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도심 주택가에서도 마당이나 화단에 심은 나무가 크게 자라면서, 옆집과 나뭇가지·뿌리 문제로 갈등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 집 쪽으로 넘어왔으니 내 마음대로 잘라도 되지 않나요”라며 별다른 절차 없이 굵은 가지나 줄기까지 손을 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반대로 “언젠가 알아서 시들겠지”라며 피해를 방치하다가 지붕이 파손되거나 배수로가 막히는 등 실제 손해로 번진 뒤에야 상담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법원은 경계를 넘은 나뭇가지·뿌리에 대한 대응 방법을 민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고, 관리 소홀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공작물 책임에 준하는 무거운 배상책임까지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옆집 나무가 경계를 넘어왔을 때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미 피해가 발생했다면 손해배상은 어떻게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옆집 나무의 가지가 경계를 넘어오면, 먼저 소유자에게 제거를 청구해야 합니다
경계를 넘은 가지라도 내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며, 정당한 절차는 청구에서 시작됩니다.
민법은 이웃한 토지 사이의 이용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여러 상린관계 규정을 두고 있는데, 나무로 인한 분쟁에 적용되는 것이 민법 제240조(수지, 목근의 제거권)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인접한 토지에 있는 수목의 가지가 경계를 넘어온 경우, 그 가지가 내 땅 위에 뻗어 있더라도 곧바로 잘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무 소유자에게 가지의 제거를 청구해야 합니다.
이는 나뭇가지가 경계를 넘었다고 해서 소유권까지 넘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지는 여전히 원래 나무, 즉 옆집 소유자의 재산이므로 함부로 손을 대면 소유권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우선 소유자에게 자발적으로 정리할 기회를 주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어차피 우리 집 마당 위에 뻗어 있으니 내 마음대로 잘라도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청구 절차 없이 바로 가지를 잘라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절차를 건너뛴 것으로 추후 상대방과의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청구는 구두로도 가능하지만,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남겨 제거를 요청한 사실과 시점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경계를 넘은 나뭇가지는 여전히 옆집 소유자의 재산이므로, 먼저 소유자에게 제거를 청구하는 것이 정당한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2. 청구에도 응하지 않으면 가지는 직접 제거할 수 있고, 뿌리는 처음부터 임의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가지와 뿌리는 법적 취급이 다르고, 이 차이를 알아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민법 제240조 제2항은 소유자에게 가지 제거를 청구했음에도 상당한 기간 응하지 않은 경우, 청구자가 직접 그 가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절차는 ‘청구 → 불응 → 자력 제거’ 순서로 진행되며, 처음부터 임의로 자르는 것은 원칙적으로 예정돼 있지 않습니다.
반면 같은 조 제3항은 뿌리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취급을 합니다. 인접지 수목의 뿌리가 경계를 넘어온 경우에는 별도의 청구 절차 없이 곧바로 임의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뿌리는 가지와 달리 토지 자체의 이용을 직접 방해하고, 담장이나 배관 등 지하 시설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임의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나무를 통째로 손상시켜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경계를 넘은 부분, 즉 내 토지 안으로 들어온 뿌리 부분에 한정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 한계를 넘어서는 문제는 뒤에서 따로 살펴보겠습니다.
가지는 청구 후에도 불응해야 제거할 수 있지만, 뿌리는 경계를 넘는 즉시 별도의 청구 없이 임의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취급이 다릅니다.
3. 이미 피해가 발생했다면 나무 관리 소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목의 재식·보존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생겼다면, 공작물 책임에 준하는 무거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가지나 뿌리가 경계를 넘는 수준을 넘어, 나무가 쓰러지거나 가지가 부러져 지붕이나 담장이 파손되는 등 실제 손해가 발생했다면 문제는 단순한 상린관계를 넘어 손해배상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민법 제758조 제2항은 공작물의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의 책임 규정(제1항)을 수목의 재식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나무를 관리하는 점유자(또는 소유자)는 손해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일반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와 달리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필요 없이, 관리자 쪽에서 무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합니다.
실제로 광주지방법원은 2019년 7월 11일 선고한 2017가단528504 판결에서, 인접 임야의 고사목이 쓰러져 이웃 주택의 지붕과 천장이 파손된 사안에 대해 나무의 점유자 겸 소유자가 민법 제758조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고사목이 쓰러지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거나 방호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재산상 손해와 달리 위자료(정신적 손해) 청구는 금전으로 회복되지 않는 별도의 고통이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인정되므로, 단순히 놀라거나 불편을 겪은 정도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무의 재식·보존에 관리 소홀이 있어 피해가 발생했다면, 단순 사고가 아니라 공작물 책임에 준하는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가지 제거 범위를 넘어서거나, 제거 비용을 당연히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자력구제에도 한계가 있고, 제거비용은 별도의 법적 근거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240조가 허용하는 자력구제는 어디까지나 ‘경계를 넘은 부분’에 한정됩니다. 경계를 넘은 가지만 잘라야 하는데도 흥분한 나머지 나무의 원줄기를 베어버리거나, 뿌리 전체를 캐내 나무를 고사시키는 정도까지 나아가면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벗어나게 됩니다.
이 경우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고, 민사적으로도 나무의 교환가치 상당액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해를 당했다는 이유로 시작한 대응이, 오히려 가해자 입장으로 뒤바뀌는 셈입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직접 가지를 제거하는 데 든 인건비나, 미리 방지하지 못해 발생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비용까지 상대방에게 당연히 청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법원은 이를 명확히 부정하고 있습니다.
소유자가 침해자에 대하여 방해제거 행위 또는 방해예방 행위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위 규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소유자가 민법 제214조에 기하여 방해배제 비용 또는 방해예방 비용을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52612 판결).
즉 나무 소유자가 가지 제거를 미루더라도, 그 제거에 드는 비용까지 당연히 물어낼 의무는 없습니다. 비용까지 받아내려면 강제집행 절차를 거치거나,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별도로 손해배상(제750조·제758조)을 청구하는 방법을 구성해야 합니다.
가지 제거는 경계를 넘은 부분에 한정해야 하고, 제거비용은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상대방에게 당연히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5. 청구부터 소송까지, 대응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감정적으로 먼저 자르기보다, 근거자료부터 갖추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옆집 나무로 인한 분쟁은 보통 ①지적도·측량 성과도 등으로 경계선을 먼저 확인하고 내용증명으로 가지 제거를 서면 청구 → ②상당한 기간에도 응하지 않으면 경계를 넘은 부분만 직접 제거(뿌리는 곧바로 제거 가능) → ③이미 발생한 피해가 있다면 수원지방법원의 민사조정 절차나 손해배상청구를 준비 → ④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청구소송(관할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특히 손해배상을 다투는 단계에서는 나무의 관리 상태, 즉 고사 여부나 기울어짐 등을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므로, 감정 절차를 통해 수목 관리 소홀 여부를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옆집 나무 문제를 마주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적도나 측량 성과도 등으로 내 토지와 옆집의 정확한 경계선을 확인합니다.
침범한 부분이 가지인지 뿌리인지 구분하고, 그에 맞는 대응(청구 후 제거 또는 즉시 제거)을 선택합니다.
이미 발생한 피해가 있다면 사진, 수리비 견적서, 제거를 청구한 내용증명 등 증거를 미리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린관계·손해배상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자력구제의 한계를 넘지 않으면서도 실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옆집과의 나무 문제는 사소해 보여도, 오랫동안 얼굴을 마주해온 이웃 관계 때문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이웃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나무를 잘라버리기보다, 청구 사실과 피해 상황을 사진·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이후 손해배상이나 소송에서 훨씬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나무를 소유한 이웃 입장에서도 “가지가 좀 넘어간 것뿐인데”라며 방치하면, 관리 소홀이 누적되어 훨씬 무거운 손해배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저는 상린관계 분쟁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반대로 가지 제거 과정에서 재물손괴나 손해배상 문제로 다투게 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남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경계를 넘은 나뭇가지 하나가 소송으로 번질 수도, 원만한 정리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 갈림길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지가 경계를 살짝만 넘어와도 제거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민법 제240조는 침범 정도를 구분하지 않으므로, 경계를 넘은 이상 소유자에게 가지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분쟁 예방을 위해 청구는 서면(내용증명)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청구했는데 상대방이 계속 무시하면 바로 잘라도 되나요?
A. 상당한 기간을 정해 청구했음에도 응하지 않았다면 직접 제거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40조 제2항). 다만 청구한 사실과 기간을 기록해두어야 추후 분쟁 시 정당한 조치였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Q. 뿌리가 담장 밑으로 들어와 갈라지게 하는 경우에도 청구부터 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뿌리는 가지와 달리 경계를 넘은 즉시 별도의 청구 없이 임의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40조 제3항).
Q. 가지를 자르다가 나무를 많이 훼손했는데 문제가 되나요?
A. 경계를 넘은 범위를 넘어서 나무 본체나 다른 가지까지 손상시키면 형법상 재물손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제거는 침범한 부분에 한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나무 관리 소홀로 이미 지붕이 파손됐는데, 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수목의 재식·보존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했다면 민법 제758조 제2항에 따라 소유자(또는 점유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사목이 쓰러져 주택이 파손된 사건에서 법원이 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Q. 가지를 직접 잘랐는데, 그 인건비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A.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방해제거·예방청구권에 그 비용을 청구할 권리까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보고 있어, 비용을 받으려면 손해배상 등 별도의 법적 근거를 구성해야 합니다.
Q.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지적도나 측량 성과도를 통해 경계를 먼저 특정해야 합니다. 경계 자체에 다툼이 있다면 경계확정소송을 먼저 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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