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판매조직에 물량만 공급한 방조범, 조직 수익 전체를 추징당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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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판매조직에 물량만 공급한 방조범, 조직 수익 전체를 추징당하지 않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마약 판매조직에 원료나 완제품 물량만 대주고, 정작 그 물건을 누구에게 얼마에 파는지는 몰랐던 조력자에게 검찰이 조직 전체의 판매수익을 그대로 추징금으로 구형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추징은 이득을 실제로 얻었는지와 무관하게 명해지는 징벌적 처분이라, 물량만 넘겼을 뿐 판매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항변만으로는 추징 자체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판례는 이 추징의 범위를 무제한으로 두지 않고, 조직에 가담한 사람이 여러 명일 때는 각자가 실제로 취급한 범위 안으로 한정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물량만 공급한 방조범이 왜 조직 전체 수익을 그대로 떠안지 않는지, 그 대신 실제로는 무엇을 기준으로 추징액이 정해지는지를 판례를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류관리법 제67조 추징 — 이득이 없어도 명해지는 징벌적 처분

마약을 직접 판 사람만 처벌 대상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료나 완제품 '물량'을 대주기만 한 조력자에게도 수사기관은 무거운 추징을 구형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근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입니다. 이 조문은 "이 법에 규정된 죄에 제공한 마약류·임시마약류 및 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한다. 다만, 이를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합니다. 몰수는 물건 자체를 국가에 귀속시키는 처분인데, 마약은 이미 소비·유통되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무에서는 거의 언제나 가액 추징으로 귀결됩니다.

대법원은 이 추징을 형법상 일반 추징과 성격이 다르다고 봅니다. 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1도5158 판결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7조에 의한 몰수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한 이득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징벌적 성질의 처분"이라고 밝혔고, 이 법리는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도7251 판결에서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실제로 이익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더라도, 마약을 취급한 사실 자체만으로 법원은 그 가액의 추징을 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량만 넘기고 돈은 받지 않았다는 항변이 추징 자체를 막지는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상 추징은 이득 박탈이 아니라 징벌적 처분이므로, 실제로 얻은 이익이 없어도 마약을 취급한 사실만으로 추징이 명해진다.

추징의 핵심 원칙 — "각자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만 매겨진다

그렇다고 관련자 전원에게 조직이 벌어들인 돈 전체를 각자 추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서 본 2001도5158 판결은 곧바로 이어서 "그 추징의 범위에 관하여는 죄를 범한 자가 여러 사람일 때에는 각자에 대하여 그가 취급한 범위 내에서 의약품 가액 전액의 추징을 명하여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전액'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하기 쉽지만, 그 전액은 조직 전체의 매출이 아니라 '자신이 취급한 부분'의 전액입니다. 이 원칙은 2010도7251 판결에서도 동일하게 재확인됐습니다.

실무에서 취급범위는 그 사람이 직접 만지거나 넘긴 마약의 물량·거래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조직에 원료를 반복 공급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실제로 넘긴 물량, 운반책이라면 자신이 옮긴 물량, 판매책이라면 자신이 직접 판매한 물량이 각자의 취급범위가 됩니다. 조직 전체가 유통한 물량 중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부분, 예컨대 다른 공급책이 따로 대준 물량이나 정범이 독자적으로 벌인 판매까지 자신의 취급범위에 끌려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이 구분이 무너지면 조직원 한 명 한 명이 조직 전체 매출을 중복해서 추징당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기기 때문에, 법원은 이 개별화 원칙을 엄격하게 유지합니다.

추징의 '전액'은 조직 전체 매출의 전액이 아니라, 그 사람이 실제로 취급한 물량·거래에 한정된 전액이다.

방조범이란 무엇인가 — 정범의 판매행위와 물량 공급의 경계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같은 조 제2항). 판례가 말하는 방조란 정범의 구체적인 범행준비나 범행사실을 알고 그 실행행위를 가능·촉진·용이하게 하는 지원행위, 또는 정범의 범죄행위가 종료하기 전에 정범에 의한 법익 침해를 강화·증대시키는 행위를 뜻합니다. 물량만 대준 조력자가 방조범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대개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자신이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팔거나 대가를 받고 유통시킨 것이 아니라, 판매조직이 팔 수 있도록 원료나 완제품을 공급해 그 실행을 용이하게 한 역할에 그친 경우입니다.

방조가 성립하려면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고의가 모두 필요합니다. 자신의 공급행위가 정범의 판매범행을 돕는 것이라는 인식과, 정범의 행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으로 충분)이 있어야 방조범이 됩니다. 이 구도에서 방조범이 넘긴 것은 '물량'이고, 그 물량을 실제로 얼마에 누구에게 파는지는 정범의 영역입니다. 정범이 그 물량을 시세보다 비싸게 되팔아 마진을 남기더라도, 그 마진이 생기는 과정 자체에 방조범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방조범의 행위와는 별개의 사실관계로 취급됩니다.

조직의 총매출이 방조범의 '취급범위'가 되지 않는 이유 — 추징 대상의 동일성

이 개별화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서울고등법원 2011. 3. 17. 선고 2010노3608 판결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이 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는 추징 대상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마약류 관련 추가 범행으로 수익금이 발생하여 마약류 자체와는 별도로 위 수익금이 추징의 대상이 된 경우, 수익금 발생 관련 범행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피고인에게까지 수익금 전액의 추징을 명하거나 중첩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마약 자체의 가액과, 그 마약을 이용해 정범이 추가로 벌인 판매·유통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서로 다른 추징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물량만 대준 방조범에게 이를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방조범이 넘긴 마약 자체의 가액은 방조범의 취급범위에 들어가 추징 대상이 되지만, 정범이 그 물량을 조직을 통해 여러 차례 되팔아 벌어들인 판매조직 전체의 수익금은 방조범이 그 판매행위 하나하나에 관여하지 않은 이상 별개의 사실관계입니다. 검사가 조직의 총매출액을 산정해 관련자 전원에게 똑같이 그 액수를 구형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있는데, 방조범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 판매 국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 즉 추징 대상의 동일성이 없다는 점을 다투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다만 이 구분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기록과 증거를 통해 방조범의 관여 범위를 실제로 확인해야 인정됩니다. 공소사실에 조직의 총매출이 뭉뚱그려 기재돼 있다면, 변호인은 그중 피고인이 실제로 공급한 물량과 그 대가를 특정해 나머지 부분과 분리해 달라고 다퉈야 합니다. 이 특정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이 관행적으로 전체 액수를 그대로 인정해버리는 경우도 있어, 초기 단계부터 취급범위를 좁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마약 자체의 가액 — 방조범이 실제로 공급한 물량 기준. 원칙적으로 추징 대상.

  • 조직의 추가 판매수익금 — 방조범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별개 사실관계. 원칙적으로 추징 대상 아님.

  • 예외 — 방조범이 그 판매·유통 과정에 실제로 관여했거나 수익 배분을 약속받은 경우는 별도로 판단.

방조범이 넘긴 마약 자체의 가액과, 정범이 그것으로 추가로 벌어들인 조직의 판매수익금은 서로 다른 추징 대상이다 — 관여하지 않은 수익금까지 추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방조범은 무엇을 추징당하나 — 물량 자체의 가액 산정법

방조범에게 남는 추징 대상은 결국 자신이 실제로 공급한 마약 자체의 가액입니다. 이 가액을 어떻게 매기는지는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도1946 판결이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판결은 "추징할 메트암페타민의 가액은 매매알선 범행에 대하여는 실제 거래된 가격을, 교부 범행에 대하여는 소매가격을, 투약 범행에 대하여는 1회 투약분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물량 공급이 실제 거래(매매·매매알선)의 형태였다면 그 거래에서 실제로 오간 금액이 기준이 되고, 대가 없이 넘긴 교부였다면 소매시세를 기준으로 가액을 매깁니다.

예를 들어 조직에 원료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넘긴 방조범이라면, 자신이 넘긴 물량의 실제 거래대금이 추징액이 됩니다. 반대로 조직원 사이의 신뢰관계 등을 이유로 대가 없이 일부를 무상 교부했다면, 그 부분은 시중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별도 산정됩니다. 이렇게 산정된 금액이 방조범의 취급범위 전액이 되고, 여기에 조직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붙인 마진이나 조직 전체의 유통 매출은 더해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외 — 물량 공급을 넘어 판매 수익 배분에 관여했다면

여기까지의 논의는 방조범이 순수하게 물량만 대주고 그 이후 판매·유통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만약 물량을 대주는 대신 판매수익의 일정 비율을 나눠 받기로 약정했거나, 판매 계획·가격 결정·유통망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단순 방조가 아니라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지고,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조직의 판매수익 전체가 자신의 취급범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공동정범들이 실제로 얼마씩 나눠 가졌는지가 불명확한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사안에서 법원은 각자가 실제로 분배받은 금액이 확인되면 그 금액 한도에서 개별적으로 추징하고, 진술이 엇갈려 분배액을 확인할 수 없을 때는 관련자들 사이에 그 금액을 평등하게 나누어 추징하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이는 여러 사람이 공모해 이익을 나눠 가진 범죄 전반에 적용되어 온 추징 법리로, 마약 판매조직 사건에서도 수익 배분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면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물량만 대줬는가, 수익 배분에도 관여했는가'가 추징 범위를 가르는 실질적 분기점입니다.

물량 공급을 넘어 판매수익 배분에 관여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돼 조직 수익 전체가 취급범위에 들어올 수 있다 — 방조와 공동정범을 가르는 것은 결국 관여의 실질이다.

실무에서 다툼이 갈리는 지점 — 초기 진술과 증거

추징액을 둘러싼 다툼은 대부분 수사 초기 단계에서 판가름 납니다. 방조범 본인의 진술, 정범이나 다른 공범의 진술, 계좌 입출금 내역, 통신기록처럼 누구와 어떤 물량·금액을 주고받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취급범위를 특정하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공범들의 진술이 서로 어긋나 물량이나 대가를 특정할 수 없으면, 법원은 앞서 본 평등분할 방식으로 처리하거나, 검찰이 제시한 조직 전체 매출을 관련자들에게 폭넓게 인정해버리는 방향으로 흐를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방조범 입장에서는 수사 초기부터 자신이 실제로 공급한 물량의 규모와 대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막연히 "많이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진술을 흐리면, 법원이 조직 전체 매출을 기초로 추징액을 산정해도 이를 다툴 근거가 부족해집니다. 취급범위를 좁히는 것은 형량뿐 아니라 추징액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초기 대응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자신이 실제로 공급한 물량·거래 횟수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자료를 확보할 것.

  • 조직 전체 매출과 자신의 취급범위를 분리해 다투는 것이 핵심 방어선.

  • 공범 진술이 엇갈릴 경우 평등분할 법리가 적용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것.

  • 판매수익 배분 약정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대화·계좌내역도 함께 정리해 둘 것.

자주 묻는 질문

Q. 마약을 직접 팔지 않고 물량만 넘겨도 처벌되나요?

A. 형법 제32조에 따른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판매 등 정범의 실행행위를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지원행위에 해당하면 방조가 성립하고, 종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되지만 처벌 자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Q. 방조범도 추징을 당하나요?

A. 마약류관리법 제67조의 추징은 이득 유무와 관계없이 마약을 취급한 사실만으로 명해지는 징벌적 처분이라, 방조범도 자신이 취급한 범위 내에서 추징 대상이 됩니다. 다만 그 범위는 조직 전체 매출이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공급한 물량으로 한정됩니다.

Q. 검찰이 조직 전체 매출을 추징금으로 구형했는데 방어할 수 있나요?

A. 판례는 추징 대상의 동일성을 요구하므로,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판매수익까지 추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인정받으려면 자신의 취급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Q. 대가 없이 마약을 무상으로 건넨 경우에도 추징 대상인가요?

A. 대법원 2021도1946 판결에 따르면 무상 교부도 추징 대상이며, 이때는 실제 거래가격이 없으므로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가액을 산정합니다.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이 추징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Q. 공범들 진술이 서로 다르면 추징액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A. 각자 실제로 취급하거나 분배받은 금액이 확인되면 그 범위에서 개별적으로 추징하고, 진술이 엇갈려 확인이 불가능하면 관련자들에게 평등하게 분할해 추징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Q. 방조범으로 인정되면 형량은 정범보다 가벼운가요?

A.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법률상 감경됩니다. 다만 이는 형벌에 관한 것이고, 추징의 범위는 형의 경중과 별개로 자신이 취급한 물량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맺음말

마약 판매조직에 물량만 대준 방조범이라도 추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약류관리법 제67조의 추징이 아무리 징벌적 성질을 띠더라도, 그 범위는 판례가 반복해서 확인해온 대로 각자가 취급한 범위 안으로 한정됩니다. 조직이 벌어들인 매출 전체와 자신이 실제로 넘긴 물량의 가액은 서로 다른 문제이고,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 채 뭉뚱그려진 구형은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구분은 저절로 인정되지 않고, 자신의 관여 범위를 구체적인 증거로 특정해야 법원이 받아들입니다. 수사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가 이후 재판 단계의 추징액 다툼을 좌우하는 만큼, 물량 공급 정황이 확인된 시점부터 자신이 실제로 취급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계동이나 안산 등 수원지검·수원구치소 관할 지역에서 마약 사건으로 조사를 받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된 단계라면, 자신의 역할이 방조에 그치는지, 취급범위가 어디까지인지부터 짚어보는 것이 추징액과 형량 모두를 방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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