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를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사기 고소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신지수 변호사 승소사례]
계좌를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사기 고소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신지수 변호사 승소사례]
해결사례
형사일반/기타범죄건축/부동산 일반

계좌를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사기 고소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신지수 변호사 승소사례] 

신지수 변호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지역주택조합 분양수수료 정산 관련 사기 고소 사건 · 불송치(혐의없음) 결정 성공사례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


들어가며 — 부동산 현장에서 계좌는 왜 얽히는가

분양 현장에서 일해 보신 분이라면 아실 것입니다. 조합원이나 수분양자를 소개한 사람에게 수수료를 나누는 일은 일상이고, 그 과정에서 돈이 한 사람의 계좌를 거쳐 여러 사람에게 흘러가는 구조가 흔하게 만들어집니다. 사업이 순조로울 때 이 구조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이가 틀어지는 순간, 바로 그 계좌가 무기가 됩니다. "내 계좌를 이용해 소득을 숨겼다", "세금 부담을 나에게 떠넘겼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사기 고소장이 접수되면, 그때부터 설명해야 하는 쪽은 돈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계좌를 거쳐가게 한 사람이 됩니다.

최근 저희가 수행하여 불송치, 즉 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사건이 정확히 그런 구조였습니다.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한 조합의 조합원 모집 업무에 관여한 분이었습니다. 고소인은 같은 현장에서 분양대행사 실장으로 일하며 조합원 모집과 그에 따른 분양수수료의 수령·정산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고소장의 요지는 이랬습니다. 의뢰인이 고소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여 자신의 실제 소득을 은닉했고, 그 결과 세금 부담을 고소인에게 전가했으며, 이는 고소인을 기망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힌 사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고소인의 계좌로 수천만 원대의 돈이 오갔다는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었기에, 겉보기에는 제법 그럴듯한 구성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출석요구를 받고 저희를 찾아오셨습니다. 하신 말씀은 간단했습니다.

"그 돈은 제 돈이 아니라 소개해 준 분들에게 나눠준 돈입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어떻게 수사기관이 납득할 형태로 보여주느냐였습니다.

우리가 세운 네 개의 축



첫째, 돈의 흐름을 복원했습니다. 저희는 고소인 계좌의 예금거래내역서를 확보하여 입금과 출금을 한 건씩 대응시킨 지급내역표를 작성했습니다. 어떤 계약자가 언제 어떤 소개인을 통해 들어왔고, 그 계약에 대응하는 수수료가 언제 고소인 계좌로 들어왔으며, 그 돈이 며칠 뒤 어느 소개인에게 얼마가 나갔는지를 한 장의 표로 만든 것입니다. 표가 완성되자 고소인이 수령한 금원의 대부분이 실제 소개인들에게 그대로 지급되었다는 사실이 육안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작업은 법리 검토가 아니라 이 대응표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둘째, 차명계좌라는 프레임 자체를 해체했습니다. 고소인의 논리는 "타인 명의 계좌를 썼으니 소득을 숨긴 것"이라는 단순한 연결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른 사람 명의의 예금계좌를 이용했다는 사정 한 가지만으로 구체적 행위의 동기와 경위 등 정황을 떠나 어느 경우에나 적극적 소득은닉 행위가 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해 왔습니다. 저희는 이 법리를 전면에 세우고, 이 사건에서 계좌 이용의 목적이 분양수수료의 정산이라는 정당한 업무 처리였다는 점, 장부를 허위로 기장하거나 다수의 차명계좌에 돈을 분산하여 순차 입금하는 것과 같은 적극적 은닉의 징표가 전혀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셋째, 사기죄의 구성요건을 하나씩 소거했습니다. 사기죄는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착오, 착오에 기한 처분행위, 재산상 손해, 그리고 그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갖추어져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고소인이 수령한 돈은 자신이 분양대행사 실장의 지위에서 정당하게 수령한 용역대금이었고, 그것을 실제 소개인들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무엇보다 고소인은 그 정산 과정에서 자신의 몫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별도로 받아갔습니다. 손해를 입기는커녕 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기망도 없고 착오도 없으며 손해도 없다면, 남는 구성요건은 하나도 없습니다.

넷째, 고소의 진짜 동기를 드러냈습니다. 이 부분이 사건의 성격을 바꾸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고소인의 가족이 의뢰인에게 돈을 빌려준 뒤 그 반환을 구하는 대여금 청구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여 진행 중이었고, 그 민사소송이 시작된 이후부터 이 사건을 포함한 여러 건의 고소가 연달아 접수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고소인이 문제 삼은 계좌 이용과 금원 수수는 대부분 훨씬 이전에 이루어진 일이었는데,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고소가 제기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간표를 의견서에 그대로 옮겨 적었습니다. 사실관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고소의 목적이 형사처벌이 아니라 채권 회수라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민사분쟁의 형사화를 경계한다는 것

저희는 의견서에서 이른바 '민사분쟁의 형사화'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가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 어느새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습니다. 형사절차가 훨씬 빠르고, 상대방을 압박하기에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법원은 이 흐름을 분명하게 경계해 왔습니다. 한 하급심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사기죄로 폭넓게 의율할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이 사실상 채권자의 사적 추심기관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민사상 채무불이행 법리와 형사상 사기죄 법리는 그 연혁과 입법취지, 요건과 효과가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계약상 의무의 이행불능만을 이유로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정한 국제규약 조항까지 인용한 판시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편취의 범의는 피의자가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의 재력과 환경, 거래의 이행 과정,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법리, 그리고 유죄의 의심이 든다 하더라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없다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결과 — 불송치(혐의없음)

수사기관은 약 넉 달 반의 수사 끝에 의뢰인에 대하여 불송치, 결정 종류로는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통지서에 기재된 이유는 "피의자의 사기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지 않았고, 의뢰인은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사건에서 남는 것

먼저 분양대행이나 업무대행 업무를 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타인 명의 계좌를 거쳐 수수료를 정산하는 관행은 언제든 형사사건의 씨앗이 됩니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각자의 계좌로 직접 정산하고 소개인별 지급확인서를 받아두는 것입니다. 부득이하게 한 계좌를 경유해야 한다면, 최소한 누구 몫의 돈이 언제 들어와 누구에게 나갔는지를 기록한 정산표를 그때그때 남겨두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을 구한 것도 결국 거래내역으로 그 표를 복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사기 고소를 당하신 분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억울하다"는 진술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보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자료의 대응관계입니다. 그리고 고소의 배경에 다른 분쟁이 있다면 그 사실은 반드시 드러내야 합니다. 별건 민사소송의 진행 경과, 고소가 접수된 시점, 문제된 거래가 이루어진 시점. 이 세 가지를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 사건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실무에서 대단히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형사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첫 조사입니다. 조사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자료를 갖춘 상태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과, 조사에서 즉흥적으로 답변한 뒤 수습에 나서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 저희가 조사 이전 단계부터 지급내역표와 거래내역서를 정리해 제출한 것이 넉 달 반 만에 결론을 이끌어낸 이유였습니다.



맺으며

부동산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툼의 상당수는 본질적으로 돈의 정산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다툼이 형사고소의 옷을 입고 찾아오는 순간, 당사자는 사업가가 아니라 피의자가 됩니다. 그 옷을 벗겨내고 사건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 것, 그것이 이런 사건에서 변호인이 하는 일입니다.

부동산·공동주택 분쟁,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사기 고소는 어느 날 갑자기 문자 한 통으로 시작됩니다. 출석요구를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은 대체로 같습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는데요." 문제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과, 그 사실을 수사기관이 납득하도록 구성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데 있습니다.

특히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출석 전에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첫 진술은 되돌릴 수 없고, 사건의 방향은 대개 그 자리에서 정해집니다. 계좌내역과 계약서, 메신저 기록만 있어도 대응의 뼈대는 세울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 (부동산 전문)


※ 본 글은 법무법인 랜드로가 실제로 수행하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사건을 소재로 하되, 의뢰인과 관계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하여 당사자의 이름과 사건번호, 사업장의 명칭, 수사기관 및 구체적 지역 표시를 모두 생략하거나 변경하고 금액을 개략화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형사사건의 결과는 개별 사실관계와 확보된 증거에 따라 달라지며, 본 사례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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