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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동산으로 이중 담보 대출을 받으면 배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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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동산으로 이중 담보 대출을 받으면 배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에도 자금 사정이 급해지자, 같은 부동산을 다시 담보로 제공하고 또 다른 곳에서 대출을 받는 이른바 이중담보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등기부에 다 나와 있으니 문제없다”, “저당권은 순위만 밀리는 거지 범죄는 아니지 않냐”는 생각으로 같은 물건을 여러 차례 담보로 돌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막상 먼저 대출해 준 채권자나 새로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이 문제를 삼으면, 그제서야 “배임이나 사기로 고소한다더라”는 말에 당황해 상담을 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중저당과 같은 사안에서 배임죄가 성립하는 범위를 종전보다 좁게 판단하는 쪽으로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이중담보가 항상 무죄라는 뜻은 아니며, 새 채권자를 속인 정황이 있다면 사기죄로 오히려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같은 부동산으로 이중 담보 대출을 받는 것이 배임죄가 되는지, 어떤 경우에 사기죄 문제로 번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다시 담보로 제공해도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저당권을 설정해 줄 의무는 채권자의 사무가 아니라 채무자 자신의 의무라는 것이 대법원의 최신 입장입니다.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같은 부동산에 또 다른 채권자를 위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경우, 실무에서는 이를 흔히 이중저당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대출해 준 채권자 입장에서는 담보 가치가 후순위 채권과 나눠지는 셈이라 “배임으로 고소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기 쉽습니다.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저당권설정계약에 따라 채권자에게 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저당권을 설정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 이루어지는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9도14340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로 그동안 이중저당을 배임죄로 처벌해 온 기존 판례가 전면 변경됐습니다. 저당권을 설정해 줄 의무는 어디까지나 채무자가 계약에 따라 스스로 부담하는 자신의 채무일 뿐, 채권자의 재산을 관리해주는 지위에서 나온 의무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앞서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해도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과 같은 흐름입니다.

같은 부동산으로 또 대출을 받는 것 자체는, 먼저 담보를 잡은 채권자와의 신임관계 위반을 이유로 한 배임죄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2. 다만 담보가치를 부풀리거나 선순위 채권을 숨기면 사기죄가 될 수 있습니다

배임죄가 안 된다는 것과 어떤 대출이든 안전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중담보 대출이 늘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새로 대출을 내준 채권자, 즉 후순위 채권자를 상대로 담보 가치나 채무 현황을 속인 부분이 있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담보로 제공할 목적물의 가액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기관을 속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하고, 이때 편취액은 대출금 전액이며 담보물의 실제 가치를 기초로 한 대출가능금액을 공제하고 계산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도19772 판결).

이중담보 사안에서 자주 문제되는 유형은 감정평가서를 실제보다 높게 조작해 제출하거나, 선순위 근저당권·임대차보증금 같은 기존 채무 현황을 허위로 신고해 담보 여력이 충분한 것처럼 꾸미는 경우입니다. 이런 기망행위가 확인되면 배임이 아니라 사기죄로, 그것도 편취금액 전액을 기준으로 처벌 수위가 산정됩니다.

이중담보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새 채권자를 속여 대출을 받아낸 부분이 있다면 사기죄로 책임을 지게 됩니다.


3. “등기부에 다 나오는데 무슨 사기냐”는 생각은 사건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선순위 근저당권의 존재는 등기부로 확인되지만, 실채무액과 담보가치 조작은 등기부만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중담보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항변은 “선순위 근저당권은 등기부등본에 다 나와 있으니 후순위 채권자도 확인하고 대출해 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등기부에 채권최고액과 순위가 공시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위험이 걸러지지는 않습니다.

등기부에 나오는 채권최고액은 통상 실제 채무액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어, 실채무액이 얼마인지는 등기부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감정평가서를 조작해 담보가치를 부풀리거나, 실제로는 임대차가 있는데 없다고 허위로 확인서를 작성해 제출했다면 후순위 채권자는 등기부를 확인했더라도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서류를 위조해 제출한 경우라면 사기죄와 별개로 형법 제231조 사문서위조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이를 제출해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법 제234조 위조사문서행사죄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등기부를 확인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 혐의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며, 실제 채무 현황과 서류의 진위가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4. 사기죄로 인정되면 편취 금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몇 억 원 단위 이중대출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중담보로 새 채권자를 속여 대출을 받아낸 경우에도 이 조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편취한 금액, 즉 이득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담보대출은 대출금 자체가 수억 원 단위인 경우가 많아, 한 번의 이중담보 대출로도 곧바로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사문서위조·행사죄가 함께 인정되면 사기죄와 실체적 경합으로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등기부·대출서류부터 정리해야 사건의 방향이 잡힙니다.

이중담보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새 채권자 쪽이든, 이중담보 대출을 받은 채무자 쪽이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등기부등본과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발급받아 설정 순서·채권최고액·실제 채무액을 정리합니다.

  2. 새 대출 당시 제출된 감정평가서·임대차현황확인서·인감증명 등 서류에 허위 기재나 위조 정황이 있는지 대조합니다.

  3. 두 채권자 사이 우선순위와 예상 배당액을 계산해 실제 회수 가능 금액과 편취 이득액 규모를 가늠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이중담보·사기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대응과 함께 배당이의·부당이득반환 같은 민사적 회수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중담보 문제는 “설마 형사처벌까지 가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순위로 대출을 내주고 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채권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담보가치와 채무 현황에 대해 어떤 설명을 듣고 대출했는지, 그 설명이 사실과 달랐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같은 부동산을 다시 담보로 제공하고 이중담보 대출을 받은 채무자 입장에서도 “배임은 아니라던데”라는 말만 믿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담보가치를 어떻게 설명했는지, 선순위 채무 현황을 어떻게 고지했는지에 따라 사기죄 여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담보대출을 둘러싼 배임·사기 사건에서 돈을 떼인 채권자 쪽과 대출을 받은 채무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담보가치 설명과 서류 하나하나가 결론을 뒤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같은 부동산으로 대출을 또 받아야 하는 상황이거나, 반대로 후순위 채권자로서 회수를 고민 중이라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담보로 잡힌 부동산으로 또 대출을 받으면 무조건 배임죄인가요?

A. 아닙니다.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판례가 변경되어, 저당권설정의무 위반만으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새 채권자를 속인 정황이 있다면 사기죄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다는 사실을 새 채권자에게 알리지 않으면 사기인가요?

A. 선순위 근저당권은 등기부에 공시되어 있어 그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제 채무액이나 담보가치를 허위로 설명해 새 채권자를 착오에 빠뜨렸다면 기망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감정평가서를 실제보다 높게 받아 대출을 받았는데, 이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네. 담보가치를 부풀려 금융기관을 속여 대출받은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며, 편취액은 대출금 전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Q. 이중담보 대출금이 크면 형량이 얼마나 달라지나요?

A. 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형사 고소와 함께 대출금을 돌려받는 민사 절차도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된 수사 자료가 배당이의나 부당이득반환 청구 같은 민사 절차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대응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 선임은 언제가 좋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담보가치를 어떻게 설명했는지에 대한 초기 진술이 사기 고의 인정 여부를 좌우하고,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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