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이 죽었는데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상권이 죽었는데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임대차계약일반/매매

상권이 죽었는데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쇼핑과 배달 소비가 늘고 인근 대형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옮겨가면서, 몇 년 사이 매출이 반토막 나거나 아예 폐업이 잇따르는 상가 골목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받다 보면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장사가 안 되니 임대인도 알아서 좀 깎아주겠지”, “계약서에 자동 인상 조항이 없으니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임대인에게 정식으로 감액을 요구조차 하지 않은 채 월세만 밀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아무런 의사표시 없이 시간이 흐르면 상권이 죽었다는 사정만으로 차임이 저절로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연체 차임만 쌓여 계약 해지와 명도소송의 위험이 커집니다.

민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경제사정이 변동돼 기존 차임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게 됐을 때 임차인이 스스로 감액을 청구할 수 있는 형성권을 인정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 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임대료를 낮추거나 연체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권 침체를 이유로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요건, 그리고 임대인이 순순히 응하지 않을 때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권이 침체됐다는 사정만으로 임대료가 저절로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임대료 감액은 임차인이 스스로 요구해야 비로소 시작되는 권리이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628조는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가건물을 빌린 경우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가 이를 더 구체화해, 조세·공과금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은 물론 감염병 확산과 같은 사유로 상당하지 않게 된 경우까지 감액 청구의 근거로 인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상권이 침체됐다’는 사실 자체가 차임을 낮춰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정을 근거로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감액을 청구해야 비로소 절차가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청구 없이 임차인이 스스로 판단해 차임을 줄여서 입금하면, 그 부족분은 그대로 연체로 잡혀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어차피 임대인도 사정을 알 텐데”라며 별다른 조치 없이 몇 달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간의 차임은 감액청구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그대로 지급 의무가 남습니다. 감액을 받으려면 늦어도 상권 침체가 뚜렷해진 시점에 임대인에게 명확한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상권 침체가 임대료를 자동으로 낮춰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정을 근거로 임차인이 먼저 감액을 청구해야 비로소 효력이 생깁니다.


2. 감액 통보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순간부터 낮아진 차임이 곧바로 적용됩니다

차임감액청구권은 형성권이라 임대인의 동의나 법원 판결 없이도 통보가 도달한 시점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차임감액청구권은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비로소 생기는 권리가 아니라, 임차인의 청구가 임대인에게 도달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형성권입니다. 임대인의 동의나 승낙은 필요하지 않고, 임대인이 거부하거나 무시해도 청구의 효력 자체는 이미 발생한 상태로 남습니다.

다만 감액되는 ‘액수’까지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이 곧바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과 협의가 안 되면 결국 조정이나 소송을 거쳐 적정한 차임이 확정되는데, 이때도 확정된 차임은 재판이 끝난 시점이 아니라 임차인의 감액 청구 의사표시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시점으로 소급해 적용됩니다.

이 법리는 원래 임대인의 차임 증액청구를 다룬 사건에서 확립됐지만, 민법 제628조가 증액과 감액을 같은 조문에서 나란히 규정하고 있어 감액청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민법 제628조에 의하여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액을 청구하였을 때에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여 법원이 결정해 주는 차임은 그 증액청구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액된 차임에 대하여는 법원 결정 시가 아니라 증액청구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를 그 이행기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5다239508, 2015다239515 판결).

이 판시를 감액청구에 대입하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상권 침체로 차임을 낮춰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시점부터 법원이 정한 적정 차임이 소급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언제 의사표시를 했는지가 실제로 돌려받는 금액을 좌우하므로, 구두로 요청하기보다 내용증명 등 도달 시점이 명확히 남는 방법으로 청구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감액 청구가 도달한 시점부터 낮아진 차임의 효력이 소급해서 발생합니다.


3. 매출이 줄었다는 느낌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자료로 사정변경을 증명해야 인정됩니다

일시적인 매출 부진이 아니라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임을 임차인이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가 요구하는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는 임차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어려움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과 조정위원회는 계약 체결 당시에는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단순히 “장사가 예전보다 안 된다”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감액을 청구하려면 계약 당시와 비교해 상권이 실제로 침체됐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실무적으로 유용한 자료로는 카드매출 통계나 부가가치세 신고자료로 확인되는 매출 감소 추이, 인근 상가의 공실률 변화, 주변 시세와 비교한 임대료 수준, 유동인구·상권 조사 통계 등이 있습니다. 특정 대형 점포의 폐업이나 재건축·재개발로 상권 자체가 빠르게 무너진 경우라면 그 경위를 입증하는 것이 특히 유리합니다.

반대로 임차인 본인의 경영 부실, 즉 서비스 품질 저하나 홍보 부족처럼 상권과 무관한 사정으로 매출이 줄어든 경우는 감액 요건인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임대인 측에서도 이런 사정을 들어 감액청구에 다투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권 전체의 침체라는 점을 객관적 통계로 보여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일시적인 매출 부진이 아니라, 계약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상권 전체의 사정변경임을 자료로 증명해야 감액이 인정됩니다.


4. 증액에는 5%의 상한이 있지만, 감액에는 상한이 없고 협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확정됩니다

감액에는 법정 상한이 없지만, 협의가 안 되면 결국 법원이 적정 차임을 정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차임을 올릴 때는 시행령으로 상한을 두어, 청구 당시 차임의 100분의 5를 초과해 증액을 청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차임을 낮출 때는 이런 상한 규정이 없습니다. 감액청구는 경제사정의 변동이 인정되는 한, 실제로 상당하지 않게 된 차이만큼 낮춰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한이 없다고 해서 임차인이 원하는 금액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감액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결국 조정위원회의 조정이나 법원의 소송을 거쳐 적정한 차임이 얼마인지를 다투게 되고, 법원은 앞서 본 매출·공실률·시세 자료를 종합해 상당한 차임을 새로 정합니다.

한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2는 별도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3개월 이상의 집합금지·제한조치로 폐업신고를 한 임차인에게 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합니다. 이는 차임을 낮추는 감액청구권과는 성격이 다른 권리로, 상권 침체가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폐업까지 이르렀다면 감액이 아니라 해지를 검토할 사안인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임대인이 감액을 거부하면 조정과 소송으로 이어지며,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내용증명 발송부터 조정, 소송까지 순서를 지켜 진행해야 감액의 효력을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상가 임대료 감액 사건은 통상 ①임대인에게 상권 침체와 매출 감소 자료를 근거로 감액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 → ②임대인과 협의가 안 되면 임차 상가 소재지를 관할하는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수원 지역이라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수원지부 등)에 조정을 신청 → ③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임차물 소재지 관할 법원(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차임감액 확인 등의 민사소송을 제기 → ④법원이 매출·공실률·시세 자료를 종합해 상당한 차임을 정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임대인이 오히려 연체를 이유로 계약 해지·명도소송을 먼저 걸어오는 경우도 있어,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임차인이 방어적인 입장에 놓이기 쉽습니다.

상권 침체로 임대료 부담이 커졌다면, 감정적으로 임대인과 다투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갖춰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임대차계약서에 차임 조정에 관한 별도 조항이 있는지, 있다면 그 절차를 먼저 따를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카드매출·부가세 신고자료로 계약 체결 시점과 현재의 매출 추이를 비교하고, 인근 상가의 공실률·시세 변화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3. 감액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작성해 도달 시점을 명확히 남기고, 임대인의 답변 여부와 시점을 기록해 둡니다.

이렇게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가임대차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감액청구의 효력 발생 시점을 명확히 하면서 조정과 소송 중 어느 절차가 더 유리한지도 함께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상권이 침체돼 매출이 줄어도, 임차인들은 “그래도 계약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 때문에 정식으로 감액을 요구하는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연체만 쌓이면 오히려 계약 해지의 위험을 자초하게 됩니다.

임대료 부담에 시달리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하소연보다, 상권이 실제로 침체됐음을 뒷받침하는 매출·공실률 자료를 정리하고 내용증명으로 도달 시점을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감액 요구를 받은 임대인 입장에서도 “상권이 안 좋은 게 내 탓은 아니다”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그 사정변경이 실제로 예견할 수 없었던 것인지, 임차인 개인의 경영 부실은 아닌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저는 임대료 감액을 청구하는 임차인과, 그 청구에 대응해야 하는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상권 침체로 임대료 부담이 커졌다면, 의사표시를 미루는 그 시간만큼 손해가 쌓입니다.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이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권이 침체된 것 같긴 한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매출이 줄어야 감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법에 정해진 정확한 수치 기준은 없습니다. 계약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인지를 매출·공실률·시세 자료로 종합 판단하므로, 감소율이 클수록, 그 원인이 상권 전체의 침체라는 점이 뚜렷할수록 인정받기 유리합니다.

Q. 감액을 청구하면 그날부터 낮아진 차임을 내면 되나요?

A. 청구의 효력은 임대인에게 도달한 시점부터 발생하지만, 구체적인 감액 금액은 협의나 조정·소송을 통해 정해집니다. 다만 확정된 차임은 재판이 끝난 시점이 아니라 청구가 도달한 시점으로 소급 적용됩니다.

Q. 임대인이 감액 요구를 계속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임대인이 응하지 않으면 임차 상가 소재지의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곧바로 관할 법원에 차임감액 확인 등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적정 차임을 정할 수 있습니다.

Q. 이미 밀린 월세도 감액청구로 줄어드나요?

A. 감액청구의 효력은 청구 의사표시가 도달한 시점 이후의 장래 차임에 대해서만 발생합니다. 그 이전에 이미 밀린 차임은 원래 약정된 금액대로 지급 의무가 남으므로, 늦기 전에 청구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코로나19 때처럼 아예 영업을 못 하게 된 것은 아닌데, 그래도 폐업을 고려 중입니다. 감액청구와 해지권 중 무엇을 알아봐야 하나요?

A. 감액청구권은 영업을 계속하면서 차임 부담을 낮추는 권리이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2의 해지권은 감염병예방법상 3개월 이상 집합금지·제한조치로 폐업신고까지 한 경우에 한해 계약 자체를 끝내는 권리입니다.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검토할 권리가 달라집니다.

Q. 감액청구를 하면 임대인이 계약 해지나 재계약 거절로 대응할 수도 있나요?

A. 적법한 감액청구 자체는 계약 해지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감액 요구 과정에서 임차인이 스스로 차임을 줄여 내 연체가 발생하면 그 연체를 이유로 해지나 명도소송이 제기될 수 있어, 청구와 실제 납부는 구분해서 관리해야 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상담받는 것이 좋은가요?

A. 내용증명을 보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청구 시점이 이후 소급 적용 범위를 결정하고, 어떤 자료를 갖춰야 조정·소송에서 유리한지도 초기에 정리해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