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로 대기발령 중인데 급여는 다 나오나요 | 성폭력/강제추행 | 로톡
성추행 신고로 대기발령 중인데 급여는 다 나오나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노동/인사

성추행 신고로 대기발령 중인데 급여는 다 나오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신고가 늘면서,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회사가 피신고자를 대기발령 조치하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일을 안 나가는 것뿐이지 해고된 것도 아닌데 월급이야 원래대로 다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다가, 얼마 뒤 회사로부터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급여의 일부만 지급한다” 혹은 “대기발령 기간은 무급이다”라는 통보를 받고 나서야 당황해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대기발령이 근로계약관계를 그대로 둔 채 직무 수행만 정지시키는 잠정적 조치일 뿐 해고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 사유와 기간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성추행 신고로 대기발령을 받은 경우 급여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그리고 대기발령 자체를 다툴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추행 신고로 인한 대기발령도 해고가 아니라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잠정 조치입니다

대기발령 기간에도 근로계약관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직무 수행만 정지될 뿐입니다.

회사가 성추행 신고를 접수하면 통상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이 기간 동안 조사 대상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해 대기발령이나 직위해제 조치를 함께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대기발령을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라고 정의합니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2870 판결 등). 해고나 직권면직과 달리 근로계약관계 자체를 끝내는 조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대기발령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부당해고등의 규율 대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안에 있는지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성추행 신고 사건에서는 2차 피해 방지와 조사의 공정성 확보라는 업무상 필요성이 비교적 쉽게 인정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급여까지 회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기발령은 해고가 아니라 조사 기간 동안 직무만 멈추는 잠정 조치이며, 근로관계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2. 급여를 전액 받을 수 있는지는 대기발령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사용자의 경영상 필요에 의한 대기발령과 본인에 대한 비위 조사에 따른 대기발령은 임금 기준이 다릅니다.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그 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휴업’에 대기발령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

대기발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을 실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그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2870 판결).

주목할 부분은 이 판례가 다룬 대기발령이 경영상 과원을 이유로 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성추행 신고처럼 조사 대상이 된 근로자 본인의 행위가 발단이 된 대기발령은 회사의 경영 판단이 아니라 근로자 쪽에 원인이 있는 경우로 다뤄지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흐름이어서, 위 판례의 ‘사용자 귀책사유’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성추행 신고에 따른 대기발령이라면 근로기준법 제46조의 최저 기준(평균임금 70%)이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보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대기발령 기간 급여를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기발령 사유가 회사의 경영 판단인지, 본인에 대한 비위 조사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임금 기준이 달라집니다.


3. 취업규칙에 정함이 없다면 대기발령 기간에도 통상임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급여 기준을 정한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무급 처리하면 임금체불이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예외는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로 한정됩니다. 대기발령으로 근로 제공이 정지된 것은 근로자의 자유의사가 아니라 회사의 인사 조치에 따른 결과이므로, 이를 근거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급여를 깎거나 지급을 중단할 근거가 취업규칙 등에 없다면 원칙적으로 평소 받던 통상임금을 그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대기발령 기간에는 기본급의 일정 비율만 지급한다”는 등의 규정이 있다면, 그 규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고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는 한 회사는 그 기준에 따라 감액해 지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감액 자체보다 감액 근거가 사규에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 절차를 지켰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대기발령 통지서에 급여 기준이 아예 적혀 있지 않거나, 구두로만 “일단 절반만 나갈 것”이라고 안내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일수록 급여명세서와 취업규칙 원문을 직접 대조해 감액의 사규상 근거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기발령 기간 급여를 감액하려면 사규상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근거가 없다면 전액 지급이 원칙입니다.


4. 혐의가 무거워질수록 대기발령이 길어지고, 지나치게 길어지면 그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기발령의 필요성이 사라진 뒤에도 계속 유지되면 그 시점 이후는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성추행이 형사 사건으로도 진행되는 경우,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 적용되는 제299조(준강제추행)도 같은 형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안이 무거울수록 사내 조사와 병행되는 수사·재판 절차가 길어지고, 그만큼 대기발령 기간도 자연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발령이 언제까지나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최근에도 대기발령을 유지할 업무상 필요성이 사라졌음에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잠정적 지위 상태로 두는 경우,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시점 이후부터의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다250873 판결).

예를 들어 사내 조사가 이미 끝났거나 수사기관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낸 뒤에도 회사가 별다른 이유 없이 대기발령과 감액된 급여 지급을 계속 유지한다면, 그 시점 이후의 대기발령과 급여 감액은 효력을 다툴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5. 사내 조사부터 임금 구제까지, 확인 순서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대기발령 통지서와 취업규칙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성추행 신고에 따른 대기발령은 통상 ①회사 내부 조사위원회의 신고 접수·조사 개시 → ②대기발령 통지(사유·기간·급여 기준 서면 통보) → ③조사 결과에 따른 사내 징계 여부 결정, 혐의 내용에 따라서는 별도로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수사 및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 ④급여 미지급이나 대기발령 자체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하거나,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관할 노동위원회(경기지방노동위원회 등)에 대기발령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 구제신청을 하는 절차로 진행됩니다.

또한 성추행 신고가 접수되면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에 따라 회사는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 등에게 근무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명령 등 보호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다만 이 조항은 신고인·피해자 보호를 위한 것이어서, 조사 대상이 된 피신고인의 급여 문제와는 근거 조문이 다르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대기발령 중 급여 문제로 상담을 준비한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대기발령 통지서(또는 문자·이메일 등 서면 통보 자료)에 사유·기간·급여 기준이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취업규칙·인사규정·단체협약 중 대기발령·직위해제 기간의 급여를 정한 조항이 있는지 원문을 확보합니다.

  3. 대기발령 전후 급여명세서를 비교해 실제로 얼마가, 어떤 기준으로 감액되었는지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기발령·임금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면, 대기발령의 정당성과 임금체불 여부를 함께 다툴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추행 신고로 대기발령을 받으면 “일이야 조사가 끝나면 정리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급여 문제를 뒤로 미루다가, 몇 달치 감액분이 쌓인 뒤에야 뒤늦게 상담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발령을 받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앞서더라도, 감정적인 항의보다 대기발령 통지서와 취업규칙, 급여명세서를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급여 회복과 대기발령 다툼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성희롱 피해를 신고한 근로자 입장에서도 조사 기간 동안 보호조치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 신고를 이유로 인사·평가상 불이익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저는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사건에서 신고를 당한 쪽과 신고를 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확보한 자료와 대응 방향에 따라 대기발령의 결론과 임금 회복 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대기발령 통지를 받은 지금이, 급여와 향후 절차를 함께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기발령 중에도 4대보험이나 연차는 그대로 유지되나요?

A. 유지됩니다. 대기발령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한 채 직무만 정지하는 조치이므로 재직 상태 자체는 계속되고, 4대보험 가입과 연차유급휴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직기간에도 포함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취업규칙에 대기발령 급여 규정이 없는데 회사가 무급 처리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A.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임금 전액 지급 원칙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거나, 민사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대기발령 기간이 얼마나 길어지면 문제가 되나요?

A. 정해진 기간 기준은 없지만, 조사나 수사가 사실상 끝났는데도 회사가 별다른 이유 없이 대기발령을 계속 유지한다면 그 필요성이 사라진 시점 이후부터는 무효를 다툴 수 있습니다.

Q.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대기발령 기간 감액된 급여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감액의 사규상 근거가 없었거나 대기발령 자체가 부당했다면 그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규에 따른 정당한 감액이었다면 혐의 없음 결론과 별개로 감액 자체는 유효할 수 있어, 감액 근거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Q.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어디에 다퉈야 하나요?

A.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대기발령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등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별도로 민사소송으로 대기발령 무효 확인이나 임금 청구도 가능합니다.

Q. 회사 내부 조사와 별개로 형사 고소까지 진행 중인데 두 절차는 어떤 관계인가요?

A. 사내 조사·징계 절차와 형사 절차는 별개로 진행됩니다. 형사상 무혐의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사내 징계 사유까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판단하는 유력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