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로 성적인 이모티콘, 밈, 이른바 ‘짤’을 보냈다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흔히 통매음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는 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웃기려고 보낸 짤인데”, “내가 찍은 사진도 아니고 인터넷에 떠도는 이모티콘일 뿐인데 무슨 문제가 되나”라는 생각으로 대응하다가, 정식으로 고소가 접수되고 경찰 출석 통보를 받은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성립 여부를 보낸 사람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받는 사람과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인의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재확인하면서, 통신매체와 처벌 대상물의 범위도 폭넓게 해석하는 판단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성적인 이모티콘이나 짤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처벌 대상이 되는지, 어떤 경우에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적 수치심을 주는 그림이면, 웃긴 이모티콘이나 짤이라도 처벌 대상입니다
성폭력처벌법이 정한 처벌 대상에는 말·글뿐 아니라 그림·영상·물건도 명시돼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처벌 대상으로 명시된 것이 ‘글’이나 ‘말’에 한정되지 않고 ‘그림’과 ‘영상’까지 포함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모티콘은 정지된 그림이거나 짧게 움직이는 영상 형태이고, ‘짤’로 불리는 캡처 이미지나 움직이는 GIF 역시 그림·영상의 범주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형식이 캐릭터나 유머 코드를 빌린 이모티콘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 대상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 죄는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라는 초과주관적 요소를 요구합니다. 대법원은 이 목적에 대해 결과 발생을 의욕하거나 희망할 필요 없이 미필적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어, “진짜 그런 목적은 아니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모티콘이나 짤이라는 형식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처벌을 피해가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2. “웃기려고 보냈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습니다 — 판단 기준은 받는 사람입니다
성적 수치심 여부는 보낸 사람의 의도가 아니라 같은 성별·연령대 평균인의 시각으로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나는 그런 뜻으로 보낸 게 아니었다”는 항변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나 이미지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를 행위자의 주관적 동기가 아니라 객관적·규범적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은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의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서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의미하고, 행위자의 주관적 동기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도10688 판결).
같은 판결은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욕망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그에게 수치심을 줌으로써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상대방을 향한 분노나 골탕을 먹이려는 의도가 함께 있었다고 해도 성적 욕망을 유발할 목적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목적이 있었는지는 결국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보낸 경위와 방법, 이모티콘·짤의 구체적 내용과 그것이 담고 있는 성적 표현의 수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합니다(대법원 2025. 1. 9. 선고 2023도17539 판결 참조). 평소 서로 장난스러운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목적이 없다고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웃기려고 보낸 짤”이라는 설명은 처벌 여부를 정할 때 행위자 본인의 사정일 뿐, 판단 기준 자체를 바꾸지 못합니다.
3. 카카오톡·인스타그램 DM도 통신매체이고, 상대가 열어보지 않았어도 도달로 인정됩니다
‘도달’은 상대가 실제로 확인했는지가 아니라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는지로 판단합니다.
또 하나 흔한 오해는 “상대가 확인도 안 하고 바로 차단했으니 문제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것을 상대방이 직접 접하는 경우뿐 아니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합니다.
피고인이 휴대전화, 컴퓨터 등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 등을 상대방에게 전송함으로써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그 글 등을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러한 행위는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하고, 상대방이 실제로 이를 인식 또는 확인하였는지 여부와는 상관없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986 판결).
즉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DM으로 이모티콘·짤을 전송한 시점에 상대방 계정에 별다른 제한 없이 도착했다면, 상대방이 읽었는지, 캡처했는지, 곧바로 삭제했는지는 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합니다.
‘통신매체’의 범위도 넓게 해석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계좌이체 시 입력하는 ‘송금메모’조차 “일반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물체나 수단으로 인식되는 통신매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도12709 판결). 양방향 소통이 어려운 송금메모까지 통신매체로 인정되는 이상, 메신저 채팅창을 통한 이모티콘·짤 전송이 통신매체를 이용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더 분명합니다.
보내는 순간 상대방이 접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도달은 완성되고, 읽었는지 여부는 그 뒤의 사정일 뿐입니다.
4. 처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며, 반복·결합 정황이면 무거워집니다
성적인 이모티콘·짤 전송은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립 요건을 충족하면 그 자체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득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형이 가중되는 다른 재산범죄와 달리 이 죄에는 금액에 따른 별도 가중 조항이 없지만, 그렇다고 반복 전송이 가볍게 취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한 의도로 여러 차례에 걸쳐 이모티콘·짤·메시지를 보낸 경우, 개별 전송이 포괄일죄로 묶여 하나의 범죄로 평가되면서도 전송 횟수와 기간이 죄질과 양형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실제로 대법원 2025도12709 판결에서도 여러 차례의 송금메모 메시지가 포괄일죄 관계로 묶여 함께 판단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송된 이미지 자체가 상대방 몰래 촬영된 사진이거나 성적 목적으로 합성·편집된 이미지라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또는 허위영상물 관련 조항이 함께 적용될 수 있고,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문제까지 겹쳐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대화 원본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 사건 전체 방향을 결정합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든, 고소를 당한 쪽이든 초기에 감정적으로만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된 이모티콘·짤이 전송된 대화창 전체를 전송 시각과 대화 흐름이 드러나도록 원본 그대로 캡처·저장합니다.
전송 전후의 대화 맥락, 즉 평소 대화 분위기와 상호 간에 유사한 표현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지, 그 이후에도 전송이 계속됐는지를 시간순으로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목적 유무와 도달 여부를 다투는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적인 이모티콘이나 짤은 “그냥 장난이었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낸 사람은 별일 아니라고 여기고, 받은 사람은 어디서부터 문제를 제기해야 할지 몰라 시간을 흘려보내곤 합니다.
원치 않는 이모티콘·짤을 받은 쪽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전송 시점의 대화 원본과 그 전후 맥락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캡처가 온전할수록 도달 사실과 목적을 입증하기가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해 조사를 앞둔 쪽에서도 “장난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관계와 대화 경위, 상호 간의 표현 교환 여부에 따라 목적 인정 여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통신매체이용음란 사건에서 메시지를 받은 쪽과 고소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화 캡처 한 장의 해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직접 만든 이모티콘이 아니라 카카오에서 산 이모티콘을 그대로 보낸 것도 처벌되나요?
A. 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처벌 대상을 ‘그림, 영상’까지 명시하고 있어, 이모티콘을 직접 제작했는지 여부는 처벌 대상성과 무관합니다. 목적과 도달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Q. 상대방이 캡처만 하고 답장 없이 바로 차단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됩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실제 확인 여부와 무관하게 도달 요건이 충족된다고 봅니다.
Q. 평소에도 서로 장난으로 성적인 짤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도 문제되나요?
A. 상호 교환 여부는 목적 판단에 고려되는 사정 중 하나일 뿐, 곧바로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특정 시점 이후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이후에도 전송이 계속됐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면 더 무겁게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자체의 형은 동일하지만, 전송한 이미지가 성적 표현물에 해당하고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별도 범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단체 채팅방에 올린 이모티콘·짤도 해당되나요?
A. 특정인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형식과 내용이라면 해당될 수 있습니다. 멘션이나 지목 방식으로 특정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단체 채팅방이라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Q. 고소를 당했다면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경찰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목적 유무와 도달 여부는 초기 진술에서 드러난 관계·경위 설명에 따라 판단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사 전에 자료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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