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흔히 학폭위라 불리는 절차를 거친 뒤 그 결과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보호자분들 중 상당수는 “이미 학교에서 다 정해진 건데 이제 와서 뒤집을 수 있겠느냐”, “전학 처분까지 나온 마당에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보낸 뒤에야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 기간을 놓치면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다툴 방법 자체가 사라져 버립니다.
최근 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은 학교폭력 조치에 대해 의견진술 기회가 제대로 보장됐는지, 조치 수위가 사안의 심각성·고의성·지속성에 비례했는지를 엄격히 살피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절차상 하자가 있거나 양정 기준을 벗어난 조치는 실제로 취소·변경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학폭위 조치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절차와 기한, 그리고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학폭위 조치는 교육장이 내린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학폭위 조치는 심의위원회의 요청을 거쳐 교육장이 내리는 처분이므로,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다툴 수 있는 처분입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 보호조치나 가해학생 선도조치를 교육장에게 요청하는 기구이고, 그 요청을 받아 서면사과·접촉금지·학교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출석정지·학급교체·전학·퇴학처분 중 하나 또는 여럿을 실제로 확정하는 것은 교육장입니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교육장이 내린 조치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주는 행정처분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는 교육장의 조치에 이의가 있는 가해학생·보호자는 물론, 피해학생 보호조치나 가해학생 조치 자체에 이의가 있는 피해학생·보호자도 각각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7조의3은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길도 함께 열어두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절차가 따로 있었지만, 2020년 3월 시행된 개정법에서 재심 절차는 폐지됐습니다. 지금은 가해학생 측이든 피해학생 측이든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처음부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퉈야 합니다.
학폭위 조치는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교육장이 내리는 행정처분이고, 가해·피해 양측 모두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2.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다툴 길이 막힙니다
두 기한 중 먼저 도래하는 쪽에서 청구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제4항은 행정심판 청구에 필요한 사항을 행정심판법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어, 청구기간도 행정심판법 제27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행정심판법 제27조제1항·제3항).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기한이 별개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조치결정통지서를 실제로 받은 날부터 90일이 원칙이지만, 통지를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청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 90일·180일은 불변기간이어서, 단순히 “바빴다”거나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기간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미 학교에서 결정 난 사안이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체념한 채 두어 달을 흘려보낸 뒤에야 상담을 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조치 내용에 절차적 하자나 과도한 양정이 있었다 해도, 기한을 넘기면 그 잘잘못을 따져볼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조치결정통지서를 받은 날짜를 가장 먼저 확인하고, 90일 이내에 서둘러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3. 전학·출석정지처럼 무거운 조치는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야 실익이 있습니다
심판청구만으로는 조치의 효력이 자동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제1항은 심판청구가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해서 전학이나 출석정지 같은 조치의 집행이 자동으로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재결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그 사이 이미 전학을 가야 한다면 나중에 재결에서 조치가 취소되더라도 이미 흘러간 시간과 생활의 변화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위원회는 처분,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 때문에 중대한 손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필요성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처분의 효력,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행정심판법 제30조제2항·제3항).
그래서 전학·출석정지처럼 즉시 생활에 영향을 주는 조치를 다툴 때는 심판청구서를 낼 때 집행정지 신청서를 함께 내는 것이 실무상 정석입니다. 집행정지 신청은 심판청구와 동시에, 늦어도 위원회의 의결이 있기 전까지 신청 취지와 원인을 적은 서면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서면사과나 특별교육이수처럼 이미 이행이 끝났거나 정지할 실익이 크지 않은 조치라면, 집행정지보다는 본안 심판청구 자체의 인용 가능성에 집중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전학·출석정지처럼 즉시 집행되는 무거운 조치는 심판청구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실제로 실익이 있습니다.
4. 절차상 하자와 조치 수위의 비례성이 행정심판에서 실제로 다투는 지점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느냐보다, 그 판단에 이르는 절차와 수위가 적정했느냐가 쟁점이 됩니다.
행정심판·행정소송에서 학폭위 조치가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사유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절차적 하자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제2항과 제17조제8항은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피해학생·가해학생 및 그 보호자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다툴 사유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조치 수위의 비례성, 즉 재량권 일탈·남용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조치별 적용 기준으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화해의 정도, 피해학생의 장애 여부를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행정법원은 학교폭력 가해학생 전학처분이 다투어진 사건(2012구합34617)에서, 처분이 이러한 요소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정도에 이르러야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즉 단순히 “처분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는 주관적 억울함만으로는 부족하고, 같은 유형의 사안에서 통상 부과되는 조치 수준과 비교했을 때 객관적으로 균형을 잃었다는 점을 자료로 뒷받침해야 재결·판결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의견진술 기회가 제대로 보장됐는지, 조치 수위가 판단요소에 비추어 균형을 잃지 않았는지가 다툼의 핵심입니다.
5. 심판청구부터 재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청구서 제출 전에 통지받은 날짜와 근거 자료부터 정리해야 절차 전체의 방향이 잡힙니다.
학폭위 조치 불복 절차는 통상 ①교육장의 조치결정통지서 수령 → ②관할 행정심판위원회(수원 소재 학교라면 경기도교육청 소속 행정심판위원회)에 청구기간 내 심판청구서 제출, 필요 시 집행정지 신청 병행 → ③행정심판위원회의 심리 및 재결(각하·기각 또는 인용에 따른 취소·변경) → ④재결에 불복하면 관할 법원(수원 지역은 수원지방법원)에 행정소송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청구를 받으면 상대방인 교육장과 피해학생·가해학생 등 관계인에게 청구 사실을 통지하고, 행정심판법 제20조에 따른 심판참가에 관한 사항을 문서로 안내해야 합니다. 즉 한쪽이 청구한 행정심판이라도 반대쪽 학생·보호자가 참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심판청구서를 준비하기 전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치결정통지서에 적힌 통지받은 날짜를 확인해 90일 기산일을 계산하고, 처분일로부터 180일이 지나지 않았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심의위원회 회의록·통지서에 의견진술 기회가 실제로 부여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조치 수위를 심각성·고의성·지속성·반성 정도·화해 정도 등 판단요소에 비추어, 유사 사례와 비교했을 때 과도하지 않은지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조치 불복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심판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준비해 실질적인 구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학폭위 결정문을 받아든 보호자들은 “이미 학교 안에서 다 끝난 일”이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그 결정은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 안에서만 다툴 수 있는 처분입니다.
조치가 과중하다고 느끼는 가해학생 측은 절차상 하자와 양정의 비례성을 근거로 다툴 수 있고, 반대로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고 느끼는 피해학생 측 역시 같은 절차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기한을 넘기면 다시는 다툴 수 없다는 점은 같습니다.
저는 학교폭력 사건에서 조치를 받은 가해학생 측과, 조치가 미흡하다고 느끼는 피해학생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기한과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시간은 이미 흐르고 있습니다. 기한을 넘기기 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폭위 조치결정문을 받은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이므로 아직 가능합니다. 다만 기한에 임박했다면 서둘러야 하고,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청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Q. 예전에는 재심 절차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재심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2020년 3월 시행된 개정법으로 재심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현재는 가해학생·피해학생 모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바로 다퉈야 합니다.
Q. 전학 처분을 받았는데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학을 미룰 수 있나요?
A.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되면 재결이 날 때까지 조치의 효력을 멈출 수 있습니다. 다만 심판청구만으로 자동 정지되지 않으므로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Q. 행정심판에서 기각되면 더 이상 다툴 방법이 없나요?
A. 아닙니다. 행정심판 기각 재결을 받아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행정심판을 먼저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행정소송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Q. 피해학생 쪽도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아니면 가해학생만 가능한가요?
A. 양쪽 다 가능합니다. 조치가 너무 가볍다고 느끼는 피해학생 측도, 조치가 과중하다고 느끼는 가해학생 측도 각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행정심판에서는 주로 어떤 점을 다투나요?
A. 의견진술 기회 등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와, 심각성·고의성·지속성·반성 정도·화해 정도에 비추어 조치 수위가 과도한지가 주로 다뤄집니다.
Q. 변호사 없이 혼자 청구해도 되나요?
A. 본인이 직접 청구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절차적 하자나 양정 재량권 일탈 여부를 뒷받침할 자료를 구성하는 일이 까다로워, 사안이 중대할수록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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