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진행하는 사전방문, 이른바 ‘사전점검’에서 균열이나 누수 같은 하자를 발견했다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사전점검 때 체크리스트에 적어만 두면 알아서 고쳐주겠지”, “지금 따져봐야 시공사가 순순히 들어줄 리 없다”는 생각으로 넘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인도일이 다가오면 사업주체가 “경미한 하자라 문제없다”거나 “다음에 처리하겠다”는 식으로 미루고, 정작 입주 이후에는 “이미 인도받지 않았느냐”는 태도로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용검사를 받기 전, 즉 사전점검 단계에서 이미 발생한 하자에 대해서는 사업주체의 책임을 특히 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전점검에서 지적한 하자를 사업주체가 가볍게 넘기더라도, 그 책임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사전점검에서 발견한 하자를 입주 전에 고쳐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사업주체가 이를 미루거나 거부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사전점검에서 발견한 하자는 입주 전에 고쳐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전방문은 형식적인 눈도장이 아니라, 하자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절차입니다.
주택법 제48조의2에 따라 사업주체는 사용검사를 받기 전에 입주예정자가 해당 주택을 직접 방문해 공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사전방문’, 실무에서 흔히 말하는 ‘사전점검’입니다. 사업주체는 입주지정기간 개시일 45일 전까지 최소 2일 이상 사전방문 기간을 두어야 하고, 시작일 1개월 전까지는 방문기간과 점검표 등을 서면으로 미리 알려야 합니다.
이때 말하는 ‘하자’란 공사상 잘못으로 균열·침하·파손·들뜸·누수 등이 발생해 안전상·기능상 또는 미관상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결함을 뜻합니다. 벽지가 살짝 들뜬 정도부터 배관 누수, 바닥 침하까지 폭넓게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입주예정자는 사전방문 결과 이런 하자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업주체에게 보수공사 등 적절한 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조치를 요청받은 사업주체는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실제로 보수공사 등의 조치를 할 의무를 집니다. 점검표에 적어두는 데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조치요청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만들어내는 절차입니다.
사전점검에서 하자를 지적하는 것은 단순한 참고사항이 아니라, 사업주체에게 조치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적 요청입니다.
2. 중대한 하자는 원칙적으로 사용검사를 받기 전까지 고쳐야 합니다
구조안전이나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하자는 입주 전 완료가 원칙이고, 예외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모든 하자가 같은 속도로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법 시행령 제53조의2는 하자를 ‘중대한 하자’와 ‘그 밖의 하자’로 나누어 조치 기한을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중대한 하자는 철근콘크리트 균열이나 주요구조부의 철근 노출 같은 내력구조부 하자, 그리고 누수·누전·가스 누출, 배관 부식이나 동파, 급수·급탕·배수·난방·가스 설비나 전기·조명 기구의 작동 불량, 발코니 안전난간이나 승강기 파손처럼 안전상·기능상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시설공사별 하자를 말합니다.
이런 중대한 하자는 원칙적으로 사용검사를 받기 전까지 조치를 완료해야 합니다. 자재·인력 수급이 곤란하거나 공정상 부득이한 사유로 사용검사 전 완료가 어렵다고 사용검사권자로부터 인정받은 경우에만 입주예정자와 협의해(공용부분은 입주예정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별도의 날짜를 정할 수 있고, 이 경우에도 사용검사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치를 마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밖의 하자는 전유부분은 입주예정자에게 인도하기 전까지, 공용부분은 사용검사를 받기 전까지 조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업주체는 조치계획을 사전방문 기간 종료일부터 7일 이내에 사용검사권자에게 제출하고, 입주예정자에게도 그 계획을 문서로 알려야 합니다. “나중에 천천히 처리하겠다”는 사업주체의 말은, 적어도 중대한 하자에 관한 한 법이 정한 원칙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중대한 하자는 사용검사 전 완료가 원칙이며, 예외는 사용검사권자가 인정한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됩니다.
3. 사업주체가 ‘하자가 아니다’라고 해도, 그 판단이 최종은 아닙니다
사업주체가 조치 요청을 거부해도, 절차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상황은 입주예정자가 분명히 하자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사업주체가 “이 정도는 하자가 아니다”, “마감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조치를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사업주체의 판단이 곧바로 최종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주체가 입주예정자의 요청 사항을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 법은 사업주체가 사용검사권자, 즉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하자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용검사권자는 필요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의 자문을 받아 요청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하자 여부를 확인하고 사업주체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사업주체가 자체 판단만으로 조치를 끝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렇게 사용검사권자가 하자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한 부분을 제외하면, 사업주체는 조치 요청을 받은 하자에 대해 보수공사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를 그대로 부담합니다. 대법원 역시 사용검사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한 책임을 특히 넓게 인정해 왔습니다.
개정 주택법 제46조에서 규정하지 않는 사용검사일 전에 발생한 하자나 오시공·미시공 등의 하자에 대하여는 위 대통령령이 정하는 담보책임기간의 제한 없이 개정 집합건물법 제9조에 따라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다108234 판결).
해당 판결은 하자담보책임 관련 조항이 지금의 공동주택관리법으로 재편되기 전 옛 주택법 조항을 다룬 사안이지만, 사용검사 전 발생한 하자는 입주 후 통상의 담보책임기간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기본 법리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전점검 단계의 하자를 사업주체가 가볍게 넘기더라도, 그 책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업주체가 하자가 아니라고 주장해도, 사용검사권자의 확인 절차를 거치기 전까지는 조치 의무가 그대로 남습니다.
4. 조치가 끝나지 않은 채 입주해도, 하자보수를 요구할 권리는 계속됩니다
인도일의 서면 통지가, 이후 모든 하자보수 청구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업주체는 전유부분을 입주예정자에게 인도하는 날, 조치를 완료한 사항과 완료하지 못한 사항·그 사유·향후 조치계획, 그리고 하자가 아니라고 확인받은 사항을 서면으로 알려야 합니다. 이 통지 내용은 입주 이후 분쟁이 생겼을 때 무엇이 합의된 사항이고 무엇이 미해결 상태인지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사전점검 단계에서 조치가 끝나지 않은 채 입주하게 되더라도, 그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사업주체는 내력구조부와 시설공사별로 최대 10년까지 정해지는 담보책임기간 동안 발생한 하자에 대해 입주자의 청구에 따라 보수할 의무를 지고, 하자로 인한 손해도 배상해야 합니다. 사업주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하자보수 청구에 따르지 않으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시정을 명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주체가 하자보수보증금을 예치해 두었다면, 사용검사권자의 하자 판정 등을 거쳐 그 보증금으로 보수비용을 충당할 수도 있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 여부 판정과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전점검에서 못다 고친 하자는 입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별도의 절차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사전점검 단계에서 미조치된 하자도, 입주 후 담보책임기간 안에는 별도의 하자보수 청구와 분쟁조정으로 이어집니다.
5. 사전점검부터 하자보수 청구까지, 확인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사전방문 시점의 기록이, 이후 모든 절차에서 증거로 쓰입니다.
절차는 대체로 ①사전방문 기간 동안 점검표에 하자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사진·영상으로 남기는 단계, ②사업주체에게 서면으로 조치를 요청하면 사업주체가 사전방문 종료일부터 7일 이내에 조치계획을 수립해 관할 사용검사권자(예를 들어 수원 소재 단지라면 수원시장)에게 제출하는 단계, ③사업주체가 하자가 아니라고 다투는 경우 사용검사권자가 필요하면 품질점검단의 자문을 받아 7일 이내에 하자 여부를 확인·통보하는 단계, ④인도일에 조치 완료·미완료 사항을 서면으로 통지받고 미해결 하자는 입주 후 하자보수 청구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신청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사전점검에서 하자를 발견했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기록과 자료부터 확실히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전방문 점검표에 하자의 위치와 증상을 구체적으로 적고,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남겨 둡니다.
조치요청서와 사업주체가 작성한 조치계획서(완료 예정일 포함)를 서면으로 받아 보관합니다.
입주(인도) 전에 다시 방문해 조치가 실제로 끝났는지 확인하고, 끝나지 않았다면 그 사유와 향후 계획을 서면으로 다시 받아둡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는 사업주체와의 협의는 물론, 이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신청이나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때도 그대로 핵심 증거가 됩니다.
마치며
사전점검 때는 “그래도 새 집인데 이 정도는 감안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넘기기 쉽고, 막상 인도일이 임박해서야 하자의 심각성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자를 지적하는 입주예정자 입장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흠이라도 점검표와 사진으로 꼼꼼히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결정적인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인도 일정에 쫓기는 시공사·시행사 입장에서도, 중대한 하자를 방치한 채 인도를 강행하면 이후 담보책임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손해배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결국 법이 정한 절차를 착실히 밟는 쪽이 양쪽 모두에게 유리합니다.
저는 공동주택 하자와 관련해 조치를 요구하는 입주예정자 측과, 조치 이행 여부를 다투는 시행사·시공사 측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전점검 단계의 기록 하나가 이후 분쟁의 결과를 뒤바꾸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전점검에서 발견한 하자, 사업주체의 태도가 애매하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치 기한을 놓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전방문(사전점검)은 언제, 며칠이나 진행되나요?
A. 사업주체는 입주지정기간 개시일 45일 전까지 최소 2일 이상 사전방문 기간을 두어야 하고, 시작일 1개월 전까지 방문기간과 점검표 등을 서면으로 미리 알려야 합니다.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하자를 발견하고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사전점검에서 놓친 하자는 입주 후에 고칠 수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입주 후에도 공동주택관리법상 담보책임기간(하자 유형별로 최대 10년) 안에 발생한 하자는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판례는 사용검사 전 발생한 하자에 대해서는 담보책임기간의 제한 없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사업주체가 “이 정도는 하자가 아니다”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사업주체에게 사용검사권자, 즉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하자 여부 확인을 요청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용검사권자는 필요하면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의 자문을 받아 7일 이내에 하자 여부를 확인·통보합니다.
Q. 중대한 하자와 일반 하자는 조치 기한이 다른가요?
A. 네. 내력구조부 균열·철근 노출이나 누수·누전·가스 누출 등 안전상·기능상 심각한 지장을 주는 중대한 하자는 원칙적으로 사용검사를 받기 전까지 조치해야 하고, 그 밖의 하자는 전유부분은 인도 전, 공용부분은 사용검사 전까지 조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조치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입주해도 괜찮은가요?
A. 인도일에는 조치를 완료한 사항과 완료하지 못한 사항·사유·향후 계획을 서면으로 통지받아야 합니다. 이 통지 내용을 반드시 보관해 두어야 이후 하자보수 청구나 분쟁조정의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Q. 사업주체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나요?
A.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 여부 판정과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하자보수보증금을 통한 보수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안이 복잡하다면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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