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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피해자 부모가 대신 고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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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피해자 부모가 대신 고소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미성년 자녀가 성범죄 피해를 입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부모님들이, ‘아이 본인이 직접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 ‘부모가 대신 나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이냐’며 혼란스러워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대방 측이나 학교 측에서 “아이들끼리 있었던 일이니 어른들이 나서면 오히려 더 시끄러워진다”, “합의금을 드릴 테니 이번 일은 조용히 넘어가자”는 식으로 부모를 다독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말을 믿고 신고를 미루다가, 상대방이 태도를 바꾸거나 아이가 같은 학교·학원에서 가해자와 계속 마주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뒤늦게 후회하는 사례를 상담 현장에서 자주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가지는 고소권을 피해자 본인의 의사나 고소권 소멸 여부와 무관하게 행사할 수 있는 고유한 권리로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스스로 고소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부모의 고소권이 실질적인 보호 수단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 피해자의 부모가 대신 고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아이 본인의 의사와의 관계, 그리고 가해자가 가족 구성원인 경우까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미성년 피해자의 부모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법정대리인의 고소권은 아이를 대신하는 대리권이 아니라, 부모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리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23조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해 피해자 본인의 고소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성년자, 특히 나이가 어린 아동은 자신이 겪은 일이 범죄에 해당하는지, 고소가 어떤 법적 효과를 가지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고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정대리인은 통상 친권자인 부모를 뜻하며, 부모 중 한쪽만 단독 친권자라면 그 한쪽만으로도 유효하게 고소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독립하여”라는 표현입니다. 부모의 고소권은 아이 대신 심부름을 해 주는 대리 행위가 아니라, 부모 자신에게 원래부터 주어진 별개의 권리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고소할 수 있는 나이든, 아직 고소의 의미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어린 나이든 관계없이 부모는 독자적인 자격으로 고소장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법정대리인의 고소권은 아이를 대신하는 대리권이 아니라, 부모에게 원래부터 주어진 고유한 권리입니다.


2. 아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부모의 고소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법정대리인의 고소권은 피해자 본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서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아이가 “그냥 넘어가고 싶다”,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경우에도 부모가 고소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특히 가해자가 또래 친구이거나 아는 사람인 경우, 아이 스스로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걱정해 고소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이미 명확한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이 규정한 법정대리인의 고소권은 무능력자의 보호를 위하여 법정대리인에게 주어진 고유권이므로, 법정대리인은 피해자의 고소권 소멸 여부에 관계없이 고소할 수 있고, 이러한 고소권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9. 12. 24. 선고 99도3784 판결).

위 판결은 미성년 강간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한 뒤에도, 아버지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별도 고소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사안입니다. 아이가 가해자와의 관계, 주변 시선,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그 한마디로 부모의 보호 권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례(대법원 1984. 9. 11. 선고 84도1579 판결, 대법원 1987. 6. 9. 선고 87도857 판결)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아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도, 그 의사만으로 부모의 고소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3. 가해자가 부모나 그 친족이라도, 다른 친족이 고소할 수 있습니다

법정대리인이 가해자이거나 그 친족이라면, 다른 친족이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해자가 다른 쪽 부모이거나, 부모와 가까운 친족인 경우입니다. 친권자인 부모가 가해자 본인이라면,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고소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6조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피의자이거나 법정대리인의 친족이 피의자인 때에는 피해자의 친족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아버지가 가해자라면 어머니가, 부모 모두가 사건에 연루돼 있다면 조부모나 이모·삼촌 등 다른 친족이 독립적인 자격으로 고소장을 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살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 범죄라면 형사소송법 제224조에 따라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고소하지 못하는 제한이 있어, 예컨대 친할아버지나 시아버지가 가해자인 경우 고소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8조는 성폭력범죄에 대해서는 이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가해자가 직계존속이라 하더라도 고소가 가능합니다.

가해자가 다른 쪽 부모이거나 그 친족이더라도, 다른 친족이 독립적인 자격으로 고소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4. 피해자가 미성년이면 성범죄 형량은 훨씬 무겁게 적용됩니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면 형법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우선 적용됩니다.

형법 제297조는 강간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298조는 강제추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라면, 이 형법 규정 대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가 우선 적용되어 형량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같은 법 제7조에 따르면 폭행·협박으로 아동·청소년을 강간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유사강간 행위에 해당하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에 해당하면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위계나 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간음·추행한 경우에도 같은 형이 적용되고,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또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1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를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뒤늦게 고소하더라도, 아이가 아직 미성년이었다면 시효가 이미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법정대리인 자격을 증명할 서류와 피해 정황 자료부터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고소를 결심했다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 진술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에 따라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19세 미만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다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반드시 선정해야 합니다.

고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족관계증명서 등 법정대리인 자격을 증명할 서류를 준비합니다.

  2. 피해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문자·대화 기록, 진단서, 목격자 진술 등)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아이의 심리 상태를 고려해 진술 시점과 방식(영상녹화 조사 등)을 조력 변호사와 미리 상의합니다.

이러한 준비를 갖춘 뒤 미성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고소장 작성부터 피해자 조사 동행, 이후 형사·민사 절차까지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 자녀가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들은, 아이를 다시 조사받게 해야 한다는 부담과 지금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는 막막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를 망설이는 피해 아동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절차 자체가 부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작스러운 고소로 조사를 받게 된 상대방 측 부모님 입장에서도, 정확히 어떤 절차로 진행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으로서 고소를 대리한 사건과, 반대로 미성년자 관련 혐의로 조사를 받는 쪽을 변호한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이 이후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어려서 고소가 뭔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고소권은 아이가 사건의 의미를 이해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아이가 아직 어리더라도 부모 명의로 고소장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Q. 성범죄는 이제 친고죄가 아니라던데, 그럼 부모가 고소하는 게 굳이 필요한가요?

A. 대부분의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제외되어 고소 없이도 수사·기소가 가능한 것은 맞습니다. 다만 고소장 접수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즉시 인지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고, 피해자 국선변호사 선정 등 후속 절차와도 연결되므로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Q. 부모 두 사람 중 한 명만 동의해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법정대리인의 고소권은 부모 각자에게 독립적으로 주어진 고유한 권리이므로, 다른 한쪽 부모의 동의를 받지 못했더라도 한쪽 부모만으로 유효하게 고소할 수 있습니다.

Q. 가해자가 아이 아버지인데, 어머니가 혼자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26조에 따라 법정대리인이 피의자이거나 그 친족이 피의자인 경우 다른 친족이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고, 가해자가 직계존속이라 하더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일반적인 고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사건이 몇 년 전 일인데, 지금 고소해도 시효가 지난 건 아닌가요?

A.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진행되므로, 사건 당시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더라도 아이가 아직 미성년이라면 시효가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정확한 시효 계산은 죄명과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고소장을 접수할 때 부모가 따로 준비할 서류가 있나요?

A. 법정대리인 자격을 증명할 가족관계증명서, 그리고 피해 정황을 뒷받침할 대화 기록·진단서 등 증거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가 부족해도 접수 자체는 가능하지만, 자료가 갖춰질수록 초기 수사가 원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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