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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 담합, 가격정보를 주고받기로 한 합의만으로도 처벌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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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 담합, 가격정보를 주고받기로 한 합의만으로도 처벌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경쟁사 임원끼리 만나 "요즘 원가가 많이 올랐다", "다음 달에 출고가를 올릴 계획이다"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뿐인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사업자들이 있습니다. 가격을 얼마로 하자고 직접 합의한 적이 없다며 억울해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은 가격·원가·출고량 같은 정보를 경쟁사와 주고받는 행위 자체를 부당한 공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명시적인 합의 없이 정보만 오갔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정보교환 담합이 언제 성립하는지, 어떤 정보가 문제되는지, 적발되면 어떤 제재를 받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정보교환 담합이란 — 가격을 말로 정하지 않아도 성립하는 이유

전통적으로 담합(부당한 공동행위)은 경쟁사끼리 가격을 얼마로 하자, 생산량을 얼마로 줄이자는 식의 명시적 합의를 전제로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그런 명시적 합의 없이도, 원가·출고량·판매계획 같은 민감한 경영정보를 서로 주고받는 것만으로 경쟁이 사실상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를 주고받으면 각 사업자는 상대방의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있게 되어, 굳이 말을 맞추지 않아도 비슷한 가격·물량으로 행동을 조율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제1항제9호는 정보를 주고받아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 자체를 별도의 부당한 공동행위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종전에는 정보교환이 가격 담합 등 다른 위반행위의 합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만 활용됐고, 정보교환 자체를 독립된 위반유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되더라도 실제 가격을 맞추기로 한 합의까지는 입증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반복됐고,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보교환 그 자체를 규율하는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가격을 얼마로 하자"는 말을 주고받지 않았더라도, 원가나 판매계획 같은 정보를 교환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했다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정보교환 담합은 '가격을 정하자'는 명시적 합의 없이도, 경영정보를 주고받는 행위 자체로 성립할 수 있는 별도의 공동행위 유형이다.

공정거래법이 정한 성립요건 — 정보교환과 경쟁제한의 결합

제40조제1항제9호가 정보교환형 담합으로 인정되려면 두 가지 요소가 함께 충족돼야 합니다. 하나는 둘 이상의 사업자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정보교환으로 인해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됐다는 결과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정보교환이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로 이어졌는지를 함께 따지는 구조입니다. 이 실질적 경쟁제한 여부는 정보가 오간 시점, 정보의 구체성과 민감도, 그 이후 사업자들의 가격·물량 변화가 일치하는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주고받는다'는 것은 반드시 쌍방이 동시에 정보를 교환하는 경우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한쪽이 정보를 제공하고 다른 쪽이 그 정보를 받아 자신의 영업활동에 반영하는 것도 정보교환에 해당할 수 있고, 여러 사업자가 참여하는 회의나 단체 채팅방에서 각자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도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가 오간 형식이 아니라, 그 정보교환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서로의 행동을 예측하며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할 가격이나 물량을 사실상 조율하게 됐는지입니다.

처벌 대상이 되는 정보 — 가격만이 아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44조제2항은 제40조제1항제9호가 규율하는 정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가격 자체는 물론이고, 원가와 출고량·재고량·판매량, 거래조건이나 대금·대가의 지급조건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가격을 직접 말하지 않았더라도 원가 인상폭이나 이번 달 출고량 같은 정보를 주고받았다면 처벌 대상이 되는 정보교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원가 — 제품·용역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 정보

  • 출고량·재고량·판매량 — 생산·유통 계획과 실적 정보

  • 거래조건, 대금·대가의 지급조건 — 할인율, 결제조건 등 거래 세부사항

실무에서는 원가 인상 요인(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정보가 구체적인 수치나 시기와 결합돼 향후 가격·물량 결정을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면, 단순한 시장 동향 공유를 넘어 경쟁제한 효과를 낳는 정보교환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경쟁사끼리만 아는 내부 자료나, 공개되지 않은 장래 계획에 관한 정보일수록 문제가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합의추정과의 차이 — 정보교환형은 왜 따로 증명해야 하나

공정거래법 제40조제5항은 여러 사업자가 같은 행위를 했을 때 일정한 사정이 있으면 그들 사이에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제1항 각 호의 행위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경우인데, 이 추정 규정은 정보교환형 담합, 즉 제9호의 행위 중 정보를 주고받아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법 스스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해야 정보교환 담합의 실제 리스크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가격담합(제1호)처럼 다른 유형의 위반행위는, 그 행위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만 확인되면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어 사업자가 스스로 합의가 없었음을 반증해야 하는 부담을 집니다. 반면 정보교환 자체가 위반행위인 제9호 사건에서는 이런 추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보교환 사실과 그로 인한 경쟁제한 효과를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정보교환형 담합은 입증 문턱이 낮아진 유형이 아니라, 정보교환이라는 행위 자체를 독립적인 위반행위로 다루면서 그 효과를 별도로 증명하도록 설계된 유형입니다.

정보교환형 담합은 합의추정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로 인한 경쟁제한 효과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

라면값 담합 사건이 보여준 한계와 입법 배경

정보교환을 독립된 위반유형으로 명문화하게 된 배경에는 실제 사건에서 드러난 입증의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두25924 판결(라면 가격 담합 사건)에서 법원은, 라면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 시기나 인상률에 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정도 정황만으로 가격을 함께 올리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보한 자진신고자 측 진술이 이미 사망한 임원의 전언을 전달한 것이어서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판결은 정보교환 사실만으로는 명시적 가격합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법리의 한계를 드러냈고, 정보를 주고받는 행위 자체를 별도로 규율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법 개정을 통해 정보교환을 그 자체로 부당한 공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명문화한 지금의 제40조제1항제9호가 도입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정보를 주고받은 정황만으로 곧바로 가격담합의 합의를 추정하지는 않지만, 그 정보교환 행위 자체가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했다면 별도의 위반행위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입니다.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만으로 가격 합의를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은, 정보교환 그 자체를 별도의 위반유형으로 명문화하는 입법으로 이어졌다.

경쟁사와의 접점에서 흔히 벌어지는 정보교환 함정

정보교환 담합은 거창한 밀실 회동에서만 벌어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업계 협회나 사업자단체가 주관하는 정례 회의, 세미나, 친목 모임처럼 합법적인 목적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원가나 판매 동향 이야기가 오가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경쟁사 담당자끼리 만든 단체 채팅방이나 개인적인 친분을 통한 비공식 정보 공유도 마찬가지입니다.

  • 사업자단체 정례회의·세미나에서 원가 인상 요인이나 판매 전망을 공유하는 경우

  • 경쟁사 실무자 간 단체 채팅방·메신저로 가격 인상 시기를 미리 알려주는 경우

  • 신제품 출시나 가격 개편 전 경쟁사에 사전 언질을 주고받는 경우

  • 비공식 모임·회식 자리에서 출고량·재고 상황을 이야기하는 경우

이런 자리에서는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 문제없다"거나 "먼저 물어본 건 상대방"이라는 생각으로 정보를 쉽게 주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누가 먼저 정보를 요청했는지보다, 정보가 실제로 오갔는지와 그 정보가 이후 각 사업자의 가격·물량 결정에 반영됐는지를 살핍니다. 사업자단체 활동 자체는 위법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개별 사업자의 민감한 경영정보가 구체적으로 공유되는 순간부터는 정보교환 담합의 위험 구간에 들어선다고 봐야 합니다.

적발되면 받는 제재 — 과징금과 형사처벌

정보교환형 담합도 다른 부당한 공동행위와 동일한 제재 체계가 적용됩니다. 공정거래법 제43조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매출액의 100분의 20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는 40억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도 함께 내려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위험도 있습니다. 제124조제1항제9호는 제40조제1항을 위반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부과(병과)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죄는 제129조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가 제기되는 전속고발 사건이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반 정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하다고 판단해 고발하는 경우에 형사절차로 이어집니다.

  • 과징금 — 관련매출액의 20% 이하(매출액 없는 경우 40억원 이하)

  • 형사처벌 —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병과 가능)

  • 전속고발 —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이 있어야 공소제기 가능

  • 리니언시 — 자진신고·조사협조 시 과징금·고발 감면 가능(제44조)

정보교환 담합도 다른 부당한 공동행위와 동일하게 관련매출액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되고, 요건을 충족하면 형사처벌 대상도 된다.

조사를 받게 됐다면 —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정보교환 담합 의심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실제로 어떤 정보가, 언제, 누구와 오갔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화, 회의록, 참석자 명단 등을 통해 정보교환의 구체적 경위를 파악하고, 그 정보가 실제로 자사의 가격이나 물량 결정에 반영됐는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더라도, 이후의 가격·물량 결정이 그 정보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원가·시장 분석에 따라 이뤄졌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다면 경쟁제한 효과를 다투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사업자단체 활동을 통해 정보가 오간 경우라면 회의 목적과 실제 논의 내용이 정관·규약상 적법한 활동 범위 안에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위반 사실이 상당 부분 확인된다면, 다른 사업자보다 먼저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해 과징금·고발을 감면받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만합니다. 다만 자진신고 감면은 순위와 요건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어, 대응 방향을 정하기 전에 사실관계와 자료부터 냉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격을 직접 합의하지 않고 정보만 주고받아도 처벌되나요?

A. 예. 공정거래법 제40조제1항제9호는 원가·출고량·판매량·거래조건 등 정보를 주고받아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면 그 자체로 부당한 공동행위로 봅니다. 가격을 얼마로 하자는 명시적 합의가 없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사업자단체 회의에서 우연히 들은 정보도 문제가 되나요?

A. 단순히 듣기만 한 것과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이후 영업활동에 반영한 것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다만 회의 참석 자체가 정보교환의 계기로 작용했다면 그 경위와 이후 행위까지 함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정보를 주고받았지만 실제로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면 괜찮나요?

A. 정보교환 담합은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과 그로 인해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됐는지를 함께 봅니다. 실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가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자진신고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공정거래법 제44조에 따라 자진신고자나 조사에 협조한 자는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감경·면제받고 형사고발도 면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감면을 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새롭게 위반하면 감면 혜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예. 공정거래법 제124조제1항제9호는 제40조제1항을 위반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가 제기되는 전속고발 사건입니다.

Q. 정보교환 담합 조사를 받고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정보를 주고받은 경위와 그것이 실제 영업활동에 반영됐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독자적으로 가격을 결정했음을 뒷받침하는 원가·시장 자료를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자진신고나 조사협조를 통한 감면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맺음말

정보교환 담합은 "가격을 얼마로 하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원가·출고량·거래조건 같은 정보를 경쟁사와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그로 인해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면 독립된 위반행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합의가 곧바로 추정되지는 않지만, 그만큼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교환의 경위와 그 이후 영업활동 변화를 촘촘히 들여다봅니다.

업계 회의나 친목 모임에서 오간 정보라도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이후 영업활동에 반영된 정황이 있다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소 경쟁사와의 접점에서 어떤 정보가 오가는지를 스스로 점검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화·정왕 산업단지처럼 같은 업종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일상적으로 접촉이 잦은 지역일수록 이런 위험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정보교환 담합 조사를 받고 있거나 그런 가능성이 걱정된다면,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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