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만 18세, 그러니까 고등학생 신분이거나 갓 성인이 되기 전 나이에 저지른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가, 정작 재판은 스무 살 생일이 훌쩍 지난 뒤에야 시작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소년·가족분들 중 상당수는 “사건 당시에는 열여덟 살이었으니 소년법으로 보호받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재판 일정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와 재판이 길어지는 사이 만 19세 생일이 지나고 나면, “행위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항변이 법정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소년법이 정한 형사처분 특례의 적용 대상인 ‘소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범행 당시가 아니라 재판을 선고받는 시점의 나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만 18세에 저지른 사건이 어떤 경우에 소년법의 보호를 받고, 또 어떤 경우에 성인과 똑같은 재판을 받게 되는지, 그리고 지금 당장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만 18세는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소년법이 정한 ‘소년’ 구간에 속합니다
14세 미만은 아예 처벌받지 않지만, 18세는 형사책임을 지는 소년법상 소년입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해, 만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대는 아무리 중한 행위를 했더라도 형사처벌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이른바 ‘촉법소년’으로, 소년법 제4조제1항제2호에 따라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더라도 형사처벌이 아니라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만 심리됩니다. 형사재판도, 전과도 남지 않습니다.
반면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은 소년법 제2조가 정한 ‘소년’이자 형법상 책임능력을 갖춘 ‘범죄소년’입니다. 만 18세는 바로 이 구간에 속합니다. 형사입건·기소·재판이라는 점에서는 성인과 다르지 않지만, 소년법이 정한 여러 특례—보호처분 우선 고려, 부정기형, 사형·무기형의 완화—를 적용받을 여지가 열려 있습니다.
만 18세는 형사책임을 지는 나이이면서도, 소년법이 정한 ‘소년’ 구간 안에 있어 성인과 다른 절차를 거칠 수 있습니다.
2. 재판이 늦어지면 ‘소년’ 지위도 흔들립니다 — 기준은 판결을 선고받는 시점입니다
범행 당시 18세였어도, 재판이 늦어져 19세를 넘기면 소년법 특례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소년법 제2조는 “19세 미만인 자”를 소년으로 정의할 뿐, 그 나이를 언제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수사 착수부터 1심, 항소심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지 않아, 행위 당시 18세였던 사람이 재판을 받는 사이 19세, 20세를 넘기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소년법 제7조제2항은 이 문제를 보여주는 단서입니다. 소년부가 조사·심리한 결과 “사건의 본인이 19세 이상인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결정으로 사건을 관할 검찰청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는 나이 판단이 행위시가 아니라 절차가 진행되는 그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를 형사재판 단계에서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소년법 제60조 제2항의 소년인지 여부의 판단은 원칙으로 심판시 즉 사실심 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한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241 판결).
즉 수사 단계에서, 심지어 1심 재판 중까지 18세였다 하더라도, 사실심의 마지막 판결을 선고받는 시점에 이미 19세가 되어 있다면 소년부 송치도, 부정기형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소년법상 ‘소년’인지는 범행 시점이 아니라, 사실심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3. 다만 사형·무기형의 완화만큼은 범행 당시 나이로 그대로 유지됩니다
같은 소년법 안에서도 ‘언제의 나이를 볼 것인가’는 조문마다 다릅니다.
소년법 제59조는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하여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에는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은 명시적으로 ‘범할 당시’, 즉 행위시입니다. 재판이 아무리 늦어지고 그 사이 성년이 되었더라도, 행위 당시 18세 미만이었다면 이 완화 규정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반면 부정기형을 정한 소년법 제60조는 “소년이 법정형으로 장기 2년 이상의 유기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라고만 정할 뿐 ‘범할 당시’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조문의 ‘소년’ 여부는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1심에서 부정기형을 선고받은 뒤 피고인만 항소해 항소심 도중 19세가 되면, 항소심은 부정기형이 아니라 성인과 같은 정기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입니다. 부정기형과 정기형은 형의 성질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려운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근 이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부정기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만이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계속 중 성년이 되어 정기형을 선고하는 경우, 그 정기형이 원심의 부정기형보다 무거운지는 부정기형의 장기와 단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형, 즉 중간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0. 22. 선고 2020도4140 전원합의체 판결).
실제로 이 판결의 사안은 1심에서 장기 15년, 단기 7년의 부정기형이 선고됐던 사건으로, 대법원은 그 중간형인 징역 11년을 기준으로 항소심의 정기형이 더 무거워졌는지를 다시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사형·무기형의 완화는 범행 당시 나이로 고정되지만, 부정기형 등 나머지 소년법 특례는 재판을 선고받는 시점의 나이에 좌우됩니다.
4. 소년부로 갈지, 형사재판을 받을지는 이렇게 갈립니다
만 18세는 보호처분과 형사처벌, 두 갈래 길의 정중앙에 서 있습니다.
검사는 소년에 대한 피의사건을 수사한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소년법 제49조제1항에 따라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관할 소년부에 송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과가 남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보호관찰·수강명령·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으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년부로 송치됐다고 끝이 아닙니다. 소년법 제7조제1항은 소년부가 조사·심리한 결과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사실이 발견되고 그 동기와 죄질이 형사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사건을 다시 관할 검찰청 검사에게 되돌려 보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역송’입니다. 법원 역시 재판 도중 보호처분에 해당할 사유를 발견하면 소년법 제50조에 따라 소년부로 사건을 넘길 수 있습니다.
형사재판으로 가는 경우, 법정형이 장기 2년 이상의 유기형에 해당하는 죄라면 소년법 제60조제1항에 따라 장기 10년, 단기 5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부정기형이 선고됩니다(판결선고시 19세 미만인 경우에 한합니다). 다만 형의 집행유예·선고유예를 선고할 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일반 형처럼 확정된 형이 선고됩니다.
5. 소년 형사사건, 수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 보호처분 가능성을 열어두느냐가 이후 전체 방향을 결정합니다.
만 18세 소년 형사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인지 및 조사 → ②검사의 소년부 송치 또는 기소 여부 결정 → ③소년부 송치 시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 심리, 기소 시 수원지방검찰청의 공소제기 → ④수원지방법원의 형사재판 순서로 진행됩니다. 어느 단계에서든 나이·재판 진행 속도에 따라 경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년 형사사건이 의심되거나 진행 중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행위시) 만 나이가 정확히 며칠 차이로 18세, 19세에 걸쳐 있었는지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초본으로 확인합니다.
수사·기소·1심·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본인의 만 19세 생일이 언제 지나는지, 그 전에 사실심 판결이 선고될 수 있는지 일정을 가늠합니다.
검사·법원 단계마다 변호인을 통해 소년이라는 사정과 개선 가능성, 보호환경 등을 적극적으로 소명해 소년부 송치·부정기형 적용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둡니다.
이러한 절차를 바탕으로 소년 형사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나이 산정의 유불리를 미리 점검하고 대응 시점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만 18세 자녀나 본인이 사건에 연루되면, “아직 미성년자니까 크게 걱정할 일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에 연루된 소년 본인이나 가족 입장에서는 재판이 늦어질수록 소년법의 보호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조사·재판 초기부터 나이와 절차를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서도, 가해자가 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이 가볍게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역송 제도와 형사처분 가능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소년 형사사건에서 소년 측 변호와, 반대로 피해자 측 대리를 모두 맡아온 변호사로서, 나이 산정 하나로 사건의 진행 경로와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재판 일정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가, 결론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일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건 당시엔 만 18세였는데, 곧 19세 생일이 다가옵니다. 서두르면 소년법 적용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년법상 ‘소년’ 해당 여부는 사실심 판결을 선고받는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그 전에 재판이 마무리되면 소년법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절차 진행 속도는 사건마다 달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Q.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없이 보호처분만 받고, 범죄소년은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형사책임을 지되 소년법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만 18세는 범죄소년에 해당합니다.
Q. 재판 중 19세가 되면 소년법 적용이 전부 배제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부정기형처럼 판결선고시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규정은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사형·무기형의 완화(소년법 제59조)처럼 범행 당시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규정은 성년이 된 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Q. 소년부로 송치되면 전과가 남나요?
A.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어서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다만 소년부가 심리 결과 형사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검찰로 역송될 수 있습니다.
Q. 부정기형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형의 상한(장기)과 하한(단기)을 함께 정해 선고하는 소년 특유의 형 선고 방식으로,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넘지 못합니다. 정해진 단기가 지나고 교정 성적이 양호하면 형 집행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습니다.
Q. 만 18세 자녀가 경찰 조사를 받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우선 정확한 생년월일과 사건 발생일을 대조해 행위시 나이를 확인하고, 조사 초기부터 변호인과 함께 보호처분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판 일정이 늦어질수록 소년법 특례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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