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교회 건축을 위해 별도로 모금한 건축헌금을 담임목사가 정작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신자들과 목회자 사이에 고소·고발로까지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신자분들 중 상당수는 “교회 돈이니 담임목사님이 알아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 “건축이 미뤄져서 어차피 묶여 있던 돈이니 나중에 다시 채워 넣으면 문제없다”는 말로 넘어가려는 목사님들을 겪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헌금 사용 내역이 드러나 문제가 되면, “교인들도 다 알고 있었다”, “정산해서 지금은 문제없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용도가 특정된 자금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가 그 용도를 벗어나 임의로 소비한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법리를 종교 단체의 자금에도 예외 없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건축헌금이라고 해서 형사처벌의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며, 유용한 금액이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건축헌금처럼 용도가 특정된 헌금을 목사가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때 어떤 경우에 횡령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문제를 의심하게 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건축헌금은 모금 목적대로 쓰이기 전까지 목사 개인의 돈이 아닙니다
용도가 특정된 헌금은 그 목적에 쓰일 때까지 소유권이 목사가 아니라 신자들(교회)에게 유보됩니다.
교회에서 진행하는 건축헌금·성전건축헌금은 통상 예배당 신축·증축·리모델링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별도로 모금됩니다. 십일조나 감사헌금과 달리 헌금 봉투, 주보 공지, 건축위원회 결의 등을 통해 용도가 명확히 특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용도가 특정된 금전에는 대법원이 여러 차례 확인해 온 목적물 특정 위탁금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보관·집행하는 자가 그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면, 설령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 즉 교회를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되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또한 교회는 대표자가 있는 비법인사단으로서 그 재산이 교인 전체에 귀속되는 총유 형태로 관리되고,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을 총괄하며 건축헌금 통장이나 현금을 보관·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이는 타인, 즉 교회의 재물을 업무상 보관하는 지위에 해당합니다.
건축헌금은 모금 목적을 다하기 전까지는 목사 개인의 돈이 아니라, 신자들과 교회 전체에 귀속되는 재산입니다.
2. “건축이 미뤄져서 다른 데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용도나 목적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더라도, 반환받거나 승낙받기 전까지는 여전히 위탁자의 돈입니다.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업무상 임무로서 자금을 보관하며 이런 행위를 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형이 무거워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 관리 업무의 일환으로 건축헌금을 보관하고 있었다면, 단순횡령이 아니라 형이 더 무거운 업무상횡령이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목사님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항변은 “부지 매입이나 인허가가 늦어져서 어차피 묶여 있는 돈이었다”, “다른 사역에 먼저 쓰고 나중에 건축헌금으로 채워 넣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런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자가 그 자금을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횡령죄가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용도나 목적이 특정되어 보관된 금전은 그 보관 도중에 특정의 용도나 목적이 소멸되었다고 하더라도 위탁자가 이를 반환받거나 그 임의소비를 승낙하기까지는 횡령죄의 적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위탁자의 소유물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도4291 판결).
즉 건축이 지연되거나 계획이 무산됐다는 사정만으로 건축헌금의 소유권이 목사나 교회 운영진에게 넘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들에게 반환하거나 다른 용도로 쓰는 데 대한 명시적 승낙을 받기 전까지는, 여전히 헌금을 낸 신자들과 교회에 귀속되는 돈입니다.
“건축이 미뤄져서 다른 데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미 완성된 횡령죄를 지워주지 못합니다.
3. “교인들도 알고 있었다”는 항변, 절차와 실질 동의가 없으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재량이 인정되려면 정관·제직회 결의 등 절차를 거친 실질적인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목사 측에서 가장 많이 내세우는 또 다른 방어 논리는 “교인들도 사정을 알고 묵인했다”, “당회에서 구두로 양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법원이 임무위배가 아니라고 보는 경우는, 헌금이 교인들의 총의에 부합하는 절차를 거쳐 실제로 동의된 경우에 한정됩니다.
비슷한 법리는 용도가 특정된 자금을 관리자가 “결과적으로는 본인을 위해” 썼다고 항변한 다른 사건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366 판결).
또한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0다15944 판결도 교회와 같이 대표자가 있는 비법인사단의 총유재산은 정관이나 규약, 그것이 없으면 사원총회, 즉 교인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처분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담임목사 개인의 판단이나 일부 제직의 구두 묵인만으로는 이 절차를 대신할 수 없고, 이런 절차 없이 건축헌금을 인건비나 다른 운영비로 돌려썼다면 사후에 일부 교인이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정도로는 횡령 성립을 막기 어렵습니다.
“교인들도 알고 있었다”는 사정은, 절차를 거친 실질적 동의가 아니라면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4. 유용한 금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고, 신뢰가 클수록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는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 규모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건축헌금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모금되는 경우가 많아 단일 사업 명목으로 조성된 금액 자체가 크고, 목사가 그 중 일부를 여러 차례 나눠 다른 용도로 썼더라도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담임목사라는 지위 자체가 신자들의 고도의 신뢰를 전제로 한다는 점도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헌금을 쓰게 된 경위, 초범 여부, 반환·변제 여부, 교회와의 합의 여부 등은 횡령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헌금 공지 자료와 통장 내역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담임목사의 건축헌금 유용 의혹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교회 소재지가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해당한다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담임목사의 건축헌금 유용을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헌금 모금 당시 공지·주보·헌금 봉투 등 용도를 특정한 자료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교회 또는 건축위원회 명의 통장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빈도를 정리합니다.
인출된 자금이 실제로 부지매입·건축비 등 본래 용도로 쓰였는지, 개인 용도나 다른 운영비로 흘러갔는지 영수증·계약서 등으로 대조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종교단체 자금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부당이득반환 등 민사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자금 문제는 “그래도 오랫동안 함께한 목사님인데”, “교회 일을 세상 법정으로 끌고 가도 되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헌금을 낸 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문제 제기보다, 헌금 모금 당시 용도가 어떻게 공지됐는지, 실제 자금 흐름이 어땠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주보 공지, 헌금 봉투, 통장 내역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상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헌금 사용을 의심받는 목사 입장에서도 “교회를 위해 썼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정관·제직회 결의 등 절차를 거친 동의가 있었는지,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종교단체 자금 분쟁에서 헌금을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축헌금을 다른 사역비로 썼는데, 나중에 전액 채워 넣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변상할 의사가 있었더라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반환·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담임목사에게는 교회 자금 사용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는 것 아닌가요?
A. 일반 운영비 범위에서는 재량이 인정될 여지가 있지만, 건축헌금처럼 용도가 명확히 특정된 자금은 다릅니다. 정관·제직회 결의 등 절차를 거친 동의 없이 임의로 다른 용도에 쓰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교인들 상당수가 알고도 묵인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묵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관이나 규약이 정한 절차, 그것이 없다면 공동의회·제직회 결의처럼 교인 전체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쳤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므로, 양측 모두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Q. 얼마부터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합산 이득액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건축헌금은 장기간에 걸쳐 모금·집행되는 경우가 많아 반복 인출이 포괄일죄로 합산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헌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실무적으로는 형사 고소로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 등 민사 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전략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특히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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