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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권 있는 건물이 매매되면 전세금 반환의무는 새 소유자가 승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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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권 있는 건물이 매매되면 전세금 반환의무는 새 소유자가 승계한다 

강대현 변호사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이 매매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는데, 기간이 끝나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하니 "나는 이제 집주인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일이 있습니다. 반대로 건물을 사고 나서야 전세금 수억 원을 자신이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매수인도 있습니다. 전세권은 사람이 아니라 건물에 붙는 물권이어서, 소유권이 넘어가면 전세금 반환의무도 함께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새 소유자가 언제부터 어떤 범위로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승계하는지, 옛 소유자는 왜 책임에서 벗어나는지, 전세권자와 매수인이 각각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대법원 판례와 조문을 기준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전세권은 사람이 아니라 건물에 붙는 권리 — 소유자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

전세권은 민법 제303조 제1항이 정한 물권으로, 전세권자는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그 용도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있고,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와 그 밖의 채권자보다 전세금을 먼저 변제받을 권리를 가집니다. 부동산 물권의 변동은 민법 제186조에 따라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기므로, 전세권은 등기부에 전세권설정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존재합니다. 대법원은 이런 전세권을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용익물권의 성격과 전세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담보물권의 성격을 함께 가진 권리로 봅니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다35659 판결). 그래서 전세권의 상대방은 계약서에 이름이 적힌 집주인 개인이 아니라, 그 건물의 소유자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됩니다.

이 점이 채권적 성격의 임대차와 다릅니다. 주택 임대차는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갖춘 경우에 새 소유자에게 주장할 수 있고(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점도 같은 조 제4항이 명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전세권에는 이런 명문 규정이 없습니다. 민법은 소유권이 넘어갔을 때 전세권설정자가 누구가 되는지를 따로 정하지 않았고, 이 빈칸을 대법원이 판결로 채웠습니다. 결론은 임대차와 같지만 근거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면 뒤에서 다룰 판례의 논리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 등기된 전세권 — 물권이므로 건물 소유자가 바뀌어도 소멸하지 않고, 새 소유자로의 승계는 판례가 정립.

  • 대항요건을 갖춘 주택 임대차 — 인도와 전입신고 다음 날부터 새 소유자에게 효력이 있고, 양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는 법 제3조 제4항이 명문으로 규정.

  • 등기도 대항요건도 없는 계약서상 전세 — 새 소유자에게 주장할 근거가 없어 계약 당사자에게만 청구 가능.

전세권은 소유자 개인이 아니라 건물에 붙어 있는 권리라서, 소유권이 넘어가면 전세권 관계도 새 소유자와의 사이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새 소유자는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승계한다 — 대법원 99다15122·2006다6072

전세권이 성립한 뒤 목적물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전세권 관계가 누구와 누구 사이에 남느냐는 문제에 대해, 대법원 2000. 6. 9. 선고 99다15122 판결은 새 소유자를 택했습니다. 민법이 전세권 관계에서 생기는 상환청구, 소멸청구, 갱신청구, 전세금증감청구, 원상회복, 매수청구의 당사자로 정한 '전세권설정자 또는 소유자'는 모두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새 소유자로 새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따라서 전세권은 전세권자와 새 소유자 사이에서 계속 동일한 내용으로 존속하고, 새 소유자는 전세권이 소멸하는 때에 전세권설정자의 지위에서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담합니다.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다6072 판결도 같은 법리를 재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전세권이 채권 담보 목적으로 양도되어 이전의 부기등기까지 마쳐져 있었는데, 대법원은 그런 양도계약도 유효하다고 보면서 목적물의 새 소유자인 피고에게 전세금 반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세권이 다른 사람에게 양도되어 권리관계가 복잡해진 사안에서도, 전세금을 돌려줄 의무자는 전세권이 소멸하는 시점의 소유자였다는 뜻입니다. 이 판결은 99다15122 판결을 참조판례로 들어 결론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새 소유자의 승계는 한 번 나온 판단이 아니라 판례로 자리 잡은 법리로 보아야 합니다.

이 승계에는 전세권자의 동의도,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별도 채무인수 합의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99다15122 판결이 전세금 반환의무가 새 소유자에게 당연히 이전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세금 4억 원의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을 A가 B에게 팔고 이전등기까지 마쳤다면, 전세권이 끝나는 날 4억 원을 돌려줄 사람은 A가 아니라 B입니다. 전세권자가 이 사실을 모른 채 A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기다리면 그사이 시간만 흘러갑니다.

전세금 반환의무는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에게 당연히 넘어간다 — 전세권자의 동의도, 매수인의 별도 인수 약정도 그 요건이 아니다.

옛 소유자는 전세금 반환의무를 면한다 — 따로 남는 채권은 없다

새 소유자가 의무를 지는 것과 옛 소유자가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은 같은 법리의 앞뒷면입니다. 99다15122 판결은 옛 소유자가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상실하여 전세금 반환의무를 면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전세권이 전세금 채권을 담보하는 담보물권의 성질을 가지더라도, 전세권은 전세금이 없으면 독립하여 존재할 수 없는 용익물권이고 전세금은 전세권과 분리될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래서 전세권 관계가 새 소유자에게 넘어갔다고 보는 이상, 전세금 채권만 따로 떼어 옛 소유자와 사이에 남아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판결의 사안이 정확히 이 지점이었습니다. 전세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가 전세권 목적물의 종전 소유자를 상대로 제기되었지만 원심이 이를 배척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옛 소유자가 자력이 넉넉하고 새 소유자가 자력이 부족해 보이더라도 이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청구 상대를 잘못 잡으면 소송 비용과 시간만 쓰고 패소하게 됩니다.

매매계약서에 "전세금은 매도인이 책임진다"는 특약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약정의 효과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정산으로 끝납니다. 새 소유자가 전세권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준 뒤 그 약정에 따라 옛 소유자에게 정산을 구하는 것은 계약상 문제로 가능하지만, 전세권자가 전세권 관계만을 근거로 옛 소유자에게 전세금을 직접 청구할 근거는 되지 못합니다. 결국 매수인에게 실질 쟁점이 되는 것은 전세권자에게 돌려준 금액을 매도인에게서 어떤 방식으로 정산받느냐입니다.

옛 소유자는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잃으므로, 전세금 채권이 따로 옛 소유자에게 남아 있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

승계 시점은 소유권이전등기일 — 계약일도 잔금일도 기준이 아니다

판결이 새 소유자를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이상, 승계 시점은 소유권을 취득한 때입니다. 부동산 소유권은 민법 제186조에 따라 이전등기를 마쳐야 넘어가므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날이나 잔금을 지급한 날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날이 기준이 됩니다. 계약서에 '잔금일에 소유권이 이전된다'고 적혀 있어도 등기가 늦어지면 그때까지 전세권설정자는 여전히 옛 소유자입니다.

시간표로 보면 이렇습니다. 전세금 4억 원, 존속기간 2026. 8. 31.까지인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을 2026. 3. 2. 매매계약하고 2026. 4. 30. 이전등기까지 마쳤다고 하겠습니다. 이전등기 전인 4월 중에 전세권자와 전세권을 합의해지하고 전세금을 돌려받는다면 상대방은 옛 소유자이고, 8월 31일 기간 만료로 전세권이 끝난 뒤 반환을 구한다면 상대방은 새 소유자입니다. 같은 전세권인데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청구 상대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전세권자는 청구서를 보내기 전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서 현재 소유자와 소유권이전 접수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존속기간이 이미 만료된 뒤에 소유권이 넘어간 경우에도 전세권설정등기가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한, 그 등기는 전세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담보물권으로서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효력이 유지됩니다(2003다35659 판결). 소유자가 바뀐 그 건물을 기준으로 전세금 회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뜻이므로, 만료 후 매매라고 해서 전세권자가 회수 방법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전세금 반환의무자는 계약일이나 잔금일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 시점의 소유자를 기준으로 가려진다.

매매대금에서 전세금을 공제하는 이유 — 매도인·매수인의 정산과 담보책임

새 소유자가 전세금 반환의무를 그대로 넘겨받기 때문에, 전세권이 붙은 건물을 사는 사람은 매매대금과 별도로 전세금 상당의 부담을 안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거래에서는 전세권 인수를 조건으로 매매대금에서 전세금만큼을 빼고 정산하는 구조가 쓰입니다. 예를 들어 매매대금이 10억 원이고 전세금이 4억 원이라면,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지급하는 돈은 6억 원이고 나머지 4억 원은 매수인이 전세권자에게 돌려줄 몫으로 넘겨받는 것입니다. 공제 없이 10억 원을 전부 지급하고도 전세금 4억 원을 다시 부담하면 같은 돈을 두 번 내게 되므로, 이 정산을 계약서에서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매수인이 전세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샀다면 민법 제575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매매 목적물이 전세권의 목적이 된 경우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반대로 등기부에 전세권이 기재된 것을 알고 계약했다면 이 조항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정산은 계약서 문구로 해결해야 합니다.

  • 전세권자와 전세금 — 등기부에 기재된 내용 그대로 계약서에 특정.

  • 전세금 처리 방식 —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고 매수인이 인수하는지, 잔금일에 매도인이 반환하고 말소한 뒤 넘기는지.

  • 존속기간과 반환 시기 — 만료일, 갱신 여부, 반환에 쓸 재원.

  • 소유자 변경 통지 — 전세권자에게 이전등기 사실을 알릴 시기와 방법.

전세권이 붙은 건물을 산다는 것은 전세금 반환의무를 함께 산다는 뜻이므로, 매매대금과 전세금의 정산 방식은 계약서에 적혀 있어야 한다.

소유자가 바뀐 뒤 달라지는 것 — 갱신거절·소멸통고·증액청구의 상대방

승계는 전세금 반환의무에서 끝나지 않고 전세권 관계 전체에 걸칩니다. 99다15122 판결이 열거한 상환청구, 소멸청구, 갱신청구, 전세금증감청구, 원상회복, 매수청구의 상대방이 모두 새 소유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전세권자는 소유권이전등기 이후의 통지와 청구를 새 소유자에게 해야 하고, 새 소유자에게는 등기부에 기재된 전세금과 존속기간이 그대로 자신의 조건이 됩니다. 기간이 끝난 뒤 원상회복과 부속물 수거·매수 문제(민법 제316조)도 새 소유자를 상대로 정리하게 됩니다.

건물 전세권에는 법정갱신 규정이 있습니다. 민법 제312조 제4항에 따라 전세권설정자가 존속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까지 사이에 갱신거절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만료 때 종전 전세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전세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고 존속기간은 정함이 없는 것이 됩니다. 이 경우 제313조에 따라 각 당사자가 소멸통고를 하고 6개월이 지나야 전세권이 끝납니다. 이 통지는 전세권설정자의 몫인데, 소유권이 넘어간 뒤에는 새 소유자가 그 지위에 있습니다. 매매 시점이 통지 기간에 걸쳐 있다면 통지를 한 명의가 누구였는지와 도달일에 따라 만료로 끝나는지 6개월 더 가는지가 갈리므로, 전세권자는 통지서의 발신인과 도달일이 남도록 챙겨 두어야 합니다.

전세금 증액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소유자가 됐다고 해서 전세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312조의2 단서와 시행령 규정에 따라 증액은 약정한 전세금의 20분의 1을 넘지 못하고, 전세권설정계약일 또는 직전 증액일부터 1년 이내에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전세금 5억 원이라면 한 번에 청구할 수 있는 한도는 2,500만 원입니다. 전세권이 새 소유자와 사이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존속하는 이상, 소유자가 바뀐 사실이 이 기준일을 새로 시작시키지는 않습니다.

새 소유자가 돌려주지 않을 때 — 동시이행과 경매청구의 순서

전세권이 소멸하면 민법 제317조에 따라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자로부터 목적물의 인도와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받는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이 관계는 새 소유자와 전세권자 사이에서도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전세권자는 반환을 청구하기 전에 이사 일정을 정리하고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두어야 하며, 인도와 서류 제공 없이 돈만 내놓으라고 하면 새 소유자가 동시이행을 이유로 거절할 수 있습니다. 동시이행이므로 어느 한쪽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인도·서류 교환과 전세금 지급을 같은 날 맞물려 진행하는 일정을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새 소유자가 전세금 반환을 지체하면 민법 제318조에 따라 전세권자는 민사집행법이 정한 바에 의하여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경매를 신청할 때는 민사집행법 제264조 제1항에 따라 담보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 즉 전세권설정등기가 기재된 등기사항증명서 등을 내야 하고, 경매개시결정은 부동산 소유자에게 송달됩니다. 전세권자는 민법 제303조 제1항에 따라 후순위권리자와 일반 채권자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으므로, 새 소유자에게 다른 재산이 없어도 그 건물의 매각대금에서 회수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전세권보다 먼저 등기된 근저당권이 있다면 그 채권이 먼저 배당됩니다.

현실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기 전에 새 소유자에게 반환 일정과 계좌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만료 후에도 반환이 없으면 내용증명으로 청구한 뒤 경매를 신청하며, 필요하면 전세금 반환 소송을 병행합니다. 이때 등기부에서 전세권보다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과 그 채권최고액을 확인해 매각대금으로 전세금 전액이 회수될 수 있는지를 미리 가늠해 두어야 합니다. 매각대금이 선순위 채권을 먼저 채우고 나서 전세금에 못 미친다면, 배당받지 못한 부분은 새 소유자를 상대로 한 전세금 반환 청구로 다투게 됩니다.

경매로 팔린 경우는 다르다 — 배당요구가 인수와 소멸을 가른다

지금까지는 매매처럼 임의로 소유권이 넘어간 경우입니다. 건물이 경매로 매각되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에 따라 전세권이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 즉 등기 순서가 그들보다 늦은 후순위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낙찰자가 전세금 반환의무를 넘겨받지 않으므로 배당에서 받지 못한 부분을 낙찰자에게 청구할 수 없고, 전세권자는 배당 순위대로 받을 수 있는 만큼만 받고 끝나게 됩니다.

반대로 최선순위 전세권은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전세권자가 제88조에 따라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대법원 2015. 11. 17. 선고 2014다10694 판결은 최선순위 전세권이 존속기간과 상관없이 오로지 전세권자의 배당요구에 의해서만 소멸하고,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는 한 매수인에게 인수된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낙찰자가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넘겨받아 전세금 반환의무를 지고, 배당요구를 하면 전세금을 배당절차에서 회수하는 대신 전세권은 사라집니다.

  • 후순위 전세권 — 매각으로 소멸, 배당 순위대로만 회수(제91조 제3항).

  • 최선순위 전세권 + 배당요구 — 매각으로 소멸, 배당절차에서 회수(제91조 제4항 단서).

  • 최선순위 전세권 + 배당요구 없음 — 매수인이 인수, 낙찰자가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담(제91조 제4항 본문).

그래서 전세권을 설정해 살고 있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은 전세권자는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는 등기부에서 자신의 전세권이 저당권·압류·가압류보다 앞서는지이고, 둘째는 배당요구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할지 여부입니다. 매각대금에서 전세금 전액을 배당받을 전망이 있다면 배당요구로 회수하고 정리하는 쪽이 맞고, 전세권을 유지하면서 낙찰자에게 인수시키려는 경우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는 쪽이 맞습니다. 배당요구는 종기까지 해야 하므로 이 판단을 종기 전에 끝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세권 건물을 산 새 집주인이 "전 주인에게 받으라"고 하면 맞는 말인가요?

A. 맞지 않습니다. 대법원 99다15122 판결에 따르면 전세권이 성립한 뒤 소유권을 취득한 새 소유자가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승계해 전세권이 소멸할 때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담하고, 옛 소유자는 그 의무를 면합니다. 다만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대금 공제나 특약을 근거로 정산을 요구하는 것은 두 사람 사이의 별개 문제입니다.

Q. 매매계약만 하고 아직 소유권이전등기 전인데 전세권이 끝나면 누구에게 청구하나요?

A. 이전등기 전이라면 전세권설정자는 여전히 옛 소유자이므로 옛 소유자에게 청구해야 합니다. 부동산 물권변동은 민법 제186조에 따라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기고, 판례가 말하는 새 소유자는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청구서를 보내기 전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소유권이전 접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전세권이 붙은 줄 모르고 건물을 샀다면 계약을 되돌릴 수 있나요?

A. 민법 제575조 제1항에 따라 매수인이 전세권의 존재를 알지 못한 때에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등기부에 전세권이 기재된 것을 알고 계약했다면 이 조항으로는 구제받기 어렵습니다.

Q. 전세권 존속기간이 끝난 뒤에 건물이 팔리면 전세권설정등기는 어떻게 되나요?

A. 존속기간이 만료되면 전세권의 용익물권적 권능은 등기를 말소하지 않아도 소멸하지만,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전세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담보물권으로서 등기의 효력이 유지됩니다(2003다35659 판결). 소유자가 바뀌어도 등기가 말소되지 않았다면 그 건물에 대한 담보권은 남아 있으므로 전세권자는 회수 절차를 계속 밟을 수 있습니다. 첫 단계는 등기부상 현재 소유자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Q.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 낙찰자가 전세금을 돌려주나요?

A. 전세권이 최선순위이고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매수인이 전세권을 인수해 전세금 반환의무를 지고, 배당요구를 하면 전세권이 소멸하고 배당절차에서 회수합니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저당권 등보다 등기가 늦은 후순위 전세권은 매각으로 소멸하므로 배당 순위대로만 받게 됩니다. 대법원 2014다10694 판결도 최선순위 전세권은 존속기간과 상관없이 전세권자의 배당요구로만 소멸한다고 보았습니다.

Q. 새 소유자가 갑자기 전세금을 올려 달라고 하는데 응해야 하나요?

A. 전세금 증액 청구는 약정한 전세금의 20분의 1을 넘지 못하고, 전세권설정계약일 또는 직전 증액일부터 1년 이내에는 하지 못합니다. 전세금이 5억 원이면 청구할 수 있는 한도는 최대 2,500만 원입니다. 이 한도를 넘는 증액 청구에는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맺음말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이 매매로 넘어가면 전세금 반환의무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새 소유자에게 당연히 옮겨가고, 옛 소유자는 전세권설정자의 지위를 잃어 그 의무에서 벗어납니다. 전세권자는 청구 상대를 등기부상 현재 소유자로 잡아야 하고, 매수인은 전세금 인수분을 매매대금에 정확히 반영해야 하며, 경매로 팔리는 경우에는 배당요구 여부가 인수와 소멸을 가른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광교·수지처럼 건물 거래가 이어지는 지역에서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을 사거나 파는 경우라면, 소유권이전등기 전후의 시점과 전세금 정산 방식을 미리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계약서 문구 하나, 등기부 확인 한 번이 수억 원 단위의 부담을 가를 수 있으므로 계약이나 청구에 나서기 전에 권리관계부터 정리해 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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