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성적 불쾌감을 주는 말이나 신체접촉, 사진·영상 돌려보기 같은 일들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되고, 그 결과로 강제전학 처분까지 나오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보호자분들 중 상당수는 “장난이었다고 설명하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한 번뿐이었는데 설마 전학까지 가겠느냐”는 생각으로 초기 조사에 안일하게 대응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전담기구 조사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나면, 성적인 요소가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심각성·고의성 평가 점수가 예상보다 훨씬 높게 매겨지고,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전학 조치가 통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조치에 대한 불복 사건에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하는 동시에, 조치를 받는 학생 측의 의견진술과 변호사 조력 같은 절차적 권리도 두텁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부당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판단 과정 어디에 흠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성 사안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을 때 어떤 근거로, 어떤 절차를 거쳐 불복할 수 있는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학교폭력 중 성 사안은 심의위원회에서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성적 언동이 섞인 사안은 심각성·고의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전학·퇴학 구간까지 곧장 이어지기 쉽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폭행·감금·협박·약취유인·명예훼손·모욕·따돌림·성폭력 등을 모두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있고,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발언이나 신체접촉, 성적인 사진·영상의 유포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학교의 장은 이런 사안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피해 사실을 확인하도록 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4조제4항).
경미한 사안은 피해학생 측이 동의하면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성 사안은 실무상 그 경계에서 더 신중하게 다뤄집니다. 법은 전담기구가 성폭력 등 특수한 학교폭력사건에 대한 실태조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별도로 정하고 있는데(같은 법 제14조제8항), 이는 성 사안일수록 조사가 더 세밀해지고 그만큼 조치 수위도 무거워지기 쉽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 기준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화해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지는데(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성적인 언동이 섞이면 심각성·고의성 항목의 평가가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조치의 이유가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보복행위였다면, 심의위원회는 출석정지부터 퇴학까지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거나 가중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7조제2항). 성 사안에서 “소문내지 말라”는 식의 압박이 함께 확인되면 이 가중 조항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성적 언동이 섞인 학교폭력 사안은 전담기구 조사부터 조치 수위까지, 일반 사안보다 무겁게 다뤄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2. 강제전학 처분에도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으로 불복할 수 있습니다
교육장의 조치에 이의가 있는 가해학생과 보호자는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강제전학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제1항제8호에 따른 조치로, 심의위원회의 요청이 있으면 교육장이 14일 이내에 실제 조치를 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7조제9항). 의무교육 과정인 초·중학교에서는 퇴학 처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8호 전학이 가해학생에게 내려질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조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조치에 이의가 있는 가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는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제2항). 종전에는 시·도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절차가 별도로 있었지만, 지금은 그 재심 관련 조항이 삭제되어(같은 조 제5항·제6항) 이의가 있으면 곧바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구조입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는 180일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한다는 일반 행정심판법의 기간 제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행정심판법 제27조).
징계심의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심의대상자를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하므로,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다만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전학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이 저절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나 법원이 별도로 집행정지 결정을 해야 하고, 이 결정을 하려면 반드시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합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4제1항).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학교의 장은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다시 분리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불복 자체는 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청구기간과 집행정지 신청 타이밍을 놓치면 결론이 나기 전에 전학이 먼저 집행될 수 있습니다.
3. 불복이 받아들여지려면 재량권 일탈·남용이나 절차적 하자를 입증해야 합니다
법원은 처분이 사실오인이나 비례원칙 위반에 근거했는지, 의견진술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를 심사합니다.
강제전학 조치는 심의위원회와 교육장의 재량행위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이 학생을 전학 보낸 것이 옳았는가”를 처음부터 다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 과정에 흠이 있었는지만 심사합니다.
재량행위에 대한 법원의 사법심사는 당해 행위가 사실오인, 비례ㆍ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부정한 동기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짐으로써 재량권의 일탈ㆍ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는 것이나, 법원의 심사결과 행정청의 재량행위가 사실오인 등에 근거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그 취소를 면치 못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두8589 판결).
이 기준을 성 사안 강제전학에 대입하면, 실제로 다투게 되는 지점은 대개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는 사실오인입니다. 성적 불쾌감을 유발했다는 행위 자체가 있었는지, 진술의 신빙성은 충분한지, 메신저 대화·CCTV 같은 객관적 자료와 진술이 일치하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비례원칙 위반입니다. 최초 사안인지, 지속성·고의성이 시행령 제19조의 판단요소만큼 실제로 인정되는지, 사회봉사나 학급교체 같은 더 가벼운 조치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셋째는 절차적 하자입니다. 심의위원회에서 가해학생 측에게 의견진술 기회가 실질적으로 주어졌는지, 대리인의 조력이 부당하게 막히지는 않았는지가 앞서 본 대법원 2016두33339 판결의 법리와 맞닿아 있는 부분입니다.
주의할 점은, 형법 제9조에 따라 14세가 되지 않은 학생의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지만,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는 형사책임 유무와 무관하게 내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니 학폭 조치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처분 자체를 뒤집으려면 결과가 부당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판단 과정 어디에 사실오인이나 절차적 흠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합니다.
4. 전학 처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돌이키기 어려워집니다
집행정지를 받지 못하면 결론이 나기도 전에 전학이 먼저 집행되고, 그 기록은 졸업 후에도 오래 남습니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처분의 효력이 당연히 멈추지 않는 집행부정지 원칙 때문에, 집행정지를 별도로 받아내지 못하면 본안에서 다투는 중에도 학생은 이미 다른 학교로 옮겨간 상태가 됩니다. 새 학교에 적응한 뒤에 뒤늦게 승소 결정을 받더라도, 이미 흘러간 학기와 인간관계까지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기록의 무게도 가볍지 않습니다. 전학(8호)이나 퇴학 처분을 포함한 중대한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졸업 후 4년간 학교생활기록부에 보존되도록 강화되었고, 이 기록을 지우려면 원칙적으로 피해학생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 4년 동안 특목고·자사고 진학이나 대입 수시전형에서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성 사안이 형법상 강제추행 등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학교폭력 조치와는 별도로 소년보호 절차나 형사 절차가 함께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을 한 경우 형법 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 학폭 조치와 형사 절차의 결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5. 심의위원회 통보부터 불복까지, 절차는 정해진 순서로 진행됩니다
통보서를 받은 날부터 시간을 다투는 절차이므로, 순서를 알고 있어야 대응이 늦어지지 않습니다.
성 사안 학교폭력 사건은 통상 ①전담기구의 사안조사와 심의위원회 개최(양측 의견진술 기회 부여) → ②교육장 명의의 서면 조치 통보(요청일로부터 14일 이내) → ③이의가 있으면 통보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행정심판 청구 또는 행정소송 제기와 동시에 집행정지 신청 → ④(관할) 행정심판위원회 또는 법원의 심리 순서로 진행됩니다. 예컨대 수원 관내 학교라면 사안조사는 학교와 경기도교육청 관할 교육지원청이 맡고, 불복 절차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수원지방법원이 관할 법원이 됩니다.
조치 통보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보서에 적힌 조치 결정일과 송달일을 확인해 90일·180일 기산점부터 정확히 계산합니다.
심의위원회 회의록, 사안조사 보고서, 진술서 등 절차 자료를 확보해 의견진술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 살펴봅니다.
행정심판 청구서와 동시에 집행정지 신청서를 준비해, 전학이 먼저 집행되지 않도록 조치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성 사안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행정심판·행정소송과 병행될 수 있는 형사·소년보호 절차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 사안으로 얽힌 학교폭력은 “아이들 사이의 일”이라는 생각과 “성적인 문제라 더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겹치면서, 정작 초기 대응이 가장 늦어지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성적 불쾌감을 당한 피해학생 입장에서는 심의위원회가 사안을 가볍게 다루지 않도록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정황과 대화 기록을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조치를 받은 가해학생과 보호자 입장에서도 “장난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고, 전담기구 조사와 심의위원회 절차 하나하나가 실제로 적법하게 진행됐는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저는 학교폭력 성 사안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조치에 불복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조사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남기느냐에 따라 심의위원회의 결론과 이후 불복 절차의 승패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통보서를 받은 순간부터 시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습니다. 90일이라는 기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마시고,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전학 처분을 받으면 곧바로 다른 학교로 가야 하나요?
A.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처분의 집행이 멈추지 않습니다. 별도로 집행정지 신청을 해서 인용 결정을 받아야 전학 집행을 미룰 수 있습니다.
Q. 예전처럼 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는 없나요?
A. 재심 절차는 삭제되어 지금은 없습니다. 교육장의 조치에 이의가 있으면 처음부터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Q.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나요?
A. 행정심판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절차는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행정심판을 먼저 청구하기도 하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집행정지 신청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심의위원회에 변호사를 데려갈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징계심의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 방어권의 본질적 내용이라고 보고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막으면 절차적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Q. 학생부에 남은 전학 기록은 언제 지워지나요?
A. 전학(8호)을 포함한 중대한 조치사항은 졸업 후 4년간 보존되도록 되어 있고, 이 기간 중 삭제하려면 원칙적으로 피해학생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Q. 형사처벌과 학교폭력 조치를 같이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성 사안이 강제추행 등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면 학교폭력 조치와는 별도로 소년보호 절차나 형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고, 두 절차의 결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반드시 받아들여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나 법원은 피해학생 측 의견을 들은 뒤 재량으로 판단하므로, 본안에서 다툴 사유가 구체적으로 소명돼야 인용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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