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사기·경매로 넘어가는 주택이 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임차인분들의 상담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확정일자도 받아뒀으니 순서대로 다 받겠지”라고 안심하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매가 진행돼 배당표를 받아보면, 선순위 근저당권 때문에 확정일자 순위로는 한 푼도 못 받는 상황이 되고서야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이라는 별도의 제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산정 기준을 일관되고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확정일자보다 순위가 앞선다는 점에서 강력한 보호 장치이지만, 요건을 놓치거나 금액 산정 구조를 모르면 기대한 만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에서는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이 지역별로 얼마까지 보호되는지, 그리고 실제 수령액이 어떤 변수들로 줄어들 수 있는지 최근 시행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최우선변제금은 확정일자가 없어도 다른 담보권자보다 앞서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는 제도입니다
확정일자를 받지 못했어도, 소액임차인이라면 인도와 전입신고만으로 최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는 임차인이 보증금 중 일정액에 관해서는 다른 담보물권자보다도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권”이고, 흔히 확정일자를 받아야만 순위를 확보한다고 알고 있는 우선변제권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권은 등기된 순위에 따라 밀리지만, 최우선변제권은 애초에 은행 근저당권보다도 먼저 배당됩니다. 다만 그 대신 보호받는 금액에 상한이 있고, 아래에서 살펴볼 지역별 한도 안에서만 인정됩니다.
이 권리를 행사하는 데 필요한 것은 확정일자가 아니라 주택의 인도(입주)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이라는 대항요건, 그리고 경매절차에서의 배당요구입니다.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못 받았거나, 계약서 자체가 부실하게 작성됐더라도 이 요건만 충족하면 최우선변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최우선변제권은 확정일자와 무관하게,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라는 대항요건만으로도 다른 담보권자보다 앞서 인정되는 별도의 권리입니다.
2. 최우선변제권을 인정받으려면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가 배당요구 시점까지 계속 유지되어야 합니다
우선변제권 취득 시뿐 아니라 배당요구 종기까지 대항요건이 끊기지 않아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 “계속성”입니다. 이사 갈 집이 정해져서 먼저 전출신고를 하거나, 회사 발령 등으로 잠시 다른 곳에 주민등록을 옮겨두는 경우 최우선변제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요건의 존속 기간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시방법이 없는 주택임대차에 있어서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우선변제의 요건은 그 우선변제권 취득시에만 구비하면 족한 것이 아니고, 배당요구의 종기인 경락기일까지 계속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5다44597 판결).
지금의 민사집행법 체계에서는 “경락기일”이 “매각기일” 및 법원이 정하는 “배당요구의 종기”로 바뀌었지만, 그 취지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전입신고와 실제 거주를 그 시점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애초에 최우선변제 대상 자체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하려면 경매절차에서 별도로 배당요구를 해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이 유효하다는 사정만으로 법원이 알아서 배당해주지 않기 때문에, 배당요구종기를 놓치면 실체법상 권리가 있어도 지급받지 못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확정일자와 달리 별도 서류 없이 인정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인도·전입신고 상태를 배당요구 종기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3. 보호받는 보증금 한도와 최우선변제금 액수는 지역에 따라 최소 2천500만원에서 최대 5천500만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서울은 최대 5천5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최대 2천500만원까지 순위와 무관하게 먼저 받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10조·제11조는 지역별로 “소액임차인으로 인정되는 보증금 한도”와 “실제 최우선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각각 정해두고 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특별시는 보증금 1억6천500만원 이하인 임차인이 소액임차인에 해당하고, 최우선변제금은 최대 5천500만원입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세종·용인·화성·김포는 보증금 1억4천500만원 이하, 최우선변제금 최대 4천800만원입니다. 그 밖의 광역시(과밀억제권역 포함 지역·군지역 제외)·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은 보증금 8천500만원 이하, 최우선변제금 최대 2천800만원이고, 그 외 지역은 보증금 7천500만원 이하, 최우선변제금 최대 2천500만원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한도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날짜가 아니라 그 주택에 최초로 설정된 근저당권 등 담보물권의 설정 당시 시행되던 시행령을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한도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상향돼 왔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시점 기준의 한도를 적용받는지는 등기부등본상 최초 담보물권 설정일을 확인해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지역별 한도표에 나온 숫자가 곧 “얼마까지 보호되는지”에 대한 1차 답이지만, 적용 기준 시점에 따라 실제로 적용되는 액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표에 적힌 금액이 전부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주택가액의 2분의 1과 다른 세입자와의 안분에 따라 실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최우선변제금 총액이 주택가액의 절반을 넘으면, 각자의 몫은 비율대로 깎여서 지급됩니다.
시행령 제10조 제2항은 임차인의 최우선변제금이 “주택가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면 그 절반까지만 우선변제권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앞서 본 한도표의 숫자는 상한일 뿐이고, 경매로 넘어간 주택 자체의 가치가 작으면 그보다 적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주택가액”에는 건물뿐 아니라 대지의 가액도 포함됩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
대지에 관한 저당권의 실행으로 경매가 진행된 경우에도 그 지상 건물의 소액임차인은 대지의 환가대금 중에서 소액보증금을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나, 이와 같은 법리는 대지에 관한 저당권 설정 당시에 이미 그 지상 건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저당권 설정 후에 비로소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는 소액임차인은 대지의 환가대금에 대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수 없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101275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다25532 판결의 법리).
또한 하나의 주택에 소액임차인이 여러 명이고 이들의 최우선변제금을 모두 합한 금액이 주택가액의 2분의 1을 넘으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 임차인의 최우선변제금 비율대로 나눠 갖게 됩니다(시행령 제10조 제3항). 예컨대 다가구주택 한 채에 방마다 세입자가 있는 경우, 주택가액의 절반이 1억원인데 세입자들의 최우선변제금 합계가 1억3천만원이라면, 각자는 한도표상 금액이 아니라 그 비율만큼 줄어든 금액을 받게 됩니다. 같은 세대 구성원끼리는 임차인 여러 명이라도 1명으로 보아 보증금을 합산합니다(같은 조 제4항).
한도표의 금액은 “최대치”이고, 실제로 받는 돈은 그 주택의 가치와 함께 경매에 넘어간 다른 소액임차인의 수에 따라 다시 계산됩니다.
5. 경매 절차에서 최우선변제금을 놓치지 않으려면 배당요구종기 전에 서류를 갖춰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서가 아니라 배당요구서를 제출해야 하는 절차이므로, 종기를 놓치면 최우선변제금 자체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절차는 대략 다음과 같이 흘러갑니다. ①담보권자(은행 등)가 관할 법원(수원 소재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경매를 신청해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②법원이 현황조사와 함께 배당요구종기를 정해 공고하며, ③임차인은 그 종기 전까지 임대차계약서·주민등록등본 등을 갖춰 배당요구를 하고, ④매각(경락) 후 배당기일에 배당표에 따라 각자의 몫이 지급됩니다. 배당요구종기는 통상 첫 매각기일 이전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경매개시 사실을 늦게 알수록 대응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임차 중인 주택에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는 통지를 받았다면, 다음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부등본으로 그 주택에 최초로 설정된 근저당권 등 담보물권의 설정일을 확인하고, 자신의 전입일자와 비교해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어느 시점 기준의 한도가 적용되는지 확인합니다.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배당요구종기를 확인하고, 그 전에 임대차계약서·주민등록등본·임차주택 인도 관련 자료를 갖춰 배당요구서를 제출합니다.
배당표가 나오면 자신에게 배분된 금액이 지역별 최우선변제금 한도, 주택가액의 2분의 1, 다른 소액임차인과의 안분 비율에 맞게 산정됐는지 대조하고, 이상이 있으면 배당기일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 자료들을 미리 정리해두면, 배당표에 문제가 있을 때 즉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실제 회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마치며
경매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계약대로 살고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등기부등본 확인이나 배당요구 준비를 미루다가, 법원에서 경매개시 통지서를 받고서야 당황해 상담을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을 지키려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확정일자 순위만 믿지 말고, 자신이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배당요구종기가 언제인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근저당권자나 후순위 채권자 입장에서는, 임대차 계약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전입일자가 담보물권 설정일보다 앞서는지를 다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서류 하나하나의 날짜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저는 소액임차인으로서 최우선변제금을 지키려는 쪽과, 반대로 그 범위를 다투는 채권자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기부등본상 날짜와 배당요구 서류의 완성도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배당요구종기는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는데도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최우선변제권은 확정일자가 아니라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라는 대항요건만으로 인정되는 별도의 권리입니다. 다만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Q. 제 보증금이 지역별 한도를 조금 넘으면 아예 보호받지 못하나요?
A. 그렇습니다. 시행령상 보증금 한도(예: 그 밖의 지역 7천500만원)를 넘으면 소액임차인 자체에 해당하지 않아 최우선변제금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확정일자에 따른 순위대로만 배당받게 됩니다.
Q. 같은 집에 세입자가 여러 명이면 각자 한도액을 전부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각 세입자의 최우선변제금을 합한 금액이 주택가액의 2분의 1을 넘으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자의 최우선변제금 비율대로 나눠 갖게 되어 한도표상 금액보다 적게 받을 수 있습니다.
Q. 계약 갱신 중에 집주인이 새로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어느 시점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A. 소액임차인 해당 여부와 적용 한도는 원칙적으로 그 주택에 최초로 설정된 담보물권의 설정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등기부등본상 최초 근저당권 설정일을 확인해야 정확한 기준을 알 수 있습니다.
Q. 배당요구종기를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A. 실체법상 최우선변제권이 있더라도 그 기간 내에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배당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경매개시 통지를 받으면 법원 경매정보에서 배당요구종기를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이사를 앞두고 잠시 다른 곳에 전입신고를 옮겨도 괜찮나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대항요건인 인도와 전입신고는 우선변제권 취득 시뿐 아니라 배당요구종기까지 계속 유지되어야 하므로, 그 기간 중 전출하면 최우선변제권 자체가 부인될 위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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