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당한 땅에 도로도 학교도 들어서지 않은 채 공터로 남아 있는데, 그 땅을 되찾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토지보상법은 공익사업이 폐지·변경되어 그 땅이 더 필요 없게 되면 원래 소유자가 받았던 보상금만큼을 내고 땅을 되사는 환매권을 인정하지만, 이 권리는 기한을 넘기는 순간 그대로 사라집니다. 환매권에는 사업 폐지·변경일이나 사업완료일부터 10년이라는 큰 기한에 더해, 사업시행자로부터 통지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라는 짧은 기한이 겹쳐 있어서 기산점과 통지일을 잘못 잡으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환매권이 언제 생기는지, 두 기한이 각각 어디서 시작하는지, 환매금액과 소송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환매권이란 — 수용·협의취득으로 잃은 땅을 보상금만큼 내고 되사는 권리
환매권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91조 제1항이 정한 권리입니다. 공익사업의 폐지·변경이나 그 밖의 사유로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되면,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이 그 토지에 대해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토지를 환매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취득일은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의 개시일이라서, 수용재결로 땅을 잃은 경우뿐 아니라 사업시행자와 협의해 매도한 경우도 환매권의 대상입니다. 협의로 팔았으니 끝났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은 둘을 나누지 않습니다.
법이 환매권을 두는 이유는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80890 판결이 설명합니다. 원소유자는 정당한 보상을 받았더라도 자기 뜻으로 소유권을 내놓은 것이 아니므로, 그 땅을 더 이상 해당 공익사업에 쓸 필요가 없어져 공익상의 필요가 소멸했다면 원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소유권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입니다. 또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8다272988 판결에서는 사업인정 없이 협의취득한 토지에도 환매권 규정이 적용된다는 원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이 판결들이 말하는 환매권은 정당한 보상과 별개로, 공익상 필요가 사라졌을 때 땅을 돌려받는 권리입니다.
환매권자는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와 그 포괄승계인입니다. 그래서 수용 당시 소유자가 이미 사망했다면 상속인이 환매권자가 되고, 기준은 사업시행자 앞으로 등기가 넘어가기 직전, 즉 취득일 당시에 누가 소유자였는가입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친 명의 밭이 도로 사업으로 협의취득되었고 그 뒤 부친이 사망했다면, 자녀가 상속인 지위에서 환매권을 행사하게 되므로 부친의 취득일 당시 소유 사실과 상속관계를 입증할 서류가 출발점이 됩니다. 토지의 일부만 필요 없게 된 경우에도 조문이 '전부 또는 일부'라고 정하고 있어 그 부분만 환매할 수 있습니다.
환매권자 —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 개시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그 상속인 등 포괄승계인.
상대방 — 토지를 취득한 사업시행자(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발생 사유 — 사업의 폐지·변경, 사업완료 후 남은 땅 등으로 취득한 토지가 필요 없게 된 경우.
대가 — 그 토지에 대해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
보상금을 받았어도 환매권은 사라지지 않는다 — 공익상 필요가 소멸하면 원소유자가 보상금 상당액을 내고 땅을 되돌려받는 것이 법이 정한 공평의 기준이다.
환매권이 생기는 때 — '필요 없게 된 때'는 객관적 사정으로 판단한다
환매권은 취득한 토지가 필요 없게 된 때에 발생하는데,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판례가 정리해 두었습니다. 2018다272988 판결에 따르면 '당해 사업'이란 협의취득 또는 수용의 목적이 된 구체적으로 특정된 공익사업을 말하고, '필요 없게 된 때'란 그 사업이 폐지·변경되는 등의 사유로 토지가 더 이상 그 사업에 직접 이용될 필요가 없어졌다고 볼 만한 객관적 사정이 발생한 때를 말합니다. 판단 기준은 사업시행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아니라 사업의 목적과 내용, 취득의 경위와 범위, 토지와 사업의 관계, 용도 등 제반 사정입니다. 그래서 사업시행자가 아직 사업 중이라고 주장해도 실제로 그 사업에 쓸 일이 없어졌다면 환매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류상 사업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환매권이 곧바로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다233242 판결의 사안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차장 사업 부지로 협의취득한 토지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했고, 그 뒤 공영주차장을 폐지하는 내용의 재정비 촉진계획이 고시되고 재개발 사업시행인가까지 고시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공영주차장이 여전히 주차장으로 쓰이는 동안에는 주차장으로서의 효용이나 공익상 필요가 현실적으로 소멸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고시만으로 토지가 사업에 필요 없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환매권 발생 시점을 따질 때는 고시 날짜뿐 아니라 현장에서 그 땅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환매권이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2018다272988 사건에서 충청남도는 고등학교 신설을 위한 학교시설사업 목적으로 2002. 12. 5. 토지를 협의취득했는데, 2005. 12. 28. 그 토지를 택지개발사업을 하는 천안시 등에 이전했습니다. 대법원은 협의취득의 목적이던 학교시설사업에 그 토지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으므로 원소유자들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사업시행자가 토지를 다른 사업 쪽으로 넘겼다는 사실 자체가 '필요 없게 된 때'를 보여주는 객관적 사정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업이 폐지되지 않아도 환매권이 생기는 경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91조 제2항은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의 전부를 해당 사업에 이용하지 않았을 때에도 환매할 수 있게 하고, 이 경우 환매권은 취득일부터 6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가정으로, 2021년 3월에 협의취득한 밭이 2026년 3월까지 사업에 전혀 쓰이지 않았다면 취득일부터 6년이 되는 2027년 3월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다만 제91조 제3항에 따라 잔여지 매수·수용 규정(제74조 제1항)으로 취득한 땅은 그 잔여지에 접한 일단의 토지가 필요 없게 된 경우가 아니면 환매할 수 없습니다.
사업 폐지·변경 — 사업인정 후 사업이 폐지·변경되어 토지를 수용·사용할 필요가 없어진 경우(제24조 고시).
사업완료 후 잔여 — 사업이 끝났는데 취득한 토지 중 쓰이지 않은 부분이 남은 경우.
5년 미이용 —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토지 전부를 사업에 이용하지 않은 경우(취득일부터 6년 이내 행사).
다른 사업으로 이전 — 사업시행자가 토지를 다른 사업 주체에게 넘겨 원래 사업에 필요 없게 된 경우.
'필요 없게 된 때'는 사업시행자의 주관적 의사나 고시 날짜가 아니라, 토지가 원래 사업에 더 이상 직접 쓰일 필요가 없어졌다는 객관적 사정으로 판단한다.
10년의 기산점 — 수용일이 아니라 사업 폐지·변경일 또는 사업완료일이다
현행 토지보상법 제91조 제1항은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 10년의 시작점을 사유별로 정합니다. 사업의 폐지·변경으로 토지가 필요 없게 된 경우에는 관계 법률에 따라 사업이 폐지·변경된 날 또는 제24조에 따른 사업의 폐지·변경 고시가 있는 날부터, 그 밖의 사유로 필요 없게 된 경우에는 사업완료일부터 10년 이내입니다. 즉 수용이나 협의취득이 언제였는지가 아니라 그 땅이 필요 없게 된 사유가 언제 확정되었는지가 10년의 출발점입니다. 이 기간 안에 보상금 상당액을 지급하고 환매해야 하며, 다음 항목에서 볼 통지 후 6개월 기한도 함께 지켜야 합니다.
사업 폐지·변경 고시는 제24조의 절차에서 나옵니다. 사업인정고시 후 사업의 전부나 일부가 폐지·변경되어 토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면, 사업시행자는 지체 없이 시·도지사에게 신고하고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에게 통지해야 하며, 시·도지사는 그 내용을 관보에 고시합니다. 신고가 없더라도 시·도지사가 사업이 폐지·변경된 사실을 알게 되면 사업시행자의 의견을 들어 고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산점을 확인하려면 관보에 사업 폐지·변경 고시가 있는지, 없다면 사업이 언제 완료되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이 기산점은 2021년에 바뀌었습니다. 개정 전 제91조 제1항은 토지의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의 개시일부터 10년 이내에 사업이 폐지·변경되어 토지가 필요 없게 된 경우에만 환매권을 인정했는데, 헌법재판소가 2020. 11. 26. 2019헌바131 결정으로 이 부분에 헌법불합치를 선고했고 2021. 8. 10. 법률 제18386호로 조문이 개정되어 지금의 기산점 체계가 되었습니다. 취득일부터 10년이 지난 뒤에 사업이 폐지·변경되면 환매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던 점을 고친 것입니다. 이 개정으로 오래전에 수용된 토지에 관한 판단도 달라졌습니다.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3다316790 판결은 그 실무적 결과를 보여줍니다. 종중 소유 토지가 2006. 12. 4. 우회도로 개설공사를 위해 협의취득되었고, 2022. 5. 2. 그 토지를 도로구역에서 제외하는 변경 고시가 난 사건입니다. 취득일부터 10년은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에 이미 지나 있었지만, 대법원은 개정법이 헌법불합치결정 당시까지 소급 적용되어 고시일부터 10년 이내라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공필요가 아직 소멸하지 않아 환매권 행사 가능성이 확정적으로 차단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전제입니다. 따라서 수용된 지 10년이 훨씬 지났더라도 포기하기 전에 사업 폐지·변경 고시나 사업완료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관보 고시 — 사업 폐지·변경 고시일(제24조)이 있으면 그날이 기산점.
사업완료일 — 준공검사·준공인가 등 사업이 끝난 날을 알 수 있는 자료.
현황 자료 — 지목 변경·분할·도로구역 제외 등 토지 현황 변동을 보여주는 등기부·토지대장.
취득일 —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 개시일(재결서, 등기원인일자). 5년·6년 기한과 환매금액 산정에 필요.
10년은 수용일이 아니라 사업이 폐지·변경된 날 또는 고시일, 그 밖의 사유라면 사업완료일부터 센다 — 오래전에 수용된 땅도 기산점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
통지받은 날부터 6개월 — 제92조가 10년보다 먼저 문을 닫는다
환매권은 사업시행자의 통지와 맞물려 작동합니다. 제92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환매할 토지가 생겼을 때 지체 없이 그 사실을 환매권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과실 없이 환매권자를 알 수 없을 때에는 공고하도록 합니다. 시행령 제50조에 따르면 공고는 전국을 보급지역으로 하는 일간신문에 하거나 토지 소재지 시·군·구의 게시판에 7일 이상 게시하는 방식입니다. 수년 전에 이사한 환매권자는 이 통지를 받지 못하거나 공고를 놓치기 쉬워, 통지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상태로 기한이 흐르는 일이 생깁니다.
문제는 제92조 제2항입니다. 환매권자는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공고를 한 날부터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제91조 제1항·제2항에도 불구하고 환매권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10년이나 6년의 기간이 남아 있어도 통지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끝나는 것이므로, 통지를 받은 순간 환매 여부를 결정할 시간표가 짧게 확정됩니다. 예를 들어 사업 폐지 고시가 2020년에 있었고 2026년 3월에 통지서를 받았다면, 10년 기한은 2030년까지 남아 있어도 통지를 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환매금액을 지급하고 환매해야 합니다. 6개월의 시작점이 사업 폐지일이 아니라 통지·공고일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사업시행자가 통지나 공고를 하지 않아 환매권을 잃었다면 손해배상으로 다투는 길이 있습니다. 2018다272988 사건에서 원심은 사업시행자가 환매권 발생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통지의무 해태 때문에 원고들이 환매권 행사기간 안에 환매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옛 규정상 협의취득일부터 10년이 지난 2012. 12. 5. 환매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손해액은 환매권을 상실한 시점의 토지 감정평가금액에서 원소유자가 받았던 보상금을 뺀 차액으로 산정되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은 땅이 아니라 차액을 금전으로 받는 방법이라, 기한 안에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쪽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통지 문제에 대비하려면 실무적으로 두 가지를 챙기면 됩니다. 통지서를 받았다면 수령일이 드러나도록 등기우편 수령증과 봉투를 보관하고, 그날부터 6개월이 끝나기 전에 환매 의사 전달과 대금 지급이 끝나도록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면 기다리지 말고 관보의 사업 폐지·변경 고시와 현장 이용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사업시행자에게 환매권 발생 여부와 통지 발송 내역을 서면으로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사 등으로 주소가 바뀌었다면 사업시행자에게 변경된 주소를 알려 두는 편이 통지 누락을 막습니다.
10년 — 사업 폐지·변경일·고시일 또는 사업완료일부터(제91조 제1항).
6년 —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토지 전부를 사업에 쓰지 않은 경우(제91조 제2항).
6개월 —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공고일부터. 위 기간이 남아 있어도 우선 적용(제92조 제2항).
확인 순서 — 통지·공고가 있었는지부터 확인하고, 있었다면 수령일을 기준으로 6개월을 계산.
6개월의 시작점은 사업 폐지일이 아니라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공고일이다 — 통지 하나로 남은 10년이 6개월로 줄어들 수 있다.
환매금액 — 받은 보상금이 기준이고, 땅값이 크게 올랐다면 협의와 증감 청구
환매하려면 그 토지에 대하여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제91조 제1항). 지금 시세가 아니라 당시 받은 보상금이 기준이므로, 그 사이 땅값이 크게 올랐다면 환매권은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환매금액을 둘러싼 다툼도 이 지점에서 생깁니다. 보상금을 이미 다 썼더라도 환매하려면 같은 금액을 다시 마련해야 하므로, 환매 여부를 정하기 전에 자금 계획부터 세워 두어야 합니다.
제91조 제4항은 토지의 가격이 취득일 당시에 비해 현저히 변동된 경우 사업시행자와 환매권자가 환매금액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그 금액의 증감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현저히 변동'의 기준은 시행령 제48조가 정합니다. 환매권 행사 당시의 토지가격이 지급한 보상금에 환매 당시까지의 해당 사업과 관계없는 인근 유사토지의 지가변동률을 곱한 금액보다 높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즉 그 땅이 인근 땅값 상승분을 넘어 오른 경우에만 협의·증감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수치를 넣어 보겠습니다. 보상금으로 1억 원을 받았고 그 사이 사업과 관계없는 인근 유사토지의 지가가 30% 올랐다면 기준 금액은 1억 3천만 원(1억 원에 1.3을 곱한 금액)입니다. 환매권 행사 당시 그 땅의 가격이 1억 2천만 원이라면 기준 금액을 넘지 않아 환매금액은 받은 보상금 1억 원 그대로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2억 원이라면 기준 금액을 넘으므로 환매금액을 협의해야 하고,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서 증감을 다투게 됩니다. 이 계산에는 취득일 당시의 보상금 내역과 감정평가 자료가 필요해서, 재결서·보상금 수령 내역·협의성립 확인서를 미리 모아 두어야 합니다.
환매는 토지 전부가 아니라 필요 없게 된 일부만 대상이 될 수도 있어, 그 경우 환매금액도 그 부분에 해당하는 보상금 상당액을 기준으로 따지게 됩니다. 수용 당시 여러 필지를 한꺼번에 보상받았다면 필지별 보상금이 재결서나 협의성립 확인서에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협의가 어긋나면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법원에서 환매금액과 소유권이전 문제를 다투게 되므로, 감정평가를 통해 환매 당시 가격을 미리 확인해 두면 협의에서 유리합니다.
1단계 — 재결서·협의성립 확인서·통장 내역으로 받은 보상금과 필지별 금액 확인.
2단계 — 환매 당시 토지가격과 기준 금액(보상금 × 인근 유사토지 지가변동률) 비교(시행령 제48조).
3단계 — 기준을 넘으면 사업시행자와 환매금액 협의, 불성립 시 법원에 증감 청구(제91조 제4항).
환매금액은 받은 보상금이 원칙이고, 땅값이 인근 지가변동률을 넘어 오른 경우에만 협의와 법원의 증감 청구로 다투게 된다.
사업시행자가 땅을 넘겼거나 환매를 거부할 때 — 등기 대항력과 소송 준비
제91조 제5항은 환매권이 부동산등기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협의취득 또는 수용의 등기가 되어 있으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사업시행자가 환매권이 생긴 뒤 그 땅을 다른 기관이나 개인에게 넘겼더라도 환매권이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2018다272988의 원심은 토지가 새로운 공익사업에 필요하게 되어 한국토지공사와 천안시에 이전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소유자들의 환매권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환매 대상 땅의 등기부를 떼어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위로 넘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 소송 준비의 첫 단계입니다.
사업시행자가 환매를 거부하거나 답이 없다면 소송으로 갑니다. 앞서 본 2020다280890과 2023다316790은 모두 원소유자 측이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한 민사소송이었습니다. 소송에서는 환매권자의 지위, 환매권의 발생 시점, 행사기간 준수, 환매금액 지급 또는 지급 준비 사실이 쟁점이 되기 쉬우므로 각 단계의 증거를 시간 순서로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사업시행자가 기간 도과를 주장할 때 통지를 받은 날이나 공고일이 결정적이라, 통지서 원본과 수령 기록이 중요합니다.
현황 자료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앞서 본 대로 '필요 없게 된 때'가 고시 날짜만이 아니라 토지의 실제 이용 상황까지 포함한 객관적 사정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사업시행자가 아직 사업에 쓰는 중이라고 주장하면 공터로 남아 있는 사진과 시간 경과를 보여주는 자료가 반박의 근거가 됩니다. 아래 자료를 갖춰 두면 기간과 발생 시점을 모두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등기부등본 — 협의취득·수용 등기의 원인과 일자, 이후 소유권 이전 내역.
재결서 또는 협의성립 확인서 — 취득일과 보상금 산정 근거.
보상금 수령 내역 — 필지별 금액과 지급일.
사업 폐지·변경 고시, 준공 자료 — 10년 기산점 증명.
현장 사진·항공사진 — 사업에 쓰이지 않는 현황.
통지서·공고문과 수령 기록 — 6개월 기산점 증명.
협의취득·수용 등기가 되어 있으면 사업시행자가 땅을 제3자에게 넘겨도 환매권은 사라지지 않는다.
환매권이 막히거나 미뤄지는 경우 — 공익사업 변환, 협의취득 무효, 개별법 규정
가장 흔한 걸림돌은 제91조 제6항의 공익사업 변환입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공기관이 사업인정을 받아 토지를 협의취득하거나 수용한 뒤 그 사업이 제4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규정된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되면, 환매권 행사기간은 관보에 그 변경을 고시한 날부터 기산합니다. 제4조 제1~5호에는 국방·군사 사업, 도로·철도 등 공익 목적의 시설, 공공청사·공원 등 공공용 시설, 학교·도서관 등, 주택 건설과 택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들어갑니다. 이 경우 사업시행자는 변경 사실을 환매권자에게 통지해야 하고(시행령 제49조), 통지할 곳을 알 수 없으면 시·군·구 게시판에 14일 이상 게시하는 공고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2018다233242 사건이 이 변환 규정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주차장 사업 부지가 재개발 사업 구역에 포함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재개발 사업이 제4조 제5호의 공익사업(주택의 건설·택지 조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변환으로 환매권 행사가 제한되는지를 먼저 살폈어야 한다며 환매권이 발생했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사업이 폐지된 것처럼 보여도 다른 공익사업으로 바뀐 것이라면 10년의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사업 폐지 고시인지 사업 변경 고시인지, 변경이라면 새 사업이 제4조 제1~5호에 드는지를 구분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협의취득 자체에 흠이 있는 경우도 구분해야 합니다. 2020다280890에서 대법원은 사업시행자 지정이 처음부터 효력이 없거나 취득 당시 해당 사업의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등 협의취득이 당연무효인 경우에는 원소유자가 소유권에 근거해 등기 명의를 회복하는 방식 등으로 구제받을 수는 있어도 제91조 제1항의 환매권은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환매권은 유효한 취득을 전제로 한 권리이고, 취득이 무효라면 환매보다 소유권 회복이라는 다른 길로 가야 합니다. 취득이 유효한지 무효인지에 따라 밟아야 할 길이 갈리므로 처음에 이를 가려야 합니다.
개별 법률에 자체 환매 규정이 있는 사업도 있어서 토지보상법 제91조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1다294889 판결은 2011년 개정 전 택지개발촉진법 제13조 제1항이 수용한 토지의 환매권 발생 요건을 따로 정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 규정은 예정지구 지정의 해제·변경이나 실시계획 승인의 취소·변경 등으로 토지가 필요 없게 되면 필요 없게 된 날부터 1년 내에 환매하도록 했고, 대법원은 협의취득한 토지에도 이 규정을 유추적용하면서 토지보상법 제91조 제2항의 5년 미이용 사유는 여기서 제외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수용 사업이 택지개발이었는지, 어떤 법률에 근거한 사업이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공익사업 변환 —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취득한 뒤 제4조 제1~5호의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되면 행사기간이 변경 고시일부터 기산(제91조 제6항).
종래 용도로 계속 이용 — 고시가 있어도 토지가 원래 용도로 쓰이는 동안은 필요 소멸로 보기 어려움(2018다233242).
잔여지 — 제74조 제1항으로 매수·수용한 잔여지는 접한 일단의 토지가 필요 없게 될 때만 환매(제91조 제3항).
협의취득 당연무효 — 환매권이 아니라 소유권 회복 방식으로 구제(2020다280890).
개별법 특칙 — 택지개발촉진법 등 별도 환매 규정이 있는 사업(2021다294889).
환매권은 토지보상법 제91조 하나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 사업이 다른 공익사업으로 바뀌었는지, 취득이 유효했는지, 개별법 특칙이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용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환매권은 이미 끝난 건가요?
A. 현행 제91조 제1항은 10년의 시작점을 취득일이 아니라 사업이 폐지·변경된 날, 고시일 또는 사업완료일로 정하므로, 수용 후 10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환매권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3다316790 판결은 2006년에 협의취득된 토지가 2022년 도로구역 제외 고시로 필요 없게 된 사안에서 고시일부터 10년 이내에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공공필요가 아직 소멸하지 않아 환매권 행사 가능성이 확정적으로 차단되지 않은 경우가 전제이므로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Q. 수용 당시 소유자가 돌아가셨는데 상속인도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나요?
A. 제91조 제1항은 환매권자를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으로 정하고, 상속인은 포괄승계인에 해당합니다. 기준은 현재 등기부 명의가 아니라 취득일 당시 소유자가 누구였는지이므로, 그 소유자와의 상속관계를 증명할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면 환매 의사와 대금 지급을 누가 어떻게 할지 기한 전에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사업시행자에게서 통지를 받은 적이 없는데 환매권이 사라지나요?
A. 제92조 제2항의 6개월은 통지를 받은 날 또는 공고를 한 날부터 계산하므로, 통지·공고가 없었다면 6개월의 시작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91조 제1항의 10년은 통지와 관계없이 흐르며, 통지의무 해태로 환매권을 잃은 경우에는 손해배상이 문제 됩니다. 2018다272988 사건에서는 환매권 상실 당시 토지 감정평가금액에서 받은 보상금을 뺀 차액이 손해로 인정되었습니다. 통지가 없었다면 기다리지 말고 사업 현황과 고시를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환매하려면 얼마를 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그 토지에 대해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입니다. 토지 가격이 취득일 당시에 비해 현저히 변동된 경우에는 사업시행자와 환매금액을 협의하고,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 증감을 청구합니다. 시행령 제48조는 환매권 행사 당시 토지가격이 받은 보상금에 사업과 관계없는 인근 유사토지의 지가변동률을 곱한 금액보다 높을 때를 현저한 변동으로 봅니다.
Q. 사업시행자가 이미 그 땅을 다른 기관에 넘겼는데 환매가 가능한가요?
A. 제91조 제5항에 따라 협의취득 또는 수용의 등기가 되어 있으면 환매권은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2018다272988의 원심은 토지가 다른 공익사업을 위해 이전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환매권이 소멸하지는 않는다고 보았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먼저 등기부로 현재 소유자와 이전 경위를 확인해 두는 것이 소송 준비의 출발점입니다.
Q. 취득한 땅의 일부만 필요 없게 되었다면 그 부분만 환매할 수 있나요?
A. 제91조 제1항은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경우를 환매권 발생 사유로 정하므로, 필요 없게 된 일부에 대해서도 환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잔여지를 제74조 제1항에 따라 매수하거나 수용한 경우에는 그 잔여지에 접한 일단의 토지가 필요 없게 된 경우가 아니면 환매할 수 없습니다(제91조 제3항). 일부 환매에서는 그 부분에 해당하는 보상금 상당액이 환매금액의 출발점이 되므로 필지별 보상금 내역을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환매권은 되찾을 수 있는 권리인 동시에 기한이 촘촘한 권리입니다. 토지가 필요 없게 되었는지는 고시 날짜와 실제 이용 현황을 함께 보고 판단하고, 10년은 사업 폐지·변경 고시일이나 사업완료일부터 세며, 통지나 공고를 받으면 6개월이라는 짧은 기한이 우선합니다. 환매금액은 받은 보상금이 원칙이지만 땅값이 인근 지가변동률을 넘어 오르면 협의와 법원의 증감 청구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수용된 땅이 다시 문제 될 때는 관보의 고시, 사업 완료 자료, 토지의 현재 이용 현황, 통지서와 수령 기록, 보상금 자료 순서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용 후 10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지 말고 기산점부터 다시 따져보아야 하고, 통지를 받았다면 6개월이 끝나기 전에 환매 절차를 마쳐야 합니다.
수용된 토지가 용인 처인이나 양평 일대에 있어 사업 경과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면, 관보 고시와 등기부, 통지 내역을 먼저 정리한 뒤 기한이 남았는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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