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와 학원 현장에서는 학생들 사이, 혹은 학생과 성인 사이에서 벌어진 성범죄 정황을 교사나 학원 강사가 가장 먼저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학교 일이니 학교가 알아서 처리하겠지”,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괜히 신고했다가 문제가 되는 거 아닐까” — 제가 상담한 교사·강사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이런 생각으로 신고를 미루거나 내부 보고로 갈음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건이 알려지고 나면, “왜 그때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책임이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신고의무를 다하지 않은 기관 종사자 개인에게 직접 과태료를 부과하고, 신고의무자가 스스로 가해자가 된 사건은 보호·감독 관계를 악용한 범죄로 더 무겁게 다루는 방향으로 실무와 법 해석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교사·학원 강사에게 성범죄 신고의무가 언제, 어떻게 발생하는지, 신고하지 않으면 어떤 책임을 지는지, 그리고 실제로 성범죄 정황을 알게 됐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교사와 학원 강사는 직무상 알게 된 성범죄를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누구나 신고할 수 있지만, 이 기관에 속한 사람은 신고가 의무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는 신고를 두 단계로 나누어 규정합니다. 제1항은 ‘누구든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해 임의신고를 원칙으로 하지만, 제2항은 일정한 기관·시설의 장과 그 종사자에 대해서는 직무상 그 사실을 알게 된 때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의무로 못박고 있습니다.
이 의무신고 대상에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학교, 「유아교육법」의 유치원은 물론,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의 학원과 교습소도 명시적으로 포함됩니다. 즉 담임교사·교과교사뿐 아니라 학원 원장과 강사, 교습소 운영자까지 이 조항이 정한 신고의무자입니다.
다만 의무의 발동 요건은 ‘직무상’ 알게 된 경우로 한정됩니다. 수업이나 상담, 생활지도 등 직무 수행 과정에서 학생의 진술, 신체·행동의 변화, 목격 등을 통해 성범죄 정황을 인지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고, 신고 대상은 만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입니다. 학생이 이미 성년에 이르렀다면 이 조항의 의무신고 대상에서는 벗어나지만, 그렇다고 신고 자체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며 제1항의 임의신고나 다른 법의 신고 경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교사·학원 강사는 직무상 알게 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 ‘알 수도 있다’가 아니라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집니다.
2. 신고하지 않으면 기관이 아니라 교사·강사 개인이 과태료를 받습니다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개인이 직접 처벌 대상이 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67조 제4항 제1호는 제34조 제2항의 신고의무자가 직무상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과태료 부과 대상은 학교나 학원이라는 조직이 아니라, 그 사실을 실제로 알았던 교사·강사 개인입니다.
여기서 ‘알고도’는 단순한 의심이나 막연한 소문 수준을 넘어, 학생의 구체적 진술이나 정황을 통해 성범죄가 있었음을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 단계에 이르렀는데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의무 위반이 성립하고, 반대로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단계라면 제1항의 임의신고 영역에서 판단할 문제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증거가 부족해서 신고를 미뤘다”, “학교·학원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려 했다”, “내부 보고로 갈음했다”는 식의 해명이 자주 나오지만, 법문상 정당한 사유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만큼 이런 사정만으로 과태료 부과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도 똑같이 3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신고를 미루거나 내부 처리로 갈음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기관이 아니라 그 사실을 알았던 교사·강사 개인에게 돌아옵니다.
3. 성적 학대에도 해당하면 신고의무와 과태료가 한층 더 커집니다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면 아동학대처벌법의 신고의무까지 겹쳐 적용됩니다.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하는 것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가 정한 금지행위, 즉 아동학대에도 해당합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상당수는 이처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적용을 동시에 받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2항도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과 종사자(20호),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원의 운영자·강사·직원 및 교습소의 교습자·직원(22호)을 신고의무자로 별도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이런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기관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는 즉시 조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까지 정해, 신고 이후 절차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위반 시 제재도 더 무겁습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63조 제1항 제2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하지 않은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해, 아청법 제67조의 300만원보다 상한이 크게 높습니다. 결국 학생 대상 성범죄를 알게 된 교사·강사는 사실상 두 법 모두의 신고의무자 지위를 동시에 지는 셈이고, 어느 쪽 기준으로 보더라도 신고를 미룰수록 불리해집니다.
같은 사실이라도 아동학대에도 해당하면 신고의무는 두 법으로 겹치고, 과태료 상한은 300만원에서 최대 1천만원까지 올라갑니다.
4. 신고를 미룬 것과 적극적으로 감춘 것은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다릅니다
가만히 있는 것과 가해자를 도와 증거를 지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300만원,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는 신고하지 않고 가만히 있은 부작위에 대한 제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해 학생·강사를 감싸주거나, 피해 학생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하거나, 관련 자료를 지우거나 조작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로 나아가면 문제는 과태료 수준을 넘어섭니다.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은닉·도피하게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제155조 제1항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의자를 모해할 목적이 인정되면 제155조 제3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까지도 가능합니다.
한편 신고의무자 본인이 자신이 보호·감독하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직접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을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대해서는, 2026년 5월 21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신고의무자 자신이 가해자가 된 경우의 가중처벌 문제로, 오늘 다루는 ‘남의 성범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는 문제’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신고를 미루는 것은 과태료 문제지만, 감추거나 증거를 없애는 데까지 나아가면 범인도피·증거인멸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5. 정황을 인지했다면, 신고와 이후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지체 없이 신고하는 것이 학생과 교사·강사 본인 모두를 보호하는 길입니다.
학생 사이 또는 학생과 성인 사이의 성범죄 정황을 알게 된 경우, 통상 ①학생의 진술이나 신체·행동 변화 등 구체적 정황을 확인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학교·학원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또는 지자체 아동학대전담부서에 즉시 신고 → ③수사기관·지자체의 조사·수사 착수(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4항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는 즉시 착수해야 합니다) → ④사안에 따라 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법원(수원지방법원) 절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학교·학원 내부에서 먼저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신고하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끌면, 그사이 증거가 사라지거나 회유 정황이 더해지면서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범죄 정황을 인지했다면 아래 순서로 최소한의 사실관계만 확인하고 바로 신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학생 등으로부터 확인된 사실관계(언제, 누가, 무엇을 했다는 것인지)를 있는 그대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메모해 둡니다.
학교·학원 자체 조사나 내부 종결로 갈음하지 않고, 관할 수사기관 또는 지자체 아동학대전담부서에 지체 없이 신고합니다.
신고 이후에도 신고자의 인적사항이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3항).
본인이 신고의무자에 해당하는지, 지금 알고 있는 정황이 신고의무를 발동시키는 수준인지 애매하다면, 판단을 미루기보다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먼저 상담해 신고 여부와 절차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학생 관련 성범죄 정황을 접한 교사·강사분들이 신고를 망설이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신고했다가 괜히 학생과 학교, 그리고 본인까지 곤란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가 의심되는 학생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진술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신고 시점이 늦어질수록 증거가 흐려지고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신고의무 위반으로 조사나 과태료 통보를 받은 교사·강사 입장에서도,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신고의무가 실제로 발동하는 수준의 인지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신고의무 위반을 다투는 교사·강사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고 시점과 인지 정도에 대한 사실관계 정리가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신고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일수록,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판단이 늦어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확실한 증거 없이 학생 말만 들은 상태인데도 신고해야 하나요?
A. 막연한 소문 수준이 아니라 학생의 구체적 진술 등으로 성범죄 발생을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는 상태라면 신고의무가 발동합니다. 확신이 서지 않는 초기 단계라면 임의신고 영역에서 판단하되, 애매하면 신고 쪽으로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학교·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먼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신고해도 되나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법문상 신고는 ‘즉시’ 해야 하고, 내부 확인·보고로 갈음한 것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은 신고와 별개로, 신고 이후에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직접 신고하지 않고 교장·원장에게만 보고하면 의무를 다한 것인가요?
A. 아닙니다. 신고의무는 그 사실을 안 개인에게 부과되므로, 상급자에게 보고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본인의 신고의무가 소멸하지 않습니다. 상급자 보고와 별개로 수사기관 신고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Q. 신고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저도 책임을 지나요?
A.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선의로 신고했다면 그 자체로 불이익을 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는 별도로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Q. 학생이 이미 만 19세를 넘긴 경우에도 신고의무가 있나요?
A.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의무신고 대상은 19세 미만입니다. 학생이 성년이라면 이 조항의 의무신고 대상에서는 벗어나지만, 사안에 따라 다른 신고 경로나 일반적인 임의신고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Q. 신고의무 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됐는데, 이 단계에서도 변호사 도움이 필요한가요?
A. 필요합니다. 당시 인지 정도가 신고의무를 발동시키는 수준이었는지,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쟁점이라 초기 대응부터 법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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