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학교 안에서 발생한 사건이 알려진 뒤, 아직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결정도 나기 전에 자녀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켜 상황을 정리하려는 보호자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많은 보호자분들이 “전학을 가면 예전 학교 일은 거기서 끝나는 것 아닌가요”, “새 학교에서 조용히 지내면 넘어가지 않을까요”라는 생각으로 전학 절차부터 서두르십니다. 그런데 막상 전학을 마친 뒤에도 심의위원회 출석 통지서가 새 주소로 날아오고, 심지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서까지 받고 나서야 “전학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과 교육당국의 실무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 소년보호재판, 형사절차가 각각 독립된 기준과 절차로 진행되며 가해학생의 전학 여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학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준비 없이 심의위원회에 출석하거나, 의견진술의 기회를 놓쳐 불리한 조치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사건 이후 전학을 가더라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처분이나 소년보호재판·형사절차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그리고 전학을 고려하기 전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학을 가도 이미 시작된 심의위원회 절차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심의위원회는 교육지원청 단위로 설치되어 있어, 학생의 소속 학교가 바뀌어도 심의 자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2조에 따라 심의위원회는 개별 학교가 아니라 교육지원청 단위로 설치됩니다.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자녀가 다니던 학교가 속한 교육지원청이 심의 주체이며, 이는 자녀가 이후 다른 학교로 옮긴다고 해서 자동으로 바뀌거나 소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13조는 심의위원회 위원장이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보고받은 경우, 피해학생이나 그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등에 회의를 소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소집 사유 어디에도 “가해학생의 재학 여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전학은 심의위원회 소집을 막거나 미루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실무에서도 사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자녀가 전학을 마친 뒤에도 심의위원회 출석 통지, 의견진술 기회 안내, 조치 결정 통지가 원래 관할 교육지원청 명의로 그대로 도달합니다. 보호자가 “이미 전학을 갔으니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 통지를 놓치면, 정작 필요한 의견진술 기회(제17조 제8항)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됩니다.
전학은 이미 시작된 심의위원회 절차를 멈추거나 무효로 만들지 못하며, 오히려 통지를 놓치면 방어권만 잃게 됩니다.
2. 전학 자체는 반성의 증거로 인정되지 않고, 화해·소명 자료가 조치 수위를 좌우합니다
심의위원회는 심각성·고의성·지속성·반성 정도·화해 정도를 기준으로 조치를 정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수위를 정할 때 ①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②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③해당 조치로 인한 선도 가능성 ④가해학생·보호자와 피해학생·보호자 간 화해의 정도 ⑤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를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어디에도 “전학 여부”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전학을 일종의 자숙이나 반성의 표시로 받아들여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심의위원회는 이를 독립된 감경 사유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해학생 측과의 접촉이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전학만 진행한 경우, 화해 노력이 부족했다는 정황으로 읽힐 위험까지 있습니다.
조치 수위를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전학이 아니라,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자료와 피해학생 측과의 실질적인 화해·조정 과정입니다. 심의위원회는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가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제17조 제8항), 이 절차에서 무엇을 소명할지가 전학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전학은 시행령이 정한 조치 기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조치 수위는 소명자료와 화해의 실질에 따라 정해집니다.
3. 성범죄가 결부된 사안이라면 전학과 무관하게 수사기관 절차가 이미 별도로 진행됩니다
학교장 등에게는 성범죄 인지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은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가 직무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의 일반 신고의무와 별개로 작동하는 규정으로, 학교가 사안을 인지한 시점에 이미 별도의 형사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학교 내부의 심의위원회 절차와, 경찰·검찰을 거치는 수사·소년보호(또는 형사) 절차는 애초에 서로 다른 법적 근거로 진행되는 별개의 트랙입니다. 자녀가 전학을 가더라도 이미 신고된 수사 절차 자체가 취소되거나 중단되지 않으며, 주소·소속 학교가 바뀌면 통지서가 새 주소로 전달될 뿐입니다.
소년법 제4조에 따라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만 14세 이상인 범죄소년은 사안에 따라 소년부 송치 또는 형사기소 대상이 됩니다. 소년부는 제9조에 따라 소년의 품행·경력·가정 상황·환경 등을 조사하는데, 이 조사 과정에서 전학 사실이 참고자료로 언급될 수는 있어도, 비행사실 인정 여부나 소년부 송치·형사기소 여부라는 절차의 큰 틀 자체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성범죄가 결부된 사안은 학교의 신고의무에 따라 이미 별도의 수사 절차가 시작되어 있고, 전학은 이 절차의 개시·진행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4. 조치·처분의 무게는 트랙마다 다르고, 형사절차로 번지면 그 격차가 훨씬 커집니다
학폭위 조치는 학생부에 남고, 소년보호처분과 형사처벌은 전과·신상정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의 조치는 1호 서면사과부터 9호 퇴학처분까지 아홉 단계로 나뉘며, 이 중 6호(출석정지)부터 9호(퇴학)까지의 처분을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상당 기간 남습니다. 자녀가 전학을 가더라도 학적과 함께 생활기록부가 새 학교로 그대로 이관되기 때문에, 전학이 기록 자체를 지워주지는 않습니다.
사안이 소년부로 송치되면 소년법 제32조에 따라 감호위탁부터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열 가지 보호처분 중 하나(또는 병합)가 결정됩니다. 다만 같은 조 제6항은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보호처분은 형사처벌과 달리 전과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 학폭위 조치나 형사처벌과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반면 사안이 형사기소로 이어지고 유죄가 확정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제50조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명령·고지명령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는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공개·고지명령을 하지 않도록 예외를 두고 있어, 가해자 본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와 성인인 경우의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학폭위·소년부·형사법원 중 어느 트랙으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남는 기록과 불이익의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5. 실제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며, 전학보다 초기 자료 확보가 우선입니다
사안조사 단계에서 확보한 자료가 심의위원회와 수사기관 모두에서 그대로 쓰입니다.
통상적인 진행은 ①학교의 사안조사 및 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에 따른 신고·통보 → ②성범죄가 결부된 경우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수사 개시 → ③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조치 결정 → ④수사 결과에 따른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처분 또는 소년부 송치, 필요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네 단계는 각각 별도의 절차이지만, 사안조사 단계에서 확보된 자료를 공통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학을 서두르기보다, 사건을 인지한 시점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심의위원회와 수사기관 대응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학교 측 사안조사 결과통지서와 그동안의 통지·상담 기록을 날짜별로 확보합니다.
사건 경위에 대한 자녀 본인의 진술을 사실관계 위주로 미리 정리해 둡니다.
심의위원회 출석 통지나 수사기관 출석요구서가 새 주소로도 정상 수신되는지 확인하고, 통지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학교폭력·소년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심의위원회 의견진술과 수사·재판 대응을 같은 사실관계 위에서 일관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건 이후 전학을 서두르는 보호자분들의 마음은 대부분 같습니다. 아이를 낯선 시선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고,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려보내고 싶은 절박함입니다.
피해를 입은 학생과 그 보호자 입장에서는 가해학생이 전학으로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인상을 받으면 오히려 화해 의지를 의심하게 되고, 심의위원회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쪽 입장에서도, 전학만으로 절차가 끝난다고 오해하고 준비 없이 심의위원회나 수사기관에 나섰다가 뒤늦게 곤란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저는 학교폭력·소년보호 사건에서 가해학생 측과 피해학생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전학이라는 하나의 선택이 실제 절차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도 정작 필요한 대응 시기만 놓치게 만드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건 이후 전학을 고민 중이시라면, 전학보다 먼저 심의위원회·수사기관 대응 방향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지금이 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녀가 전학을 가면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나요?
A. 아닙니다. 심의위원회는 교육지원청 단위로 운영되어 전학 여부와 무관하게 절차가 진행되며, 통지를 받으면 새 주소에서도 출석해 의견을 진술해야 합니다. 불출석은 의견진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전학을 마친 뒤에 심의위원회 통지를 받았는데, 무효 아닌가요?
A. 무효가 아닙니다. 사건 발생 당시 소속 학교를 기준으로 절차가 개시되었다면, 이후 전학은 그 절차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Q. 피해학생이 전학을 가는 경우도 가해학생과 똑같이 처리되나요?
A. 다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의 피해학생 보호조치에는 전학이 별도 항목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른 우선배정 등 별도 제도를 통해 가해학생과 분리된 학교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됩니다.
Q. 자퇴를 하면 학폭위 처분을 피할 수 있나요?
A. 피할 수 없습니다. 자퇴 역시 전학과 마찬가지로 이미 개시된 심의 절차나 수사 절차를 중단시키는 사유가 아니며, 오히려 방어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성범죄가 결부된 사안에서 전학이 형량에 유리하게 작용하나요?
A. 전학 자체가 유리한 정상참작 사유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소년부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참고될 수 있는 것은 전학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이후 실제로 재범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의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Q. 가해학생이 미성년자여도 신상정보가 공개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다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 신상정보 공개명령·고지명령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안의 내용에 따라 예외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개별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Q.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은 조치사항은 전학을 가면 사라지나요?
A. 사라지지 않습니다. 생활기록부는 학적과 함께 전학하는 학교로 그대로 이관되며, 조치 유형에 따라 정해진 보존기간 동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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