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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의혹만으로 해고됐는데 해고무효 소송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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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의혹만으로 해고됐는데 해고무효 소송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직장 내 성희롱 신고와 조사가 늘어나면서, 조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회사가 먼저 해고 카드부터 꺼내드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근로자분들 중 상당수는 “사실무근이니 조사만 받으면 금방 오해가 풀릴 것이다”, “인사위원회에서 소명하면 별일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정작 조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성희롱 의혹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해고 통보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해봐도, 회사는 이미 후임자를 채용했거나 인사 처리를 마무리한 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는 ‘성인지 감수성’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징계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어디까지나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쪽에 있다는 원칙도 함께 확인하고 있습니다.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정만으로 해고가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아래에서는 성희롱 의혹만으로 이뤄진 해고가 언제 해고무효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당해고를 다투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희롱 의혹만으로 해고하려면 먼저 사실관계가 확정되어야 합니다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그 의혹만으로 해고할 근거를 갖추지 못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란, 판례상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뜻합니다.

성희롱은 ‘의혹’이 제기된 단계에서는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닙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는 사업주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도록 정하고(제2항), 그 조사 결과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 비로소 행위자에게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5항). 이 순서 자체가, 확인 절차를 건너뛴 해고가 법이 예정한 순서에 반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무에서는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 자체를 해고 사유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의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일 뿐, 성희롱 행위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해고의 정당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후자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 자체는, 성희롱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과 같지 않습니다.


2. 조사나 소명 기회 없이 이뤄진 해고는 절차상으로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소명 절차가 정해져 있다면, 이를 거치지 않은 해고는 그 자체로 위법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고,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해고는 효력이 없습니다(같은 조 제2항). 구두나 문자 메시지로만 “성희롱 의혹으로 해고한다”고 통보받았다면, 그 자체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할 여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은 징계해고를 하기 전 징계위원회를 열어 대상자에게 출석·소명 기회를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절차 규정이 있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고 이뤄진 징계해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고 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즉 성희롱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소명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이뤄진 해고라면 그 절차상 하자만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을 당일에야 통보하는 등 소명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됩니다.

소명 기회를 정한 규정이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 성희롱 사실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그 해고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3. ‘성인지 감수성’ 기준이 사실관계 확정 없는 해고를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증명책임은 여전히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쪽에 있고, 의혹만으로는 그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닙니다.

성희롱 관련 소송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겪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지 말라는 심리 기준입니다. 이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가려내라는 요구이지, 확인 절차 없이 이뤄진 해고를 정당화해주는 도구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밝히고 있습니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같은 판결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국면에서 적용되는 것이지, 조사도 거치지 않은 의혹만으로 곧바로 해고 사유가 증명됐다고 보게 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결국 회사가 “성희롱 의혹이 있었다”는 사정만 내세우고 구체적인 조사 경위, 목격자 진술, 관련 대화 기록 등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가려내라는 심리 기준일 뿐, 확인 절차 없는 해고까지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4. 부당해고로 인정되면 원직복직과 해고기간 임금 상당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구제신청은 해고일로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하고, 그 기한을 넘기면 이 절차 자체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는 사용자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면서, 그 신청은 부당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2항).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라, 한 번 지나면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 자체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노동위원회가 심문을 거쳐 부당해고가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원직복직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내립니다(제30조 제1항).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으면, 원직복직 대신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명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받고도 이행기한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는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제33조 제1항).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신청과는 별도로,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해 근로관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확인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3개월이라는 기간은 한 번 지나면 되돌릴 수 없으므로, 해고 통보를 받은 즉시 그 날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5. 노동위원회 구제신청부터 행정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구제신청 전 자료 정리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부당해고 다툼은 통상 ①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노동위원회(수원 소재 사업장이라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접수 → ②심문회의를 통한 사용자·근로자 진술 및 증거조사 → ③구제명령 또는 기각 결정 → ④불복 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신청, 그래도 불복하면 관할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와 별도로 근로관계 존재 확인을 위한 민사상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에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성희롱 의혹으로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고통지서나 문자·메일 등 해고를 통보한 자료에 해고 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2. 회사가 성희롱 의혹에 대해 실제로 조사를 진행했는지, 조사보고서나 징계위원회 회의록 등 관련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3.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소명 기회·징계위원회 절차가 정해져 있는지, 그 절차가 실제로 지켜졌는지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노동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과 민사상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복직·보상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희롱 의혹으로 해고 통보를 받으면,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건 아닌지 위축되어 곧바로 대응하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조사를 서두르지 않고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의혹만으로 해고된 근로자 입장에서는 소명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일자리를 잃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조사와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이후 다툼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직장 내 성희롱을 둘러싼 조사·징계 사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쪽과 해고에 불복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조사 경위와 절차 준수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구제신청 기한이 지나기 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희롱 의혹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바로 해고무효인가요?

A. 조사를 통해 성희롱 사실 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만으로 해고했다면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정한 정당한 이유를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해고통지서와 조사 관련 자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회사가 해고 사유를 구두로만 통보했습니다. 문제가 되나요?

A.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는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구두 통보만 있었다면 그 자체로 해고가 무효일 수 있습니다.

Q. 취업규칙에 징계위원회 규정이 있는데, 저에게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A. 대법원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해고는 징계 사유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 위반으로 무효라고 보고 있습니다. 취업규칙과 실제 진행 경과를 대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해고무효확인 소송, 둘 다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비교적 신속하게 원직복직이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받을 수 있는 절차이고, 법원의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근로관계 존재 자체를 확정받는 절차입니다. 상황에 따라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구제신청 기한을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A.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에 따라 구제신청은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하며,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라 지나면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민사상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성희롱 사실 자체가 나중에 확인되면 저는 어떻게 되나요?

A. 조사 결과 실제로 성희롱이 확인되면 사업주는 법률에 따라 행위자에게 징계 등 조치를 할 의무가 있고, 사안의 정도에 따라 해고를 포함한 중징계도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소명 기회 등 징계 절차는 지켜져야 합니다.

Q. 회사가 이미 후임자를 뽑았는데 원직복직이 의미가 있나요?

A.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거나 근로자가 이를 원하지 않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30조에 따라 해고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 지급을 명령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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