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담장 공사나 신축·증축을 앞두고 경계복원측량을 의뢰했다가, 정작 측량 결과가 나온 뒤 옆집과 다시 마찰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국가기관이 측량한 거니까 이대로 확정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곧장 담장 공사나 등기 정리를 진행하려다가, 옆집이 “그 선은 우리가 인정한 적 없다”며 버티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되거나 분쟁이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경계에 관한 다툼에서 지적공부상 경계를 원칙적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소송으로 가면 당사자 주장에 구속되지 않고 법원이 직접 진실한 경계를 정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측량 결과를 옆집이 인정하지 않을 때 밟아야 할 지적측량 적부심사와 경계확정소송 절차, 그리고 침범한 담장·구조물의 철거·인도청구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측량 결과에 이웃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경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적측량은 경계를 확인해 보여주는 절차일 뿐, 상대방의 동의 없이 그 자체로 법적 경계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담장을 새로 치거나 건물을 신축·증축하려고 경계복원측량을 의뢰했는데, 정작 측량 결과가 나오면 옆집에서 “그 선은 아니다”, “예전부터 우리 쪽으로 더 들어와 있었다”며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심하면 측량 기사가 박아놓은 경계점표지를 뽑아버리거나, 측량 당일 입회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어차피 국가기관이 한 측량이니 그대로 확정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적측량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지적공부(지적도·임야도 등)에 등록된 경계점을 지상에 복원해 보여주는 절차일 뿐, 신청인 한쪽의 의뢰만으로 상대방까지 구속하는 법적 확정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인접 토지 소유자가 측량성과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 결과를 곧바로 등기부나 지적공부에 반영할 수 없고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렇다고 실제 경계가 아무렇게나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가 원칙적인 기준이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적법에 의하여 어떤 토지가 지적공부에 1필지의 토지로 등록되면 그 토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등록으로써 특정되므로, 지적도를 작성함에 있어서 기술적 착오로 말미암아 지적도상의 경계선이 진실한 경계선과 다르게 작성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 소유권의 범위는 현실의 경계에 관계없이 지적공부상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2066 판결).
즉 옆집이 아무리 “체감상 우리 땅이 더 넓었다”고 주장해도, 지적도 작성 당시 기술적 착오가 없는 한 지적공부상 경계가 우선합니다. 반대로 옆집이 측량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청인 쪽 주장이 자동으로 관철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양쪽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고, 아래에서 볼 별도 절차를 거쳐야 실제로 경계가 정리됩니다.
측량 결과에 이웃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 이의 자체가 절차를 하나 더 요구할 뿐 어느 쪽 주장도 자동으로 확정되지 않습니다.
2. 측량성과 자체에 다툼이 있다면 지적측량 적부심사부터 밟아야 합니다
소송에 앞서, 측량이 기술적으로 정확했는지를 다투는 행정적 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옆집이 문제 삼는 지점이 “측량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라면, 곧바로 소송으로 갈 필요 없이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29조가 정한 지적측량 적부심사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토지소유자, 이해관계인 또는 측량을 수행한 자는 측량성과에 다툼이 있을 때 관할 시·도지사를 거쳐 지방지적위원회에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절차와 기간도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시·도지사는 청구를 받으면 30일 이내에 필요한 사항을 조사해 지방지적위원회에 회부해야 하고, 지방지적위원회는 60일 이내에 심의해야 하며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위원회 의결을 거쳐 한 번만 3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시·도지사는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청구인과 이해관계인, 즉 옆집에게도 그 결과를 통지해야 합니다.
지방지적위원회의 의결에 불복한다면 그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국토교통부장관을 거쳐 중앙지적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기존 측량성과에 오류가 있었다고 확인되면 지적소관청이 직권으로 등록사항을 정정하게 되고, 반대로 기존 측량이 정확했다고 확인되면 옆집의 이의 제기 자체가 근거를 잃게 됩니다.
측량 방법·기술 자체가 문제라면, 소송 전에 지적측량 적부심사로 먼저 다퉈볼 수 있습니다.
3. 적부심사로도 정리되지 않으면 경계확정소송으로 넘어갑니다
경계확정소송은 당사자의 주장에 얽매이지 않고 법원이 직접 진실한 경계를 정하는 특수한 소송입니다.
옆집이 다투는 것이 측량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경계선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 등록사항정정 신청이나 적부심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록사항정정을 지적소관청에 신청하려 해도 인접 토지 소유자의 승낙서나 확정판결서 정본이 필요한데, 옆집이 승낙해주지 않으면 그 단계에서 막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경계확정소송입니다. 서로 인접한 토지의 경계가 불분명할 때 법원의 판결로 그 경계를 확정해 달라고 구하는 소송으로, 대법원은 이를 이른바 ‘형식적 형성소송’으로 보아 일반 민사소송과 다르게 취급합니다.
법원은 당사자 쌍방이 주장하는 경계선에 구속되지 않고 스스로 진실하다고 인정되는 바에 따라 경계를 확정하여야 하고(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4761 판결).
즉 신청인이 “여기가 경계다”라고 주장한 선이나 옆집이 “저기가 경계다”라고 주장한 선, 어느 쪽에도 법원이 구속되지 않습니다. 감정측량 결과, 지적공부, 옛 지적도(폐쇄지적도), 실제 이용 현황 등을 종합해 법원이 재량으로 진실한 경계를 정합니다. 항소심에서도 원심보다 불리한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점, 즉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 소송의 특징입니다.
경계확정소송에서는 양쪽의 주장선이 아니라, 법원이 증거로 확인한 진실한 경계가 기준이 됩니다.
4. 담장이나 건축물이 경계를 넘어와 있다면 철거·인도청구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경계가 확정되어도, 이미 침범한 구조물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경계확정소송은 말 그대로 ‘선’을 정하는 소송입니다. 그 선을 넘어와 있는 담장, 창고, 건물 처마 같은 구조물을 치워달라는 청구까지 자동으로 포함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침범당한 부분을 돌려받으려면 민법 제214조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근거로 건물철거·공작물수거 및 토지인도를 별도로, 또는 경계확정청구와 함께 병합해 청구해야 합니다.
담장이 경계선 위에 걸쳐 있는 경우도 흔한데, 민법 제239조는 경계선상에 설치된 경계표·담·도랑 등을 원칙적으로 상린자, 즉 양쪽 토지 소유자의 공유로 추정합니다. 다만 어느 한쪽이 단독 비용으로 설치했거나 담이 어느 한쪽 건물의 일부라면 이 추정은 깨집니다. 또한 민법 제237조는 이웃 토지 소유자에게 공동 비용으로 경계표나 담의 설치를 청구할 권리를 정하면서, 측량비용은 토지 면적에 비례해 분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옆집 담장이나 건축물 일부가 실측 결과 경계를 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면, 언제·누가 설치했는지, 그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부터 확인해야 철거·인도청구와 비용 분담 주장을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담장일수록 설치 경위를 다투는 증거, 즉 옛 사진이나 건축 당시 도면, 인근 주민 진술 등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경계확정과 철거·인도는 별개의 청구이므로, 침범 구조물이 있다면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경계확정소송까지 가기 전,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초기에 자료를 정리해 두면 적부심사든 소송이든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측량 결과에 이웃이 불복하는 상황은 대개 ①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경계복원측량을 신청해 측량성과도를 발급받는 단계 → ②그 성과 자체에 다툼이 있으면 토지 소재지 관할 시·도(예: 경기도)를 거쳐 지방지적위원회에 적부심사를 청구하는 단계 → ③불복 시 국토교통부 중앙지적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는 단계 → ④그래도 경계선 자체에 대한 다툼이 남아 있으면 관할법원(수원 소재 토지라면 수원지방법원)에 경계확정소송과 필요 시 건물철거·토지인도청구를 함께 제기하는 단계로 이어집니다.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웃과의 대화나 적부심사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부등본과 구 지적도(폐쇄지적도), 매매계약서를 발급받아 애초 등록된 면적·경계와 현재 점유 현황을 대조합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경계복원측량 및 측량성과도 발급을 신청해, 지적공부상 경계와 현실 경계가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는지 수치로 확인합니다.
담장·창고 등 경계 부근 구조물이 있다면 설치 시기와 경위, 비용 부담 관계를 사진·영수증·주변 진술 등으로 정리해 둡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적부심사와 경계확정소송, 필요하다면 철거·인도청구까지 어떤 절차를 우선할지 변호사와 함께 정리한다면, 감정적으로 번지기 쉬운 이웃 분쟁을 실무적으로 더 빠르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계 분쟁은 몇십 센티미터, 심하면 몇 센티미터 차이를 두고 시작되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는 배신감 때문에 감정적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측량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땅을 지키려는 쪽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적부심사와 경계확정소송이라는 정해진 절차를 순서대로 밟아가는 것이 결국 더 빠릅니다.
반대로 측량 결과에 쉽게 승복하기 어려운 쪽 입장에서도, 무작정 인정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지적공부·옛 지적도·실제 이용 경위를 근거로 구체적으로 다퉈야 합니다.
저는 측량 결과를 다투는 쪽과 그 결과를 지키려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적부심사 단계에서 끝날 사안이 소송까지 가기도 하고, 반대로 소송까지 갈 사안이 초반에 정리되기도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경계가 애매하게 느껴지는 지금이, 자료를 정리해야 할 바로 그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측량 결과가 나왔는데 옆집이 입회조차 거부했습니다. 그래도 측량은 유효한가요?
A. 측량 자체는 진행할 수 있지만, 입회를 거부한 이웃에게 그 결과가 당연히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이의가 있다면 지적측량 적부심사나 경계확정소송으로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Q. 지적측량 적부심사와 경계확정소송, 어느 쪽을 먼저 해야 하나요?
A. 측량 방법이나 기술 자체가 문제라면 적부심사가 먼저이고, 애초에 경계선 인식 자체가 다르다면 적부심사 없이 곧바로 경계확정소송도 가능합니다. 다만 적부심사 결과가 소송에서 유력한 증거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Q. 옆집 담장이 제 땅 쪽으로 20cm 정도 넘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침범 면적의 크기와 별개로 소유권 침해 자체가 인정되면 철거·인도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실무상으로는 측량을 통해 정확한 침범 폭과 면적을 먼저 확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담장을 옆집이 예전에 혼자 세웠다고 하는데, 그래도 공유로 보나요?
A. 원칙적으로 경계선상의 담은 공유로 추정되지만, 한쪽이 단독 비용으로 설치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 추정은 깨집니다. 건축 당시 도면이나 비용 지출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Q. 경계확정소송을 하면 제가 주장한 선대로 결정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당사자 어느 쪽 주장에도 구속되지 않고 감정측량·지적공부 등 증거를 종합해 독자적으로 경계를 정합니다. 내 주장이 그대로 관철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Q. 지적측량 적부심사에 걸리는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시·도지사의 회부(30일)와 지방지적위원회 심의(60일, 최대 30일 연장)를 합치면 통상 3~4개월 정도 걸리고, 불복해 중앙지적위원회 재심사까지 가면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Q. 경계확정소송과 건물철거·토지인도청구를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실무적으로는 두 청구를 함께 제기해, 경계가 확정되는 즉시 침범 구조물의 철거와 토지인도까지 한 번에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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