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음주운전 단속과 초범에 대한 처벌 기준이 강화되면서, 운전면허취소 통지를 받은 뒤 곧바로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행정심판을 넣었으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운전해도 되지 않겠느냐”, “심판청구서를 냈으니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으로 운전을 계속하다가, 취소처분의 효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상태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무면허운전으로 별도 처벌까지 받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은 행정심판 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엄격히 구분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행정심판을 냈다는 사실만으로는 취소처분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고, 효력을 멈추려면 별도의 집행정지 신청과 그 인용 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행정심판 청구가 취소처분의 효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효력을 멈추기 위한 집행정지 신청의 요건과 절차를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해서 면허취소의 효력이 곧바로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심판 청구는 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집행부정지 원칙’이 출발점입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 제1항은 “심판청구는 처분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집행부정지 원칙이라고 부르는데, 행정처분은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이상 그 적법성을 다투는 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계속 집행되는 것이 원칙이라는 뜻입니다.
운전면허취소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ㆍ도경찰청장이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라 면허를 취소하면 그 처분은 통지된 즉시 효력을 발생하고, 결격기간도 그 시점부터 진행됩니다. 이후 행정심판을 청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취소된 면허가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심판이 진행 중이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운전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운전을 계속하다가, 취소처분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 무면허운전이라는 별도의 형사책임까지 떠안게 됩니다.
행정심판 청구 자체는 취소처분의 효력을 멈추지 못하며, 효력을 멈추려면 별도의 집행정지 신청이 필요합니다.
2. 집행정지가 인정되려면 ‘중대한 손해’와 ‘긴급한 필요’ 등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행정심판법상 집행정지 요건은 행정소송보다 완화돼 있지만, 개별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통과됩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 제2항은 처분,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 때문에 중대한 손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필요성이 긴급하다고 인정될 때 위원회가 집행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집행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허용되지 않고, 처분의 효력정지는 집행이나 절차의 속행을 정지하는 것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행정심판법은 2010년 개정을 통해 종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요건을 ‘중대한 손해’로 완화했습니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지금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요구하는 반면, 행정심판 단계의 집행정지는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신청만 하면 통과되는 것은 아니고, 운전이 생계와 직결된다는 사정, 취소로 인한 불이익이 구체적으로 크다는 사정을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이 정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금전보상이 불가능한 경우이거나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일컫는다(대법원 2004. 5. 17.자 2004무6 결정).
행정심판법의 ‘중대한 손해’ 역시 이런 판단구조를 기초로 삼되 문턱을 낮춘 것으로 해석되므로, 손해가 반드시 회복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구체적이고 중대하다는 사정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중대한 손해와 긴급한 필요,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판단되므로, 막연한 불편함만으로는 집행정지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신청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청구와 동시 또는 그 전까지 해야 합니다
관할과 신청 시점을 놓치면 효력을 멈출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운전면허취소는 시ㆍ도경찰청장의 처분이고, 시ㆍ도경찰청은 경찰청 소속 국가행정기관이므로 이에 대한 행정심판은 행정심판법 제6조 제2항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설치된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심리ㆍ재결합니다. 청구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입니다.
집행정지 신청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 제5항은 집행정지 신청을 심판청구와 동시에, 또는 심판청구에 대한 위원회의 의결이 있기 전까지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심판청구서를 먼저 제출한 뒤 집행정지 신청서를 따로 낼 경우에는 심판청구서 사본과 접수증명서를 함께 첨부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처분 통지를 받는 즉시 심판청구서와 집행정지 신청서를 함께 준비해 제출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위원회의 심리ㆍ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중대한 손해가 우려되면 위원장이 직권으로 잠정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절차이므로 처음부터 정식 신청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청구와 동시에, 또는 위원회 의결 전까지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효력을 멈출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4. 집행정지가 인용되어도 확정적으로 취소처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집행정지는 재결이 나올 때까지 효력을 잠시 멈추는 잠정적 조치일 뿐입니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재결이 있을 때까지 취소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어 그 기간에는 운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는 본안 심판청구에 대한 재결이 나올 때까지의 잠정적 조치일 뿐, 취소처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본안에서 청구가 기각되면 집행정지의 효력도 함께 사라지고 취소처분이 다시 집행됩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 제4항은 집행정지 결정 후에도 그것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정지사유가 없어진 경우에는 위원회가 직권 또는 신청에 의해 집행정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정지를 받았다고 안심하고 사건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특히 음주운전이 원인인 사건은 집행정지 문턱이 실무상 더 높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취소의 경우에는 취소로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하여야 하는 일반예방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7두59949 판결).
이 판시는 취소소송 본안에서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를 다툰 사건이지만, 같은 취지가 집행정지 단계의 공공복리 판단에도 그대로 작용합니다. 음주운전 사안일수록 위원회와 법원 모두 도로 위 안전이라는 공익을 더 무겁게 보기 때문에, 단순히 생계상 불편만을 근거로는 인용을 받기 어렵습니다.
5. 행정심판 청구부터 재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심판청구 기한과 집행정지 신청 시점을 함께 계산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운전면허취소에 대한 불복은 통상 ①시ㆍ도경찰청장(예: 경기남부경찰청 등)의 취소처분 및 행정심판 제기기간 통지 → ②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행정심판청구(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 → ③심판청구와 동시 또는 위원회 의결 전까지의 집행정지 신청 → ④위원회의 심리ㆍ재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결에도 불복한다면 도로교통법 제142조에 따라 행정심판 재결을 거친 뒤에만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처분청이 경기남부경찰청장이라면 그 소재지를 관할하는 수원지방법원 행정재판부가 관할법원이 됩니다.
면허취소 통지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소처분 통지서에 적힌 처분일자를 기준으로 행정심판 제기기한(90일ㆍ180일)을 계산해, 마감일부터 거꾸로 준비 일정을 잡습니다.
집행정지 신청서에 넣을 ‘중대한 손해’와 ‘긴급한 필요’ 입증자료 — 직업상 운전이 필요하다는 재직ㆍ소득 자료, 가족의 통원ㆍ통학 등 생활상 불이익 자료를 먼저 정리합니다.
심판청구서와 집행정지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할지, 심판청구 후 별도로 제출할지를 정하고, 별도로 낼 경우 심판청구서 사본과 접수증명서를 함께 첨부합니다.
이런 자료를 갖춘 뒤 운전면허 관련 행정심판ㆍ집행정지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신청 시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인용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사건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면허취소 통지는 대개 예고 없이 도착하고, 결격기간이 며칠 뒤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제기기한이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운전을 못 하면 생계와 통근이 막막해지는 당사자의 절박함은 충분히 이해되는 사정입니다. 그러나 면허취소 제도가 지키려는 도로 위 안전이라는 공익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는 가치이고, 위원회와 법원 모두 이 두 가지를 함께 저울질합니다.
저는 절박한 사정으로 집행정지를 다투는 당사자의 사건과, 취소처분의 적법성을 지켜야 하는 논리를 함께 검토해 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안이라도 어떤 사정을 어떻게 자료로 뒷받침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제기기한과 집행정지 신청 시점을 동시에 놓치지 않으려면, 통지를 받은 즉시 상담이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그 즉시 운전을 계속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심판청구만으로는 처분의 효력에 영향이 없고, 별도의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야 효력이 멈춥니다.
Q. 집행정지 신청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심판청구와 동시에, 또는 심판청구에 대한 위원회 의결이 있기 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늦어지면 재결이 먼저 나와 신청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Q.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취소처분이 완전히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재결이 나올 때까지 효력이 잠정적으로 멈추는 것일 뿐이고, 본안에서 청구가 기각되면 취소처분이 다시 집행됩니다.
Q. 음주운전으로 인한 취소도 집행정지가 잘 인용되나요?
A. 다른 사유에 비해 문턱이 높은 편입니다. 도로 위 안전이라는 공익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어, 생계상 불편만으로는 인용받기 어렵습니다.
Q.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행정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낼 수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42조에 따라 이 법에 따른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행정심판 재결을 거쳐야만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행정심판과 집행정지 신청은 어디에 내야 하나요?
A. 시ㆍ도경찰청장의 처분이므로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함께 제출합니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게 되면 처분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이 관할법원이 됩니다.
Q. 집행정지 신청에는 어떤 자료가 필요한가요?
A. 운전이 생계에 필요하다는 재직ㆍ소득 자료, 가족의 통원ㆍ통학 등 생활상 불이익을 보여주는 자료가 중대한 손해와 긴급한 필요를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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