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대금 무통장입금에 판매상이 알려준 주민번호를 쓰면 주민등록법 위반이 더해진다 | 마약/도박 | 로톡
마약 대금 무통장입금에 판매상이 알려준 주민번호를 쓰면 주민등록법 위반이 더해진다
법률가이드
마약/도박형사일반/기타범죄

마약 대금 무통장입금에 판매상이 알려준 주민번호를 쓰면 주민등록법 위반이 더해진다 

강대현 변호사

텔레그램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로 마약을 사기로 한 뒤, 판매상이 불러주는 계좌로 대금을 입금하면서 정작 자신의 정보 대신 판매상이 알려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창구나 ATM에서 현금으로 넣는 무통장입금은 일정 금액을 넘으면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는데, 이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넣으면 추적을 피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마약을 산 혐의 위에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는 별개의 죄를 하나 더 얹는 결과를 낳습니다. 두 죄가 어떻게 별도로 성립하고, 수사와 양형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 대금이 무통장입금으로 오가는 이유 — 추적을 피하려는 구조

텔레그램·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이른바 '던지기' 거래에서는 판매상과 매수인이 직접 만나지 않고, 판매상이 알려준 계좌로 매수인이 먼저 대금을 입금한 뒤 약속된 장소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계좌이체 대신 창구나 ATM의 무통장입금을 고집하는 이유는 자신 명의의 계좌 정보를 상대에게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수취인의 계좌번호만 알면 입금할 수 있고, 송금인 쪽 계좌는 거래 기록에 남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통장입금에는 실명확인 절차가 걸려 있습니다. 금융회사는 일정 금액 이상의 무통장입금에 대해 송금인의 신원을 확인해야 하고, 실제로 ATM 무통장입금 기기는 한도를 넘는 금액을 넣을 때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요구합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실명확인 없이 입금할 수 있는 한도 자체도 1회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축소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입력란에 타인 또는 임의의 번호를 넣어도 시스템상 입금 자체는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고, 판매상들이 매수인에게 "아무 번호나 넣어도 된다"거나 특정 번호를 불러주는 것도 이 허점을 노린 것입니다.

무통장입금의 실명확인란은 송금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이지, 아무 번호나 입력해도 되는 형식적 칸이 아니다.

향정신성의약품 매수, 그 자체만으로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 마약류관리법 위반의 무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같이 오·남용 우려가 크고 의료용으로 쓰이지 않는 향정신성의약품(같은 법 제2조제3호가목)에 대해,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이를 소지·소유·사용·매매하거나 매매를 유인·권유·알선·수수하는 행위 일체를 금지합니다(제3조제5호, 제4조제1항). 이를 위반하면 제58조제1항제3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범이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같은 조 제2항).

여기서 실무상 혼동이 생기는 지점이 "매매"라는 단어입니다. 판매상이 아니라 사서 투약하려는 매수인 입장에서는 자신은 '산 것'이지 '판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마약류관리법이 말하는 매매에는 대가를 지급하고 넘겨받는 매수 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즉 대금을 보내고 마약을 넘겨받기로 한 시점에 매수인도 판매상과 마찬가지로 이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되는 매매죄의 주체가 됩니다. 대금을 실제로 받지 못했거나 물건을 넘겨받지 못했더라도 미수범 처벌 규정이 있어(같은 조 제3항) 처벌 공백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상 매매는 판매상의 판매뿐 아니라 매수인의 구매도 포함하는 개념이어서, 대금을 보내는 순간 이미 무겁게 처벌되는 행위에 들어선 것이다.

판매상이 불러준 주민번호를 입력하는 순간 — 주민등록법 위반이 별도로 성립하는 이유

주민등록법 제37조제1항제10호는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등을 부정하게 사용한 자"와는 별도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무통장입금 실명확인란에 자신의 것이 아닌, 판매상이 불러준 다른 사람의 실제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다면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자신의 이름과 재산상 이익을 위해서든, 단순히 신원을 감추기 위해서든 목적을 불문하고 '권한 없이 타인의 번호를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성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죄는 마약을 산 혐의와 보호하는 이익 자체가 다릅니다. 마약류관리법위반은 국민 건강과 사회의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반면, 주민등록법위반은 주민등록번호 제도에 대한 공적 신뢰와 그 번호 명의자의 인격적·재산적 이익을 보호합니다. 두 죄가 지키려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의 입금 행위였다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별개의 범죄 두 개가 동시에 성립하는 구조가 됩니다. 마약 매수 혐의만 인정하고 주민등록번호 사용 부분은 그냥 넘어가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본인이 아닌 사람의 실제 주민등록번호임을 알면서 입력 — 제37조제1항제10호의 '부정사용'에 해당.

  • 번호의 명의자에게 사용 동의나 위임을 받지 않았다면 정당한 권한이 없는 것으로 평가.

  • 실명확인 목적이라도, 즉 재산상 이익을 취하려는 목적이 아니어도 처벌 대상에서 빠지지 않음.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판단 기준 — 번호의 출처에 따라 적용 조항이 갈린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부정사용'을 판단할 때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그 번호가 실제로 존재하는 다른 사람의 진짜 주민등록번호인지, 아니면 아무렇게나 조합한 가짜 번호인지입니다. 둘째, 사용자가 그 번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사용했는지입니다. 판매상이 매수인에게 "이 번호를 넣어라"고 구체적으로 불러준 경우라면, 매수인 입장에서 그것이 타인의 실제 번호일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번호의 출처에 따라 적용되는 조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판매상이 알려준 번호가 실재하는 타인의 것이라면 제37조제1항제10호(타인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가 적용되지만, 검증 결과 그 번호가 존재하지 않는 임의의 조합이라면 제37조제1항제1호(거짓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 재산상 이익을 위해 사용한 죄)가 검토될 여지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법정형 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어, 수사 단계에서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가 방어 전략을 크게 바꾸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입력한 번호가 어디서 온 것인지 스스로 알지 못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고의 여부를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실체적 경합과 양형 — 두 죄가 만나면 형이 어떻게 가중되나

마약류관리법위반과 주민등록법위반은 하나의 행위로 저지른 별개의 범죄이므로 형법 제37조의 경합범으로 함께 재판받고, 형법 제38조가 정한 처벌례에 따라 형이 정해집니다. 이 조항은 세 가지 경우를 나눕니다.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이 무기징역이면 그 형으로 처벌하고(흡수주의), 각 죄의 형이 모두 유기징역과 같은 같은 종류의 형이면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 장기를 합산한 형을 넘지 못하며(가중주의), 서로 다른 종류의 형이면 병과합니다.

마약류관리법위반(매매)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만 규정하고 있어,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택하면 주민등록법위반의 형은 그 안에 흡수됩니다. 그러나 유기징역을 선택하면 마약류관리법위반의 장기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고, 주민등록법위반에 대해 벌금형이 선택되면 징역형과 별도로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실무상 법정형 하한이 이미 5년 이상으로 높은 사건에 별개의 혐의가 추가되는 것 자체가 양형 심리 과정에서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두 죄가 함께 기소되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흡수·가중·병과 중 하나로 처리되는데, 어느 경우든 주민등록법위반이 '없었던 일'처럼 사라지지는 않는다.

수사 단계에서 달라지는 것 — 계좌추적이 자백의 통로가 되는 구조

수사기관은 마약 거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입금 기록에 찍힌 주민등록번호의 명의자를 먼저 조회합니다. 입금자와 등록된 명의자가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그 자체가 주민등록법위반의 단서가 되는 동시에 실제 입금 행위자가 누구인지를 특정하는 실마리가 됩니다. 여기에 CCTV, 계좌 개설 정보, 통신 내역 등이 더해지면 매수인의 신원은 어렵지 않게 좁혀집니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왜 본인 번호가 아닌 다른 사람의 번호를 입력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사실상 마약을 사려고 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진술로 이어지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별건처럼 보이는 주민등록법위반에 대한 소명이 본죄인 마약류관리법위반의 자백 통로가 되는 셈입니다. 조사 초기에 이 두 혐의를 분리해서 각각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 정리하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진술이 확대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초기 대응이 갈리는 이유 — 진술 전 정리가 필요한 두 가지 혐의

두 죄는 구성요건과 입증 방법이 다르므로, 변호 전략도 각각 따로 세워야 합니다. 마약류관리법위반에서는 실제로 대금을 지급했는지, 물건을 넘겨받았는지, 투약 여부까지 나아갔는지가 쟁점이 되고, 주민등록법위반에서는 입력한 번호가 실재하는 타인의 것이었는지,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두 쟁점을 뒤섞은 채 조사에 응하면 불리한 진술이 한꺼번에 쌓일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첫 조사를 받기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각 혐의별로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압수수색이나 계좌 열람에 임의로 동의할지 여부, 진술거부권을 어느 범위에서 행사할지도 이 단계에서 함께 판단해야 할 사안입니다.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후 기소 범위와 양형 자료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판매상이 불러준 주민번호가 실제 존재하는 번호가 아니라 임의로 지어낸 번호였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그 번호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임의의 조합이라면 다른 사람의 번호를 부정사용한 것이 아니라 거짓 번호를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주민등록법 제37조제1항제1호가 문제 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두 조항 모두 법정형 수준이 비슷해 방어 논리로서의 실익은 크지 않습니다.

Q. 주민번호를 한 번만 입력했는데도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네, 제37조제1항제10호는 횟수를 구성요건으로 삼지 않아 한 차례의 부정사용만으로도 성립합니다. 다만 실제 기소나 처벌 수위는 사안의 경중을 함께 고려해 정해집니다.

Q. 마약 매수 혐의만 인정하고 주민등록법 위반은 빼달라고 할 수 있나요?

A. 두 죄는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이 달라 별개로 판단되므로 한쪽만 임의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다만 주민번호를 입력할 당시의 인식 정도에 따라 고의 여부를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Q. 번호를 알려준 판매상 말고, 번호의 진짜 주인도 처벌받나요?

A. 번호의 명의자가 자신의 번호가 마약 거래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제공했다면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지만, 본인도 모르게 번호가 유출·도용된 것이라면 명의자는 오히려 피해자에 해당합니다.

Q. 초범이고 소액 거래라면 주민등록법 위반은 가볍게 넘어갈 수 있나요?

A. 법정형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마약류관리법위반보다는 낮지만, 두 죄가 함께 기소되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전체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반영될 수 있어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Q. 수사 초기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나요?

A. 진술을 하기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마약류관리법위반과 주민등록법위반의 사실관계·증거를 각각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준비 없이 조사에 응하면 두 혐의를 한꺼번에 인정하는 진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맺음말

무통장입금에 판매상이 알려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추적을 피하는 요령이 아니라, 마약을 산 혐의 위에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는 별개의 범죄를 하나 더 만드는 선택입니다. 두 죄는 보호법익이 달라 별도로 성립하고, 형법 제38조에 따라 함께 재판받으며 흡수·가중·병과 중 하나의 방식으로 형이 정해집니다. '어차피 마약 혐의가 더 무거우니 상관없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양형과 진술 과정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검찰청 관할을 포함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텔레그램·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마약 거래 수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무통장입금 과정에서 타인 명의 정보를 사용한 사실이 있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두 혐의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