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데이팅앱이나 오픈채팅으로 만난 상대와 성적인 관계를 가진 뒤,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형사입건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프로필에 분명히 성인이라고 쓰여 있었다”, “화면까지 캡처해뒀으니 이거면 무죄 아니냐”는 생각으로 사건을 가볍게 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캡처 화면 한 장을 내밀어도 검찰이나 법원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당황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최근 법원은 피고인이 상대방을 미성년자로 인식했는지를 캡처 한 장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만남 경위·대화 내용·외모와 행동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하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프로필의 ‘성인’ 표시를 캡처해 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증거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무죄 판단으로 이어지고 어떤 경우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프로필의 ‘성인’ 표시 캡처만으로 무죄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캡처 한 장은 여러 정황증거 중 하나일 뿐, 그 자체로 무죄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상대방을 미성년자로 인식하고 있었는지,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다만 이러한 내심의 사실은 피고인이 부인하는 이상 직접 증명할 방법이 없어, 사물의 성질상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통해 증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필에 표시된 ‘성인’ 문구를 캡처해 둔 자료는 바로 이 간접사실·정황사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상대가 자신의 나이를 속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다른 모든 정황을 배제하고 곧바로 무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찰과 법원은 캡처 자료 외에도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경위, 대화 중 오간 표현, 실제 만났을 때의 외모와 행동, 만남 전후의 정황 등을 함께 살펴 미필적 고의 여부를 판단합니다. 캡처는 이 종합적인 판단의 재료 중 하나일 뿐입니다.
프로필의 ‘성인’ 표시를 캡처해 둔 자료는 무죄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결정적 증거가 아니라, 여러 정황증거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2. 법원은 캡처보다 만남 경위와 대화 내용을 더 무겁게 봅니다
실제 판단에서는 캡처 화면 자체보다, 그 캡처를 둘러싼 정황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런 판단 구조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오픈채팅으로 알게 된 상대를 만나 관계를 가진 뒤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의 나이를 18세라고 소개했다는 점, 두 사람이 온라인에서 알게 되어 그날 처음 만났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필터가 적용되어 실제 얼굴이 일부 가려지거나 변형되어 있어 외관상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는 점을 종합해 판단했습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수원고법 2022. 4. 15. 선고 2021노824 판결).
이 판결에서 법원이 주목한 것은 캡처 화면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프로필이 실제로 나이를 가늠하게 할 만큼 명확한 정보를 담고 있었는지, 그리고 만남의 전체 경위가 피고인의 주장과 모순되지 않는지였습니다. 캡처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다른 정황과의 정합성이 관건이었던 셈입니다.
법원은 캡처 화면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구체적 내용과 만남 전체의 경위가 서로 맞아떨어지는지를 살펴봅니다.
3. 대화 중 학생 신분을 암시하는 말이 있었다면 캡처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성인이라는 프로필 문구와 모순되는 대화 내용이 남아 있다면, 캡처는 방어자료가 아니라 불리한 증거가 됩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실제로 미성년자였다는 객관적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는 객관적 사실로부터 피고인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추단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377 판결).
그러나 이 법리는 캡처만 있으면 항상 무죄라는 뜻이 아닙니다. 프로필에는 성인이라고 쓰여 있더라도, 대화 과정에서 학교·학년·시험·교복·학원·부모님의 통금시간처럼 학생 신분을 짐작하게 하는 표현이 오갔다면, 그 대화 기록은 캡처가 보여주는 것과 정반대의 정황사실이 됩니다.
이런 경우 캡처는 오히려 피고인이 상대의 실제 나이를 의심할 만한 계기가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는 정황, 즉 미필적 고의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캡처를 보관해 두었다는 사실 자체가 양날의 검이 되는 셈입니다.
성인이라는 프로필 문구와 배치되는 대화 내용이 함께 남아 있다면, 캡처는 방어자료가 아니라 오히려 불리한 증거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4.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캡처만 믿고 안심하다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형법 제305조 제1항은 13세 미만인 사람을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 제2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을 19세 이상인 사람이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를 각각 강간죄 등에 준해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유죄로 인정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처단형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폭행이나 협박이 함께 있었다고 인정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가 적용되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형이 크게 높아지고,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 등 부수처분까지 함께 따라붙습니다.
즉 프로필 캡처를 근거로 안심하고 있다가, 다른 정황이 더해져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순간 처벌의 무게는 순식간에 달라집니다. 캡처 한 장의 존재만으로 사건의 결론을 예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5. 캡처를 확보했다면, 이후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캡처를 확보한 시점의 대응이 이후 수사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또는 인지수사 개시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은 구속수사로 전환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의 프로필에 성인이라고 쓰여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캡처 화면의 촬영 시점과 원본 파일(메타데이터 포함)을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만남 전후로 주고받은 대화 전체를 삭제하지 말고 백업해, 프로필 문구와 실제 대화 내용이 서로 맞는지 확인합니다.
처음 연락하게 된 경위와 만남이 성사된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프로필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캡처 한 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건 전체의 정황을 유리하게 구성하는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캡처 화면 한 장을 믿고 “이거면 됐다”고 안심하다가,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서야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미성년자 측에서는 상대가 성인 행세를 했더라도 그 피해가 가벼워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거 확보가 중요하고, 반대로 프로필의 성인 표시를 믿고 만났다가 형사입건된 쪽에서는 그 신뢰가 실제로 합리적이었는지를 정황 전체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준비해야 할 자료의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반대로 나이를 속은 채 형사입건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캡처 한 장이 사건 전체를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해 왔습니다.
캡처 한 장만 믿고 있기에는 처벌의 무게가 너무 큽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로필에 성인이라고 쓰여 있었다는 캡처만 있으면 무죄를 받을 수 있나요?
A. 그것만으로 무죄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캡처 외에 만남 경위, 대화 내용, 실제 만났을 때의 외모와 행동 등을 함께 살펴 미필적 고의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Q. 대화 중에 상대가 학교나 교복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캡처가 있어도 불리하게 작용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성인이라는 프로필 문구와 모순되는 대화 내용이 남아 있다면, 그 대화 기록이 오히려 상대의 나이를 의심할 만한 계기가 있었다는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Q. 캡처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심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캡처의 진정성 자체가 다투어지면 원본 파일과 촬영 시점, 기기 정보 등으로 그 증거능력부터 입증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원본을 삭제하지 않고 보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대의 프로필에 성인인증까지 돼 있는 앱이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앱 자체의 성인인증 기능은 참고 정황일 뿐이고, 실제 대화 내용이나 만남 당시 상황에서 미성년자임을 짐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그 인증만으로 결론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Q.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상대와의 관계도 처벌 대상인가요?
A. 19세 이상인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과 간음 또는 추행을 한 경우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며, 프로필의 성인 표시 여부와 무관하게 나이 자체가 처벌 요건이 됩니다.
Q. 경찰 조사에서 캡처를 제출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정되나요?
A. 그 자리에서 바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캡처는 수사기관이 다른 자료와 함께 검토할 정황증거의 하나로 접수될 뿐이며, 최종 판단은 수사와 재판 전체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Q. 이런 사건에서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조사 통보를 받은 직후,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 방향이 사건 전체의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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