실제 사례로, 대구지방법원 2020. 1. 22. 선고 2019노3156 판결은 피고인이 병역 감면을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고, 병원 검사 직전에 자전거 경음기 소리를 귀에 울려 청력이 나빠진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직접 시범까지 보인 사안을 다뤘습니다. 법원은 이 브로커의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의뢰인 한 명에 대해서는 실제로 청각 기관이 손상되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즉 브로커가 방법을 알려준 것만으로 자동 유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행된 행위와 그 결과가 증거로 입증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이 점이 상담에서 그친 사람과 실행에 나아간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브로커와 공모해 실행에 나아갔다면, 의뢰인도 정범 또는 공범으로 함께 처벌받습니다.


4. 돈을 보냈다면 사기 피해와 병역법 위반이 동시에 문제됩니다

브로커에게 속았더라도 피해자 지위와 피의자 지위가 함께 생길 수 있습니다.

병역 브로커 중에는 실제로 면탈 방법이 있는 것처럼 말하며 착수금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 브로커에게는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죄가 성립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의뢰인 입장입니다. 병역 면탈이라는 불법한 목적으로 돈을 건넨 것이라,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보낸 돈을 돌려달라고 민사로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또 사기 고소를 하려면 돈을 보낸 경위를 진술해야 하는데, 그 진술 자체가 본인의 병역법 위반 혐의를 드러내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고소부터 서두르지 않고, 본인이 어느 단계까지 실제 행위를 했는지를 먼저 정리한 다음 고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돈만 보내고 아무 실행도 하지 않았다면 병역법상 실행의 착수가 없다고 다툴 여지가 있지만, 병원 진료나 서류 제출이 있었다면 사정이 전혀 달라집니다.

또한 처벌 수위는 병역법 제86조의 법정형이 징역 1년 이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가볍지 않습니다. 초범이고 반성하며 실행이 미미하다는 사정이 있어야 감경 여지가 생깁니다.


5. 수사는 브로커 검거에서 시작되고,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의뢰인은 브로커 수사의 연장선에서 조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병역 브로커 사건은 통상 ①병무청 또는 경찰의 브로커 수사 착수(경기 남부 지역 의뢰인이라면 경인지방병무청·수원남부경찰서 등이 관여) → ②브로커의 휴대전화·계좌 압수로 의뢰인 명단 확보 → ③의뢰인 소환조사 → ④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상담만 한 사람도 대화 내용이 확보되면 참고인이나 피의자로 조사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브로커와 연락을 했다면, 감정적으로 불안해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브로커와 나눈 대화 내용을 임의로 삭제하지 말고, 어디까지 대화했는지와 송금·진료 등 실제 행위가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더 이상 브로커와 연락하지 않고 추가 송금, 병원 방문, 서류 제출을 즉시 멈춥니다.

  3. 수사기관 연락을 받기 전에 변호사와 상담해 진술 방향과 자수 여부를 검토합니다.

형법 제52조는 죄를 지은 뒤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미 실행에 나아간 경우라면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자수를 검토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며

병역 문제는 “나만 겪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혼자 고민하다가, 브로커의 달콤한 말에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연락한 사실이 마음에 걸려 상담받기를 미루다가 대응 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브로커와 연락했던 의뢰인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대화이고 어디부터가 실행인지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대화만 있었다면 법적 위험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송금이나 진료 기록이 있다면 그에 맞는 방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브로커 수사로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도 “상담만 했다”는 말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려면 뒷받침하는 자료와 일관된 진술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병역 관련 형사 사건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쪽과 브로커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브로커와 메신저로 대화만 했고 돈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처벌되나요?

A. 대화만으로는 병역법 제86조의 실행 행위로 보기 어려워 처벌 가능성이 낮습니다. 다만 대화 중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합의했다면 공모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어 대화 전체를 살펴봐야 합니다.

Q. 착수금만 보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요?

A. 송금만으로 곧바로 병역법 위반이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수사기관은 송금 기록을 공모의 증거로 봅니다. 실제 병원 진료나 서류 제출이 없었다는 점을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브로커에게 보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병역 면탈이라는 불법한 목적으로 준 돈은 민법 제746조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반환청구가 어렵습니다. 사기 고소를 하더라도 본인의 병역법 위반 혐의가 함께 드러날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이미 병원 진료까지 받았는데 병무청에 제출은 하지 않았습니다.

A.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브로커의 지시로 증상을 꾸며 진료받았다면 신체 손상이나 속임수의 실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병무청에 제출하기 전이라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지만, 진료 경위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브로커가 잡히면 저도 반드시 조사받나요?

A. 브로커의 휴대전화와 계좌에서 의뢰인 정보가 확인되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조사 대상이 된다는 것과 처벌된다는 것은 별개이며, 실제로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Q. 자수하면 처벌이 면제되나요?

A. 형법 제52조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수 시점과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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