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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조합장이 조합 자금을 임의로 썼는데 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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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조합장이 조합 자금을 임의로 썼는데 횡령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건축사업이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되면서, 조합장이 조합 자금을 어떻게 썼는지를 두고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조합장들 중에는 “내가 조합을 대표하는 사람이니 이 정도는 알아서 처리해도 된다”, “결국 조합을 위해 쓴 돈이니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예산에 없던 지출을 하거나 개인적인 비용까지 조합 계좌에서 처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합원들이 회계자료를 확인하고 문제를 삼으면, “대의원회 승인을 받았다”, “조합 업무와 관련된 지출이었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장의 자금 집행에 대해 업무 관련성이 없으면 내부 승인이 있었더라도 업무상횡령이 성립한다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조합 자금 규모가 클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재건축조합장의 조합 자금 임의 사용이 어떤 경우에 업무상횡령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의심 정황이 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도시정비법 규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재건축조합 자금은 조합장 개인의 판단만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조합장은 조합 자금을 보관·집행하는 지위에 있을 뿐, 그 자금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재건축조합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아 법인격을 갖는 단체이고, 조합장은 도시정비법 제42조에 따라 조합을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을 ‘대표’한다는 것이 조합 자금을 조합장 마음대로 처분할 권한을 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도시정비법 제45조는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정비사업비의 세부 항목별 사용계획이 포함된 예산안 및 예산의 사용내역,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 등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조합장이라 하더라도 예산안에 없는 지출이나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자금 집행은 애초에 권한 범위 밖에 있는 행위입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내가 조합장이니 이 정도는 알아서 처리해도 된다”는 인식으로 예산 외 지출, 개인 관련 비용 지출이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지출이 조합원이나 후임 집행부가 회계자료를 확인하는 순간 형사 문제로 번진다는 점입니다.

조합장은 조합 자금을 대표해 집행하는 자리일 뿐, 총회 의결과 정관 범위를 벗어난 지출까지 재량으로 허용받은 것은 아닙니다.


2. 이사회·대의원회의 승인을 받았어도 업무 관련성이 없으면 업무상횡령이 성립합니다

내부 승인은 조합 업무 범위 안에서만 유효하고, 그 한계를 벗어나면 승인 자체가 효력을 잃습니다.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조합장처럼 업무상 임무로서 자금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위배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벌될 수 있습니다.

조합장들이 흔히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이사회나 대의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결국 조합을 위해 쓴 돈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장 사건에서 이런 논리를 다음과 같이 배척했습니다.

재건축조합 조합장이 조합장 개인을 위하여 자신의 위법행위에 관한 형사사건의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을 재건축조합의 업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가 재건축조합의 자금으로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였다면 이는 횡령에 해당하고, 위 형사사건의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함에 있어 이사 및 대의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하여도 재건축조합의 업무집행과 무관한 조합장 개인의 형사사건을 위하여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하는 것이 위법한 이상 위 승인은 내재적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횡령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6280 판결).

이 판결은 재건축조합장이 자신의 개인 명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변호사 선임료를 조합 비용으로 지출한 사안에서 나온 것으로, 이사회·대의원회 승인이 있었음에도 업무상횡령이 성립한다고 본 사례입니다. 같은 취지로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도235 판결도,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 한정된다는 법리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조합 내부에서 결재나 승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조합 업무와 무관한 지출에 대한 업무상횡령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3. “조합을 위해 썼다”는 주장도 실제 지출 목적과 절차에 따라 판단됩니다

정비사업비는 세부 항목별 예산과 총회 의결 범위 안에서만 집행할 수 있습니다.

조합장 스스로 “조합 발전을 위해 쓴 돈이다”, “결국 조합에 이익이 되는 지출이었다”라고 항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은 정비사업비의 세부 항목별 사용계획이 포함된 예산안 자체를 총회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예산안에 없는 항목으로의 지출이나 목적 외 전용은 애초에 조합장의 권한 범위 밖에 있습니다.

실제로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은 같은 법 제137조 제6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는 형법상 업무상횡령죄와 별개의 범죄이므로, 하나의 지출 행위가 두 죄의 경합범으로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불법영득의사 판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지출 내역을 정산하거나 일부를 반환했다는 사정만으로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습니다. “다음 예산에 반영하면 된다”, “차기 총회에서 추인받으면 된다”는 식의 사후 수습 시도도 이미 완성된 형사책임을 없애주지 못합니다.

예산과 총회 의결 범위를 벗어난 지출은, 조합에 이익이 되는 방향이었다는 주관적 의도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4. 유용한 금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고, 반복될수록 형량이 무거워집니다

정비사업비 유용은 소액이 누적돼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6조)는 이득액과 무관하게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재건축조합은 정비사업비 규모 자체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공사비·용역비 집행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유용한 금액이 낱건으로는 소액이라도 여러 차례 반복되면 포괄일죄로 합산되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초범인지, 조합에 실질적 손해가 발생했는지, 반환·합의 여부 등은 횡령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확인해야 할 자료가 있습니다

고소장 접수 전 회계자료부터 확보해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조합장 자금 유용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합장의 자금 유용을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조합 정관과 예산안, 총회·대의원회 의사록을 확인해 문제된 지출이 실제로 의결을 거쳤는지 대조합니다.

  2. 도시정비법 제124조에 따라 공개 대상인 월별 자금 입출금 세부내역과 회계감사보고서를 열람·복사 청구해 지출 시기·금액·명목을 정리합니다.

  3. 정리된 지출 내역이 실제로 조합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개인적 용도로 흘러간 정황은 없는지 영수증·계약서 등으로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건축·재개발 조합 자금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조합 차원의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재건축조합 자금 문제는 “그래도 조합장이니 어련히 알아서 했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을 뜯긴 조합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어떤 자료가 예산·총회 의결 범위를 벗어난 지출임을 뒷받침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회계자료, 총회·대의원회 의사록, 지출 경위에 대한 기록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자금 지출을 의심받는 조합장 입장에서도 “조합을 위해 쓴 돈”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예산에 포함된 지출이었는지, 총회 의결을 거쳤는지, 업무와 실질적 관련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재건축조합 자금 분쟁에서 자금을 관리한 조합장 쪽과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합장이 총회 승인 없이 조합 자금을 개인 용도로 썼는데, 나중에 전액 채워 넣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정산했다는 사정만으로 불법영득의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반환 여부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이사회나 대의원회에서 지출을 승인해줬는데도 횡령이 되나요?

A. 됩니다.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장 사건에서 조합 업무와 무관한 지출이라면 내부 승인이 있었더라도 그 승인 자체가 내재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횡령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6280 판결).

Q. 조합장이 “조합을 위해 쓴 돈”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실제 지출 목적과 절차가 핵심 쟁점입니다. 예산안·총회 의사록 등 자금 사용 계획에 포함된 지출인지, 조합 업무와 실질적 관련이 있는지를 따져 판단하므로 양쪽 모두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Q. 정비사업비 유용은 얼마부터 특경법이 적용되나요?

A.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여러 차례 나눠 유용한 금액도 포괄일죄로 합산됩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조합 차원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된 수사기록이 민사상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대응이 회수에 유리합니다.

Q. 도시정비법 위반과 업무상횡령이 함께 처벌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총회 의결 없이 예산 외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면 도시정비법 제137조에 따른 별도 처벌(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고, 이는 형법상 업무상횡령죄와 별개로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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