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학원, 이웃 사이에서 미성년자가 다른 아동을 성추행한 사건이 알려지면, 보호자들은 흔히 '가해자도 아이인데 법적으로 어떻게 되나'부터 궁금해합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죄만 떠올리다 보면 형사미성년자 규정 때문에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아동복지법이 정한 성적 학대죄는 가해자가 성인이든 미성년자이든 가리지 않고 적용됩니다. 실제로 대법원도 가해자가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 죄의 적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적용된다'는 것과 '실형을 받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고, 가해자의 나이에 따라 절차와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가 왜 나이를 불문하고 성립하는지, 그리고 미성년 가해자 사건에서 실제로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 — 미성년자 가해 아동 성추행에도 성립하는 범죄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는 "누구든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1호의2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폭행·협박이라는 수단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는 그런 수단성 요건 없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라면 폭넓게 포섭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기서 "아동"은 같은 법 제3조 제1호에 따라 18세 미만인 사람을 말하므로,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 피해자가 모두 이 규정의 보호 대상에 들어갑니다.
미성년자 가해 사건에서 이 죄가 특히 중요해지는 이유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아동·청소년인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반 학생 사이,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동아리 활동 중, 사촌·이웃 관계에서 벌어지는 신체 접촉이 문제 되는 경우 보호자는 우선 형법상 강제추행이 성립하는지부터 따지지만, 폭행·협박의 정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는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요건이 비교적 단순한 만큼, 미성년 가해자 사건에서도 이 조항이 실제 기소·송치의 근거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제17조 제2호)는 폭행·협박이라는 수단 요건 없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며, 위반 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누구든지' 조항과 대법원 판례 — 나이 불문 적용되는 진짜 이유
아동복지법은 제3조 제7호에서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정의만 보면 가해자가 성인이어야만 아동복지법이 적용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적 학대행위를 금지하는 제17조 제2호는 이 정의 규정과는 별개의 조문으로,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할 뿐 가해자를 성인이나 보호자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도6422 판결은 "누구든지 제17조 제2호에서 정한 금지행위를 한 경우 제71조 제1항에 따라 처벌되는 것이고, 성인이 아니라고 하여 위 금지행위규정 및 처벌규정의 적용에서 배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부산고법 2020. 5. 13. 선고 2019노664, 2019전노55 판결)은 미성년자인 피고인의 아동복지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고, 대법원은 그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결국 제17조 제2호가 정한 구성요건 자체는 가해자의 나이와 무관하게 그대로 충족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제3조 제7호(아동학대 정의) —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을 전제로 한 정의 규정.
제17조 제2호(금지행위) — "누구든지"로 시작해 주체를 성인·보호자로 제한하지 않음.
제71조 제1항 제1호의2(처벌) — 제17조 제2호 위반자는 나이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
형사미성년자라도 예외 없이 처벌될까 — '적용'과 '형사처벌'은 다른 문제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가 나이를 불문하고 '적용'된다고 해서, 모든 가해자가 똑같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해 형사미성년자에게는 형벌을 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만 14세 미만 가해자(촉법소년)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더라도 형사재판에서 징역이나 벌금형을 선고받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정하고 있어, 촉법소년이라도 소년부로 송치되어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인 가해자(범죄소년)는 형사책임능력이 있어 원칙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만, 소년법 제49조에 따라 검사가 수사 결과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형사기소 대신 소년부에 송치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같은 아동복지법 위반 행위라도 가해자가 몇 세인지에 따라 형사재판, 소년부 보호처분, 둘 다 가능한 구간으로 절차 자체가 갈립니다.
14세 미만(촉법소년) — 형법 제9조로 형사처벌 불가.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 보호처분 가능.
14세 이상 19세 미만(범죄소년) — 형사책임능력 인정, 원칙적으로 형사처벌 대상. 다만 검사가 소년법 제49조에 따라 소년부로 송치할 수도 있음.
19세 이상 — 성인과 동일하게 일반 형사절차 적용.
아동복지법 위반죄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는 나이를 가리지 않지만, 실제 형사처벌 여부는 형법상 형사책임능력 기준인 만 14세를 경계로 갈린다.
가해자가 또래 미성년자일 때 — 아동학대처벌법과 갈라지는 지점
아동학대 사건이라고 하면 흔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상 응급조치·피해아동보호명령 같은 강력한 절차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는 "아동학대범죄"를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서" 형법·아동복지법 등에 열거된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부모·교사처럼 피해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지 않은 또래 학생이나 지인이라면, 그 행위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 위반죄로는 그대로 성립하더라도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범죄"의 정의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이는 실무 절차에서 꽤 크게 나타납니다. "아동학대범죄"에 해당하면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응급조치·임시조치로 가해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즉시 격리하거나 접근을 금지할 수 있고, 별도의 아동보호사건 절차가 진행됩니다. 반면 또래 미성년자에 의한 성적 학대행위는 이러한 특례 절차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통상의 형사·소년보호 절차(수사기관 신고 → 경찰·검찰 조사 → 나이에 따라 형사기소 또는 소년부 송치)로 진행되고, 학교에서 일어난 사안이라면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가 별도로 병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범죄" —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 한정(제2조 제4호).
또래·지인 등 비보호자 가해자 — 아동복지법위반죄는 성립하나 아동학대처벌법상 응급조치·임시조치 등 특례의 직접 대상은 아님.
학교 내 사안 — 형사·소년보호 절차와 별도로 학교폭력예방법상 심의위원회 절차 병행 가능.
다른 범죄와 함께 의율되는 구조 — 강제추행·준강제추행과의 경합
미성년 가해자에 의한 아동 성추행 사건은 아동복지법 위반죄 하나로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신체를 추행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가 함께 검토되고, 피해아동이 13세 미만이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준강제추행 규정이 우선 적용되어 형량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폭행·협박 없이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였다면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만 단독으로 문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검사가 사실관계에 따라 이들 죄를 함께 기소하고, 법원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지(상상적 경합) 또는 별개 행위로 각각 성립하는지(실체적 경합)를 가려 형을 정합니다. 가해자가 소년이라면 이 판단은 소년부의 보호처분 종류를 정하는 데에도, 형사법원의 양형에도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만 따로 떼어 대응하기보다, 사건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죄명을 함께 파악하고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 신고부터 처분까지
예를 들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같은 학교 저학년 학생을 방과후 교실에서 신체 접촉으로 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가해 학생이 만 12세라면 촉법소년에 해당해 경찰 조사 후 사건이 관할 소년부로 송치되고, 소년부는 조사·심리를 거쳐 보호관찰이나 수강명령 등 보호처분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반면 가해 학생이 만 15세인 중학생이라면 형사책임능력이 인정되어 경찰·검찰 수사를 거쳐 원칙적으로 기소 여부가 판단되고, 검사가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보면 소년법 제49조에 따라 사건을 소년부로 넘길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초기 대응이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피해아동 보호자 입장에서는 사건 초기 진술 과정에서 아이의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해자 측 보호자라면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사과·상담·치료 연계)와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두는 것이 소년부나 수사기관의 판단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사건이 소년부로 가느냐 형사법원으로 가느냐, 그 과정에서 어떤 자료가 제출되느냐에 따라 최종 처분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므로, 단계마다 필요한 대응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해자가 만 13세인 촉법소년이면 아동복지법위반으로 처벌받지 않나요?
A. 형법 제9조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징역이나 벌금형을 선고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되어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Q. 아동복지법위반죄와 형법상 강제추행죄를 동시에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한 추행이라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가 함께 검토되고, 사실관계에 따라 두 죄가 상상적 경합이나 실체적 경합으로 함께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아동이 13세 미만이라면 성폭력처벌법상 가중 규정이 우선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가해자가 또래 학생이어도 접근금지 같은 조치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동학대처벌법상 응급조치·임시조치는 원칙적으로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에 적용되는 절차라 또래 가해자에게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학교 내 사안이라면 학교폭력예방법상 심의위원회를 통해 분리조치나 접촉 제한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Q.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소년부의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보호적 성격의 처분이어서 일반적인 형사처벌과 같은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다만 처분 종류와 이후 기록 관리 방식에 따라 실무상 취급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사안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피해아동 보호자는 형사 신고 외에 무엇을 할 수 있나요?
A. 경찰 신고와 별도로 학교 내 사안이라면 학교폭력 신고 절차를 병행할 수 있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상담기관을 통해 피해아동의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가해자가 성인과 미성년자 여러 명이 함께 가담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공동으로 가담한 경우 각자의 가담 정도와 나이에 따라 책임이 별도로 판단됩니다. 성인 가담자는 통상의 형사절차로, 미성년 가담자는 나이에 따라 형사절차 또는 소년보호절차로 나뉘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아동복지법 성적 학대죄는 가해자가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적용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이 확립한 법리입니다. 다만 이 '적용'이 곧바로 형사처벌을 의미하지는 않고, 가해자가 촉법소년인지 범죄소년인지에 따라 소년부 보호처분과 형사처벌 사이에서 절차 자체가 크게 갈립니다. 미성년자가 연루된 아동 성추행 사건일수록 죄명 하나만 보고 대응하기보다, 적용될 수 있는 법조문과 절차 전체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원지검 관할처럼 소년 사건이 꾸준히 접수되는 지역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미성년자인 사건에서 보호자들이 초기 대응 방향을 잘못 잡아 이후 절차에서 불리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진술 정리, 증거 확보, 소년부·수사기관 대응까지 단계별로 미리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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