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불가능한 땅을 샀는데 중개사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 건축/부동산 | 로톡
건축이 불가능한 땅을 샀는데 중개사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

건축이 불가능한 땅을 샀는데 중개사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귀농·귀촌이나 전원주택 열풍을 타고 토지를 매수했다가, 정작 건축허가가 나지 않아 낭패를 보는 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중개사가 괜찮다고 했으니까요”, “도장 찍기 전에 중개사가 다 확인해줬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건축설계사무소에 문의하거나 시청 건축과에 인허가를 신청하면서야 도로가 없는 맹지이거나, 용도지역·용도지구상 건축이 제한된 땅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이런 사안에서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위반 여부와 매매목적물의 하자 성립 여부를 엄격하게 따지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건축이 불가능한 땅을 판 매도인뿐 아니라, 그 사실을 확인해 설명했어야 할 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를 매수한 경우 어떤 근거로 중개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손해를 회수하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를 산 것 자체가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합니다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법률적 장애는 매매계약 성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되는 하자입니다.

건축을 목적으로 토지를 매수했는데 건축허가가 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경우가 맹지입니다. 건축법 제44조 제1항은 건축물의 대지가 너비 2미터 이상 도로에 접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땅은 별도의 예외 사유가 없는 한 건축허가 자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용도지역·용도지구상 건축이 제한된 경우,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으로 묶인 경우, 농지·산지전용이 불허되는 경우, 문화재보호구역이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속하는 경우 등도 실무에서 자주 보는 사유입니다. 공부상 지목이 대지이거나 “건축 가능”이라는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이런 제한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법률적 장애를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명확히 보고 있습니다.

건축을 목적으로 매매된 토지에 대하여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어 건축이 불가능한 경우, 위와 같은 법률적 제한 내지 장애 역시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다만 위와 같은 하자의 존부는 매매계약 성립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판결).

즉 계약 당시 이미 건축이 불가능한 법률적 상태였다면, 그 뒤 사정이 바뀌었는지와 무관하게 하자가 인정됩니다. 이 하자를 근거로 매도인에게는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고, 그 하자를 확인해 설명했어야 할 중개사에게는 별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법률적 장애는,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되어 있던 하자입니다.


2. 중개사는 건축 가능 여부 같은 법령상 이용제한사항을 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몰랐다는 말로는, 확인·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를 완성하기 전에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권리관계는 물론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을 확인해 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 근거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건축 가능 여부는 이 “법령상 이용제한사항”의 핵심에 해당합니다.

대법원도 이 확인·설명의무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중개물건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이 판례가 다룬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17조 제1항은 지금의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으로 이어지고 있어, 취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개사가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열람하지 않았거나, 열람하고도 건축 제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경우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발생시킨 재산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확인해서 설명했어야 할 의무 자체를 없애주지 못합니다.


3. “서류를 보여줬다”는 항변만으로는 부족하고, 매도인 책임과 함께 물을 수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서류를 교부한 것과, 실질적으로 이해시킨 것은 다릅니다.

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양식에 형식적으로 체크만 하고 건축 가능 여부를 구체적으로 짚어 설명하지 않았다면, 서류를 교부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매수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지목·용도지역 명칭만 기재해 두고, 그것이 건축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주지 않았다면 실질적인 설명의무 이행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매수인 쪽에서도 토지이용계획확인서는 누구나 정부24 등을 통해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매수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사정이나 건축업 경험이 있는 등 전문성이 있었던 사정은 과실상계 사유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개사의 책임이 전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배상 비율이 조정되는 정도입니다.

또한 매도인의 책임과 중개사의 책임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매도인에게는 민법 제580조에 따른 하자담보책임을,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중개사에게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배상받은 손해를 중복해서 받을 수는 없고, 실제 손해액 범위 내에서 각자의 책임 비율만큼 부담하게 됩니다.

서류를 보여준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으로 설명했는지가 쟁점이며, 매도인 책임과 별도로 물을 수 있습니다.


4. 손해배상은 중개사 개인 재산이 아니라 보증보험·공제 한도 안에서 먼저 회수합니다

배상받을 수 있는 실제 경로와 한도는 중개사의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업공인중개사는 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증보험 가입, 공제 가입, 또는 공탁 중 하나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3항). 보장 금액은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는 4억원 이상(분사무소가 있으면 분사무소마다 2억원 이상 추가), 법인이 아닌 개업공인중개사는 2억원 이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손해액이 이 한도 안에 있다면 보증보험회사나 공제조합에 사고를 접수해 그 절차대로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액이 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초과분을 중개사 개인에게 별도로 청구해야 하고, 중개사가 자력이 없다면 실제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해배상을 검토할 때는 처음부터 손해액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어느 경로로 청구할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인·설명의무 위반이 반복되거나 중대한 경우에는 손해배상과 별도로 등록관청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취소하거나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공인중개사법 제38조). 이런 행정처분 이력은 향후 손해배상 소송에서 중개사의 과실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5. 손해배상 청구,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접수 전 자료 정리가 청구 결과 전체를 좌우합니다.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를 매수한 뒤 중개사 책임을 검토한다면, 통상 ①토지이용계획확인서·건축법령상 제한 사항 확인 및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계약서 확보 → ②중개사와 보증기관(보증보험사 또는 공제조합)에 내용증명으로 손해배상 청구 및 사고 접수 → ③합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 법원(수원 소재 토지라면 수원지방법원)에 민사조정 신청 또는 손해배상 소송 제기 → ④ 감정평가·현장검증 등 심리를 거쳐 판결에 이르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본격적으로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 체결 당시 교부받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와 매매계약서 원본을 확보해, 건축 가능 여부가 어떻게 기재되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2. 해당 토지의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발급받아 계약 당시 용도지역·건축 제한 내용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대조합니다.

  3. 중개사가 가입한 보증보험회사 또는 공제조합, 보장금액을 확인·설명서 하단이나 손해배상책임 관계 증서 사본에서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갖춘 뒤 건축 가능 여부 관련 분쟁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상담한다면,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과 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를 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설마 내가 잘못 알아본 건 아닐까”, “중개사를 상대로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땅을 산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계약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고 어떤 자료를 받았는지부터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확인·설명서 기재 내용과 실제 용도지역 제한이 다르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줄수록 배상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확인·설명의무 위반을 다투는 중개사 입장에서도 “서류는 다 보여줬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설명을 했는지, 매수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손해를 본 매수인 쪽과, 반대로 책임을 다투는 중개사·매도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 당시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건축이 불가능한 땅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이 바로 자료부터 정리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개사가 “건축 가능하다”고 구두로만 말했고, 서류에는 별다른 기재가 없습니다. 그래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물을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상 확인·설명의무는 서면 교부뿐 아니라 실질적인 설명까지 포함하므로, 구두로 잘못된 정보를 준 것 자체가 의무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두 설명 내용을 입증할 자료(문자, 녹취 등)가 있으면 훨씬 유리합니다.

Q. 계약할 때는 용도지역이 건축 가능한 지역이었는데, 나중에 조례가 바뀌어 건축이 어려워졌습니다. 중개사 책임인가요?

A. 하자 여부는 매매계약 성립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계약 이후 법령·조례가 바뀌어 생긴 제한은 원칙적으로 매매목적물의 하자나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Q. 매도인도 건축이 불가능한 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도 매도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은 고의 또는 과실이 필요하므로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Q. 손해액이 중개사의 보증보험 한도를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한도 초과분은 중개사 개인에게 별도로 청구해야 합니다. 중개사의 자력에 따라 실제 회수 가능성이 달라지므로, 소송 전에 중개사의 재산 상황도 함께 파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미 잔금까지 다 치렀는데, 지금이라도 계약을 취소할 수 있나요?

A. 사안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 중 무엇을 택할지가 달라집니다. 건축 불가로 매매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인지, 해제권 행사 기간이 지나지 않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Q. 토지이용계획확인서는 제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중개사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사정은 과실상계 사유로 참작되어 배상 비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중개사 책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