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도 전자발찌(전자장치 부착명령)는 붙지 않아 한시름 놓았다가, 항소심 진행 중에 검사가 부착명령을 청구했다는 서류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착명령 청구의 시한은 1심 선고 시점이 아니라 항소심 변론종결 시점이어서, 1심에서 청구 자체가 없었던 사건도, 청구가 기각됐던 사건도 항소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부착명령은 형벌과 별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범죄사건의 결론에 그대로 딸려 가는 구조여서,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투느냐가 부착 여부를 좌우합니다. 이 글에서는 부착명령 청구가 항소심 단계에서 어떤 경로로 나오는지, 청구서를 받았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재범 위험성은 어떻게 다투는지를 조문과 대법원 판례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착명령 청구 시한 — 1심 선고가 아니라 항소심 변론종결이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은 제5조 제6항에서 부착명령의 청구를 "공소가 제기된 특정범죄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특정범죄는 같은 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성폭력범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 살인범죄, 강도범죄, 스토킹범죄를 가리키며, 시한 규정은 이 다섯 유형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조문은 청구를 1심 공소제기와 함께 해야 한다고 묶어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검사는 1심 재판 중에 청구할 수도 있고, 1심이 끝난 뒤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도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3508, 2016전도40 판결에서 부착명령 청구는 특정범죄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하여야 하고, 부착명령청구사건의 관할은 그 청구사건과 동시에 심리하는 특정범죄사건의 관할에 따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당시 조문 번호로 제5조 제5항이라고 적었지만, 그 사이 앞 항이 추가되어 현행법에서는 같은 내용이 제6항으로 한 칸 밀려 있습니다. 판결문을 직접 찾아볼 때 이 번호 차이를 알고 있어야 혼동이 없습니다. 조문 번호는 바뀌었어도 청구 시한이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라는 내용은 그대로입니다.
시한을 넘기면 새 청구는 막힙니다.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뒤에는 상고심에서 새로 청구할 수 없고, 제5조 제8항에 따라 판결의 확정 없이 공소가 제기된 때부터 15년이 지난 경우에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항소심 변론종결 전까지는 청구의 문이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1심 판결문에 부착명령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이 문제가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착명령 청구의 마감은 1심 선고일이 아니라 항소심 변론종결일이다 — 1심에서 붙지 않았다는 사실이 끝을 뜻하지 않는다.
1심에서 안 붙는 세 가지 경로 — 미청구, 청구기각, 특정범죄사건 결과에 따른 기각
1심 판결문에 부착명령이 없다고 해서 그 이유가 하나인 것은 아닙니다. 첫째는 검사가 1심에서 청구 자체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둘째는 청구는 있었지만 법원이 제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한 경우로, 청구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은 때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셋째는 청구가 있어도 특정범죄사건의 판결 결과 때문에 기각된 경우입니다. 어느 경로든 항소심에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 이 구분이 출발점이 됩니다.
셋째 경로의 기준은 같은 항 제2호부터 제4호에 있습니다. 특정범죄사건에 무죄(심신상실을 이유로 치료감호가 선고된 경우는 제외)·면소·공소기각이 선고되거나,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법원은 판결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해야 합니다. 다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보호관찰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28조 제1항에 따라 보호관찰 기간 안에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어 기각 사유에서 빠집니다. 대법원은 이런 구조를 부착명령청구사건이 특정범죄사건을 전제로 하여 함께 심리·판단되는 부수적 절차라는 관점에서 설명합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1626, 2010전도3 판결, 구법 사안). 부착명령이 형벌을 부과하는 기회에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목적으로 취해지는 부가적 조치라는 것이 그 판시의 핵심입니다.
미청구 — 1심에서 청구가 없었어도 항소심 변론종결 전이면 검사가 청구서를 낼 수 있음.
청구기각 — 재범 위험성 등이 부정돼 기각됐더라도 특정범죄사건에 상소가 있으면 부착명령청구사건도 함께 상소된 것으로 보고(제9조 제8항), 검사는 부착명령 부분만 독립해 상소할 수도 있음(제9조 제9항).
결과 연동 기각 — 무죄·벌금형·집행유예 등이 원인이었다면 항소심에서 그 결론이 바뀔 때 부착명령 판단도 함께 바뀜.
가령 1심이 집행유예를 선고해 부착명령 청구가 기각됐는데 검사가 양형부당으로 항소하고 항소심이 실형을 선고한다면, 기각 사유였던 집행유예가 사라지므로 부착명령 청구는 다시 판단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항소심에서 무죄나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면 부착명령 청구도 함께 기각 대상이 되므로, 부착 방어의 출발점은 결국 특정범죄사건 자체를 어떻게 다투느냐입니다. 이 구조는 청구서가 항소심에서 처음 제출되는 경우에도 같아서, 부착명령청구사건의 판결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해야 합니다(제9조 제5항). 부착명령만 따로 선고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부착명령은 특정범죄사건의 결론에 딸려 가는 부수 절차라서, 항소심에서 유죄·실형 여부가 바뀌면 부착 여부도 함께 다시 판단된다.
항소심 도중 청구서를 받았을 때 — 부본 송부와 준비 기간
부착명령 청구는 검사가 법원에 청구서를 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청구서에는 피부착명령청구자를 특정할 사항, 청구의 원인이 되는 사실, 적용 법조 등을 적어야 합니다(제8조 제1항). 법원은 청구가 있으면 지체 없이 청구서 부본을 피부착명령청구자 또는 변호인에게 보내야 하고, 특정범죄사건을 심리하는 중에 청구가 들어온 경우에는 다음 공판기일 5일 전까지 송부해야 합니다(제8조 제2항). 그래서 항소심 진행 중에 청구가 나오더라도 선고 당일에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다음 기일 5일 전에는 부본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짧은 기간 안에 요건과 근거를 파악하려면 부본을 받자마자 읽는 순서를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법원이 먼저 움직이는 경로도 있습니다. 제5조 제7항은 법원이 공소가 제기된 특정범죄사건을 심리한 결과 부착명령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검사에게 부착명령의 청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법원이 할 수 있는 것은 청구를 요구하는 데까지이고, 부착명령은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될 때 선고하는 것이므로(제9조 제1항) 법원이 청구 없이 직접 선고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재판 중에 이런 요구를 했다면 그 시점부터 청구서가 제출될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청구서가 도착했다면 아래 세 가지부터 확인합니다.
청구 요건 — 제5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호에 해당한다고 적었는지(실형 집행 종료 후 10년 이내 재범, 부착 전력, 2회 이상 범행의 습벽, 19세 미만 대상, 장애인 대상).
청구원인사실 — 특정범죄사건의 공소사실과 일치하는지, 재범 위험성에 관한 사실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재범 위험성의 근거 — 제6조에 따른 보호관찰소 조사나 정신감정 등 전문가 진단이 청구의 근거로 쓰였는지.
청구서 부본은 다음 공판기일 5일 전까지 송부되므로, 받는 즉시 요건 해당성·청구원인사실·재범 위험성의 근거를 나누어 읽는 것이 방어의 첫 단계다.
청구원인사실의 일치와 변경 — 항소심에서 청구 내용이 달라지는 방식
부착명령 청구서에 적힌 청구원인사실은 특정범죄사건의 범죄사실과 일치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1626, 2010전도3 판결은 부착명령청구사건이 특정범죄사건을 전제로 함께 심리·판단되는 부수적 절차이므로 두 사실이 일치해야 하고 달리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여기에 청구서에 적어야 하는 청구원인사실에는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뿐 아니라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사실도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3508, 2016전도40 판결, 이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6220, 2013전도124 판결). 결국 검사는 범행 자체와 재범 가능성이라는 두 축을 청구서에 함께 적어야 합니다.
항소심에서는 이 청구원인사실이 바뀔 수 있습니다. 검사가 청구서 변경을 신청했을 때 그 변경이 청구원인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가해야 하고, 허가되면 변경된 청구원인사실만이 심판대상이 됩니다(2010도1626, 2010전도3 판결).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공소장변경을 이유로 피고사건의 1심판결은 직권으로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면서도 부착명령청구사건은 항소를 기각하는 데 그쳤고, 대법원은 이를 법리오해로 보아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청구원인사실이 달라지면 1심의 판단은 더 유지될 수 없으므로 항소심이 새 사실을 기준으로 청구의 당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공소장이 변경되는 사건이라면 특정범죄사건의 방어와 별개로 청구원인사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2016도3508 사건은 항소심에서 청구를 보강하는 것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사건에서 1심은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고,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항소했습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청구변경신청을 하면서 병합된 피고사건의 일부 공소사실(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을 청구원인사실에 추가하고 성폭력범죄의 습벽과 재범 위험성에 관한 사실을 보강했습니다. 항소심은 처음에는 이를 허가했다가 판결을 선고하면서 동일성이 없다는 이유로 허가결정을 취소하고 기존 청구원인사실만으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변경이 이미 병합된 피고사건 공소사실의 일부를 추가하는 것이어서 피고사건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습벽·재범 위험성에 관한 사실에도 해당한다고 보아,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청구원인사실이 바뀌면 심판대상이 달라지므로, 항소심은 변경된 사실을 기준으로 부착명령 청구의 당부를 새로 판단해야 한다.
재범 위험성 다투기 — 요건 해당성과 위험성 판단 자료를 나누어 본다
성폭력범죄를 기준으로 보면 부착명령은 제5조 제1항이 정한 다섯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하므로 다툼도 둘로 나뉩니다. 첫째는 청구서에 적힌 사유가 실제로 성립하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제3호는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한 사실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습벽이 인정되어야 하고, 제5호는 피해자에게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요건 해당성이 인정되더라도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는지입니다.
재범 위험성은 검사가 조사와 감정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제6조에 따라 검사는 보호관찰소의 장에게 범죄의 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심리상태, 재범의 위험성 등에 관한 조사를 요청할 수 있고, 지명된 보호관찰관이 조사한 뒤 검사에게 조사보고서를 제출합니다. 검사는 부착명령을 청구할 때 필요한 경우 정신감정이나 그 밖의 전문가 진단 결과를 참고해야 합니다(제6조 제5항). 그래서 방어하는 쪽에서는 청구의 근거가 된 조사·감정 내용이 어떤 사실에 기초했는지를 확인하고, 그와 다른 사실이나 평가를 뒷받침할 자료를 항소심 변론종결 전에 제출해야 합니다.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할 때는 판결이유에 요건이 되는 사실, 증거의 요지, 적용 법조를 명시해야 하므로(제9조 제6항) 판결이유가 이 요건들을 실제로 설명하는지가 상소 단계에서 다시 쟁점이 됩니다.
치료·상담 자료 —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 재범방지 교육이나 치료 프로그램 참여 이력과 향후 이행 계획.
범행 경위 자료 — 범행의 동기와 경위, 동종 전력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정.
생활 기반 자료 — 가족·직장 등 재범을 억제하는 환경과 관리 계획.
조사·감정의 오류 지적 — 조사보고서나 감정에 기재된 사실이 기록과 다른 부분.
부착명령은 청구 사유의 성립과 재범 위험성이 모두 인정될 때 선고되므로, 두 요건을 나누어 반박해야 한다.
부착이 선고되면 — 기간과 준수사항, 그리고 집행 시점
부착기간은 특정범죄의 법정형에 따라 제9조 제1항이 세 구간으로 나눕니다. 법정형의 상한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면 10년 이상 30년 이하, 징역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면 3년 이상 20년 이하, 징역형의 하한이 3년 미만이면 1년 이상 10년 이하입니다. 19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특정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각 구간의 하한이 2배가 됩니다. 예컨대 형법 제297조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므로 두 번째 구간에, 제298조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 징역형 하한이 3년 미만이어서 세 번째 구간에 놓입니다. 여러 개의 특정범죄에 동시에 선고할 때는 제9조 제2항에 따라 가장 중한 죄의 부착기간 상한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상한을 합산한 기간을 넘을 수 없습니다.
준수사항은 제9조의2 제1항이 정합니다. 법원은 부착기간의 범위에서 준수기간을 정해 야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정지역·장소의 출입금지와 접근금지, 주거지역의 제한, 피해자 등 특정인에 대한 접근금지, 특정범죄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마약 등 중독성 물질의 사용금지 중 하나 이상을 부과할 수 있고, 치료 프로그램 이수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19세 미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외출제한과 특정인 접근금지를 포함해 부과하는 것이 원칙이고(제9조의2 제3항), 외출제한을 부과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 부분은 제외할 수 있습니다. 부착이 인정될 위험이 있다면 기간뿐 아니라 어떤 준수사항이 붙을지도 함께 다뤄야 실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부착의 집행은 선고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제13조 제1항에 따라 부착명령은 특정범죄사건에 대한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가석방되는 날 석방 직전에 신체에 전자장치를 부착함으로써 집행합니다. 그래서 실형을 복역하는 사람은 항소심에서 부착명령이 선고되어도 복역이 끝나거나 가석방되는 날에 실제 부착이 시작됩니다. 다만 판결 확정 당시 이미 석방된 상태이고 미결구금일수 산입 등으로 형의 집행이 이미 종료된 경우에는 판결 확정일부터 집행합니다. 또한 제9조 제7항은 부착명령의 선고를 특정범죄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어서, 부착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형이 줄어드는 구조가 아닙니다.
항소심 판결 이후 — 부착명령 부분의 상소와 불이익변경금지
제9조 제8항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에 대하여 상소나 상소의 포기·취하가 있으면 부착명령청구사건의 판결에 대해서도 같은 상소·포기·취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한편 같은 조 제9항은 검사 또는 피부착명령청구자 등이 부착명령에 대하여 독립하여 상소하거나 상소를 포기·취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특정범죄사건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착명령 부분만 따로 다툴 통로도 열려 있는 셈입니다. 앞서 본 2010도1626, 2013도6220, 2016도3508 판결은 모두 대법원이 피고사건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면서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만 파기환송한 사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죄 판단은 유지되더라도 부착명령 판단은 별도로 뒤집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도9666, 2013전도199 판결은 항소심에서 부착기간이 늘어날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1심은 징역 2년 6월과 함께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고, 피고인은 양형부당과 부착명령 부분을 다투며 항소했으며, 검사도 피고사건과 부착명령청구사건 전부에 항소했지만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한 항소이유서는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이 법령 적용의 잘못을 들어 직권으로 부착기간을 10년으로 늘리자, 대법원은 이런 경우 실질적으로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해서는 피고인만 항소한 것과 같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1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보고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판결의 전제는 검사가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내지 않았다는 사정이므로, 검사가 적법하게 항소이유를 낸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항소를 준비하거나 항소심 결과를 검토할 때는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해 누가 항소했는지, 검사가 항소이유서를 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항소이유서는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법원에 제출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제368조가 불이익변경금지의 근거 조문입니다. 부착명령 부분에 대한 다툼도 이 기한 안에 항소이유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부착명령 부분이 피고인만 항소한 것과 같은 상태라면, 항소심은 1심보다 무거운 부착기간을 정할 수 없다.
자주 묻는 질문
Q. 1심에서 검사가 부착명령을 청구하지 않았는데 항소심에서 처음 청구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제5조 제6항이 청구 시한을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로 정할 뿐 1심에서의 청구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소심 진행 중에 청구가 들어오면 법원은 청구서 부본을 피부착명령청구자나 변호인에게 다음 공판기일 5일 전까지 보내야 합니다(제8조 제2항). 부본을 받으면 청구 요건과 청구원인사실, 재범 위험성의 근거를 나누어 검토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1심에서 청구가 기각됐는데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어질 수 있나요?
A. 검사가 특정범죄사건에 항소하면 부착명령청구사건에도 상소가 있는 것으로 보고(제9조 제8항), 검사는 부착명령 부분만 독립해 상소할 수도 있습니다(제9조 제9항). 기각 이유가 재범 위험성 부정이었다면 항소심이 이를 다시 판단하고, 무죄나 집행유예가 이유였다면 그 결론이 바뀔 때 함께 바뀝니다. 대법원 2016도3508 판결의 사건도 1심이 청구를 기각한 뒤 항소심에서 검사가 청구를 변경한 사안입니다.
Q.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되면 부착명령은 어떻게 되나요?
A. 특정범죄사건에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합니다(제9조 제4항 제4호). 다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보호관찰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28조 제1항에 따라 보호관찰 기간 안에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어 예외가 됩니다. 그래서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보호관찰과 함께 전자장치 부착이 붙었는지 판결 주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Q. 항소심 재판부가 청구 없이 직접 부착명령을 선고할 수도 있나요?
A. 법원이 청구 없이 직접 선고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제5조 제7항은 법원이 특정범죄사건을 심리한 결과 부착명령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검사에게 청구를 요구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부착명령은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될 때 선고합니다(제9조 제1항). 다만 재판부가 청구를 요구했다면 이후 청구서가 제출될 수 있으므로 재범 위험성에 관한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Q. 전자발찌를 차게 되면 그만큼 형이 줄어드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제9조 제7항은 부착명령의 선고를 특정범죄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부착명령은 형벌과 별도로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을 위한 부가적 조치이므로, 부착을 받아들인다는 이유로 형량이 낮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착 여부와 형량은 각각 따로 다투어야 합니다.
Q. 1심에서 부착기간 5년이 선고됐는데 항소하면 더 길어질 수 있나요?
A. 검사가 부착명령청구사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내지 않아 그 항소를 기각해야 하는 경우라면, 실질적으로 피고인만 항소한 것과 같아 항소심은 1심보다 중한 부착기간을 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3도9666 판결). 반대로 검사가 적법하게 항소하고 항소이유를 낸 경우는 전제가 다릅니다. 그래서 항소 준비 단계에서 검사가 부착명령 부분에 대해 항소했는지,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전자발찌(부착명령) 청구의 시한은 1심 선고가 아니라 항소심 변론종결이고, 1심에서 붙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이 문제가 끝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1심에서 청구가 없었던 경우, 청구가 기각된 경우, 특정범죄사건의 결과 때문에 기각된 경우 모두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 대상이 될 수 있고, 어느 경로인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집니다. 부착명령이 특정범죄사건을 전제로 하는 부수적 절차인 만큼, 항소심에서 유죄 여부와 집행유예 여부를 어떻게 다투느냐가 곧 부착 여부의 방어선이기도 합니다.
항소심 도중 청구서 부본을 받았다면 청구 요건 해당성과 재범 위험성을 나누어 보고, 청구원인사실이 공소사실과 일치하는지, 청구변경이나 공소장변경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판결 이후에는 부착명령 부분의 독립 상소 가능성과 불이익변경금지의 범위를 살펴야 합니다. 부착기간과 준수사항은 선고와 함께 정해지지만 실제 집행은 출소 시점에 이루어지므로, 기간과 준수사항까지 함께 다투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수원지검에서 기소된 사건이나 수원구치소에 수용 중인 가족의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면, 항소이유서를 정리하는 단계부터 부착명령 청구 가능성까지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청구서는 예고 없이 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한과 절차가 조문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미리 구조를 알고 준비하면 대응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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