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인테리어나 소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맡기면서, 견적이 싸다는 이유로 건설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난 뒤에야 상대방이 무등록 업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동네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니 문제없겠지”, “가격도 저렴한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자가 발생하거나 업체가 연락을 끊으면, 오히려 상대방이 “등록도 안 된 업체와 계약했으니 그 계약 자체가 무효 아니냐”고 되레 큰소리를 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건설업 등록 없이 이루어진 시공 행위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 무등록 건설업 책임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한편,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도급인의 민사상 권리는 그대로 보호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등록 업자와 체결한 공사계약이 유효한지, 하자가 생겼을 때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상대방의 형사책임은 어디까지인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등록 없는 업체와 맺은 공사계약도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건설업 등록은 행정 단속을 위한 규정이지, 계약의 효력을 좌우하는 규정이 아닙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제1항은 건설업을 하려는 자는 업종별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등록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규정은 부실시공을 예방하고 시공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행정적 진입 규제일 뿐, 등록하지 않은 업자와 체결한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등록업체인지 확인하지 않고 계약했더라도, 그 계약은 민법 제664조가 정한 도급계약으로서 유효하게 성립합니다. 공사대금을 지급했다면 완성된 목적물을 받을 권리가 있고, 하자가 있다면 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도 그대로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업체가 하자를 지적받으면 “등록이 안 된 업체라 계약 자체가 무효 아니냐”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리를 왜곡한 주장입니다. 등록 여부는 그 업체가 형사처벌을 받는지의 문제일 뿐,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등록하지 않은 업체와 맺은 공사계약이라도, 도급인의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권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2. 하자가 발생했다면 담보책임 기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건물은 인도 후 5년, 견고한 구조는 10년까지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667조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거나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물이나 토지의 공작물에는 특칙이 적용됩니다. 민법 제671조제1항에 따라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해 인도 후 5년간 담보책임을 지고, 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등 견고한 재료로 지어진 경우에는 그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납니다.
다만 민법 제668조 단서는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해서는 하자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미 완성된 건물이라면 “계약을 없던 일로 하고 돈을 돌려달라”는 방식이 아니라,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다투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권리들은 상대방의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오히려 무등록 업자일수록 하자보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연락을 끊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담보책임 기간 안에 내용증명 등으로 청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물 하자는 인도 후 5년(견고한 구조는 10년) 안에 보수·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완성된 건물은 계약해제 대신 이 방식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3. 일정 규모 이상 공사는 무등록 업자가 애초에 맡을 수 없습니다
연면적 200제곱미터를 넘는 건축물은 등록업자만 시공할 수 있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1조는 연면적 200제곱미터를 초과하는 건축물, 공동주택, 다중주택·다가구주택, 학교·병원 등 다수인이 이용하는 건축물의 신축·대수선은 반드시 건설사업자, 즉 등록업체가 시공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경미한 건설공사, 즉 공사예정금액이 전문공사 기준 1,500만원 미만이거나 종합공사 기준 5,000만원 미만인 소규모 공사는 등록 없이도 적법하게 시공할 수 있습니다. 무등록이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등록이 필요한 규모의 공사를 무등록 업자에게 맡긴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도급받은 공사를 직접 시공하지 않고 다시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완성한 경우에도 ‘건설업을 한 것’으로 보아 무등록 건설업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도급받은 건설공사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직접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뿐만 아니라 하도급의 방식으로 시공하여 완성한 경우에도 건설업을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1539 판결).
즉 “나는 직접 시공하지 않고 소개만 했다”, “재하도급을 줬을 뿐이다”라는 변명으로는 무등록 영업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등록이 필요한 공사였는데도 무등록 업자와 계약했다면, 계약 자체는 유효하더라도 상대방의 시공 행위 자체는 위법하다는 점이 도급인에게 유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 무등록 영업은 형사처벌 대상이라 피해 회복의 지렛대로 쓸 수 있습니다
무등록 건설업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제1호는 제9조제1항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아니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을 하고 건설업을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등록이 필요한 규모의 공사임에도 등록업자가 아닌 자가 시공했다면,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제5호(제41조 위반)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이 마치 등록된 정상 업체인 것처럼 상호나 시공실적을 속여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면 형법 제347조제1항의 사기죄까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한 범죄입니다.
이러한 형사처벌 가능성은 피해 회복 과정에서 실질적인 지렛대가 됩니다. 관할 시·군·구청 건설업 담당부서에 무등록 영업 사실을 신고하거나 사기 혐의로 형사고소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민사상 하자보수·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상대방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피해가 확인됐다면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자료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무등록 업자와의 공사 분쟁은 통상 ①계약서·견적서·이체내역 등 증빙 확보 및 내용증명을 통한 하자보수·손해배상 청구 → ②합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진정 또는 사기 혐의 형사고소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필요 시 법원(수원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처벌만으로는 이미 지급한 돈이나 하자보수 비용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반드시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계약서, 견적서, 카카오톡 대화, 계좌이체 내역 등 계약관계와 지급 내역을 증명할 자료부터 모읍니다.
하자 부분은 사진·영상으로 남기고, 필요하면 건축사나 감정평가사의 하자 감정을 받아둡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 등에서 상대방의 건설업 등록 여부와 등록 업종을 확인해, 등록이 필요한 규모의 공사였는지를 확실히 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건설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사를 맡긴 뒤 하자가 생기거나 업체가 연락을 끊으면, “등록도 안 된 업체와 계약한 내 잘못도 있다”는 자책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를 맡긴 도급인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민법상 권리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하고, 계약서·이체내역·하자 사진 같은 증거부터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무등록으로 공사를 진행한 시공자 입장에서도 “동네에서 오래 해왔으니 괜찮을 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계약 경위와 공사 규모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건축·부동산 분쟁에서 공사를 맡긴 쪽과 시공을 담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록 여부 하나만으로 사건의 결론이 갈리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도 안 쓰고 구두로만 공사를 맡겼는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도급계약은 구두로도 성립하므로, 계좌이체 내역이나 문자·카카오톡 대화 등으로 계약 사실과 금액을 증명할 수 있다면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무등록이라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합니다. 맞는 말인가요?
A. 아닙니다. 건설업 등록은 행정 단속을 위한 규정으로,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계약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등록 영업 자체가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Q. 소규모 인테리어 공사도 반드시 등록업체에 맡겨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공사예정금액이 전문공사 기준 1,500만원 미만 등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경미한 건설공사는 무등록 업자도 적법하게 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사 규모가 커질수록 등록업자여야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Q. 업체를 형사고소하면 제가 돌려받을 돈도 자동으로 정리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처벌과 금전 회수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고소로 상대방을 압박할 수는 있지만, 지급한 공사대금이나 하자보수 비용을 돌려받으려면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나 지급명령을 진행해야 합니다.
Q. 하자를 발견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지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공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민법 제671조에 따라 건물은 인도 후 5년, 석조·금속 등 견고한 구조는 10년까지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으므로, 그 기간 안이라면 지금이라도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업체가 연락을 끊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사업자등록 정보나 계약서상 주소로 내용증명을 발송해 청구 의사를 남겨 두고, 형사고소를 통해 수사기관의 소재 파악 절차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무등록 영업 신고를 관할 관청에 함께 진행하는 것도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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