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찍지 않았다면 만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온라인에서 요구해 받은 사진, 아청법 성착취물 제작으로 판단되기까지
피해자가 공탁을 거부한 사건, 검사 출신 변호사가 직접 겪은 이야기
"변호사님, 피해자 측에서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고 했어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가 내 앞에서 처음 꺼낸 말이었다.
얼굴에는 두려움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러나 그 질문에는 아직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보다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앞서 있었다.
그는 30대 초반의 직장인 T씨였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고, 그때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태에서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
사건은 온라인 게임에서 시작되었다.
T씨는 게임을 하다 알게 된 상대방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중 두 사람은 아동·청소년이었다.
T씨는 이들에게 신체 사진을 촬영해 보내도록 요구했고, 그 요구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사진은 십여 차례에 걸쳐 전송되었다.
T씨는 조사를 받으면서도 한동안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제가 찍은 게 아닌데요."
카메라를 든 손이 누구의 것인지는 기준이 아니다
나는 T씨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누군가에게 서류를 쓰게 시켰다고 생각해 보세요.
펜을 든 사람은 상대방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쓸지 정하고 쓰게 만든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법은 그 서류를 누가 만든 것으로 볼까요.
시킨 사람입니다.
성착취물도 같습니다. 카메라를 든 손이 누구의 것인지가 아니라, 그 촬영을 누가 만들어냈는지를 봅니다."
아동·청소년에게 스스로 촬영하게 해서 받아 낸 경우에도 제작으로 평가된다.
직접 촬영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 범죄에서 방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사정도 마찬가지다.
아동·청소년의 동의는 원칙적으로 이 범죄의 성립을 막지 못한다.
이 법이 지키려는 것은 개별적인 동의 여부가 아니라, 아직 판단이 완성되지 않은 나이에 있는 사람이 성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상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성착취물 제작죄의 법정형은 우리 형법 체계에서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한다.
살인죄와 비교해도 하한이 낮지 않다.
T씨가 자신이 한 일을 "사진을 받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동안, 법은 그것을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공탁이 거부되었다는 것의 의미
T씨는 피해자 한 명을 위해 공탁을 했다.
피해자와 보호자는 그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T씨는 그 사실을 듣고 많이 흔들렸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공탁은 합의가 아닙니다. 피해 회복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사정일 뿐이고, 받지 않겠다는 의사 자체가 피해자의 정당한 선택입니다.
그 거부를 사건의 장애물로 생각하지 마세요.
피해자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 말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어떤 경우에도 피해자나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사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라도, 이 사건에서 가해자의 연락은 피해자에게 또 하나의 침해가 된다.
변론의 방향은 그 위에서 정해졌다.
T씨는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았다.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내가 정리한 것은 피해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 그리고 T씨가 그 이후 무엇을 했는지였다.
받은 사진이 제3자에게 전달되거나 인터넷에 올라간 정황이 있는지 확인했다.
성착취물 사건에서 유포는 피해의 성격을 완전히 바꾼다. 한 번 퍼지면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고, T씨는 사진을 보관하다 삭제한 상태였다.
T씨는 수사 초기부터 스스로 성폭력예방교육을 이수했다.
나는 반성문 대신 이수 확인 자료를 제출했다. 말이 아니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양형 이유에서 불리한 사정을 먼저 적었다.
피해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유리한 사정도 함께 판단했다.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사진을 보관하다 삭제했을 뿐 유포한 정황이 없는 점, 동종 전력이 없는 점, 스스로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한 점이었다.
선고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다.
여기서 반드시 덧붙일 것이 있다.
집행유예는 처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T씨에게는 신상정보 등록 의무가 생겼고,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는 제한도 함께 부과되었다.
유예기간 중 다시 죄를 범하면 유예는 실효되고 선고된 형이 그대로 집행된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겪은 일은 이 판결로 정리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들
① 직접 촬영하지 않았어도 제작이 된다.
상대방이 스스로 찍어 보냈더라도, 그렇게 하도록 만든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②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사정은 방어가 되지 않는다.
아동·청소년의 동의는 원칙적으로 이 범죄의 성립을 막지 못한다.
③ "나이를 몰랐다"는 말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대화 내용, 학교나 학년에 관한 언급, 프로필, 사진 등 정황이 남아 있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다.
④ 사진을 지웠다고 사건이 사라지지 않는다.
기기에서 삭제해도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수사가 시작된 뒤의 삭제는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된다.
어떻게 처리할지는 반드시 변호인과 상의해야 한다.
⑤ 받은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내면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배포나 제공은 별도의 범죄이고, 피해는 회수되지 않는다.
⑥ 공탁은 합의가 아니다.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는 것은 피해자의 권리다.
그 거부를 두고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설득하려는 시도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⑦ 형사처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사안에 따라 공개·고지명령까지 함께 검토된다.
이 부수처분들이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형 자체보다 큰 경우도 있다.
판결문이 정리하지 못하는 것
선고 뒤 T씨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공탁금이 거부되었다는 사실은 판결이 나온 뒤에도 그에게 남아 있었다.
나는 그것이 남아 있는 편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에서 내가 오래 생각한 것은 형량이 아니었다.
화면 너머의 상대를 사람이 아니라 응답하는 창처럼 여기게 되는 순간이 얼마나 쉽게 찾아오는가였다.
T씨는 자신이 사진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진을 찍는 동안 화면 반대편에 있던 사람은 아직 아이였다.
요구하는 문장 하나를 보내기 전에 멈추는 것.
그것이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되돌릴 수 없었던 지점이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