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주택에 세를 준 임대인이 "이제는 내가 들어가서 살아야겠다"는 사정이 생겨 재계약을 거절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 임대차라면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가족이 실제 거주할 목적이라는 사정만으로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만, 등록임대주택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이상 임대의무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실거주 필요만으로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고, 무리하게 거절했다가는 과태료와 등록말소라는 행정처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등록임대주택의 재계약 거절이 왜 일반 임대차와 다르게 취급되는지, 임대인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사유와 절차는 무엇인지, 부당한 거절을 통보받은 임차인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등록임대주택 재계약 거절이 일반 임대차와 다른 이유 — 임대의무기간
주택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그 순간부터 임대인은 단순한 집주인이 아니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규율하는 임대사업자 지위를 갖게 됩니다. 이 법 제43조 제1항은 임대사업자에게 등록 시점부터 일정 기간 동안 그 주택을 계속 임대할 의무를 지우는데, 이를 임대의무기간이라 부릅니다.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과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10년, 단기민간임대주택은 6년이 그 기간이고,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주택을 양도할 수도 없습니다.
임대의무기간이 부여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에서 세제상 혜택을 받는데, 그 전제가 등록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하기 위해 법 제45조 제1항은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이 의무를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를 제외하고는 임대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기간 동안 임대차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다"고 명시합니다. 임대인의 개인적인 필요는 여기서 예외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등록임대주택은 등록되어 있는 기간(임대의무기간) 동안 계약 해지·재계약 거절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는 법이 정한 사유로만 한정된다.
실거주는 왜 예외 사유에서 빠졌나 — 일반 임대차와의 결정적 차이
일반 임대차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는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계약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로 명시적으로 인정합니다. 임대인 본인이나 부모, 자녀가 실제로 들어가 살려는 사정이라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임차인이라도 내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되는 민간임대주택특별법 제45조와 그 시행령에는 이 실거주 조항에 대응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뒤에서 살펴볼 시행령이 정한 예외 사유 목록 어디에도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는 입법의 공백이 아니라 의도된 차이입니다. 등록임대주택은 임대인이 세제 혜택을 받는 대가로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주택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므로, 그 기간 중에 임대인 개인의 거주 필요를 이유로 임차인을 내보내는 것을 허용하면 등록임대주택 제도 자체의 취지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일반 임대차의 실거주 갱신거절(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제1항제8호)은 등록임대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등록되어 있는 한 그 예외 자체가 없다.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정 사유 — 딱 이 경우들만
그렇다면 등록임대주택 임대사업자가 재계약을 거절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일까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이 그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 목록에 없는 사유로는 거절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민간임대주택을 임대받은 경우
임대사업자의 귀책사유 없이 입주지정기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입주하지 않은 경우
월 임대료를 3개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
임대사업자 동의 없이 개축·증축·변경하거나 본래 용도가 아닌 용도로 사용한 경우
임대주택이나 부대시설을 고의로 파손 또는 멸실한 경우
표준임대차계약서상의 의무(법 제47조)를 위반한 경우
여기에 더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는 임차인의 자산·소득이 자격기준을 초과하거나 임대차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 등 몇 가지 추가 사유가 있지만, 이 역시 임차인 쪽 사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 임대인의 필요를 반영한 것이 아닙니다. 여섯 가지 법정 사유를 훑어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전부 임차인이 계약이나 법을 위반했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사정이 임차인 쪽에서 발생한 경우이고, 임대인의 개인적 필요는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을 때 벌어지는 일 — 과태료와 등록말소
임대사업자가 이 여섯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 즉 실거주 필요를 내세워 재계약을 거절하면 두 가지 불이익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첫째는 행정제재입니다. 같은 법 제67조 제2항 제4호는 제45조를 위반해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한 임대사업자에게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등록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법 제6조 제1항 제8호는 제45조를 위반해 계약을 해제·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한 경우를 등록말소가 가능한 사유로 명시하고 있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청문을 거쳐 임대사업자 등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말소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민사적 효과입니다. 제45조는 법정 사유가 없으면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다고 못박은 금지규정이므로,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거절 통보는 법적으로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하고 이사를 요구해도, 그 거절 자체가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임차인은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임대차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과태료를 감수하겠다며 실력으로 점유를 회수하려 해도, 명도소송 등의 절차에서는 결국 거절 사유가 시행령이 정한 목록에 해당하는지가 다시 다투어지게 됩니다.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 — 임대인이 실제로 쓸 수 있는 경로
그렇다고 등록임대주택 임대인에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경로는 실거주를 곧바로 재계약 거절 사유로 내세우는 방식이 아닙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임대의무기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법 제6조 제1항 제3호는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후에는 등록말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등록이 말소되면 그 이후의 계약관계는 일반 임대차로 전환되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됩니다. 그때부터는 같은 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의 실거주 사유를 원용할 여지가 생깁니다. 결국 등록을 벗어나야 비로소 실거주 사유를 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임대의무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데 사정이 급박한 경우도 있습니다. 법 제43조 제4항 제1호는 부도·파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제적 사정으로 임대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임대사업자가 아닌 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은 임대인 본인의 경제적 사정이 매우 구체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예외적 절차이고, 단순히 "내가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사정만으로 이 허가 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렵습니다. 임차인이 자발적으로 이사에 동의하고 상당한 보상에 합의하는 경우라면 별개의 문제이지만, 이는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의 동의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제45조가 막는 상황과는 다릅니다.
임대의무기간 중 실거주가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고, 기간 만료 후 등록말소나 임차인의 동의를 거치는 절차만이 열려 있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라면 추가로 확인할 사유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임대료와 임차인 자격에 제한이 있는 대신 임차인에게 더 낮은 임대료 혜택을 주는 유형입니다. 이 유형에는 앞서 본 여섯 가지 외에 임차인의 자산이나 소득이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기준을 초과하거나, 임대차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 등이 추가 사유로 인정됩니다. 다만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되더라도 상속이나 혼인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득했고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처분하는 경우, 혼인 등으로 주택을 취득한 세대구성원이 14일 이내에 전출신고를 해 세대를 분리한 경우 등은 예외로 제외되어 곧바로 재계약 거절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추가 사유들 역시 임차인의 자격이나 사정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앞서 본 원칙과 궤를 같이합니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든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이든 임대인의 실거주 필요는 재계약 거절 사유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재계약 거절을 통보받은 임차인이 확인해야 할 것
임대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재계약 거절이나 이사 요구를 받았다면, 먼저 그 주택이 등록임대주택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정보체계(렌트홈)에서 주택의 등록 여부와 등록 유형, 등록일자를 조회할 수 있고, 임대인이 법 제46조에 따라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 신고한 임대차계약 내역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등록임대주택이라면 등록 유형에 따라 임대의무기간이 10년인지 6년인지, 그 기간이 실제로 얼마나 남았는지를 등록일자를 기준으로 계산해 봐야 합니다.
등록임대주택이 맞고 임대의무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데도 임대인이 실거주 등 시행령 제35조 제1항에 없는 사유로 재계약을 거절한다면, 그 거절은 법정 사유를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 의사를 명확히 통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 신고해 등록말소나 과태료 부과 여부를 검토받을 수도 있습니다. 임대인이 명도소송 등 법적 절차로 나아가는 경우라도, 거절 사유가 법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과 임대의무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등록 정보·계약 신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쪽이 대응에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사는 집이 등록임대주택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국토교통부의 임대주택정보체계(렌트홈)에서 주소로 등록 여부와 등록 유형을 조회할 수 있고, 계약서에 임대사업자 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는지, 관할 구청에 임대차계약 신고가 되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임대의무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A. 등록 유형에 따라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과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등록 시점부터 10년, 단기민간임대주택은 6년이 임대의무기간입니다. 등록일자는 렌트홈 조회나 관할 구청에 대한 확인으로 알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이미 이사를 요구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실거주는 등록임대주택의 재계약 거절 법정 사유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그 거절 통보 자체가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속 거주할 의사를 통지하고, 등록 정보와 계약 신고 자료를 정리해 두면 이후 대응에 유리합니다.
Q.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면 임대인이 곧바로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나요?
A. 임대의무기간이 끝난 후 등록이 말소되면 그때부터는 일반 임대차로 전환되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고, 임대인은 실거주 등 그 법이 정한 사유를 원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진행 중인 계약은 여전히 등록임대주택으로서의 제한을 받습니다.
Q.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인데 소득이 늘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면 무조건 나가야 하나요?
A. 자산이나 소득이 기준을 초과하면 시행령이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 기준 초과 여부는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구체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상속이나 혼인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다른 주택을 취득한 경우처럼 예외로 제외되는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임대인이 과태료를 감수하고 그냥 내보내려 하면 임차인은 어떻게 되나요?
A. 과태료는 행정제재일 뿐이고, 법정 사유 없는 거절은 민사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임대인이 명도소송 등을 제기하더라도 임차인은 거절 사유가 법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항변으로 내세울 수 있습니다.
맺음말
등록임대주택의 재계약 거절은 일반 임대차와 전제 자체가 다릅니다. 임대인이 세제 혜택을 받는 대가로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주택을 유지하기로 약속한 만큼, 그 기간 중에는 실거주 필요만으로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고 법이 열거한 여섯 가지 사유에 해당해야만 거절이 가능합니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와 등록말소라는 행정처분은 물론, 재계약 거절 자체가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도 등록임대주택으로 운영되는 주택이 적지 않은 만큼, 임대인이라면 실거주가 필요해지기 전에 등록 유형과 임대의무기간을 먼저 확인해 두고, 임차인이라면 갑작스러운 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 등록 여부부터 확인해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