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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바로 채워넣기를 반복했어도 전체가 횡령액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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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바로 채워넣기를 반복했어도 전체가 횡령액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경리·회계 담당 직원이나 자금 집행권을 가진 임직원이 법인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개인 용도로 쓴 뒤, 매출이 입금되거나 급여일이 돌아오면 다시 채워 넣는 방식을 몇 달, 몇 년씩 반복하다가 뒤늦게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상담해보면 대부분 “어차피 월급날 다시 채워 넣을 건데 무슨 문제냐”, “통장에 돈이 빈 적이 한 번도 없으니 회사에 손해도 없다”는 생각으로 인출을 반복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뒤늦게 자금 흐름이 드러나 회사가 문제를 삼으면, “그때그때 다 채워 넣지 않았느냐”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그동안 인출한 금액 전부가 하나로 묶여 훨씬 큰 액수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인출 시점에 이미 완성된 횡령죄는 사후에 돈을 채워 넣는 것으로 지워지지 않으며, 반복된 인출액은 합산되어 이득액으로 평가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쓰고 바로 채워 넣기를 반복한 경우에도 왜 전체 인출액이 횡령액으로 산정되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인출과 동시에 범죄는 완성되고, 채워 넣어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곧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는 사정은 이미 완성된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지 못합니다.

횡령죄는 계속되는 상태가 아니라 특정 시점에 완성되는 즉시범입니다. 회사 자금을 보관·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위탁받은 용도를 벗어나 개인적으로 처분한 순간, 형법 제355조와 업무상 임무를 위배한 경우를 무겁게 처벌하는 제356조가 정한 횡령죄는 이미 성립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불법영득의사, 즉 “마치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인출 시점에 있었는지입니다. “다음 달 매출이 들어오면 바로 채워 넣겠다”는 생각으로 돈을 뺐다 하더라도, 그 순간 회사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면 불법영득의사는 인정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대법원은 사후 반환·변상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이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채워 넣을 계획이 확고했더라도, 인출하는 순간 이미 범죄는 완성되어 있었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인출 시점에 이미 완성된 범죄는, 나중에 돈을 채워 넣는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지 않습니다.


2. 채워 넣은 만큼 빼주지 않고, 인출한 금액 전부가 횡령액이 됩니다

사후에 전부 회복시켰더라도 이자 상당액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출한 원금 전액이 이득액으로 산정됩니다.

“어차피 다 갚았으니 실제 손해는 이자 정도 아니냐”는 항변도 자주 나옵니다. 잠깐 빌려 쓰고 원금을 그대로 채워 넣었다면, 회사가 입은 손해는 그 돈을 쓰지 못한 기간의 이자 상당액에 불과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입장은 다릅니다.

횡령한 재물을 사후에 회복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횡령금액에서 공제하거나 유용된 기간 동안의 이자 상당액만을 이득액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2155 판결).

이 법리를 인출과 채워 넣기를 반복한 사례에 그대로 적용하면, 매번 인출한 금액 자체가 이득액에 그대로 반영되고, 나중에 채워 넣었다는 사정은 이득액을 줄이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열 번 인출해 매번 전액을 채워 넣었더라도, 이득액 산정에서는 그 열 번의 인출 금액이 그대로 더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후에 전부 채워 넣었더라도, 인출한 원금 전액이 그대로 횡령액에 반영됩니다.


3. 여러 번의 인출도 하나의 범죄로 묶여 금액이 합산됩니다

피해법익과 범행 방법이 같고 하나의 범의에서 비롯된 반복 인출은 포괄일죄로 합산됩니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반복된 인출은 매번 별도로 기소되는 것이 아니라, 요건이 맞으면 하나의 범죄로 묶여 처리됩니다. 대법원은 여러 개의 업무상횡령 행위라 하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한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로 봄이 타당하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3도4737 판결).

이렇게 포괄일죄로 묶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정하는 이득액은 개별 인출 건이 아니라 전체 기간 동안 인출한 금액을 모두 더한 합계액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매달 몇 백만 원씩 빼서 쓰고 채워 넣기를 1~2년 반복했다면, 낱개로 보면 소액이라도 합산액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단위로 불어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통장 거래내역, 회계 전표, 인출 시점과 채워 넣은 시점의 간격 등을 분석해 하나의 범의에서 비롯된 일련의 행위인지를 따지게 되며, 이 판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 구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4. 합산 금액이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이 무거워집니다

반복 인출로 쌓인 합계액이 5억원을 넘으면 처벌 수위가 단계적으로 크게 높아집니다.

형법 제356조에 따른 업무상횡령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괄일죄로 합산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소액 인출이 위험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인출 한 건 한 건은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에 불과해도, 채워 넣기를 반복하며 기간이 길어질수록 합계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어느 순간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을 넘어서게 됩니다.

다만 초범인지, 실제로 전액을 회복시켰는지, 회사와 합의했는지 등은 횡령죄의 성립이나 이득액 산정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5. 회사가 인지한 순간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초기에 인출·입금 내역을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반복 인출형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회사 자체 감사를 통한 인지 → ②관련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합산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해당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복적인 인출·채워 넣기 정황을 인지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인출 계좌와 입금(채워 넣기) 계좌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입금 시점과 금액을 1:1로 대조합니다.

  2.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개인 채무 변제, 투자, 생활비 등) 카드 내역·이체 내역으로 확인합니다.

  3. 회사 내부 규정상 자금 집행·결재 절차를 지켰는지, 사전 승인이나 사후 보고가 있었는지 관련 문서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반복적 자금 인출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포괄일죄 성립 여부와 실제 이득액 산정 근거를 다투어 형량을 낮추는 방향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회사 자금을 반복적으로 인출했다가 채워 넣은 사건은 “매번 다 갚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을 관리시켰던 회사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전체 인출·입금 내역을 시계열로 정리해 포괄일죄로 묶일 수 있는 일련의 행위인지, 합산 이득액이 얼마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채워 넣었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쪽에서도 “다 갚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인출 시점의 의사, 회사의 사전 동의 여부, 포괄일죄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회사 자금을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회사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인출 내역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워 넣을 계획이었고 실제로 한 번도 계좌에 돈이 빈 적이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인출 시점에 회사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면, 실제로 계좌에 돈이 빈 시간이 없었더라도 그 순간 횡령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Q. 매번 전액을 채워 넣었으니 회사 손해는 이자 정도 아닌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전액을 회복시켰더라도 이를 횡령금액에서 공제하거나 이자 상당액만 이득액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출한 원금 전액이 이득액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Q. 여러 번 나눠서 인출했는데 그때마다 별도의 범죄로 처벌받나요?

A.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같은 방법, 같은 범의에서 반복된 인출이라면 포괄일죄로 묶여 하나의 범죄로 처리되고, 그 합계액이 이득액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

Q. 합산 금액이 5억원을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Q. 회사가 사전에 어느 정도 묵인했다면 무죄가 될 수 있나요?

A. 회사(소유자)의 명확한 동의나 승인 절차가 있었다면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묵인이나 관행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승인 절차와 관련 기록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Q. 이미 회사에 적발되어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의미가 있나요?

A. 의미가 있습니다. 포괄일죄 성립 여부와 이득액 산정 근거는 다툴 여지가 큰 쟁점이고,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 방향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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