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몰래 촬영한 영상이나 영상통화 장면을 이용해 금전을 요구하는 몸캠피싱,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이미 여러 곳에 퍼졌으니 지워봐야 소용없다”, “신고하면 나만 더 시끄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신고와 삭제 요청을 미루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대응을 미루는 사이 영상은 더 넓게 퍼지고, 가해자는 그 틈을 이용해 추가로 협박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죄가 성립하는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협박 당시 가해자가 실제로 영상을 갖고 있었는지, 유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는 따지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아래에서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는지, 그리고 몸캠피싱 등 피해를 당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법에 근거해 상담부터 삭제·법률지원까지 무료로 제공합니다
센터의 지원은 성폭력방지법 제7조의3에 근거한 국가 지원 제도이지, 민간 서비스가 아닙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기관으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불법촬영물등으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지원 등)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유료 대행업체나 민간 삭제 서비스와는 출발점이 다른, 법률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원 의무를 지운 제도입니다.
센터가 지원하는 대상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른 카메라등이용촬영물, 같은 법 제14조의2에 따른 허위영상물(얼굴·신체를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 포함),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물입니다. 지원 내용은 상담, 피해촬영물·신상정보 삭제지원, 수사기관 연계, 무료 법률지원 연계, 의료·심리치료 연계까지 한 창구에서 이어집니다.
상담은 02-735-8994로 24시간 접수되고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할 때 가명을 사용할 수 있고 상담·삭제·연계 지원 내용에 대한 비밀이 보장됩니다. 시·도 단위로 지역센터도 설치되어 있어 거주지에서 바로 대면 상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성폭력방지법에 근거해 상담부터 삭제·법률지원까지 이어지는 국가 지원 제도입니다.
2. 피해촬영물 삭제지원은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삭제지원 대상은 원본은 물론 복제물까지 포함되고, 그 비용은 가해자가 부담합니다.
삭제지원은 피해촬영물이 정보통신망에 유포되어 피해를 입은 사람이면 신청할 수 있고, 신청 주체는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까지 포함됩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거나 수사기관이 삭제지원을 요청한 촬영물이라면, 피해자 측의 별도 요청 없이도 국가가 삭제지원에 나섭니다.
실무에서는 “원본이 이미 여러 사이트에 퍼졌으니 지워도 소용없다”는 생각으로 삭제지원 신청 자체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삭제지원의 대상은 최초 촬영물만이 아니라 그 복제물, 즉 캡처·재녹화·재편집된 파일까지 전부 포함됩니다.
영상통화로 전송된 영상을 상대방이 다시 녹화해 저장한 파일도 마찬가지로 복제물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영상통화의 상대방이 이와 같이 전송된 영상정보를 휴대전화의 녹화기능을 이용하여 녹화·저장한 동영상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후단에서 정한 촬영물의 ‘복제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4도16133 판결).
즉 원본이 아니라 상대방이 몰래 재녹화한 화면이라 하더라도 삭제지원과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삭제지원에 드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가해자가 부담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비용을 지출한 경우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어 피해자가 비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삭제지원은 원본과 복제물을 가리지 않고, 그 비용도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부담합니다.
3. 몸캠피싱은 영상을 실제로 갖고 있지 않아도 협박죄가 성립합니다
협박 당시 촬영물을 소지하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도 범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몸캠피싱은 SNS나 채팅앱에서 접근한 상대가 영상통화로 유인해 신체 노출 장면을 몰래 녹화한 뒤, 지인 명단이나 SNS 계정에 뿌리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 가장 흔합니다.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유포는 안 됐으니 돈만 보내면 끝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요구에 응하지만, 실제로는 입금 이후에도 협박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협박으로 실제 금전을 보내게 하거나 다른 행위를 하게 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올라갑니다. 형법상 단순 협박죄보다 훨씬 무겁게 다뤄지는 이유입니다.
대법원은 이 범죄가 성립하는 데 협박 당시 촬영물을 실제로 갖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는 따지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의 죄는 성립할 수 있고, 반드시 행위자가 촬영물 등을 피해자에게 직접 제시하는 방법으로 협박해야 한다거나 협박 당시 해당 촬영물 등을 소지하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즉 “진짜로 퍼뜨릴 수 있었는지”는 처벌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몸캠피싱을 당했다면 추가 입금보다 먼저 협박 메시지·계좌번호·대화 내용을 캡처로 남기고, 상대방 계정을 차단하기 전에 센터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순서상 우선입니다.
협박 당시 실제로 유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는 처벌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4. 촬영·유포·협박, 단계마다 처벌 수위와 죄명이 달라집니다
이득을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하면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올라갑니다.
촬영이나 반포 자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이는 몰래 찍은 영상뿐 아니라 처음에는 동의하에 촬영했더라도 이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유포한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했다면 형이 크게 무거워져 같은 법 제14조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고,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만 한 경우에도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얼굴이나 신체를 합성·편집한 허위영상물, 이른바 딥페이크 영상물도 제14조의2에서 사실상 같은 형량 구조로 처벌됩니다.
상습으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정해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여기에 협박·강요까지 더해지면 앞서 본 대로 1년 이상 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한 사람이 촬영·소지·유포·협박을 함께 저질렀다면 여러 죄가 함께 인정되어 처벌은 더 무거워지는 구조입니다.
5. 센터 상담부터 고소,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거를 먼저 확보하고 센터에 상담하는 순서가 삭제와 처벌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피해를 인지했다면 통상 ①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상담 → ②삭제지원 신청과 유포 현황 모니터링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수사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삭제지원과 모니터링은 먼저 진행되고, 수사기관은 IP·계정 정보 등을 통해 별도로 신원을 추적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삭제지원과 형사 절차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유포되거나 협박에 쓰인 영상·사진의 URL, 대화 내용, 협박 메시지를 캡처해 원본 파일과 함께 따로 보관합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또는 거주지 지역센터에 상담과 삭제지원을 함께 신청합니다.
상대방의 계정·연락처 등 특정 가능한 정보가 있다면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와 법률지원 연계를 함께 요청합니다.
이 단계에서 성폭력처벌법 제27조에 따른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이용하면, 변호사가 경찰·검찰 조사에 동석해 의견을 진술하고 증거보전 절차에도 참여할 수 있어 진술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삭제지원과 형사 고소를 따로 진행할 필요 없이 함께 신청해 두면, 영상 삭제와 가해자 처벌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어 대응 속도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창피해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신고나 상담을 미루는 사이 영상은 더 넓게 퍼지고, 그만큼 추적과 삭제도 어려워집니다.
피해자 본인이 직접 상담을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배우자나 부모, 형제자매가 대신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법률은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의 신청도 인정하고 있으므로, 당사자가 아니어도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피해자 본인이 직접 상담을 요청한 사건부터 가족이 먼저 알아채고 함께 찾아온 사건까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사건을 여러 차례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고와 삭제지원을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에 따라 이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삭제와 처벌 모두를 놓치지 않도록,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고를 하지 않아도 삭제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삭제지원은 형사 신고와 별개로 신청할 수 있고,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거나 수사기관이 요청한 경우에는 피해자 측 요청 없이도 국가가 삭제지원에 나섭니다.
Q. 삭제지원 비용은 피해자가 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삭제지원에 드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가해자가 부담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지출한 경우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합니다.
Q. 배우자나 부모가 대신 삭제지원·상담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피해자 본인 외에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몸캠피싱으로 입금을 했는데 상대방이 영상이 실제로 없다고 말했다면 처벌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협박 당시 촬영물을 실제로 소지하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는 따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어, 협박 자체만으로 범죄가 성립합니다.
Q. 원본이 이미 여러 사이트에 퍼졌다면 삭제지원을 받아도 의미가 없나요?
A. 아닙니다. 삭제지원 대상에는 원본뿐 아니라 캡처·재녹화된 복제물까지 포함되므로, 퍼진 개수가 많아도 발견되는 대로 삭제 요청이 이어집니다.
Q. 무료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27조에 따른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이용하면 검사가 변호사를 선정해 조사 동석, 의견 진술, 증거보전 참여 등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Q. 가해자의 신원을 모르는데도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삭제지원과 모니터링은 가해자 특정 여부와 무관하게 먼저 진행되고, 수사기관이 계정·IP 정보 등을 통해 별도로 신원을 추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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