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연인 사이에 서로의 스마트폰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공유 앱을 함께 쓰자는 요구가 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사랑하는 사이에 위치 정도는 공유하는 게 당연하다”, “설치를 안 한다는 건 나를 못 믿는다는 뜻 아니냐”는 생각으로 상대방에게 설치를 요구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도 헤어지자는 말이나 폭언, 반복적인 압박으로 결국 앱을 설치하게 만들었다면, 관계가 끝난 뒤 그 강요 정황이 그대로 고소장의 내용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연인이나 배우자 사이라 하더라도 협박이나 반복적인 압박으로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게 한 경우 형법상 강요죄와 위치정보 보호법 위반죄의 성립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이가 좋았을 때 눌렀던 “동의” 버튼도, 강요 정황이 확인되면 유효한 동의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연인 사이 위치공유 앱 설치 요구가 어떤 경우에 범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이미 설치를 강요당했거나 반대로 요구를 한 상황이라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위치 공유를 요구받고 마지못해 응한 것만으로는 범죄가 되지 않습니다
강요죄가 성립하려면 요구 자체가 아니라 그 방식에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합니다.
형법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연인 사이에 서로 위치를 공유하자고 제안하는 것 자체는 흔한 일이고, 부담스럽지만 결국 스스로 판단해 설치에 동의했다면 이 자체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강요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수단이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강요죄의 폭행을 사람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도 포함된다고 보면서도 그 인정에는 일정한 기준을 요구합니다.
강요죄에서 폭행은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도 포함하며, 반드시 사람의 신체에 대한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람에 대한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를 강요죄의 폭행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한 의도와 방법,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근접성, 유형력이 행사된 객체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8도1346 판결).
즉 단순히 여러 차례 설치를 권유하거나 서운함을 표현하는 정도로는 강요죄의 폭행·협박으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관계 안에서 흔히 오가는 부탁과,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강요는 구별해야 합니다.
위치공유 앱을 권유받고 부담을 느껴 설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거부했을 때 돌아오는 협박이 강요죄 성립의 핵심입니다
설치를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가 협박 여부를 가릅니다.
대법원은 협박죄와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서운하다”는 감정 표현과, 실제로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의 고지는 구별됩니다.
협박죄에서 ‘협박’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협박죄가 성립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9187 판결).
연인 사이에서 나오는 “안 깔면 헤어지자”는 말만으로는 통상적인 관계 내 표현으로 볼 여지가 있어 그 자체로 협박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안 깔면 다 폭로하겠다”, “가족한테 알리겠다”, 폭행을 암시하는 말이나 실제 폭행이 동반됐다면 이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의 고지로서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폭행이나 협박이 인정되면 형법 제324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요구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반복해서 요청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는지가 강요죄 성립의 관건입니다.
3. 강요로 받아낸 동의는 위치정보법상 적법한 동의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의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만으로 개인위치정보 수집이 적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은 누구든지 개인위치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개인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40조 제4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의”는 정보주체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합니다. 협박이나 반복적인 압박에 못 이겨 형식적으로 설치 버튼을 눌렀다면, 이를 자유의사에 기한 진정한 동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강요된 동의는 위치정보법이 요구하는 적법한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태도입니다.
실제로 최근 부산지방법원은 연인 관계였던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감시용 앱을 설치해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 위치정보를 장기간 실시간으로 확인한 피고인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함께 위치정보법 위반을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설치 경위가 강요였는지 은밀한 무단 설치였는지에 따라 세부 죄명은 달라질 수 있지만, 상대방의 진정한 동의 없이 위치정보가 수집·열람됐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로 위치정보법 위반이 문제 됩니다.
강요에 못 이겨 누른 동의는, 위치정보법이 요구하는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여러 혐의가 겹치면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까지 문제 됩니다
위치 확인 요구가 접근·연락과 함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로도 의율될 수 있습니다.
강요죄(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와 위치정보법 위반죄(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가 함께 인정되면, 형법 제38조에 따른 경합범 가중이 적용되어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감청·열람)까지 겹치면 처벌 수위는 더 높아집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스토킹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접근·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는 행위, 주거지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글·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등으로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위치공유 앱 설치 요구 자체가 이 유형에 곧바로 해당하지는 않지만, 설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찾아가 기다리거나 반복적으로 연락해 위치를 확인하는 행위가 함께 이어진다면 이는 지속적·반복적 스토킹행위로 평가돼 스토킹범죄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로 인정되면 같은 법 제1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강요죄와 달리 스토킹범죄는 지속성·반복성이 핵심 요건이므로, 단발적인 요구인지 이별 이후에도 계속된 통제 시도인지를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강요당한 정황과 앱이 수집한 정보의 범위를 정리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위치공유 앱 설치 강요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협박의 정도가 중하거나 스토킹범죄가 함께 인정되면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나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미 설치를 강요당했거나 반대로 강요 의혹을 받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치를 요구받을 당시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와 통화 내용 중 협박이나 압박에 해당할 만한 부분을 먼저 정리합니다.
설치된 앱이 실제로 어떤 정보(위치, 통화기록, 문자메시지 등)에 접근·수집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 앱 설정과 권한 내역을 확인합니다.
앱을 바로 삭제하기보다 화면 캡처와 사용 이력 등 증거를 먼저 확보한 뒤, 전문가와 삭제·차단 시점을 상의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치정보 관련 형사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필요한 경우 접근금지 조치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연인 사이의 위치 확인 문제는 “그래도 서로 사랑해서 그런 건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치를 강요당한 쪽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거부 의사를 밝혔던 정황과 그 이후 돌아온 말·행동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문자와 통화 기록이 쌓일수록 강요죄와 위치정보법 위반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설치를 요구한 쪽에서도 “사랑해서 그런 거였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압박을 계속했는지, 그 압박이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였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위치 확인 요구를 둘러싼 강요·스토킹 사건에서 확인을 요구당한 쪽과 요구했다가 강요 의혹을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처음엔 서로 합의해서 위치공유 앱을 썼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나요?
A. 처음 설치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더라도, 이후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협박이나 압박으로 계속 사용을 강요했다면 그 시점부터 강요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안 깔면 헤어지자”는 말만으로도 협박이 되나요?
A. 그 자체만으로는 통상적인 관계 내 표현으로 볼 여지가 있어 협박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폭로·폭행 암시 등 다른 해악의 고지가 더해지면 협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이미 설치된 앱을 지금 바로 지워도 되나요?
A. 삭제 전에 화면 캡처, 앱 사용 이력 등 증거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거 없이 삭제하면 이후 강요나 무단 수집 정황을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상대방과 합의하면 강요죄는 처벌받지 않나요?
A. 강요죄는 협박죄와 달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가 있더라도 공소 제기 자체는 가능하며, 다만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강요 없이 상대방이 몰래 위치를 확인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동의 없이 개인위치정보를 몰래 수집·이용했다면 강요죄와 별개로 위치정보법 제40조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위치 확인 요구가 계속되면 스토킹으로도 신고할 수 있나요?
A. 설치 요구와 함께 반복적으로 찾아오거나 연락해 위치를 확인하려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스토킹범죄로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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