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 없는 투자수익 약정, 이자제한법 연 20%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
원금보장 없는 투자수익 약정, 이자제한법 연 20%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
법률가이드
대여금/채권추심계약일반/매매

원금보장 없는 투자수익 약정, 이자제한법 연 20%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매달 확정 수익을 지급하겠다는 투자 제안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갖게 됩니다. 수익률이 연 20%를 훌쩍 넘는데, 이자제한법 위반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분쟁이 벌어지면 상당수의 사건에서 이자제한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원금을 보장하지 않고 손익을 함께 나누기로 한 약정이라면, 거기서 오가는 돈은 애초에 이자제한법이 규율하는 '이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원금보장 없는 투자 수익약정이 왜 연 20% 상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지, 그 경계가 실무에서 어떻게 갈리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려면 먼저 '금전소비대차'여야 한다

이자제한법은 이자의 적정한 최고한도를 정해 국민경제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는 법입니다(이자제한법 제1조). 그런데 이 법이 규율하는 대상은 아무 금전거래가 아니라 제2조 제1항이 정한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 즉 금전소비대차입니다. 돈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뒤 원금과 함께 그 사용의 대가인 이자를 확정적으로 돌려받기로 하는 계약이라야 이 법의 최고이자율 제한(현재 연 20%)이 걸리고, 그 상한을 넘는 부분은 제2조 제3항에 따라 무효가 되며, 이미 초과 지급된 부분은 제2조 제4항에 따라 원본에 충당되거나 반환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문제는 이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 계약도 많다는 데 있습니다. 돈을 내놓는 사람이 원금 회수를 보장받지 못하고, 사업이 잘되면 이익을 나누고 잘 안되면 손실도 함께 떠안기로 한 약정이라면, 거기서 지급되는 돈은 원금 사용의 대가로서의 '이자'가 아니라 사업 성과에 따른 '이익배분금'입니다. 이자제한법 제2조는 문언 자체가 금전소비대차라는 계약유형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애초에 그 유형에 들지 않는 손익분배형 투자약정에는 최고이자율이라는 개념도, 초과분 무효라는 법리도 적용될 자리가 없습니다.

이자제한법은 '얼마를 주기로 했는가'가 아니라 '그 계약이 금전소비대차인가'를 먼저 묻는다 — 이 전제를 통과하지 못하면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최고이자율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여금인지 투자금인지 — 법원이 실제로 보는 기준

그렇다면 특정 약정이 소비대차인지 투자계약인지는 무엇으로 가르는가가 핵심입니다.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42538 판결은 금전소비대차와 구별되는 투자계약의 본질이 수익 발생의 불확실성 내지 투자금 회수의 위험성에 있다고 보고, 이 불확실성·위험성을 주된 요소로 삼아 원금 및 그 대가의 보장 여부, 원금에 대한 대가와 투자 수익 사이의 관련성, 투자자가 사업에 실제로 관여했는지, 금전 지급의 경위와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기준을 실무 언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됩니다. 사업이 손실을 봐도 약속한 금액을 그대로 받는가, 아니면 사업 실적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가. 원금은 만기에 무조건 돌려받기로 되어 있는가, 아니면 사업 청산 결과에 따라 일부만 돌려받을 수도 있는가. 투자자가 경영에 관여하거나 정기적으로 사업보고를 받는가, 아니면 순수히 돈만 내고 관여하지 않는가. 이런 요소들이 '손실 위험을 분담하지 않는 확정 대가'쪽으로 쏠려 있으면 소비대차로, '손익을 함께 나누는 구조'쪽으로 쏠려 있으면 투자계약으로 판단됩니다.

  • 원금반환이 사업의 성패와 무관하게 확정되어 있는지

  • 지급금액이 매번 고정인지, 사업 실적에 따라 변동하는지

  • 손실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도 그 손실을 실제로 분담하는지

  • 투자자가 사업 운영에 관여하거나 경영정보를 받는지

  • 애초에 돈을 주고받게 된 경위와 동기가 무엇인지

원금보장 없는 투자에 이자제한법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이유

민법상 조합계약(민법 제703조)이나 상법상 익명조합(상법 제78조)은 출자자가 사업의 손익을 함께 나누는 것을 본질로 합니다. 원금보장이 없다는 것은 단순한 계약 문구가 아니라, 투자자가 대주가 아니라 사업의 위험을 함께 지는 당사자라는 의미입니다. 이자제한법이 규율하려는 상황은 대주가 위험을 지지 않고 확정된 대가만을 받아가는 구조인데, 원금보장 없는 손익분배형 투자약정은 이 전제 자체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원금보장 없는 투자 수익약정에서는, 지급된 돈의 명칭이 '수익금'이든 '배당금'이든 이자제한법 제2조가 말하는 '이자'로 취급되지 않고, 그 결과 연 20% 최고이자율도, 초과분 무효 법리도 처음부터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 결론은 원금보장이 없다는 문구가 계약서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구조대로 이행되었는지가 다음 쟁점입니다.

반대로 확정 지급을 보장하면 소비대차로 재구성된다 — 2024년 대법원 판결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다272289 판결은 이 경계를 한층 명확히 했습니다. 약정 내용 자체에서 원금 전액 반환을 정하면서, 사업의 성공이나 이익 발생 같은 조건 충족과 결부시키지 않은 일정한 금전의 지급까지 확정적으로 보장했다면, 계약서에 '투자'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금전소비대차계약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원금반환과 대가 지급이 실제로 확정적인지가 판단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이 판례를 뒤집어 읽으면 원금보장 없는 투자약정이 왜 연 20% 상한을 받지 않는지가 더 선명해집니다. 원금 전액 반환이 확정되어 있지 않고, 지급되는 금전이 사업 성공이나 이익 발생이라는 조건에 실제로 연동되어 있다면, 이 판례가 소비대차로 보는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계약서에는 '투자'라고 써놓고도 실제로는 손실 유무와 무관하게 매번 동일한 금액을 지급해왔다면, 법원은 그 이행 실태를 근거로 실질을 소비대차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원금 전액 반환과 조건 없는 확정 지급을 동시에 보장하면 '투자'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소비대차로 재구성될 수 있다 — 원금보장이 없고 지급이 사업 성과에 실제로 연동되어야 비로소 최고이자율 규정에서 벗어난다.

실제 사례로 보는 경계선

두 구조를 나란히 놓아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매달 원금의 3%를 사업 실적과 무관하게 지급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원금 전액을 그대로 돌려주기로 한 약정이라면, 이는 2023다272289 판결이 말한 '조건 없는 확정 지급 + 원금 전액 반환 보장' 구조에 가깝습니다. 이런 경우 계약서 제목이 '투자계약서'라 해도 실질은 소비대차로 판단되어, 3%가 연 환산 20%를 넘으면 초과분이 무효가 되고 이미 낸 돈은 원본에 충당되거나 반환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매달 지급액이 그달 매출이나 순이익에 연동해 변동하고, 사업이 적자를 내면 지급이 줄거나 없어질 수 있으며, 청산 시 잔여재산이 부족하면 원금도 그 비율만큼만 돌려받는다는 조항이 실제로 적용되는 구조라면, 이는 손익을 함께 나누는 진짜 투자계약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에는 평균 수익률이 연 20%를 넘더라도 이자제한법이 다룰 대상이 아니므로 최고이자율 위반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결국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실제 지급이 그 문구대로 이행되어 왔는지가 분쟁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이자제한법을 피한다고 끝이 아니다 — 유사수신행위라는 함정

원금보장 없는 구조로 설계하면 이자제한법 부담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규제에 걸릴 수 있습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나 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장래에 출자금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의 지급을 약정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합니다. 즉 이자제한법을 벗어나려고 원금보장을 없애 놓고도, 정작 투자자를 모집하는 단계에서 "원금은 무조건 보장됩니다"라거나 "확정 수익 몇 %를 드립니다"라고 광고했다면, 그 모집행위 자체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자제한법 회피와 유사수신행위 회피는 서로 반대 방향의 요건을 요구합니다. 이자제한법을 피하려면 원금보장과 확정 지급을 계약과 실제 이행 양면에서 없애야 하고, 유사수신행위를 피하려면 애초에 원금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며 불특정 다수에게서 자금을 모으지 않아야 합니다. 자금을 모집하는 쪽이라면 모집 단계의 안내 문구와 실제 계약 구조가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 반드시 함께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계약서 문구보다 이행 실태가 우선한다 — 분쟁 시 준비할 자료

돈을 돌려받지 못한 쪽이 이를 대여금이라 주장하고 상대방이 투자금이라 다투는 경우,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는 쪽에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단순히 송금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소비대차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쉽게 단정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 체결 당시 주고받은 약정서·문자·통화 내용, 실제 지급이력, 손실 발생 시 실제로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관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자금을 제공하는 쪽이든 받는 쪽이든, 계약서를 쓸 때부터 실질에 맞게 조항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짜 투자라면 손실분담 조항을 명확히 넣고 실제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그 조항대로 처리한 이력을 남겨야 하고, 확정 대가를 약속할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소비대차임을 인정하고 이자제한법의 최고이자율 범위 안에서 이자를 정하는 편이 분쟁을 줄이는 길입니다. '투자'라는 이름만 붙이고 실제로는 확정 이자를 지급해 온 구조는, 정작 분쟁이 생겼을 때 계약서 명칭이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원금보장 없음'이라고만 적으면 이자제한법을 피할 수 있나요?

A. 문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은 실제 지급이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이뤄졌는지, 손실이 발생했을 때 그 조항대로 실제 손실 분담이 있었는지까지 함께 봅니다. 문구와 다르게 확정 지급이 실질적으로 이뤄졌다면 소비대차로 재구성될 수 있습니다.

Q. 투자수익률이 연 20%를 넘으면 그 자체로 위법인가요?

A. 이자제한법의 최고이자율 제한은 금전소비대차에만 적용되므로, 원금보장 없이 손익을 함께 나누는 진짜 투자계약이라면 수익률이 20%를 넘어도 그 자체로 이자제한법 위반은 아닙니다. 다만 자금 모집 방식에 따라 유사수신행위 등 다른 규제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투자금이라고 냈는데 상대방이 손실을 이유로 원금도 못 준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A. 계약의 실질이 진짜 손익분배형 투자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체결 경위, 실제 지급이력, 손실 처리 방식을 근거로 실질이 확정 지급 약정이었음을 증명하면 소비대차로 보아 원금반환을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Q. 계약서 제목이 '투자계약서'였는데도 소비대차로 인정된 사례가 있나요?

A. 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원금반환의 확정 여부, 확정 지급이 사업 성패와 무관한지 등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원금 전액 반환과 조건 없는 확정 지급을 함께 보장한 사안에서, '투자계약서'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금전소비대차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Q. 계약서에 손실분담 조항만 있으면 무조건 투자계약으로 인정되나요?

A. 조항의 존재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그 조항이 실행되었는지, 지급금액이 사업 실적에 따라 실제로 변동했는지 등 이행 실태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원금보장 없는 구조로 자금을 모집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A. 이자제한법 부담은 줄어들지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확정 수익이나 원금 회수를 강조해 모집하면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걸릴 수 있습니다. 모집 단계의 안내 문구와 실제 계약 구조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지는 계약서 제목이 아니라, 원금반환이 확정되어 있는지와 손익을 실제로 함께 부담하는 구조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원금보장이 없고 지급액이 사업의 성패에 실제로 연동되는 진짜 투자약정이라면 연 20% 상한은 애초에 적용될 자리가 없습니다. 반대로 원금 전액 반환과 조건 없는 확정 지급을 실제로 이행해왔다면, '투자'라는 이름을 붙였어도 소비대차로 재구성되어 초과이자 무효 법리를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분쟁이 생겼을 때 승부를 가르는 것은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실제 지급이력과 손실 처리 실태입니다. 투자든 대여든 계약을 맺기 전에 그 구조가 실질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 구조대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