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상배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운전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아주 가벼운 접촉사고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차가 살짝 부딪히는 경미한 사고가 났을 때, 겉으로 다친 곳도 없고 흠집도 안 보여서 사과만 하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뺑소니(도주차량)'로 신고를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 사건의 개요와 대법원의 판단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 사건의 개요
이 사건에서 사고 차량의 운전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겪었습니다.
피고인은 신호대기를 위하여 정차하고 있다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이 떨어져 차가 서행하면서 앞차의 범퍼를 경미하게 충격하였습니다.
사고차량 운전자(피고인)와 동승자가 차에서 내려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였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을 향하여 손짓을 하자 피고인은 이를 가도 좋다는 표시(양해)로 오인하고 사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사고 당시 충격이 경미하여 피해자의 상해와 피해차량의 손괴가 외견상 쉽게 알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피해자는 사고 당시에는 몸이 아픈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다음날 목이 뻐근함을 느끼고 사고 2일 후에야 비로소 병원에 가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140 판결)
과연 대법원은 위 사안에 대해 '뺑소니(도주)' 및 '사고 후 미조치'를 인정했을까요?
대법원은 피고인이 도주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1. '도주차량(뺑소니)' 성립 여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위반죄(도주차량) 및 도로교통법 제106조 소정의 죄는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사실을 인식해야 성립하는 '고의범'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사고 당시 피해자의 상해나 피해차량의 손괴가 일견하여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사고 당시 상해나 손괴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도주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대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2. 사고 발생 시 취해야 할 조치의 목적과 정도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에 목적이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물적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규정은 아닙니다.
운전자가 현장에서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 피해의 태양과 정도 등 현장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며,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합니다.
본 사안에서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취해졌다고 보여지므로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오늘의 시사점
이 판례는 충격이 극히 경미하여 다친 곳이나 차량 파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충분히 사과를 한 뒤 상대방의 행동을 '양해'로 오인하여 현장을 떠난 경우에는 뺑소니(고의적인 도주)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운전자가 피해자의 '상해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도주의 고의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실무상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하더라도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현장을 떠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는 즉시 정차하여 상대방의 상태를 확인하고,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연락처를 교환하거나 보험처리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뺑소니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음에도 유익한 법률 지식과 판례로 찾아뵙겠습니다. 안전운전 하세요!
(본 포스팅은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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