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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인 줄 알았다는 증거로 뭘 제출하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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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인 줄 알았다는 증거로 뭘 제출하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랜덤채팅이나 소개팅 앱에서 만난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분명 성인이라고 했다”, “신분증도 확인했는데 이럴 줄 몰랐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보면 대화 내용 일부만 캡처해서 제출했다가 오히려 불리하게 해석되거나, 성인이라는 말 한마디만 믿고 그 외에는 아무런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확정적 인식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미필적 인식까지 포함해 폭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성인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미필적 인식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아래에서는 성인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 실제로 받아들여지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 그리고 어떤 자료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인인 줄 알았다”는 말만으로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주장 자체가 아니라, 그 인식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정황입니다.

피해자가 13세 이상 19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인 경우 적용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그리고 13세 이상 16세 미만 피해자에게 19세 이상인 사람이 간음·추행을 한 경우 적용되는 형법 제305조 제2항은 모두 고의범입니다. 행위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그 연령대에 속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죄가 성립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인식의 범위를 넓게 봅니다. 피해자가 정해진 연령 범위에 속한다는 확정적인 인식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미필적 인식만 있어도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성인이라고 믿었다”는 주관적 확신을 아무리 강조해도, 그 믿음의 바탕이 된 객관적 근거가 부실하면 법원은 미필적 인식을 인정합니다.

반면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형법 제305조 제1항은 실무상 연령 착오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극히 어렵습니다. 상대의 외모나 언행에서 조금이라도 어린 티가 났다면, 나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성인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 통하려면, 그 믿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2. 나눈 대화 전체가 핵심 증거이지만, 일부만 캡처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발췌된 대화 몇 장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대화 흐름이 훨씬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제출되는 자료는 상대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입니다. 상대가 먼저 “저 대학생이에요”, “직장 다녀요”라고 말한 부분, 나이를 물었을 때 성인 연령을 답한 부분은 분명 도움이 되는 자료입니다.

그러나 이런 발췌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성인이라고 인식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도, 다음과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그 인식은 피해자가 법이 정한 아동·청소년의 연령 범위에 속한다는 확정적 인식뿐만 아니라 그 연령 범위에 속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한다는 내심의 의사, 즉 미필적 인식이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2도5727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라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었던 이상 미필적 인식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성인이라는 답장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대화 전후에 나이를 짐작하게 하는 다른 단서가 전혀 없었다는 것까지 함께 증명되어야 방어 논리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화 캡처는 발췌본이 아니라, 나이를 짐작하게 할 만한 단서가 전혀 없었음을 보여주는 전체 맥락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3. 만남에 사용한 앱과 나이 확인 절차 자체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성인인증을 거쳐야 가입되는 서비스였는지, 나이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가 함께 평가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했는지를 판단할 때 대화 내용뿐 아니라, 만나게 된 경위와 피해자의 외모·복장·말투, 범행 전후 정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가운데 실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 상대를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가입니다.

가입 시 생년월일이나 신분증 인증을 요구하는 성인 전용 서비스를 통해 만났다면, 그 가입 화면 캡처나 인증 절차 자체가 나이를 확인할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는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별도의 연령 확인 절차가 없는 불특정 다수 대상 랜덤채팅 앱을 이용했다면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그 특성상 상대가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데도 나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만남을 진행했다는 점 자체가 미필적 고의의 근거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청한 메시지, 실제로 신분증을 확인했다면 그 시점의 사진이나 영상, 상대의 SNS 프로필에 나이나 학교 정보가 어떻게 표시돼 있었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화 내용만이 아니라, 만남에 사용한 서비스의 성격과 나이 확인 절차까지 함께 정리해야 온전한 증거가 됩니다.


4. 피해자의 연령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13세 미만, 13세 이상 16세 미만, 16세 이상 19세 미만 구간마다 적용되는 조문과 처벌 수위가 다릅니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면 형법 제305조 제1항이 적용되어, 간음은 형법 제297조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추행은 형법 제298조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이고 상대방이 19세 이상이면 형법 제305조 제2항이 적용되어 마찬가지로 제297조·제298조 등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피해자가 16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가 적용됩니다. 폭행·협박으로 간음한 경우(제1항)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행위(제3항)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위계나 위력으로 간음·추행한 경우(제5항)도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연령대별로 형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피해자의 정확한 나이와 당시 인식 여부를 함께 다투는 것이 방어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5. 조사를 받게 됐다면, 절차 초기부터 증거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수사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정리해 제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인지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 등 혐의는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조사 이전 단계부터 준비가 필요합니다.

나이를 알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상대를 알게 된 경위와 그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정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진술이 조사 단계에서 한 번 정리되면 이후 번복하기 어려운 만큼, 첫 조사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상대와 나눈 대화를 처음 연락한 시점부터 끝까지 시간순 그대로 캡처해 백업합니다(일부만 발췌하지 않습니다).

  2. 만남에 사용한 앱이나 사이트의 가입 화면, 연령 인증 절차가 있었다면 그 캡처를 확보합니다.

  3. 상대의 SNS·프로필에 나이·학교·직장이 어떻게 표시돼 있었는지, 나이를 짐작하게 할 만한 다른 게시물은 없었는지 스크린샷으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미필적 인식이 인정될 위험이 있는 부분과 방어가 가능한 부분을 구분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인인 줄 알고 만났는데 갑자기 조사를 받게 되면, 당장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몰라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이라고 믿고 만났다가 조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그 믿음을 뒷받침할 대화 기록과 만남 경위부터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실제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이나 그 보호자 입장에서도, 상대가 나이를 몰랐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사건이 쉽게 마무리되지는 않습니다. 대화 전체와 만남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미필적 인식 여부를 제대로 다툴 수 있습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연령 인식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을 양쪽 입장에서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자료가 방어에 도움이 되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신분증을 보여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위조된 것이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위조 신분증을 실제로 확인했고 그 확인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면 유리한 정황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확인 시점의 사진이나 영상 등 객관적 자료로 남겨 두어야 주장의 신빙성이 높아집니다.

Q. 13세 미만인 경우에는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 자체가 아예 안 통하나요?

A. 형법 제305조 제1항도 고의범이라 이론적으로는 연령 인식이 필요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해 연령 착오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극히 드물어, 사실상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대화 내용을 캡처했는데 중간에 일부가 삭제되어 있으면 문제가 되나요?

A.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일부만 발췌된 자료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전체 맥락을 더 신뢰하므로, 삭제된 부분이 있다면 메신저 서버 기록 복구 등 다른 방법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Q. 랜덤채팅 앱으로 만난 경우 특히 불리한가요?

A.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연령 확인 절차가 없는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사정 자체가 나이를 확인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근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안에서도 나이를 직접 물어본 대화가 있었다면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상대가 먼저 “저 성인이에요”라고 말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가요?

A. 그 말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은 그런 답변을 받았더라도 다른 객관적 사정으로 미성년일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면 미필적 인식을 인정하고 있어, 그 발언 전후의 대화 전체와 외모·상황 등 다른 정황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Q. 이미 조사를 받고 있는데 지금부터 증거를 모아도 늦지 않았나요?

A. 늦지 않았습니다. 다만 진술이 이미 이루어진 이후라면 앞선 진술과 새로 제출하는 자료가 일관되게 맞아떨어지는지가 중요하므로, 변호인과 함께 진술 내용부터 다시 점검한 뒤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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