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학가에서 성희롱·성추행 등 성 관련 사안으로 학생이 학교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형사 고소·수사와는 별개로 학교가 자체 조사를 벌여 정학·퇴학까지 결정할 수 있어, 통보를 받은 학생과 가족이 크게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학교 일인데 변호사까지 데려가면 오히려 불리해 보이지 않을까요”, “일단 혼자 가서 사실대로 말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아무 준비 없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막상 위원회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쏟아지고, 그 자리에서 한 진술 하나하나가 그대로 조사자료와 징계 의결서에 남으면서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불이익한 징계절차에서 변호사를 통한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성 관련 사안은 조사 결과가 형사처벌·손해배상은 물론 학적·진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변호사 동행 여부가 절차의 공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성 관련 학생 징계위원회에 변호사가 동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동행이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되는지 최근 판례와 절차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 관련 사안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면 학생 혼자서는 방어권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짧은 통보 기간과 진술 중심 심리 구조 때문에 준비 없는 출석이 가장 위험합니다.
대학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는 대개 학칙 또는 별도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규정에 따라 진행됩니다. 신고 접수 뒤 인권센터나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순서를 밟는데, 통보부터 위원회 개최까지 1~2주 안팎으로 짧게 잡히는 경우가 많아 학생이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조사 단계에서는 피해를 주장하는 쪽의 진술, 목격자 진술, 메신저·문자 기록 등이 먼저 수집되고, 지목된 학생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소명을 요구받는 구조입니다. 이 시점에 이미 조사관의 심증이 상당 부분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징계위원회 출석 전 소명서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성 관련 사안은 당사자 진술 외에 직접적인 물증이 부족한 경우가 흔해,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이 사실상 승패를 가릅니다. 긴장하거나 위축된 상태로 준비 없이 답변하다가 스스로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짧은 통보 기간과 진술 중심의 심리 구조 때문에, 성 관련 학생 징계 사안은 초기 대응 준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2. 학칙에 명시 규정이 없어도 변호사의 징계위원회 출석은 원칙적으로 보장됩니다
변호사의 출석·진술을 가로막으면 그 자체로 절차적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학칙에 변호사 동행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지 않으니 안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대법원은 이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징계심의대상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심의대상자를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하므로,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고, 이를 막았다면 징계위원회 심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어 그 징계의결에 따른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원칙적으로 취소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이 판결은 육군3사관학교 생도의 퇴교처분에 관한 것이지만, 불이익한 징계절차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 법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대학·학교의 학생 징계위원회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즉 학칙에 변호사 동행을 금지하는 명문 규정이 없다면, 학교 측이 이를 거부할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하급심 중에는 교원 징계위원회에서 변호사 참여를 배제한 사안을 다투면서,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형사절차에 한정되고 행정·자치 절차에서 그 인정 여부는 규정에 맡겨져 있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칙에 “위원회 심리에는 당사자만 출석한다”는 식의 상반된 명문 규정이 있다면 다툼의 여지가 생길 수 있어, 사전에 학칙과 사건처리 규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학칙에 금지 규정이 없는 한,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진술하는 것을 막는 것 자체가 절차적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3. 학내 징계와 형사 절차는 별도로 진행되므로 두 절차를 함께 대비해야 합니다
진술 하나가 학내 징계 기록과 형사 수사 기록에 동시에 남을 수 있습니다.
양성평등기본법 제31조는 국가기관등(대학 포함)의 장에게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재발방지대책 수립, 관련자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학은 형사 고소 여부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조사·징계 절차를 진행할 의무가 있고, 피해 학생이 경찰에 별도로 고소하면 형사 절차도 동시에 개시됩니다.
문제는 두 절차가 서로 독립적으로 진행되면서도 같은 사실관계를 다룬다는 점입니다. 징계위원회에서 한 진술은 추후 형사사건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반대로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이 학내 징계위원회에 그대로 제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진술을 거부하면 학칙상 조사 협조의무 위반으로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어, 무조건 침묵하는 것도 능사가 아닙니다. 형사상 진술거부권과 학내 절차상 협조의무 사이에서 어떤 부분을 어느 시점에 밝힐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학내 징계와 형사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지만 사실관계를 공유하므로, 두 절차의 진술을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4. 징계 수위는 정학부터 퇴학까지 다양하고, 소명 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징계 재량도 비례원칙을 벗어나면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대학 학칙상 징계는 대개 경고·근신부터 유기정학·무기정학, 퇴학의 단계로 규정되어 있고, 성 관련 사안은 통상 다른 학칙 위반보다 무겁게 다뤄져 정학 이상, 사안이 중하면 곧바로 퇴학이 의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징계 양정에 재량이 인정되더라도 무제한은 아닙니다. 판례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봅니다. 행위의 경위·정도, 반성 여부, 피해 회복 노력, 유사 선례와의 형평 등이 함께 고려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최고 수위가 의결됐다면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성 관련 사안은 신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지거나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어, 징계위원회에서 다투는 쪽이 오히려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어느 쪽이든 조사 초기 자료 확보와 진술 정리가 이후 대응 방향을 좌우합니다.
5. 소명서 제출부터 재심 청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자료를 정리해야 위원회 출석 전 준비가 가능합니다.
학생 징계 절차는 통상 ①인권센터·조사위원회의 사건 조사 및 통보 → ②소명서 제출과 징계위원회 출석 진술(변호사 동반 가능) → ③징계위원회 의결 및 학교장 명의 처분 통보 → ④처분에 이의가 있으면 학내 재심청구, 국공립대는 행정심판·행정소송, 사립대는 민사상 처분 효력을 다투는 절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 학생이 별도로 경찰에 고소한 경우라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처분, 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이 학내 절차와 나란히 진행됩니다.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칙과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규정을 확인해 통보 기한, 출석 절차, 변호사 동반 관련 규정 유무를 파악합니다.
사건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문자·메신저·통화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이미 제출된 진술서·자료가 있다면 그 내용과 앞으로 낼 소명서 사이에 모순이 없는지 대조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성 관련 학내 징계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징계위원회 출석부터 이후 재심 절차, 병행되는 형사 대응까지 일관된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 관련 사안으로 징계위원회 통보를 받으면, “학교 일이니 금방 해명하면 되겠지”라는 생각과 “이미 낙인이 찍힌 것 아닌가”라는 불안이 뒤섞여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학교가 조사를 미루거나 축소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증거를 정리하고 형사 고소 여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지목된 학생 입장에서도 “학교 절차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징계 기록은 학적에 남고, 형사 절차와 맞물리면 그 파장이 훨씬 커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 등 교육기관의 성 관련 징계 사건에서 신고인 측과 피신고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준비하고 어떤 절차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징계위원회 통보를 받았다면, 그 순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칙에 변호사 동행이 안 된다고 적혀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A. 그런 문구만으로 무조건 배제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변호사의 징계위원회 출석·진술을 막는 것이 원칙적으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므로, 학칙 문구만 보고 단정하지 말고 이의를 제기하며 출석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변호사가 징계위원회에서 직접 발언할 수 있나요, 아니면 옆에만 있을 수 있나요?
A. 학칙과 위원회 운영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판례 취지상 변호사가 당사자를 위해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 자체가 방어권의 본질적 부분으로 보호됩니다. 다만 발언 범위·순서는 사전에 위원회 측과 조율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형사 고소가 없는데도 학교가 징계위원회를 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양성평등기본법 등은 형사 절차와 무관하게 학교가 자체적으로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어, 피해 학생이 고소하지 않아도 학내 조사·징계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징계위원회에서 퇴학이 의결되면 더 이상 다툴 방법이 없나요?
A. 아닙니다.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되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국공립대는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사립대는 민사상 처분 효력을 다투는 절차로 불복할 수 있습니다.
Q. 조사 단계에서 진술을 거부해도 되나요?
A. 형사상 진술거부권과 별개로, 학칙상 조사 협조의무를 이유로 거부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침묵하기보다 어떤 부분을 어느 시점에 밝힐지 변호사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학내 징계 기록이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A. 직접 증거로 채택되지는 않더라도,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이나 조사 자료가 형사사건의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어 두 절차의 진술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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