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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부실 손해배상, 과다 감정을 믿고 대출한 금융기관의 청구 근거와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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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부실 손해배상, 과다 감정을 믿고 대출한 금융기관의 청구 근거와 범위 

강대현 변호사

담보 부동산의 감정가를 믿고 대출을 실행했는데, 부실이 난 뒤 경매에 넘겨 보니 낙찰가가 감정가에 한참 못 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금융기관이 감정평가법인을 상대로 손해를 청구할 길은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에 열려 있지만,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 전액을 돌려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법원은 감정이 적정가격과 현저히 달랐는지, 그 감정이 대출 판단으로 이어졌는지, 금융기관 자신의 심사에는 잘못이 없었는지를 차례로 따져 배상액을 정합니다. 이 글에서는 과다 감정으로 손해를 본 금융기관이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 손해액이 어떻게 계산되고 어디까지 줄어들 수 있는지를 대법원 판례 기준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청구의 근거 — 감정평가법 제28조 제1항이 요구하는 네 가지

감정평가를 잘못한 감정평가법인등(감정평가법인 또는 감정평가사사무소)에 대한 손해배상의 직접 근거는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입니다. 이 조문은 감정평가법인등이 감정평가를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감정평가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를 하거나 감정평가 서류에 거짓을 기록함으로써 감정평가 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했을 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금융기관·보험회사·신탁회사 등 타인의 의뢰에 따른 토지등의 감정평가는 같은 법 제10조 제5호가 감정평가법인등의 업무로 명시하고 있어, 대출 심사용 담보감정도 이 책임 규정의 적용 대상입니다. 조문이 '현저한 차이'를 요건으로 삼기 때문에, 감정이 다소 높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차이의 크기와 원인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금융기관이 입증해야 할 요건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 감정평가의 존재 — 감정평가법인등이 담보물에 대해 감정평가를 했고 그 감정평가서가 대출 판단에 쓰였을 것.

  • 고의 또는 과실 — 조문은 '고의 또는 과실'이라고만 적고 있어, 성실의무 위반 요건으로 제25조 제1항이 적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과 문언이 다릅니다.

  • 현저한 차이 또는 거짓 기록 — 감정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거나 감정평가 서류에 거짓이 기록되었을 것.

  • 손해와 인과관계 — 그 감정을 믿고 실행한 대출에서 손해가 발생했을 것.

판례는 이 책임을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의 법리에 따라 다룹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민법 제393조)와 과실상계(민법 제396조)가 민법 제763조를 통해 준용되는 구조입니다. 감정평가업무협약처럼 계약으로 조사·보고 의무를 따로 약정했다면 채무불이행 책임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41196 판결은 금융기관과 감정평가업자가 임대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하기로 협약한 사안에서, 협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없다고 본 원심을 채무불이행 법리 오해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제28조 제1항은 '적정가격과의 현저한 차이'와 '의뢰인 또는 선의의 제3자의 손해'를 잇는 조문일 뿐, 대출금 전액의 회수불능을 곧바로 손해로 인정하는 조문이 아니다.

현저한 차이의 입증 — 가격 차이와 평가 방법의 하자를 함께 짚기

조문에는 몇 퍼센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는 수치 기준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적정가격을 한 점이 아니라 일정한 폭을 가진 가격수준으로 보고, 그 폭을 감안하고도 사회통념상 현저한 차이가 있는지를 사안별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4627 판결은 시장가격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임야여서 감정인마다 평가 편차가 클 수 있고 가격시점과 경제상황의 변화도 있었다는 점을 모두 감안하고도, 감정평가액이 경매절차에서 형성된 감정평가금액과 25배 이상 차이 나고 비교표준지보다 열세인 토지를 오히려 우세하게 평가했다는 이유로 현저한 차이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즉 차이의 절대 크기와 함께 그 차이가 어디서 생겼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가격 차이만 내세우지 않고 평가 방법의 하자를 함께 입증합니다. 담보감정은 채무자가 상환하지 않을 때 채권자가 담보물을 처분해 회수한다는 전제에서, 대출기간 동안의 불확실성과 담보물의 변동가능성을 고려해 채권자가 일정 기간 내에 적정한 금액으로 환가처분할 수 있는 가격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이 눈높이를 벗어난 감정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는 판례에서 유형을 뽑아 볼 수 있습니다.

  • 비교표준지 선정의 오류 — 도시계획구역 안에서는 용도지역, 밖에서는 현실적 이용상황에 따른 지목을 우선해 표준지를 골라야 하는데, 용도지역·지목·주변환경이 모두 다른 토지를 비교표준지로 삼은 경우입니다(2006다64627).

  • 개발 중인 토지의 조성비용 누락 — 형질변경 중인 토지는 조성공사비, 공사 진행 정도, 예상 소요기간을 종합해 과대평가를 막아야 하는데, 사업이 성사된다는 전제로 평가하면서 토목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법 제3조 제2항도 담보권 설정을 위한 감정평가에서는 토지의 임대료, 조성비용 등을 고려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 사용제한 조사의 누락 — 전용허가를 받은 보전임지인데 그 경위와 사용상 제한 내역을 조사하지 않고 건축물신고수리통보서만 근거로 부적합한 비교표준지를 골라 현저한 차이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99. 5. 25. 선고 98다56416 판결).

  • 임대차 조사의 누락 — 협약으로 임대차 사항을 상세 조사하기로 하고서 공실이라는 이유만으로 탐문 없이 '임대차 없음'이라고 단정한 경우입니다(97다41196).

마지막 유형은 주택 담보대출에서 특히 문제됩니다. 97다41196 판결은 감정평가업자가 금융기관과 임대차 사항을 상세 조사하기로 약정한 경우, 이를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부와 임차보증금 액수에 대한 사실조사를 의뢰한 취지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주택의 현황조사와 소유자·거주자·인근 주민 탐문으로 임대차 유무와 내용을 확인해 금융기관에 알려야 하고, 조사가 불가능했다면 그 사정을 알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의 의무는 이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실이었다는 사유만으로 조사를 생략한 채 단정적으로 기재했다면, 그 기재를 믿고 대출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적정가격과의 차이는 감정 당시를 기준으로 따지고, 그 원인은 비교표준지·조성비용·사용제한·임대차 조사 같은 평가 방법의 하자로 구체화해야 한다.

청구권자 — 감정을 의뢰하지 않은 금융기관도 선의의 제3자가 될 수 있다

제28조 제1항이 배상 대상으로 정하는 사람은 감정평가 의뢰인과 선의의 제3자입니다. 금융기관이 감정평가법인에 직접 의뢰했다면 의뢰인이므로 문제가 없지만, 실무에서는 차주가 감정평가를 받아 그 감정평가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거나 감정평가서의 채권기관 명의를 바꿔 쓰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금융기관이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가 첫 쟁점이 됩니다. 의뢰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청구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의라는 요건은 금융기관이 입증할 자료를 갖춰 두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2006다64627 판결에 따르면 선의의 제3자란 감정 내용이 허위이거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감정평가서 자체에 감정의뢰 목적 이외의 사용이나 의뢰인 이외의 타인의 사용이 불가하다고 명시되어 있으면 그러한 사용 사실까지 인식하지 못한 제3자를 말합니다. 리스금융을 제공한 회사가 원고였던 그 사건에서 감정평가서 표지 이면에는 바로 그런 사용 제한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감정 목적이 담보로 되어 있었고, 리스회사가 계약 체결 전에 채권기관 명의를 자신으로 바꿀 수 있는지 감정평가업자 지점에 확인했으며, 감정평가업자도 별다른 심사 없이 채권기관 명의를 변경해 주었다는 사정 등을 들어 리스회사를 선의의 제3자로 인정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차주가 제출한 감정평가서는 표지 이면의 사용 제한 문구와 채권기관 기재란부터 확인.

  • 채권기관 명의변경을 요청했다면 요청서와 감정평가법인의 승낙·발송 기록을 보관.

  • 같은 물건에 대한 다른 감정 결과가 있었는지, 그 차이를 대출 전에 인식했는지 내부 결재 자료로 정리.

감정 결과가 부풀려졌음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는 자료가 나오면 선의 자체가 부정되는 쟁점이 되므로, 대출 전 검토 단계의 메모와 이메일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도 소송 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선의의 제3자인지는 감정평가서에 적힌 사용 제한 문구와, 금융기관이 그 감정평가서를 대출에 쓰게 된 경위에서 갈린다.

손해액 계산 — 미회수 대출금 전액이 아니라 정당한 담보가치를 넘어선 대출분

판례가 정한 손해액 공식은 분명합니다. 부당한 감정가격에 근거해 산출된 담보가치와 정당한 감정가격에 근거해 산출된 담보가치의 차액을 한도로 하여, 대출금 중 정당한 감정가격에 근거해 산출된 담보가치를 초과한 부분이 손해액입니다(98다56416, 2006다64627). 이 손해액은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는 시점에 결정됩니다. 그래서 2006다64627 판결은 회수하지 못한 금융금액 전액이 손해라는 금융기관 측 주장을 배척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고, 대출 이후의 사정변경이나 감정가격과 실제 경매가격의 차이에서 생기는 미회수 금액은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객관적 간접사실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숫자로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당한 감정가가 10억원, 정당한 감정가가 6억원이고 금융기관이 감정가에 70%의 담보인정비율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고 하면, 담보가치는 부당 기준 7억원, 정당 기준 4억 2,000만원이며 차액 2억 8,000만원이 손해의 상한입니다. 대출금이 7억원이었다면 정당한 담보가치를 넘는 부분이 2억 8,000만원이므로 손해액도 2억 8,000만원입니다. 대출금이 6억원이었다면 초과분은 1억 8,000만원이라 손해액은 1억 8,000만원입니다. 대출 뒤 시장이 나빠져 낙찰가가 더 떨어지고 미회수액이 4억원으로 불어났더라도, 그 늘어난 부분이 손해액을 키우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는 선순위 담보권과 임차보증금의 공제, 금융기관 내규상 담보인정비율에 따라 계산이 달라집니다.

정당한 감정가격은 결국 감정평가 당시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해야 알 수 있어, 소송에서는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의 소급감정이 주된 증거가 됩니다. 2006다64627 사건에서는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들이 자료 수집의 곤란과 평가 방식의 모호성을 이유로 감정 의뢰를 여러 차례 반려하기도 했습니다. 현행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 발생은 인정되나 액수의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울 때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로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게 합니다. 대법원도 이를 법관의 자유재량으로 보지 않고, 여러 차례의 감정평가 자료와 실제 낙찰가 같은 간접사실을 최선을 다해 탐색해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손해액은 대출 실행 시점에 정해진다 — 정당한 감정가격에 근거한 담보가치를 초과해 나간 대출분이 상한이고, 그 뒤의 시장 하락은 이 계산에 들어오지 않는다.

금융기관의 과실 — 인과관계는 끊기지 않지만 배상액은 줄어든다

감정평가법인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반론은 금융기관이 자체 심사를 소홀히 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감정평가업자가 부당한 감정을 하면 금융기관이 그 감정을 믿고 정당한 감정가격을 초과해 대출하여 손해를 입으리라는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금융기관에 과실이 있다면 과실상계 법리에 따라 그 정도를 비교해 책임을 면하게 하거나 감경할 수는 있어도, 그 때문에 부당감정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끊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2006다64627 판결의 판시입니다. 그 사건에서도 금융 제공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각종 잘못이 인정되고 금융기관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하면서도, 금융을 제공하기로 한 데에는 잘못된 감정평가를 신뢰해 충분한 담보가 있다고 믿은 사정이 있었으므로 감정평가업자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과실상계는 얼마나 이루어질까요. 98다56416 판결의 사안에서는 금융기관이 감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미리 설정한 뒤 결과가 나오자 그 결과만 믿고 서둘러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과실이 인정되었고, 이를 참작해 손해배상액이 3억 400만원으로 정해진 원심이 수긍되었습니다. 2006다64627 판결은 금융기관이 여신한도에 관한 아무런 기준도 갖고 있지 않았던 점, 대출을 취급하게 된 경위, 상환 지체 후 채권 보전을 위한 노력의 정도 등을 과실상계와 책임제한 사유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으로 분류했습니다. 반대로 감정수수료의 액수나 금융기관이 대출로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의 크기는 부당한 감정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원인과는 관계없는 사정이라고 했습니다.

입증책임의 배분도 중요합니다. 98다56416 판결은 감정평가업자가 부당감정과는 관계없이 차주가 여신적격자가 아님에도 금융기관이 대출해 주어 손해를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면책 주장이므로, 그 입증책임이 면책을 주장하는 감정평가업자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과실상계 사유의 인정과 비율 결정은 형평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 금융기관은 처음부터 자료를 갖춰 비율 다툼에 대비해야 합니다.

  • 감정평가서 접수일, 여신 심사 결재일, 대출 실행일의 선후가 드러나는 기록.

  • 담보인정비율과 여신한도를 정한 내규, 그리고 그 내규를 이 건에 적용한 근거.

  • 차주의 신용·상환능력 심사 자료(부당감정과 무관한 부실대출이라는 반론을 막는 자료).

  • 연체 이후 채권 보전 조치(가압류·경매 신청 등)를 언제 어떻게 했는지의 기록.

금융기관의 과실은 인과관계를 끊지 못하고 배상액을 깎는 사유일 뿐이며, 부당감정과 무관한 대출이었다는 면책 주장은 감정평가업자가 입증해야 한다.

청구 전에 갖출 것 — 감정서 확보, 적정성 검토, 타당성조사, 법원 감정

감정평가법인등은 감정평가서의 원본과 관련 서류를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보존해야 합니다(제6조 제3항). 비교표준지 선정 사유, 실지조사 기록 같은 근거 자료가 남아 있는 것이 원칙이라는 뜻이고, 소송에서 이 자료가 필요하면 문서제출을 구하는 방식으로 확보하게 됩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 단계에서는 우선 감정평가서 본문과 첨부 자료를 있는 그대로 확보하고, 감정평가서에 기재된 평가 방법이 실제 물건의 상태와 맞는지부터 대조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다음 단계는 다른 감정평가법인등에 감정평가서의 적정성 검토를 맡기는 것입니다. 제7조 제3항과 시행령 제7조의2는 감정평가 의뢰인과 감정평가서를 활용하는 거래·계약 등의 상대방이 발급된 감정평가서의 적정성 검토를 의뢰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해당 감정평가서를 발급한 감정평가법인등은 검토 기관에서 제외되고, 소속 감정평가사가 둘 이상인 감정평가법인등이어야 합니다. 시행령 제7조의3에 따라 감정평가서 사본을 첨부해 의뢰하며, 검토를 수행하는 감정평가사는 5년 이상 감정평가 업무를 수행했고 감정평가실적이 100건 이상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검토 결과는 법원 감정을 신청하기 전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지 가늠하는 자료가 됩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의 타당성조사도 있습니다. 시행령 제8조에 따르면 관계 기관이나 이해관계인(해당 감정평가를 의뢰한 자)이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경우에는 타당성조사를 하지 않거나 중지할 수 있으므로, 소송 제기 전에 요청할지 여부를 순서를 정해 판단해야 합니다. 배상금의 회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제28조 제2항이 감정평가법인등에 보험 가입이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공제사업 가입 등 배상책임 보장 조치를 의무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확정판결로 손해배상이 결정되면 감정평가법인등이 그 사실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알려야 합니다.

기한과 병행 절차 — 소멸시효, 형사책임, 징계 요구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는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불법행위로 구성하면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합니다. 감정평가업무협약 위반 같은 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하면 채권 일반의 소멸시효(민법 제162조 제1항, 10년)가 적용되는데,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라면 상법 제64조의 5년 시효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어느 구성이든 부당한 감정을 알게 된 시점이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연체와 부실화로 감정가와의 괴리가 드러난 가장 이른 시점부터 3년을 넘기지 않는 일정으로 소 제기를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형사·행정 절차도 병행 수단입니다. 감정평가법 제49조 제5호는 제25조 제1항을 위반해 고의로 업무를 잘못하거나 제28조의2가 금지한 감정평가 유도·요구에 따른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제6호의2는 특정한 가액으로 감정평가를 유도하거나 요구한 사람에게 같은 형을 정합니다. 차주나 브로커가 특정 가액을 요구했다면 그 사람도 처벌 대상이고, 민사에서는 공동불법행위자로 연대책임(민법 제760조)을 질 여지가 있습니다.

행정적으로는 국토교통부장관이 감정평가법인등에 업무정지나 설립인가 취소(제32조)를, 감정평가사에게 자격 취소·등록 취소·2년 이하 업무정지·견책의 징계(제39조)를 할 수 있고,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증거서류를 붙여 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업무정지·인가취소와 징계의결 요구는 위반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할 수 없습니다. 징계나 형사처벌이 그 자체로 손해를 메워 주지는 않으므로, 병행 여부는 민사 청구의 증거 확보라는 실익을 따져 정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그 금액 전액을 감정평가법인에 청구할 수 있나요?

A. 전액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손해액은 부당한 감정가격 기준 담보가치와 정당한 감정가격 기준 담보가치의 차액을 한도로, 대출금 중 정당한 담보가치를 초과한 부분입니다. 2006다64627 판결도 회수하지 못한 금융금액 전액을 손해로 보는 주장을 배척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출 이후의 시장 하락이나 경매가격과 감정가의 차이로 생긴 미회수액은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아닙니다.

Q. 감정평가서를 차주가 가져왔는데 금융기관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면 가능합니다. 선의란 감정이 허위이거나 적정가격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을 말하고, 감정평가서에 사용 제한 문구가 있으면 그 사용 사실까지 인식하지 못했어야 합니다. 감정평가서 표지 이면의 사용 제한 문구, 채권기관 명의변경 요청과 승낙 기록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Q. 감정가와 실제 낙찰가 차이가 크면 곧바로 현저한 차이로 인정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낙찰가에는 감정 이후의 시장 변동과 유찰 등이 반영되어 있어 감정 당시의 적정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법원은 감정평가 당시를 기준으로 적정가격을 따로 확정하며, 낙찰가와 여러 차례의 감정평가 자료는 그 적정가격을 추단하는 간접사실로 고려됩니다. 그래서 낙찰가 자료와 함께 평가 방법의 하자를 입증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Q. 우리 쪽 여신 심사에 잘못이 있었다면 청구가 아예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금융기관의 과실은 인과관계를 끊지 못하고 과실상계로 배상액을 줄이는 사유가 됩니다. 2006다64627 판결은 원고의 책임이 크더라도 감정평가업자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고, 98다56416 판결은 감정 결과 전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서둘러 지급보증을 한 과실을 참작해 3억 400만원으로 배상액을 정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Q. 감정평가법인이 배상할 자력이 있는지는 어떻게 보나요?

A. 감정평가법인등은 제28조 제2항에 따라 보험이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공제사업에 가입하는 등 배상책임을 보장할 조치를 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업무정지나 설립인가 취소 사유가 됩니다(제32조 제1항 제12호). 확정판결로 손해배상이 결정되면 그 사실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알려야 합니다. 실제 지급 여력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소송 전에 가입 현황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소송 전에 감정평가가 부당했는지 확인해 볼 방법이 있나요?

A. 제7조 제3항에 따라 다른 감정평가법인등에 감정평가서의 적정성 검토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검토를 의뢰할 수 있는 사람은 감정평가 의뢰인과 감정평가서를 활용하는 거래·계약의 상대방 등이고, 국토교통부장관의 타당성조사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 중이면 타당성조사는 하지 않거나 중지될 수 있어 순서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맺음말

과다 감정에 대한 손해배상은 감정평가법 제28조 제1항이 열어 둔 청구이지만,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이 그대로 청구액이 되지는 않습니다. 감정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었음을 평가 방법의 하자로 구체화하고, 손해를 정당한 담보가치를 초과해 나간 대출분으로 계산하며, 금융기관 자신의 과실로 인한 감액에 대비하는 것이 이 청구의 세 축입니다.

선의의 제3자 요건, 소멸시효, 감정평가서의 사용 제한 문구처럼 사소해 보이는 항목이 청구 가능 여부와 금액을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 실행 시점의 기록과 감정평가서 원본이 남아 있을 때 판단이 가장 정확해지므로, 부실이 확인된 시점부터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손해배상 소송을 수원지방법원 관할에서 진행하게 되는 경우라면, 감정평가서와 여신 서류를 먼저 함께 놓고 청구 가능한 범위를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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